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가수 승리에서 인간 이승현으로…공은 법원으로

입력 2020.01.15 (14:55) 수정 2020.01.15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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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년 전, 가수 승리가 처음 경찰서 포토라인 앞에 섰습니다. 클럽 '버닝썬' 관련 의혹이 터진 지 한 달이 지난 시점, 그때만 해도 승리는 아직 '연예인'이었습니다. 당시 취재기자는 "승리가 풀메이크업을 하고 왔더라"고 전했습니다. 승리는 취재진에게 "엄중한 수사를 경찰에 탄원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2020년 1월, 승리는 서울중앙지법 입구로 들어섰습니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새파랗게 질린 입술로, 두 번째 구속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했습니다. "국민께 할 말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뭔가를 말할 듯 멈칫, 했지만 입을 굳게 다물었습니다.

승리에 대한 두 번째 구속영장은 첫 번째 영장과 마찬가지로 법원에서 기각됐습니다. 검찰은 조만간 승리를 불구속 상태로 기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승리가 걸어온 2019년은 타오르는 태양 만큼 뜨거웠습니다. 가수 정준영 씨의 단체대화방이 공개됐고, 양현석 전 YG 총괄 프로듀서도 수사 대상이 됐습니다. 이른바 '경찰총장'이라고 불린 총경급 인사가 현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사실이 드러나며 의혹은 증폭됐습니다. 롤러코스터 같은 1년을 보낸 이들의 현재를 짚어봅니다.

'정준영 단톡방' 멤버들, 항소심 곧 시작

이른바 '정준영 단톡방' 멤버, 가수 정준영과 최종훈 씨는 2심 재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정 씨와 최 씨에게 각각 징역 6년과 징역 5년을 선고했습니다.

정 씨는 성관계 동영상을 몰래 촬영해 2015년 말 11차례에 걸쳐 단톡방에 유포한 혐의, 최 씨는 2016년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 등을 받고 있습니다. 정 씨와 최 씨는 모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습니다. 항소심 첫 공판은 오는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립니다.


경찰·검찰 동시에 조사받는 양현석

양현석 전 YG 총괄 프로듀서에 대한 수사는 두 갈래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승리에게도 적용됐던 해외 원정 도박 혐의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10월 경찰 조사가 마무리돼 검찰로 사건이 송치됐습니다. 검찰은 승리와 양 씨를 함께 수사하고 있는데, 승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만큼 양 씨를 불구속 상태로 기소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가수 비아이(본명 김한빈)의 마약 수사를 무마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조만간 경찰 수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은 조만간 사건을 검찰로 넘길 방침입니다.

'경찰총장' 윤 총경, 재판서 "혐의 대부분 부인"

승리가 친분을 과시했던 '경찰총장' 윤모 총경에 대한 1심 재판은 지난 7일 첫 공판과 함께 시작됐습니다. 윤 씨는 승리와의 연결고리인 정모 옛 큐브스 대표에게서 비상장업체 주식 수천만 원어치를 무상으로 받고 정 씨에 대한 수사를 무마해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앞서 경찰은 윤 총경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2016년 승리가 운영하던 유흥주점이 단속에 걸리자, 관할 경찰서인 강남서에서 단속 내용을 알아내 승리 측에 알려준 혐의입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윤 총경이 정 씨로부터 뇌물성 금품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를 추가로 포착하고 지난해 10월 윤 총경을 구속해 재판에 넘겼습니다.


검·경 다툼에 시사점 주는 '윤 총경 사례'

윤 총경에 대한 수사기관의 행태는 최근 검·경 다툼을 둘러싸고 양측의 입장을 대변하는 사례로 제시되기도 합니다.

경찰의 '제 식구 감싸기' 수사를 우려하는 이들은 경찰의 미흡한 수사를 검찰이 보완해 윤 총경을 구속했다고 말합니다. 현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한 총경급 인사를 경찰이 제대로 수사할 수 있었겠냐는 것입니다. 실제로 경찰 수사 과정에서 밝혀지지 않은 알선수재 혐의가 검찰 수사 과정에서 추가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반해, 윤 총경에 대한 검찰의 '무리한 수사'를 지적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윤 총경 측 변호인은 지난 7일 첫 공판에서 "이 사건은 언론 보도를 통해 시작됐는데, 공소사실을 보면 대부분 승리나 유인석(승리의 지인)과는 무관한 혐의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검찰이 윤 총경을 '먼지털기식'으로 수사해 무리하게 구속기소 했다는 주장입니다.

연예인·경찰에서 피고인으로…법원이 밝힐 실체

클럽 '버닝썬'으로 시작된 의혹에 대한 검경 수사는 대부분 마무리됐습니다. 승리와 양현석 씨까지 기소되면, 사건에 연루됐던 인물들은 모두 재판정의 피고인이 됩니다. 유죄냐 무죄냐, 판결은 법원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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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가수 승리에서 인간 이승현으로…공은 법원으로
    • 입력 2020-01-15 14:55:47
    • 수정2020-01-15 14:59:28
    취재후·사건후
약 1년 전, 가수 승리가 처음 경찰서 포토라인 앞에 섰습니다. 클럽 '버닝썬' 관련 의혹이 터진 지 한 달이 지난 시점, 그때만 해도 승리는 아직 '연예인'이었습니다. 당시 취재기자는 "승리가 풀메이크업을 하고 왔더라"고 전했습니다. 승리는 취재진에게 "엄중한 수사를 경찰에 탄원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2020년 1월, 승리는 서울중앙지법 입구로 들어섰습니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새파랗게 질린 입술로, 두 번째 구속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했습니다. "국민께 할 말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뭔가를 말할 듯 멈칫, 했지만 입을 굳게 다물었습니다.

승리에 대한 두 번째 구속영장은 첫 번째 영장과 마찬가지로 법원에서 기각됐습니다. 검찰은 조만간 승리를 불구속 상태로 기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승리가 걸어온 2019년은 타오르는 태양 만큼 뜨거웠습니다. 가수 정준영 씨의 단체대화방이 공개됐고, 양현석 전 YG 총괄 프로듀서도 수사 대상이 됐습니다. 이른바 '경찰총장'이라고 불린 총경급 인사가 현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사실이 드러나며 의혹은 증폭됐습니다. 롤러코스터 같은 1년을 보낸 이들의 현재를 짚어봅니다.

'정준영 단톡방' 멤버들, 항소심 곧 시작

이른바 '정준영 단톡방' 멤버, 가수 정준영과 최종훈 씨는 2심 재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정 씨와 최 씨에게 각각 징역 6년과 징역 5년을 선고했습니다.

정 씨는 성관계 동영상을 몰래 촬영해 2015년 말 11차례에 걸쳐 단톡방에 유포한 혐의, 최 씨는 2016년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 등을 받고 있습니다. 정 씨와 최 씨는 모두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습니다. 항소심 첫 공판은 오는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립니다.


경찰·검찰 동시에 조사받는 양현석

양현석 전 YG 총괄 프로듀서에 대한 수사는 두 갈래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승리에게도 적용됐던 해외 원정 도박 혐의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10월 경찰 조사가 마무리돼 검찰로 사건이 송치됐습니다. 검찰은 승리와 양 씨를 함께 수사하고 있는데, 승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만큼 양 씨를 불구속 상태로 기소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가수 비아이(본명 김한빈)의 마약 수사를 무마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조만간 경찰 수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은 조만간 사건을 검찰로 넘길 방침입니다.

'경찰총장' 윤 총경, 재판서 "혐의 대부분 부인"

승리가 친분을 과시했던 '경찰총장' 윤모 총경에 대한 1심 재판은 지난 7일 첫 공판과 함께 시작됐습니다. 윤 씨는 승리와의 연결고리인 정모 옛 큐브스 대표에게서 비상장업체 주식 수천만 원어치를 무상으로 받고 정 씨에 대한 수사를 무마해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앞서 경찰은 윤 총경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2016년 승리가 운영하던 유흥주점이 단속에 걸리자, 관할 경찰서인 강남서에서 단속 내용을 알아내 승리 측에 알려준 혐의입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윤 총경이 정 씨로부터 뇌물성 금품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를 추가로 포착하고 지난해 10월 윤 총경을 구속해 재판에 넘겼습니다.


검·경 다툼에 시사점 주는 '윤 총경 사례'

윤 총경에 대한 수사기관의 행태는 최근 검·경 다툼을 둘러싸고 양측의 입장을 대변하는 사례로 제시되기도 합니다.

경찰의 '제 식구 감싸기' 수사를 우려하는 이들은 경찰의 미흡한 수사를 검찰이 보완해 윤 총경을 구속했다고 말합니다. 현 정부 청와대에서 근무한 총경급 인사를 경찰이 제대로 수사할 수 있었겠냐는 것입니다. 실제로 경찰 수사 과정에서 밝혀지지 않은 알선수재 혐의가 검찰 수사 과정에서 추가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반해, 윤 총경에 대한 검찰의 '무리한 수사'를 지적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윤 총경 측 변호인은 지난 7일 첫 공판에서 "이 사건은 언론 보도를 통해 시작됐는데, 공소사실을 보면 대부분 승리나 유인석(승리의 지인)과는 무관한 혐의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검찰이 윤 총경을 '먼지털기식'으로 수사해 무리하게 구속기소 했다는 주장입니다.

연예인·경찰에서 피고인으로…법원이 밝힐 실체

클럽 '버닝썬'으로 시작된 의혹에 대한 검경 수사는 대부분 마무리됐습니다. 승리와 양현석 씨까지 기소되면, 사건에 연루됐던 인물들은 모두 재판정의 피고인이 됩니다. 유죄냐 무죄냐, 판결은 법원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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