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일자리 통계, ‘악마는 디테일에’

입력 2020.01.16 (07:42) 수정 2020.01.16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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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해설위원

'신은 디테일에 있다.' 한 20세기 대표 건축가가 애용한 속담인데, 겉으론 멋진 건축물이라도, 디테일, 즉, 세부까지 완벽해야 명품이라는 거죠 여기서 유래한 게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입니다. 겉이 아니라 디테일, 즉, 세부 내용 속에 모든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는 뜻이죠? 최근 우리 경제 특히 일자리 통계를 보면서 새삼 이 말이 와 닿는 건 왜일까요?

정부가 어제 내놓은 지난 해 일자리 통계는 겉으론 멋진 건축물입니다.
고용률 22년만의 최고 일자리 30만여명 증가, 특히 8월 이후 가파른 취업자 증가세 등등..부총리가 나서서 "일자리 반등의 해였다"고 자평하고 나설 정도입니다. 그러나 디테일,즉, 세부 내용을 보면 갸우뚱해집니다. 우선 일자리가 어디서 많이 생겼나 했더니 60대 노령층 일자리입니다. 56년만에 최고치입니다. 이를 반영하듯 세금 투입 일자리가 많은보건, 사회복지서비스 분야 일자리 증가세가 두드러집니다. 반면 경제의 허리인 3,40대 일자리는 줄어, 40대 일자리 감소는 28년만에 기록입니다.이를 반영하듯 제조업과 금융, 보험분야 등 양질의 일자리는 줄었습니다. 제조업 일자리는, 산업분류 개편이후 최대 감소 기록입니다. 일하는 시간도 일주일 17시간 이하 초단시간 일자리가 39년만에 최고입니다. 주당 평균치로 봐도 지난 해 보다 일하는 시간이 줄어들었습니다. 자영업의 경우 있는 종업원은 줄이고 종업원 없이 혼자 일하는 경우가늘고 있습니다.

경제는 물론 심리입니다. 정부가 긍정적 부분을 애써 강조하는 것도 이해는 갑니다. 그러나 일자리 통계는 디테일, 즉, 속에 있는 이같은 문제점들을 외면하고 겉만 포장하다가는 '악마'의 건축물이 되고 맙니다. 톡톡히 그 후과를 치를 수 밖에 없는 거죠. 그 피해자는 오롯이 국민입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의 원전은 '신은 디테일에 있다'였죠? 디테일, 즉, 세부 문제점들을 정직하게 인정하고, 대책을 세운다면 우리 일자리 통계도 신뢰받는 '신'의 건축물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미 시작된 새해, 국민으로서 정부에게 이 정도 소박한 기대는해봐도 되지 않을까요? 뉴스 해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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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일자리 통계, ‘악마는 디테일에’
    • 입력 2020-01-16 07:49:33
    • 수정2020-01-16 07:5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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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해설위원

'신은 디테일에 있다.' 한 20세기 대표 건축가가 애용한 속담인데, 겉으론 멋진 건축물이라도, 디테일, 즉, 세부까지 완벽해야 명품이라는 거죠 여기서 유래한 게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입니다. 겉이 아니라 디테일, 즉, 세부 내용 속에 모든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는 뜻이죠? 최근 우리 경제 특히 일자리 통계를 보면서 새삼 이 말이 와 닿는 건 왜일까요?

정부가 어제 내놓은 지난 해 일자리 통계는 겉으론 멋진 건축물입니다.
고용률 22년만의 최고 일자리 30만여명 증가, 특히 8월 이후 가파른 취업자 증가세 등등..부총리가 나서서 "일자리 반등의 해였다"고 자평하고 나설 정도입니다. 그러나 디테일,즉, 세부 내용을 보면 갸우뚱해집니다. 우선 일자리가 어디서 많이 생겼나 했더니 60대 노령층 일자리입니다. 56년만에 최고치입니다. 이를 반영하듯 세금 투입 일자리가 많은보건, 사회복지서비스 분야 일자리 증가세가 두드러집니다. 반면 경제의 허리인 3,40대 일자리는 줄어, 40대 일자리 감소는 28년만에 기록입니다.이를 반영하듯 제조업과 금융, 보험분야 등 양질의 일자리는 줄었습니다. 제조업 일자리는, 산업분류 개편이후 최대 감소 기록입니다. 일하는 시간도 일주일 17시간 이하 초단시간 일자리가 39년만에 최고입니다. 주당 평균치로 봐도 지난 해 보다 일하는 시간이 줄어들었습니다. 자영업의 경우 있는 종업원은 줄이고 종업원 없이 혼자 일하는 경우가늘고 있습니다.

경제는 물론 심리입니다. 정부가 긍정적 부분을 애써 강조하는 것도 이해는 갑니다. 그러나 일자리 통계는 디테일, 즉, 속에 있는 이같은 문제점들을 외면하고 겉만 포장하다가는 '악마'의 건축물이 되고 맙니다. 톡톡히 그 후과를 치를 수 밖에 없는 거죠. 그 피해자는 오롯이 국민입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의 원전은 '신은 디테일에 있다'였죠? 디테일, 즉, 세부 문제점들을 정직하게 인정하고, 대책을 세운다면 우리 일자리 통계도 신뢰받는 '신'의 건축물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미 시작된 새해, 국민으로서 정부에게 이 정도 소박한 기대는해봐도 되지 않을까요? 뉴스 해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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