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야심] “황교안 종로 출마 유력”…해볼만한 험지?

입력 2020.01.08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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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총선이 98일 앞으로 가운데 정치 1번지 서울 종로구에서 이른바 '빅 매치'가 성사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오늘(8일) 오후 서울 목동 부동산 현장간담회 일정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에 가장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으로 험지, 험지보다 더한 곳이라도 하겠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거듭 밝혔지만,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황 대표가 21대 총선에서 종로에 출마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수도권에 널리고 널린 게 험지지만, 종로는 한국당 입장에서 정치적 의미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당내에서 종로 출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당에서는 황 대표가 종로에 출마하는 게 가장 도움이 되는 길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종로 출마가 유력한 이낙연 총리와 황 대표의 맞대결이 이뤄지면, 종로 지역 국회의원 선거는 '대선 전초전' 성격이 짙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두 사람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권 주자 1, 2위를 하고 있습니다.


구로을? 광진을?…'종로 제외설' 일축

앞서 황 대표는 지난 3일 올해 들어 처음 열린 당 장외집회에서 "금년 총선에서 수도권 험지에서 출마하겠다"며 "험지로 가서 죽어서 살아나는 기적을 만들어내겠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꼽혔던 건 서울 종로였는데, 4일 황 대표가 페이스북 글을 통해 "국민이 원한다면 험지보다 더한 험지도 가겠다"고 공언해 종로보다 더한 험지인 구로을이나 은평갑, 광진을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당 일각에서는 총선 패배 시 후폭풍을 감안해 험지 후보군에서 종로를 제외했다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또 다른 당 핵심 관계자는 "종로는 한국당 입장에서 충분히 승산 있는 곳"이라며 '종로 제외설'을 일축했습니다.

6일 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 6일 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

'기회의 땅'이자 '패자의 무덤'인 종로, 해볼 만한 험지?

그런데 종로, 황 대표에게 정말 험지일까요? 최근 10년만 보면 확실히 험지인 것처럼 보입니다. 2010년 지방선거부터 2017년 대선까지 민주당 계열 정당 후보가 승리를 거뒀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2012년 대선 당시에도 종로구 득표율은 문재인 후보가 51.4%, 박근혜 후보가 48.2%였습니다. 또 19대 총선부터 20대 총선까지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민주당 정세균 의원이 승리를 거둔 지역구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계를 좀 더 과거로 돌려보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지난 15대~18대 총선까지 한국당 계열 후보가 내리 차지했습니다. 15대 총선 이후 6번의 총선에서 한국당 계열이 4번, 민주당 계열이 2번 승리한 걸 감안하면, 황 대표 입장에서도 종로는 '해볼 만한 험지'입니다.

종로는 역대 대통령을 3명(윤보선·노무현·이명박)이나 배출해 '기회의 땅'으로 꼽힙니다. 하지만 동시에 '패자의 무덤'이 되기도 합니다. 18대 총선 손학규 후보부터 20대 오세훈 후보에 이르기까지 종로에서 패배한 후보들은 모두 정계 은퇴 압박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전·현직 총리 대결…이낙연 "그쪽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황교안 대표의 종로 출마가 유력하다면 역시 종로 출마가 점쳐지는 이낙연 총리에게도 종로는 험지가 될 공산이 큽니다.

이낙연 총리는 새해를 맞아 지난 2일 KBS 뉴스9에 출연해 '종로 빅매치'와 관련해 "국회 의사일정이나 당의 구상 같은 변수들이 있어 확답할 단계는 아니"라면서도 "정치의 흐름을 읽는 편인데 그쪽으로 흘러가고 있지 않을까, 라는 저의 감상을 말씀드린다"고 답했습니다.

3일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선 황 대표와의 맞대결 성사 가능성과 관련해 "도리가 없지 않나"라고 말했고, '황 대표를 경쟁자로 반기지 않느냐'는 질문엔 "일부러 반길 것도 없지만, 피할 재간도 없는 것 아니겠나"라고 답변하기도 했습니다.

의원직에 처음 도전하는 '정치 신인'과 '최장수 총리'의 맞대결, '기회의 땅'이자 '패자의 무덤'에서 살아남는 자는 누가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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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심야심] “황교안 종로 출마 유력”…해볼만한 험지?
    • 입력 2020-01-08 18:56:22
    여심야심
21대 총선이 98일 앞으로 가운데 정치 1번지 서울 종로구에서 이른바 '빅 매치'가 성사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오늘(8일) 오후 서울 목동 부동산 현장간담회 일정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에 가장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으로 험지, 험지보다 더한 곳이라도 하겠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거듭 밝혔지만,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황 대표가 21대 총선에서 종로에 출마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수도권에 널리고 널린 게 험지지만, 종로는 한국당 입장에서 정치적 의미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당내에서 종로 출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당에서는 황 대표가 종로에 출마하는 게 가장 도움이 되는 길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종로 출마가 유력한 이낙연 총리와 황 대표의 맞대결이 이뤄지면, 종로 지역 국회의원 선거는 '대선 전초전' 성격이 짙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두 사람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권 주자 1, 2위를 하고 있습니다.


구로을? 광진을?…'종로 제외설' 일축

앞서 황 대표는 지난 3일 올해 들어 처음 열린 당 장외집회에서 "금년 총선에서 수도권 험지에서 출마하겠다"며 "험지로 가서 죽어서 살아나는 기적을 만들어내겠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꼽혔던 건 서울 종로였는데, 4일 황 대표가 페이스북 글을 통해 "국민이 원한다면 험지보다 더한 험지도 가겠다"고 공언해 종로보다 더한 험지인 구로을이나 은평갑, 광진을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당 일각에서는 총선 패배 시 후폭풍을 감안해 험지 후보군에서 종로를 제외했다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또 다른 당 핵심 관계자는 "종로는 한국당 입장에서 충분히 승산 있는 곳"이라며 '종로 제외설'을 일축했습니다.

6일 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
'기회의 땅'이자 '패자의 무덤'인 종로, 해볼 만한 험지?

그런데 종로, 황 대표에게 정말 험지일까요? 최근 10년만 보면 확실히 험지인 것처럼 보입니다. 2010년 지방선거부터 2017년 대선까지 민주당 계열 정당 후보가 승리를 거뒀기 때문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2012년 대선 당시에도 종로구 득표율은 문재인 후보가 51.4%, 박근혜 후보가 48.2%였습니다. 또 19대 총선부터 20대 총선까지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민주당 정세균 의원이 승리를 거둔 지역구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계를 좀 더 과거로 돌려보면 사정이 달라집니다. 지난 15대~18대 총선까지 한국당 계열 후보가 내리 차지했습니다. 15대 총선 이후 6번의 총선에서 한국당 계열이 4번, 민주당 계열이 2번 승리한 걸 감안하면, 황 대표 입장에서도 종로는 '해볼 만한 험지'입니다.

종로는 역대 대통령을 3명(윤보선·노무현·이명박)이나 배출해 '기회의 땅'으로 꼽힙니다. 하지만 동시에 '패자의 무덤'이 되기도 합니다. 18대 총선 손학규 후보부터 20대 오세훈 후보에 이르기까지 종로에서 패배한 후보들은 모두 정계 은퇴 압박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전·현직 총리 대결…이낙연 "그쪽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황교안 대표의 종로 출마가 유력하다면 역시 종로 출마가 점쳐지는 이낙연 총리에게도 종로는 험지가 될 공산이 큽니다.

이낙연 총리는 새해를 맞아 지난 2일 KBS 뉴스9에 출연해 '종로 빅매치'와 관련해 "국회 의사일정이나 당의 구상 같은 변수들이 있어 확답할 단계는 아니"라면서도 "정치의 흐름을 읽는 편인데 그쪽으로 흘러가고 있지 않을까, 라는 저의 감상을 말씀드린다"고 답했습니다.

3일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선 황 대표와의 맞대결 성사 가능성과 관련해 "도리가 없지 않나"라고 말했고, '황 대표를 경쟁자로 반기지 않느냐'는 질문엔 "일부러 반길 것도 없지만, 피할 재간도 없는 것 아니겠나"라고 답변하기도 했습니다.

의원직에 처음 도전하는 '정치 신인'과 '최장수 총리'의 맞대결, '기회의 땅'이자 '패자의 무덤'에서 살아남는 자는 누가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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