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고된 훈련·식단 조절…‘구조견’이 만들어지기까지

입력 2020.01.16 (08:33) 수정 2020.01.1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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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재난, 실종 등 각종 사고 현장마다 빠지지 않고 나타나는 이들이 있습니다.

119 대원들과 함께 나타나는 이 정체, 바로 '인명구조견'입니다.

아무나 구조견이 되는게 아니고 2년 간 고된 훈련을 통과해야 비로소 현장에 투입된다고 하는데요,

뛰어난 감각으로 현장을 누비는 구조견들의 활약상, 지금 바로 만나보시죠.

[리포트]

바위와 나무로 둘러싸인 높고 가파른 산악지대.

구조견 한 마리가 재빠르게 수색하더니 금세 부상자를 찾아냅니다.

["괜찮으세요, 어르신?”]

또 다른 구조견은 깜깜한 밤 산 속에서 실종된 노인을 발견했습니다.

사건, 사고 현장에서 생존자를 찾기 위해 어김없이 나타나는 또 하나의 119구조대원, 바로 '인명구조견'입니다.

올해 활약을 펼칠 인명구조견은 전국에 모두 28마리.

인명구조견들이 각종 재난 현장을 누비는 임무를 맡기까진 무려 2년의 고된 훈련을 거칩니다.

어떤 훈련을 받을까요.

인명구조견 사관학교라 불리는 훈련센터를 찾았습니다.

이 훈련센터에선 생후 6개월부터 13개월 사이에 입소한 훈련견들이 17가지 종목의 훈련을 받고 있는데요.

훈련을 모두 통과해야 구조견이 될 수 있습니다.

[“서.”]

[“기다려.”]

훈련사의 지시에 꿈쩍 않고 기다리는 모습, 복종 훈련과정입니다.

특히 인명구조견의 경우 목줄을 하지 않고 수색 활동에 투입되기 때문에 훈련사와의 교감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합니다.

[김영웅/중앙119구조본부 국가인명구조견센터 핸들러 : "효율적인 수색을 하기 위해서 멀리 떨어진 상태에서 구조견에게 명령을 해야 됩니다. 그래서 항상 이렇게 일상훈련을 하면서 명령을 하면 핸들러의 말을 잘 따를 수 있도록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복종훈련 외에도 각종 장애물 훈련 등 난이도 높은 훈련들이 매일 반복되는데요.

이런 강도 높은 훈련 덕분에 현장에서 갖가지 장애물을 극복하는 활약이 펼쳐지는 겁니다.

["옳지 옳지 ~"]

[김영웅/중앙119구조본부 국가인명구조견센터 핸들러 : "일반 개들은 자기가 안정적인 상황에서 벗어나는 걸 어려워하기 때문에 이런 흔들다리 징검다리 같은 경우는 극복하기 어려운 면이 있는데 구조견들은 1년여 간의 훈련과정을 거쳐서 이런 지형도 쉽게 극복할 수 있도록 훈련받았습니다."]

올라가기 조차 쉽지 않은 산악지대에서의 훈련은 반복될 수밖에 없는데요.

눈앞에서 사라지는가 싶더니, 잠시 뒤, 짖는 소리로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 구조견.

["멍멍멍멍멍!"]

실종자를 찾아냈다는 신호입니다.

사람보다 1만 배 이상 뛰어난 후각과 50배 이상 뛰어난 청각을 가진 덕분입니다.

실제 구조대원들이 찾지 못한 실종자들을 인명구조견이 발견한 사례는 숱하게 많습니다.

지금 보시는 벨지안 마리노이즈견인 '우정이' 역시 지난해 9월 충북 청주의 한 산에서 이틀째 실종상태였던 62살 여성을 구조해냈습니다.

[김영웅/중앙119구조본부 국가인명구조견센터 핸들러 : "불과 (구조대원들이) 수색한 곳 400미터 이내에서 그 할머니가 발견됐습니다. 사람 눈으로 잘 보이지 않는 곳이었지만 정말 가까운 곳에서 생존자를 발견한 사례입니다."]

사람이 직접 볼 수 없는 곳에서 인명구조견의 활약은 더욱 빛이 납니다.

건물붕괴 사고에 투입을 대비한 모의 훈련 모습입니다.

["찾아!"]

우정이가 생존자를 찾는데 걸리는 시간은,

["멍멍멍멍!!!!"]

고작 1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김영웅/중앙119구조본부 국가인명구조견센터 핸들러 : "인간은 시각에 의존해서 수색을 하지만 구조견은 후각을 이용해서 수색을 하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붕괴지 내부라든지 그런 곳에서 올라오는 냄새를 찾아서 지역을 특정할 수 있습니다."]

2년의 고된 훈련을 거쳐 구조견으로 투입되지만, 구조견이 되어서도 다 끝이 난 게 아닙니다.

언제든 출동해야 하기 때문에 하루 한 끼 식사만 한다고 하는데요.

[김상진/중앙119구조본부 국가인명구조견센터 훈련관 : "배가 꽉 차 있는 상태에서 출동 나가서 활동을 하다가 위장이 한 번 꼬이면 굉장히 위험하고 심한 경우에는 죽을 수도 있기 때문에 항상 언제 출동할지 모르는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 속을 비워놨다가 일과가 끝나면 한 번 급식을 하게 되는데요."]

대신 한 번 먹을 때 일반 개보다 양도 2-3배 많은 고단백 사료를 먹는다고 합니다.

지난 1998년 구조견이 최초 도입된 후 지난 2011년 국가 차원의 구조견이 양성되기까지.

구조견들은 훈련사와 함께 고된 시간을 거쳐 여기까지 왔습니다.

모두의 노력 끝에 구조견은 지난 11년 간 200명이 넘는 생존자를 찾아냈습니다.

[김남순/인명구조견 훈련관 : "현재 소방청에는 전국에 28마리 구조견이 배치돼서 현장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2019년에 출동을 가서 총 44명의 소중한생명을 구조했고요."]

이렇게 만들어진 구조견이 현장에 투입된 시간은 6년 남짓.

최근 전국의 소방본부에서는 수년 간 맹활약한 인명구조견들의 은퇴식이 열렸습니다.

[오제환/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특수대응단장 : "여기 모인 우리 모두가 다 같이 아쉽지만 축하해주고 남은 생을 좋은 분 만나서 같이 행복하게 살기를 바랍니다."]

7년 동안 280여 차례 출동하며 3명의 목숨까지 구한 대담이는 구조견의 자리에서 내려왔습니다.

또 6년 동안 21명의 목숨을 구한 구조견, 맥과 모란이도 자리를 내주고 그 자리엔 새 구조견으로 탄생한 태양이와 태주가 임무를 이어받았습니다.

["어이, 옳지."]

[신준용/서울소방특수구조단 소방교 : "다 잘합니다. 복종부터 해서 산악이면 산악, 재난이면 재난 모든 걸 다 할 수 있는 개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의 119구조대원으로 자리잡은 인명 구조견.

다치지 않고 우리 곁에서 오래, 오래 큰 활약을 해주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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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고된 훈련·식단 조절…‘구조견’이 만들어지기까지
    • 입력 2020-01-16 08:33:49
    • 수정2020-01-16 09: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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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재난, 실종 등 각종 사고 현장마다 빠지지 않고 나타나는 이들이 있습니다.

119 대원들과 함께 나타나는 이 정체, 바로 '인명구조견'입니다.

아무나 구조견이 되는게 아니고 2년 간 고된 훈련을 통과해야 비로소 현장에 투입된다고 하는데요,

뛰어난 감각으로 현장을 누비는 구조견들의 활약상, 지금 바로 만나보시죠.

[리포트]

바위와 나무로 둘러싸인 높고 가파른 산악지대.

구조견 한 마리가 재빠르게 수색하더니 금세 부상자를 찾아냅니다.

["괜찮으세요, 어르신?”]

또 다른 구조견은 깜깜한 밤 산 속에서 실종된 노인을 발견했습니다.

사건, 사고 현장에서 생존자를 찾기 위해 어김없이 나타나는 또 하나의 119구조대원, 바로 '인명구조견'입니다.

올해 활약을 펼칠 인명구조견은 전국에 모두 28마리.

인명구조견들이 각종 재난 현장을 누비는 임무를 맡기까진 무려 2년의 고된 훈련을 거칩니다.

어떤 훈련을 받을까요.

인명구조견 사관학교라 불리는 훈련센터를 찾았습니다.

이 훈련센터에선 생후 6개월부터 13개월 사이에 입소한 훈련견들이 17가지 종목의 훈련을 받고 있는데요.

훈련을 모두 통과해야 구조견이 될 수 있습니다.

[“서.”]

[“기다려.”]

훈련사의 지시에 꿈쩍 않고 기다리는 모습, 복종 훈련과정입니다.

특히 인명구조견의 경우 목줄을 하지 않고 수색 활동에 투입되기 때문에 훈련사와의 교감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합니다.

[김영웅/중앙119구조본부 국가인명구조견센터 핸들러 : "효율적인 수색을 하기 위해서 멀리 떨어진 상태에서 구조견에게 명령을 해야 됩니다. 그래서 항상 이렇게 일상훈련을 하면서 명령을 하면 핸들러의 말을 잘 따를 수 있도록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복종훈련 외에도 각종 장애물 훈련 등 난이도 높은 훈련들이 매일 반복되는데요.

이런 강도 높은 훈련 덕분에 현장에서 갖가지 장애물을 극복하는 활약이 펼쳐지는 겁니다.

["옳지 옳지 ~"]

[김영웅/중앙119구조본부 국가인명구조견센터 핸들러 : "일반 개들은 자기가 안정적인 상황에서 벗어나는 걸 어려워하기 때문에 이런 흔들다리 징검다리 같은 경우는 극복하기 어려운 면이 있는데 구조견들은 1년여 간의 훈련과정을 거쳐서 이런 지형도 쉽게 극복할 수 있도록 훈련받았습니다."]

올라가기 조차 쉽지 않은 산악지대에서의 훈련은 반복될 수밖에 없는데요.

눈앞에서 사라지는가 싶더니, 잠시 뒤, 짖는 소리로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 구조견.

["멍멍멍멍멍!"]

실종자를 찾아냈다는 신호입니다.

사람보다 1만 배 이상 뛰어난 후각과 50배 이상 뛰어난 청각을 가진 덕분입니다.

실제 구조대원들이 찾지 못한 실종자들을 인명구조견이 발견한 사례는 숱하게 많습니다.

지금 보시는 벨지안 마리노이즈견인 '우정이' 역시 지난해 9월 충북 청주의 한 산에서 이틀째 실종상태였던 62살 여성을 구조해냈습니다.

[김영웅/중앙119구조본부 국가인명구조견센터 핸들러 : "불과 (구조대원들이) 수색한 곳 400미터 이내에서 그 할머니가 발견됐습니다. 사람 눈으로 잘 보이지 않는 곳이었지만 정말 가까운 곳에서 생존자를 발견한 사례입니다."]

사람이 직접 볼 수 없는 곳에서 인명구조견의 활약은 더욱 빛이 납니다.

건물붕괴 사고에 투입을 대비한 모의 훈련 모습입니다.

["찾아!"]

우정이가 생존자를 찾는데 걸리는 시간은,

["멍멍멍멍!!!!"]

고작 1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김영웅/중앙119구조본부 국가인명구조견센터 핸들러 : "인간은 시각에 의존해서 수색을 하지만 구조견은 후각을 이용해서 수색을 하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붕괴지 내부라든지 그런 곳에서 올라오는 냄새를 찾아서 지역을 특정할 수 있습니다."]

2년의 고된 훈련을 거쳐 구조견으로 투입되지만, 구조견이 되어서도 다 끝이 난 게 아닙니다.

언제든 출동해야 하기 때문에 하루 한 끼 식사만 한다고 하는데요.

[김상진/중앙119구조본부 국가인명구조견센터 훈련관 : "배가 꽉 차 있는 상태에서 출동 나가서 활동을 하다가 위장이 한 번 꼬이면 굉장히 위험하고 심한 경우에는 죽을 수도 있기 때문에 항상 언제 출동할지 모르는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 속을 비워놨다가 일과가 끝나면 한 번 급식을 하게 되는데요."]

대신 한 번 먹을 때 일반 개보다 양도 2-3배 많은 고단백 사료를 먹는다고 합니다.

지난 1998년 구조견이 최초 도입된 후 지난 2011년 국가 차원의 구조견이 양성되기까지.

구조견들은 훈련사와 함께 고된 시간을 거쳐 여기까지 왔습니다.

모두의 노력 끝에 구조견은 지난 11년 간 200명이 넘는 생존자를 찾아냈습니다.

[김남순/인명구조견 훈련관 : "현재 소방청에는 전국에 28마리 구조견이 배치돼서 현장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2019년에 출동을 가서 총 44명의 소중한생명을 구조했고요."]

이렇게 만들어진 구조견이 현장에 투입된 시간은 6년 남짓.

최근 전국의 소방본부에서는 수년 간 맹활약한 인명구조견들의 은퇴식이 열렸습니다.

[오제환/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특수대응단장 : "여기 모인 우리 모두가 다 같이 아쉽지만 축하해주고 남은 생을 좋은 분 만나서 같이 행복하게 살기를 바랍니다."]

7년 동안 280여 차례 출동하며 3명의 목숨까지 구한 대담이는 구조견의 자리에서 내려왔습니다.

또 6년 동안 21명의 목숨을 구한 구조견, 맥과 모란이도 자리를 내주고 그 자리엔 새 구조견으로 탄생한 태양이와 태주가 임무를 이어받았습니다.

["어이, 옳지."]

[신준용/서울소방특수구조단 소방교 : "다 잘합니다. 복종부터 해서 산악이면 산악, 재난이면 재난 모든 걸 다 할 수 있는 개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의 119구조대원으로 자리잡은 인명 구조견.

다치지 않고 우리 곁에서 오래, 오래 큰 활약을 해주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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