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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 말고 ‘허위조작정보’…팩트체크는 가려낼 수 있을까?
입력 2020.01.09 (08:01) 수정 2020.01.09 (22:16) 팩트체크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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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뉴스’ 말고 ‘허위조작정보’…팩트체크는 가려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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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기사에는 출처를 밝히기 위한 '바로가기' 하이퍼링크가 많습니다. 포털 사이트가 아닌 KBS 뉴스 홈페이지에서 읽을 경우 클릭을 통해 해당 내용의 출처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는 '홍수'... 신뢰는 '바닥'

우리는 뉴스가 쏟아지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관련 통계를 살펴볼까요?

방송통신위원회는 2017년 대한민국에서 423개 방송매체가 활동 중인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이에 더해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에 등록된 정기간행물은 620개 일간과 8,171개 인터넷 신문을 포함해 20,630곳에 이르고 언론진흥재단이 집계한 2017년 기자 수만 해도 32,243명이나 됐습니다.

기사량을 살펴볼까요? 올해 1월 6일 하루, KBS를 비롯한 방송과 중앙일간지, 경제지와 지역일간지 등 54개 주요 언론사들이 생산해 언론진흥재단이 운영하는 데이터베이스 빅카인즈가 수집한 기사 수만 해도 13,147건입니다. 여기에는 인터넷 언론은 물론 스포츠와 연예전문 매체, 종합편성 TV 채널 기사들이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날마다 생산되는 실제 기사 총량은 그 몇 배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입니다.

더욱이 방송사들은 텍스트로 잡히지 않는 동영상 뉴스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튜브를 비롯해 인터넷과 모바일 영역에서는 따로 등록하지 않고 활동 중인 채널들도 폭증하는 추셉니다. '뉴스의 홍수'라는 비유가 과장된 표현이 아닌 겁니다.

그렇다면 대량 생산되는 뉴스를 소비자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지난해 영국의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가 발간했던 디지털뉴스 관련 연례보고서가 화제였죠. 국내 뉴스 소비자 2천 명을 상대로 표본 조사한 결과, 한국 언론 신뢰도가 22%로 나타났다고 발표했습니다. 대상이 됐던 38개 나라 가운데 최하위였습니다.

기자들이 생각하는 언론 보도 신뢰도는 뉴스 소비자들의 인식보다 더 낮았습니다. 2017년 언론진흥재단 조사에 응했던 기자 1,677명 가운데 '우리나라 언론은 신뢰할 수 있다'는 명제에 '약간 그렇다 또는 매우 그렇다'고 답한 기자는 고작 17.4%에 불과했던 겁니다.

이 같은 결과를 놓고 원로 언론인 정연주 전 KBS 사장은 최근 한 인터넷 언론 기고문에서 "혹독한 평가가 일반 시민이 아닌 기자들 자신이 내린 것이니, 자신들이 생산하는 보도라는 서비스 상품의 품질이 조악하고 불량하다는 것을 스스로 고백한 셈"이라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팩트체크, '언론 불신'을 걷어낼 수 있을까?

뉴스를 바라보는 시선이 싸늘한 이유와 관련한 분석은 다양하고 면밀하게 이뤄질 필요가 있습니다. 관련 조사와 깊이 있는 연구도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불신을 걷어낼 '종합적인 대안 모색'은 따로 광범위하게 다뤄야 할 주제라고 할 것입니다.

다만, 여러 시도 가운데 하나로 간주되는 '사실 확인 작업' 즉, 팩트체킹은 초점을 맞춰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허위 거짓 정보의 광범위한 유통은 언론 신뢰를 갉아먹는 가장 중요한 요소들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팩트체크 전문매체인 뉴스톱의 김준일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팩트체크를 두 가지로 분류했습니다.

"'팩트체크'란 원래 언론사에서 자사 보도 내용이 사실에 부합하는지 미리 검증하는 과정을 말한다. 하지만 최근 언론이나 시민단체에서 정치인 발언이나 허위조작정보의 진위를 가리는 독립적인 기사나 콘텐츠를 만들기도 하는데, 이를 '팩트체크 저널리즘'이라고 부른다." (김준일 뉴스톱 대표 오마이뉴스 인터뷰)

언론의 전통적인 기사작성 과정의 하나인 사실 확인에서 한발 더 나아간 새로운 형식의 기사 쓰기 방식이 '팩트체크 저널리즘'이라는 설명입니다.

팩트체크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미국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후보자 검증' 과정의 하나로 여겨졌습니다. 그런데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자신에게 불리한 검증 보도를 '가짜뉴스(fake news)'라 부르고 맞서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1억 명이 넘는 트위터 팔로워들을 상대로 직접 설득에 나선 트럼프 후보에 맞서 다수의 신문과 방송, 인터넷 매체들이 적극적으로 '사실 확인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이 같은 과정은 결과적으로 팩트체크 저널리즘의 세계적 확산 계기가 됐다는 평갑니다. 우리나라 역시 2017년 대선 당시 20여 개 언론이 팩트체크라는 이름을 걸고 검증 작업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참조: 김양순 등 공저/팩트체크 저널리즘/나남/2019)

그렇다면 팩트체크 저널리즘은 왜 확산하고 있는 걸까요? 정은령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팩트체크센터장은 "굉장히 많은 정보가 아주 쉽게 보거나 유통하는 시대에서는 믿음의 문제가 발생한다"며 "걸러주는 역할, 다시 말해 사실이 무엇인지 판정하는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당연히 팩트체크 기사는 기존과 다른 방법으로 작성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스트레이트로 불리는 기사 작성 방식은 '사실 자체가 말하게 한다'는 전제 아래 관찰자 또는 제3자의 시선으로 쓰였습니다. 반면, 팩트체크 기사는 작성자가 충분한 근거를 찾고 사실 또는 사실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리도록 하고 있어서 '다르다'는 겁니다.

대표적인 예가 5.18 당시 '북한군 동원설'입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반복해서 등장해 온 이 같은 주장은 수시로 팩트체크 대상이 됐으며 언론은 그때마다 허위 거짓 정보로 '판단'해 왔습니다.

팩트체크, 법원 판단은?

문제는 팩트체크 대상이 전적으로 허위 거짓 정보로만 채워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데 있습니다. 이 때문에 판단 결과를 둘러싼 논란이 빚어지기도 하고 때때로 법적 분쟁 대상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법원은 팩트체크 기사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아래는 자유한국당이 팩트체크 사이트를 운영 중인 서울대를 상대로 제기했던 손해배상 청구소송 판결문의 일부입니다.

"언론사가 제시한 검증 결과가 언제나 옳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언론사가 믿을 만한 근거를 토대로 합리적 사고 과정을 거쳐 판단한 결과라면, 쉽사리 명예훼손이라 인정하여서는 안 된다. 언론사가 근거를 가지고 공적 인물의 발언 등을 비판하는 것이 공적 인물의 발언 등을 비판하는 것이 공적 인물의 발언 등이 아무런 여과 없이 국민에게 전달되는 것보다 민주적 정치질서의 유지에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와 같은 감시와 비판행위는 언론 자유의 한 내용이자 정당한 언론 활동에 해당한다." (서울남부지방법원 판결 2017가단248135)

적절한 절차와 근거를 갖춘 팩트체크 결과라면 언론 자유 영역에 해당한다는 겁니다. 특히, 정치인 같은 공적 인물에 대한 검증 작업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 것은 팩트체크 저널리즘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해석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입니다.

정치인들의 발언은 대중을 상대로 한 공적인 무게가 있고 사실에 기초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는 만큼 활발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인식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정치인에 대한 팩트체크는 시작과 과정 결론에 이르기까지 일체의 선입견을 배제하는 등 신중함을 기할 필요도 있다는 지적입니다. 정은령 센터장은 "특정 정치인을 옹호하거나 반대하는 목적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는 순간 더는 팩트체크가 아니"라며 "정치인의 발언에는 맥락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왜 그런 발언을 하게 됐는지를 스스로 발견할 기회를 줘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가짜뉴스? 허위 조작정보?

팩트체크 과정을 통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 내용은 흔히 '가짜뉴스' 또는 '허위 조작정보'로 불러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유럽연합이나 영국 등에서는 더이상 '가짜뉴스'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을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가짜 뉴스'는 미국의 지난 대선이나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 과정 등에서 크게 유행했는데, 당시 '의견이 다른 상대방을 공격하는 도구'로 사용되면서 의미가 퇴색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정 센터장은 "생산과정에 초점을 맞춘 표현으로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고 해야 할 것을 가짜뉴스라고 공격하는 것이 문제"라며 "복잡하게 진화해나가고 있는 허위정보를 충분히 아우를 수 없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역시 지난해 10월 청와대 국민청원 답변을 통해 비슷한 의견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해외 주요국가에선, 가짜뉴스, 즉 ‘페이크 뉴스(fake news)’란 단어의 의미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허위조작정보, 즉 ‘디스인포메이션(disinformation)’이라는 개념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허위조작정보’라는 개념을 정립하여 다양한 해결책 마련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허위조작정보'는 악의적 의도를 가지고 명백한 사실관계를 조작한 정보라는 뜻입니다."

기사가 꽤 길어져 부득이 내용을 나눠야 할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구체적인 팩트체크 과정과 수용자들의 인식에 관한 얘기를 다뤄볼까 합니다.
  • ‘가짜뉴스’ 말고 ‘허위조작정보’…팩트체크는 가려낼 수 있을까?
    • 입력 2020.01.09 (08:01)
    • 수정 2020.01.09 (22:16)
    팩트체크K
‘가짜뉴스’ 말고 ‘허위조작정보’…팩트체크는 가려낼 수 있을까?
※ 아래 기사에는 출처를 밝히기 위한 '바로가기' 하이퍼링크가 많습니다. 포털 사이트가 아닌 KBS 뉴스 홈페이지에서 읽을 경우 클릭을 통해 해당 내용의 출처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뉴스는 '홍수'... 신뢰는 '바닥'

우리는 뉴스가 쏟아지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관련 통계를 살펴볼까요?

방송통신위원회는 2017년 대한민국에서 423개 방송매체가 활동 중인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이에 더해 2018년 문화체육관광부에 등록된 정기간행물은 620개 일간과 8,171개 인터넷 신문을 포함해 20,630곳에 이르고 언론진흥재단이 집계한 2017년 기자 수만 해도 32,243명이나 됐습니다.

기사량을 살펴볼까요? 올해 1월 6일 하루, KBS를 비롯한 방송과 중앙일간지, 경제지와 지역일간지 등 54개 주요 언론사들이 생산해 언론진흥재단이 운영하는 데이터베이스 빅카인즈가 수집한 기사 수만 해도 13,147건입니다. 여기에는 인터넷 언론은 물론 스포츠와 연예전문 매체, 종합편성 TV 채널 기사들이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날마다 생산되는 실제 기사 총량은 그 몇 배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입니다.

더욱이 방송사들은 텍스트로 잡히지 않는 동영상 뉴스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튜브를 비롯해 인터넷과 모바일 영역에서는 따로 등록하지 않고 활동 중인 채널들도 폭증하는 추셉니다. '뉴스의 홍수'라는 비유가 과장된 표현이 아닌 겁니다.

그렇다면 대량 생산되는 뉴스를 소비자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지난해 영국의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가 발간했던 디지털뉴스 관련 연례보고서가 화제였죠. 국내 뉴스 소비자 2천 명을 상대로 표본 조사한 결과, 한국 언론 신뢰도가 22%로 나타났다고 발표했습니다. 대상이 됐던 38개 나라 가운데 최하위였습니다.

기자들이 생각하는 언론 보도 신뢰도는 뉴스 소비자들의 인식보다 더 낮았습니다. 2017년 언론진흥재단 조사에 응했던 기자 1,677명 가운데 '우리나라 언론은 신뢰할 수 있다'는 명제에 '약간 그렇다 또는 매우 그렇다'고 답한 기자는 고작 17.4%에 불과했던 겁니다.

이 같은 결과를 놓고 원로 언론인 정연주 전 KBS 사장은 최근 한 인터넷 언론 기고문에서 "혹독한 평가가 일반 시민이 아닌 기자들 자신이 내린 것이니, 자신들이 생산하는 보도라는 서비스 상품의 품질이 조악하고 불량하다는 것을 스스로 고백한 셈"이라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팩트체크, '언론 불신'을 걷어낼 수 있을까?

뉴스를 바라보는 시선이 싸늘한 이유와 관련한 분석은 다양하고 면밀하게 이뤄질 필요가 있습니다. 관련 조사와 깊이 있는 연구도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불신을 걷어낼 '종합적인 대안 모색'은 따로 광범위하게 다뤄야 할 주제라고 할 것입니다.

다만, 여러 시도 가운데 하나로 간주되는 '사실 확인 작업' 즉, 팩트체킹은 초점을 맞춰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허위 거짓 정보의 광범위한 유통은 언론 신뢰를 갉아먹는 가장 중요한 요소들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팩트체크 전문매체인 뉴스톱의 김준일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팩트체크를 두 가지로 분류했습니다.

"'팩트체크'란 원래 언론사에서 자사 보도 내용이 사실에 부합하는지 미리 검증하는 과정을 말한다. 하지만 최근 언론이나 시민단체에서 정치인 발언이나 허위조작정보의 진위를 가리는 독립적인 기사나 콘텐츠를 만들기도 하는데, 이를 '팩트체크 저널리즘'이라고 부른다." (김준일 뉴스톱 대표 오마이뉴스 인터뷰)

언론의 전통적인 기사작성 과정의 하나인 사실 확인에서 한발 더 나아간 새로운 형식의 기사 쓰기 방식이 '팩트체크 저널리즘'이라는 설명입니다.

팩트체크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미국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후보자 검증' 과정의 하나로 여겨졌습니다. 그런데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자신에게 불리한 검증 보도를 '가짜뉴스(fake news)'라 부르고 맞서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1억 명이 넘는 트위터 팔로워들을 상대로 직접 설득에 나선 트럼프 후보에 맞서 다수의 신문과 방송, 인터넷 매체들이 적극적으로 '사실 확인 기사'를 쏟아냈습니다. 이 같은 과정은 결과적으로 팩트체크 저널리즘의 세계적 확산 계기가 됐다는 평갑니다. 우리나라 역시 2017년 대선 당시 20여 개 언론이 팩트체크라는 이름을 걸고 검증 작업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참조: 김양순 등 공저/팩트체크 저널리즘/나남/2019)

그렇다면 팩트체크 저널리즘은 왜 확산하고 있는 걸까요? 정은령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팩트체크센터장은 "굉장히 많은 정보가 아주 쉽게 보거나 유통하는 시대에서는 믿음의 문제가 발생한다"며 "걸러주는 역할, 다시 말해 사실이 무엇인지 판정하는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당연히 팩트체크 기사는 기존과 다른 방법으로 작성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스트레이트로 불리는 기사 작성 방식은 '사실 자체가 말하게 한다'는 전제 아래 관찰자 또는 제3자의 시선으로 쓰였습니다. 반면, 팩트체크 기사는 작성자가 충분한 근거를 찾고 사실 또는 사실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리도록 하고 있어서 '다르다'는 겁니다.

대표적인 예가 5.18 당시 '북한군 동원설'입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반복해서 등장해 온 이 같은 주장은 수시로 팩트체크 대상이 됐으며 언론은 그때마다 허위 거짓 정보로 '판단'해 왔습니다.

팩트체크, 법원 판단은?

문제는 팩트체크 대상이 전적으로 허위 거짓 정보로만 채워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데 있습니다. 이 때문에 판단 결과를 둘러싼 논란이 빚어지기도 하고 때때로 법적 분쟁 대상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법원은 팩트체크 기사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아래는 자유한국당이 팩트체크 사이트를 운영 중인 서울대를 상대로 제기했던 손해배상 청구소송 판결문의 일부입니다.

"언론사가 제시한 검증 결과가 언제나 옳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언론사가 믿을 만한 근거를 토대로 합리적 사고 과정을 거쳐 판단한 결과라면, 쉽사리 명예훼손이라 인정하여서는 안 된다. 언론사가 근거를 가지고 공적 인물의 발언 등을 비판하는 것이 공적 인물의 발언 등을 비판하는 것이 공적 인물의 발언 등이 아무런 여과 없이 국민에게 전달되는 것보다 민주적 정치질서의 유지에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와 같은 감시와 비판행위는 언론 자유의 한 내용이자 정당한 언론 활동에 해당한다." (서울남부지방법원 판결 2017가단248135)

적절한 절차와 근거를 갖춘 팩트체크 결과라면 언론 자유 영역에 해당한다는 겁니다. 특히, 정치인 같은 공적 인물에 대한 검증 작업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 것은 팩트체크 저널리즘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해석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입니다.

정치인들의 발언은 대중을 상대로 한 공적인 무게가 있고 사실에 기초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는 만큼 활발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인식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정치인에 대한 팩트체크는 시작과 과정 결론에 이르기까지 일체의 선입견을 배제하는 등 신중함을 기할 필요도 있다는 지적입니다. 정은령 센터장은 "특정 정치인을 옹호하거나 반대하는 목적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는 순간 더는 팩트체크가 아니"라며 "정치인의 발언에는 맥락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왜 그런 발언을 하게 됐는지를 스스로 발견할 기회를 줘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가짜뉴스? 허위 조작정보?

팩트체크 과정을 통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 내용은 흔히 '가짜뉴스' 또는 '허위 조작정보'로 불러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유럽연합이나 영국 등에서는 더이상 '가짜뉴스'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을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가짜 뉴스'는 미국의 지난 대선이나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 과정 등에서 크게 유행했는데, 당시 '의견이 다른 상대방을 공격하는 도구'로 사용되면서 의미가 퇴색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정 센터장은 "생산과정에 초점을 맞춘 표현으로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고 해야 할 것을 가짜뉴스라고 공격하는 것이 문제"라며 "복잡하게 진화해나가고 있는 허위정보를 충분히 아우를 수 없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역시 지난해 10월 청와대 국민청원 답변을 통해 비슷한 의견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해외 주요국가에선, 가짜뉴스, 즉 ‘페이크 뉴스(fake news)’란 단어의 의미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허위조작정보, 즉 ‘디스인포메이션(disinformation)’이라는 개념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허위조작정보’라는 개념을 정립하여 다양한 해결책 마련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허위조작정보'는 악의적 의도를 가지고 명백한 사실관계를 조작한 정보라는 뜻입니다."

기사가 꽤 길어져 부득이 내용을 나눠야 할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구체적인 팩트체크 과정과 수용자들의 인식에 관한 얘기를 다뤄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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