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평생 수강’ 홍보 해놓고…갱신 못했다고 수강권 소멸?

입력 2020.01.11 (21:16) 수정 2020.01.11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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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번 끊으면 평생 수강이 가능하다는 홍보에 비싼 돈을 주고 평생 수강권을 끊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수강권이 소멸됐다, 최근 KBS에 이런 억울함을 호소하는 취업준비생들의 제보가 잇따라 들어왔습니다.

유명 공무원 시험 서비스 업체로부터 이 같은 일을 당했다는 건데요.
​​
제보 내용은 사실인지, 문제는 없는 건지, 이정은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공무원시험 준비생 전 모 씨는 2018년 말 공무원단기학교, 즉 공단기 온라인 수강권을 샀습니다.

1년 수강권보다 80만 원 넘게 비싼 198만 원짜리 이른바 '평생' 수강권입니다.

가격이 많이 부담스러웠지만 한 번 끊으면 평생 들을 수 있다는 장점에 끌렸습니다.

[전○○/공단기 수강생 : "아무래도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시간을 두고 하려면 이게 훨씬 경제적이고 합리적일 거라고 저도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새해가 되면서 수강 중이던 인터넷 강좌 목록에는 아무것도 뜨지 않습니다.

매년 11월 한 달간 접수받는 수강권 연장 신청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평생 수강권이 소멸됐기 때문입니다.

이 업체가 지금도 하고 있는 광고입니다.

'평생 0원 프리패스'

정말 이 광고처럼 한 번만 구매하면 평생 들을 수 있는 건지 한 번 확인해보겠습니다.

[공단기 콜센터/음성변조 : "한 번 구매를 했다고 해서 평생 수강을 할 수 있다 이런 뜻은 아니고요. 내년에는 시험 보고 내년 11월에는 갱신 신청을 반드시 해주셔야지 그다음 해에도 수강이 가능하세요. (신청을 안 하면요? 만약에?) 종료가 돼요. (갱신 신청 기간에) 시험 응시표, 성적표, 신분증 사본. 이 세 가지를 제출하시면 돼요."]

알고 보니 홈페이지에만 갱신 공지가 있어 휴대폰 앱으로 접속하는 수강생들은 갱신 기간을 놓치는 경우가 속출한 겁니다.

[김○○/공단기 수강생 : "제가 휴대폰으로 공단기 앱을 깔아서…. 그런데 거기(앱)에는 팝업이 안 떴어요. 언제까지 해야 된다는…."]

약관에 있는 문자 안내는 못 받았다는 수강생도 있습니다.

[전○○/공단기 수강생 : "(갱신 안내) 문자를 못 받았어요. '개별 공지를 꼼꼼히 주시냐' 했더니 그때는 '그렇다'고 말씀하셨거든요. 그게 제가 2019년 봄에 통화했던 내용이에요. 통화가 아니라 카톡."]

매년 시험 성적표 등을 제출해야 하는 등 유지 조건도 까다로웠다고 합니다.

[전○○/공단기 수강생 : "약관을 정말 여러 번 봤거든요. 다들 없는 돈에 하는 거잖아요. 여러 번 봤는데... 저희 같은 소시민은 발라먹기 정말 쉽구나 생각했어요."]

해당 업체는 매년 10만 명 이상이 선택해 노량진 수강생 1위라며 자체 홍보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평생 수강권과 관련해 소비자원에 접수된 피해 신고는 지난달에는 60건, 이번 달에만 벌써 46건이나 됩니다.

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의 마음을 울린 공단기는 취재가 시작되자 피해자들을 구제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고 밝혀왔습니다.

현장K, 이정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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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K] ‘평생 수강’ 홍보 해놓고…갱신 못했다고 수강권 소멸?
    • 입력 2020-01-11 21:19:30
    • 수정2020-01-11 21:5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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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번 끊으면 평생 수강이 가능하다는 홍보에 비싼 돈을 주고 평생 수강권을 끊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수강권이 소멸됐다, 최근 KBS에 이런 억울함을 호소하는 취업준비생들의 제보가 잇따라 들어왔습니다.

유명 공무원 시험 서비스 업체로부터 이 같은 일을 당했다는 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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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 내용은 사실인지, 문제는 없는 건지, 이정은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공무원시험 준비생 전 모 씨는 2018년 말 공무원단기학교, 즉 공단기 온라인 수강권을 샀습니다.

1년 수강권보다 80만 원 넘게 비싼 198만 원짜리 이른바 '평생' 수강권입니다.

가격이 많이 부담스러웠지만 한 번 끊으면 평생 들을 수 있다는 장점에 끌렸습니다.

[전○○/공단기 수강생 : "아무래도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시간을 두고 하려면 이게 훨씬 경제적이고 합리적일 거라고 저도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새해가 되면서 수강 중이던 인터넷 강좌 목록에는 아무것도 뜨지 않습니다.

매년 11월 한 달간 접수받는 수강권 연장 신청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평생 수강권이 소멸됐기 때문입니다.

이 업체가 지금도 하고 있는 광고입니다.

'평생 0원 프리패스'

정말 이 광고처럼 한 번만 구매하면 평생 들을 수 있는 건지 한 번 확인해보겠습니다.

[공단기 콜센터/음성변조 : "한 번 구매를 했다고 해서 평생 수강을 할 수 있다 이런 뜻은 아니고요. 내년에는 시험 보고 내년 11월에는 갱신 신청을 반드시 해주셔야지 그다음 해에도 수강이 가능하세요. (신청을 안 하면요? 만약에?) 종료가 돼요. (갱신 신청 기간에) 시험 응시표, 성적표, 신분증 사본. 이 세 가지를 제출하시면 돼요."]

알고 보니 홈페이지에만 갱신 공지가 있어 휴대폰 앱으로 접속하는 수강생들은 갱신 기간을 놓치는 경우가 속출한 겁니다.

[김○○/공단기 수강생 : "제가 휴대폰으로 공단기 앱을 깔아서…. 그런데 거기(앱)에는 팝업이 안 떴어요. 언제까지 해야 된다는…."]

약관에 있는 문자 안내는 못 받았다는 수강생도 있습니다.

[전○○/공단기 수강생 : "(갱신 안내) 문자를 못 받았어요. '개별 공지를 꼼꼼히 주시냐' 했더니 그때는 '그렇다'고 말씀하셨거든요. 그게 제가 2019년 봄에 통화했던 내용이에요. 통화가 아니라 카톡."]

매년 시험 성적표 등을 제출해야 하는 등 유지 조건도 까다로웠다고 합니다.

[전○○/공단기 수강생 : "약관을 정말 여러 번 봤거든요. 다들 없는 돈에 하는 거잖아요. 여러 번 봤는데... 저희 같은 소시민은 발라먹기 정말 쉽구나 생각했어요."]

해당 업체는 매년 10만 명 이상이 선택해 노량진 수강생 1위라며 자체 홍보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평생 수강권과 관련해 소비자원에 접수된 피해 신고는 지난달에는 60건, 이번 달에만 벌써 46건이나 됩니다.

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의 마음을 울린 공단기는 취재가 시작되자 피해자들을 구제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고 밝혀왔습니다.

현장K, 이정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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