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던 속옷까지…“기부 물품 60% 폐기”

입력 2020.01.12 (21:16) 수정 2020.01.12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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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사용하시던 물품 기증하는 분들 많은데요.

그런데 해마다 기증품의 절반 이상은 버릴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왜 이런 문제가 생겼을까요, 한희조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기부 물품을 선별하는 전북 전주의 한 분류 창고.

한쪽 구석에 버려진 물건들이 수북이 쌓여있습니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써달라며 보내온 기증품들입니다.

프라이팬은 군데군데 코팅이 벗겨진 채 녹이 슬어 있고, 핸드크림은 유통기한이 한 달이나 지났습니다.

쓰다만 색조 화장품도 있습니다.

장난감 드럼과 기타는 부품이 떨어져 나갔거나 부서져 쓸 수 조차 없습니다.

[신은찬/아름다운 가게 전북본부 활동가 : "낡아서 다 바스러진 옷을 기증하시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입던 속옷을 세탁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증을 해주시는 분들도 간혹 있고요."]

기증자들이 찾아와 놓고 간 물건들은 대부분 되팔만한 것들이지만, 집을 방문해 상자째 수거해오거나, 택배로 받는 물건들의 경우 쓸 수 없는 물건들이 많습니다.

미리 걸러낼 수 없다 보니, 분류하고 폐기하는 일이 늘어나고, 폐기 비용까지 부담해야 합니다.

[박미옥/아름다운가게 전북본부장 : "선의의 기증자들이 훨씬 많으니까, 기증하실 때 '이게 기증이 될까' 하는 고민 한 번만 더 해주시고..."]

최근 3년 동안 전북지역 아름다운 가게가 기증받은 백43만7천여 점 가운데 폐기한 것만 85만4천여 점.

버리는 게 더 많습니다.

기부금 공제 혜택이 있다 보니, 쓸 수 없는 물품까지 가리지 않고 보내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이웃과 나누는 기부 문화가 본래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시민들의 배려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한희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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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던 속옷까지…“기부 물품 60% 폐기”
    • 입력 2020-01-12 21:19:00
    • 수정2020-01-12 22:21:31
    뉴스 9
[앵커]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사용하시던 물품 기증하는 분들 많은데요.

그런데 해마다 기증품의 절반 이상은 버릴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왜 이런 문제가 생겼을까요, 한희조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기부 물품을 선별하는 전북 전주의 한 분류 창고.

한쪽 구석에 버려진 물건들이 수북이 쌓여있습니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써달라며 보내온 기증품들입니다.

프라이팬은 군데군데 코팅이 벗겨진 채 녹이 슬어 있고, 핸드크림은 유통기한이 한 달이나 지났습니다.

쓰다만 색조 화장품도 있습니다.

장난감 드럼과 기타는 부품이 떨어져 나갔거나 부서져 쓸 수 조차 없습니다.

[신은찬/아름다운 가게 전북본부 활동가 : "낡아서 다 바스러진 옷을 기증하시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입던 속옷을 세탁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증을 해주시는 분들도 간혹 있고요."]

기증자들이 찾아와 놓고 간 물건들은 대부분 되팔만한 것들이지만, 집을 방문해 상자째 수거해오거나, 택배로 받는 물건들의 경우 쓸 수 없는 물건들이 많습니다.

미리 걸러낼 수 없다 보니, 분류하고 폐기하는 일이 늘어나고, 폐기 비용까지 부담해야 합니다.

[박미옥/아름다운가게 전북본부장 : "선의의 기증자들이 훨씬 많으니까, 기증하실 때 '이게 기증이 될까' 하는 고민 한 번만 더 해주시고..."]

최근 3년 동안 전북지역 아름다운 가게가 기증받은 백43만7천여 점 가운데 폐기한 것만 85만4천여 점.

버리는 게 더 많습니다.

기부금 공제 혜택이 있다 보니, 쓸 수 없는 물품까지 가리지 않고 보내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이웃과 나누는 기부 문화가 본래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시민들의 배려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한희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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