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 활동가’가 말하는 ‘배드파더스’…민희 씨의 투쟁기

입력 2020.01.13 (06:23) 수정 2020.01.13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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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양육비 안 주는 부모들의 신상 정보를 공개하는 '배드파더스'란 인터넷 사이트가 있습니다.

양육비 미지급자들을 직접 압박하기 위해 운영 중인 건데, 신상공개가 명예훼손이라는 소송이 제기돼 내일 이를 판단하는 국민참여재판이 열립니다.

KBS는 양육비를 받기 위해 8년째 싸움 중인 양육비 활동가 손민희 씨를 만나 직접 손 씨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안녕하세요, 혼자 초등학생 딸을 키우는 양육비 활동가 손민희입니다.

법원에선 전 남편이 매달 60만 원씩 저한테 양육비를 줘야 한다고 판결했지만, 8년째 못 받고 있습니다.

[손민희 : "이거는 경찰청, 이거는 개인 피켓이고… 맨날 이렇게 피켓 들고 다녀요."]

저 같은 사람,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요즘은 이분들이랑 전국 곳곳을 다닙니다.

[양육비 미지급 피해자 : "애들이 문자를 보내도 안 봐. 답장도 없어. 아빠가 책가방 사주는 게 애가 소원이었어요."]

양육비 안 주는 사람들에게, 항의도 하고, 사정도 합니다.

[손민희 : "아버님, 아이들 생각해서 저희도 이렇게 왔는데... 아버님 입장도 좀 듣고 싶거든요."]

법이 있지 않느냐고요?

법원이 주라고 해도 안 주면 그만입니다.

저도 소송을 8번이나 했는데, 소용이 없습니다.

일단은 법부터 고쳐보자, 그렇게 마음을 먹었습니다.

국회도 수십 번 찾아갔습니다.

양육비 안 주는 사람들 운전면허 정지시키고, 출국 금지하자는 법안도 국회의원들이 내셨는데….

정작 통과된 건 없습니다.

[손민희 : "(양육비는) 관심과 사랑도 포함되는 의미 있는 거잖아요. 이것들이 좀 더 잘 이행될 수 있게."]

양육비 피해자들이 마지막으로 기대는 곳이 '배드파더스'사이틉니다.

1년 반 동안 400명의 신상이 공개됐는데, 그중 110명 넘게 양육비 문제가 해결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신상이 공개된 사람들은 배드파더스 사이트 관계자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습니다.

재판이 곧 열리는데 저도 참석해 양육비 피해자들의 실태를 증언합니다.

[손민희 : "법의 무능함에 좌절하고 기댈 곳이 없다는 것이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보호받아야 할 아이들이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대화도 법도 통하지 않는 양육비 문제가 해결돼, 배드파더스 사이트가 사라지는 날을 누구보다 간절히 바라는 건 바로 양육비 피해자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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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육비 활동가’가 말하는 ‘배드파더스’…민희 씨의 투쟁기
    • 입력 2020-01-13 06:26:39
    • 수정2020-01-13 06:3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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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양육비 안 주는 부모들의 신상 정보를 공개하는 '배드파더스'란 인터넷 사이트가 있습니다.

양육비 미지급자들을 직접 압박하기 위해 운영 중인 건데, 신상공개가 명예훼손이라는 소송이 제기돼 내일 이를 판단하는 국민참여재판이 열립니다.

KBS는 양육비를 받기 위해 8년째 싸움 중인 양육비 활동가 손민희 씨를 만나 직접 손 씨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안녕하세요, 혼자 초등학생 딸을 키우는 양육비 활동가 손민희입니다.

법원에선 전 남편이 매달 60만 원씩 저한테 양육비를 줘야 한다고 판결했지만, 8년째 못 받고 있습니다.

[손민희 : "이거는 경찰청, 이거는 개인 피켓이고… 맨날 이렇게 피켓 들고 다녀요."]

저 같은 사람,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요즘은 이분들이랑 전국 곳곳을 다닙니다.

[양육비 미지급 피해자 : "애들이 문자를 보내도 안 봐. 답장도 없어. 아빠가 책가방 사주는 게 애가 소원이었어요."]

양육비 안 주는 사람들에게, 항의도 하고, 사정도 합니다.

[손민희 : "아버님, 아이들 생각해서 저희도 이렇게 왔는데... 아버님 입장도 좀 듣고 싶거든요."]

법이 있지 않느냐고요?

법원이 주라고 해도 안 주면 그만입니다.

저도 소송을 8번이나 했는데, 소용이 없습니다.

일단은 법부터 고쳐보자, 그렇게 마음을 먹었습니다.

국회도 수십 번 찾아갔습니다.

양육비 안 주는 사람들 운전면허 정지시키고, 출국 금지하자는 법안도 국회의원들이 내셨는데….

정작 통과된 건 없습니다.

[손민희 : "(양육비는) 관심과 사랑도 포함되는 의미 있는 거잖아요. 이것들이 좀 더 잘 이행될 수 있게."]

양육비 피해자들이 마지막으로 기대는 곳이 '배드파더스'사이틉니다.

1년 반 동안 400명의 신상이 공개됐는데, 그중 110명 넘게 양육비 문제가 해결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신상이 공개된 사람들은 배드파더스 사이트 관계자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습니다.

재판이 곧 열리는데 저도 참석해 양육비 피해자들의 실태를 증언합니다.

[손민희 : "법의 무능함에 좌절하고 기댈 곳이 없다는 것이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보호받아야 할 아이들이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대화도 법도 통하지 않는 양육비 문제가 해결돼, 배드파더스 사이트가 사라지는 날을 누구보다 간절히 바라는 건 바로 양육비 피해자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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