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큐 검사했어? 엄마아빠 뭐하시니?” 보육교사 괴롭히는 원장님

입력 2020.01.08 (19:27) 수정 2020.01.08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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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이 갑질과 폭언에 시달리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갑질을 당했다는 교사 10명 중 7명은 가해자로 원장을 지목했고, 절반가량은 어디 호소할 곳 없이 혼자 참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문예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 보육교사는 몇 년 전, 다니던 어린이집을 그만뒀습니다.

원장의 횡령을 의심한 구청이 감사를 벌였는데, 원장이 교사가 고발했다고 의심한 겁니다.

[어린이집 보육교사/음성변조 : "저는 그런 말 한 적이 없다고 그런 얘기를 했는데 원장님은 아니라고, 네가 그랬다고. 그러면서 각서를 쓰라고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각서를 거부하자, 교실에 들어가서 나오지 못하게 했다고 말합니다.

[어린이집 보육교사/음성변조 : "계속 눈물만 나고, 제가 우니까 아이들이 와서 눈물 닦아주고 하더라고요. 울지 말라고..."]

두려움에 떨다, 결국 사직서를 냈습니다.

최근 한 설문조사 결과, 갑질을 경험한 교사 10명 중 7명은 가해자로 원장을 지목했습니다.

원장끼리 돌려보는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통해 협박했다, CCTV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 '아이큐 검사 안 해봤느냐', '엄마 아빠는 뭐하시냐'는 폭언을 들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각 지자체에 어린이집 관리·감독 권한이 있지만,

[어린이집 보육교사/음성변조 : "원장님 저희가 그래도 민원이 들어와서 한번 나가긴 해야 할 거라고 이런 식으로 미리 항상 알려주더라고요."]

믿고 기대기는 힘들다고 말합니다.

[김호연/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 조직국장 : "블랙리스트나 잦은 해고의 과정에서 현장에 있는 보육노동자들은 이미 체화돼 있습니다. 아, 지자체를 믿을 것이 못 되는구나라는 것들."]

응답자 절반 이상은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을 때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고 답했습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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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큐 검사했어? 엄마아빠 뭐하시니?” 보육교사 괴롭히는 원장님
    • 입력 2020-01-08 19:30:25
    • 수정2020-01-08 19:4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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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이 갑질과 폭언에 시달리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갑질을 당했다는 교사 10명 중 7명은 가해자로 원장을 지목했고, 절반가량은 어디 호소할 곳 없이 혼자 참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문예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 보육교사는 몇 년 전, 다니던 어린이집을 그만뒀습니다.

원장의 횡령을 의심한 구청이 감사를 벌였는데, 원장이 교사가 고발했다고 의심한 겁니다.

[어린이집 보육교사/음성변조 : "저는 그런 말 한 적이 없다고 그런 얘기를 했는데 원장님은 아니라고, 네가 그랬다고. 그러면서 각서를 쓰라고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각서를 거부하자, 교실에 들어가서 나오지 못하게 했다고 말합니다.

[어린이집 보육교사/음성변조 : "계속 눈물만 나고, 제가 우니까 아이들이 와서 눈물 닦아주고 하더라고요. 울지 말라고..."]

두려움에 떨다, 결국 사직서를 냈습니다.

최근 한 설문조사 결과, 갑질을 경험한 교사 10명 중 7명은 가해자로 원장을 지목했습니다.

원장끼리 돌려보는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통해 협박했다, CCTV로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 '아이큐 검사 안 해봤느냐', '엄마 아빠는 뭐하시냐'는 폭언을 들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각 지자체에 어린이집 관리·감독 권한이 있지만,

[어린이집 보육교사/음성변조 : "원장님 저희가 그래도 민원이 들어와서 한번 나가긴 해야 할 거라고 이런 식으로 미리 항상 알려주더라고요."]

믿고 기대기는 힘들다고 말합니다.

[김호연/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 조직국장 : "블랙리스트나 잦은 해고의 과정에서 현장에 있는 보육노동자들은 이미 체화돼 있습니다. 아, 지자체를 믿을 것이 못 되는구나라는 것들."]

응답자 절반 이상은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을 때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고 답했습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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