“우유가 유방암 일으킨다?”…오히려 예방에 도움

입력 2020.01.08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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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가 '완전식품'?..우유 소비 급격히 줄어

중년층 이상에선 어릴 적 학교에서 우유 급식을 받았던 기억, 갖고 계실 겁니다. 우유 팩을 접어 교실에서 야구나 축구를 했던 추억도 있을 거고요. 저출산 탓에 국내 우유 소비는 급격히 줄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1인당 연간 흰 우유 소비량은 1997년 31.5㎏으로 정점을 찍고 줄어 2018년 26㎏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먹을 게 많아지고 영양 과잉에 시달리는 요즘, 우유를 찾는 사람들이 많이 줄었습니다.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해 '완전식품'으로 불렸던 건 과거의 영광일 뿐입니다.

"우유가 뼈 건강에 더 안 좋다?"..칼슘 많아 뼈 튼튼하게

우유 소비가 줄어든 데는 우유에 대한 잘못된 속설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2014년 스웨덴에서 나온 연구결과를 근거로 한 "우유가 고관절 골절 위험을 높이는 등 뼈 건강에 더 안 좋다"는 내용입니다. 이 연구는 하루 3잔 이상의 우유를 마시는 스웨덴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논문을 찾아보니 우유 이외에 다른 변수가 있을 수 있으니 원인과 결과를 해석하는데 주의를 기울여달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우유에 풍부한 칼슘이 뼈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건 상식이라는 입장입니다.

"우유가 암 유발?"..암세포 증식 가능성 떨어져

또 다른 속설 중 하나는 "우유가 암을 유발한다"는 겁니다. 2015년 국내에 번역돼 나온 <여자가 우유를 끊어야만 하는 이유> 책 저자인 제인 플랜트는 우유가 유방암을 유발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유방암에 걸린 저자는 스스로 유방암의 원인을 찾다가 '중국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이 매우 낮다’는 사실에 착안해 유방암의 원인으로 우유를 지목합니다.

우유가 해롭다고 믿는 사람들은 우유에 들어있는 IGF-1이라는 성장인자를 지목합니다. 세포의 성장을 돕는 IGF-1(인슐린 유사 성장인자)이 암세포를 증식시킨다는 겁니다. 그러나 우유 속 IGF-1은 미량인 데다 이마저도 소화 과정에서 모두 분해되기 때문에 거의 영향이 없습니다.

그동안 유방암 발병과 우유 섭취의 관련성에 대한 여러 연구결과가 보고됐습니다. 2011년에 대표적인 18건의 역학연구를 통합 분석한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100만 명이 넘는 인구를 대상으로 한 건데요, 분석을 보니 두 개의 연구만이 유방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고 나왔고, 나머지는 연관이 없거나 오히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우유, 적당량 섭취하면 유방암 예방에 도움

최근엔 우유가 유방암 발병과 연관이 없고, 오히려 적당량을 섭취하면 유방암을 예방하는 효과까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대병원 연구진이 여성 9만 3천여 명을 조사한 결과, 50살 이하 여성에서 우유가 유방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여성의 우유 섭취량과 유방암 발병률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매일 우유를 마시는 여성은 우유를 거의 마시지 않는 여성에 비해 유방암 발생 위험이 42% 낮았습니다.

우유 속에 들어있는 비타민 D와 락토페린 성분이 항암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의료계에선 하루 한두 잔 우유를 꾸준히 마시면 유방암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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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유가 유방암 일으킨다?”…오히려 예방에 도움
    • 입력 2020-01-08 09:29:14
    취재K
우유가 '완전식품'?..우유 소비 급격히 줄어

중년층 이상에선 어릴 적 학교에서 우유 급식을 받았던 기억, 갖고 계실 겁니다. 우유 팩을 접어 교실에서 야구나 축구를 했던 추억도 있을 거고요. 저출산 탓에 국내 우유 소비는 급격히 줄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1인당 연간 흰 우유 소비량은 1997년 31.5㎏으로 정점을 찍고 줄어 2018년 26㎏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먹을 게 많아지고 영양 과잉에 시달리는 요즘, 우유를 찾는 사람들이 많이 줄었습니다. 단백질과 칼슘이 풍부해 '완전식품'으로 불렸던 건 과거의 영광일 뿐입니다.

"우유가 뼈 건강에 더 안 좋다?"..칼슘 많아 뼈 튼튼하게

우유 소비가 줄어든 데는 우유에 대한 잘못된 속설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2014년 스웨덴에서 나온 연구결과를 근거로 한 "우유가 고관절 골절 위험을 높이는 등 뼈 건강에 더 안 좋다"는 내용입니다. 이 연구는 하루 3잔 이상의 우유를 마시는 스웨덴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논문을 찾아보니 우유 이외에 다른 변수가 있을 수 있으니 원인과 결과를 해석하는데 주의를 기울여달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우유에 풍부한 칼슘이 뼈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건 상식이라는 입장입니다.

"우유가 암 유발?"..암세포 증식 가능성 떨어져

또 다른 속설 중 하나는 "우유가 암을 유발한다"는 겁니다. 2015년 국내에 번역돼 나온 <여자가 우유를 끊어야만 하는 이유> 책 저자인 제인 플랜트는 우유가 유방암을 유발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유방암에 걸린 저자는 스스로 유방암의 원인을 찾다가 '중국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이 매우 낮다’는 사실에 착안해 유방암의 원인으로 우유를 지목합니다.

우유가 해롭다고 믿는 사람들은 우유에 들어있는 IGF-1이라는 성장인자를 지목합니다. 세포의 성장을 돕는 IGF-1(인슐린 유사 성장인자)이 암세포를 증식시킨다는 겁니다. 그러나 우유 속 IGF-1은 미량인 데다 이마저도 소화 과정에서 모두 분해되기 때문에 거의 영향이 없습니다.

그동안 유방암 발병과 우유 섭취의 관련성에 대한 여러 연구결과가 보고됐습니다. 2011년에 대표적인 18건의 역학연구를 통합 분석한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100만 명이 넘는 인구를 대상으로 한 건데요, 분석을 보니 두 개의 연구만이 유방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고 나왔고, 나머지는 연관이 없거나 오히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우유, 적당량 섭취하면 유방암 예방에 도움

최근엔 우유가 유방암 발병과 연관이 없고, 오히려 적당량을 섭취하면 유방암을 예방하는 효과까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대병원 연구진이 여성 9만 3천여 명을 조사한 결과, 50살 이하 여성에서 우유가 유방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여성의 우유 섭취량과 유방암 발병률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매일 우유를 마시는 여성은 우유를 거의 마시지 않는 여성에 비해 유방암 발생 위험이 42% 낮았습니다.

우유 속에 들어있는 비타민 D와 락토페린 성분이 항암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의료계에선 하루 한두 잔 우유를 꾸준히 마시면 유방암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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