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병상·헬기 두고 대립…외상센터 ‘10년 갈등’ 폭발

입력 2020.01.16 (21:30) 수정 2020.01.21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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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들이 이국종 외상센터장에게 욕설을 해 논란을 빚은 유희석 의료원장에게 사과와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욕설 파문으로 드러난 이국종 교수와 병원 측의 갈등은 10년 가까이 지속돼 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갈등의 본질이 뭔지 오현태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아주의대 교수회는 성명서에서 유희석 의료원장의 욕설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교수회는 "언어폭력은 직장 내 괴롭힘의 전형적인 예"라며 "괴롭힘을 막아야 하는 최고경영자가 가해 당사자라는 데 자괴감을 느낀다"고 밝혔습니다.

교수회는 유 원장의 행동을 묵과할 수 없다며, 유 원장의 사과와 사퇴, 직장 내 괴롭힘 예방 시스템 마련 등을 요구했습니다.

교수회의 성명은 욕설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이번 사태의 본질은 외상센터의 인력과 병상, 닥터헬기 등을 두고 10년 가까이 쌓인 갈등입니다.

이국종 교수는 정부에서 사람을 더 뽑으라고 준 예산을 병원이 기존 인력 인건비로 썼고, 병상이 있으면서도 내주지 않았다는 입장입니다.

소음 등의 민원을 핑계로 닥터헬기 운영에도 비협조적이었다고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국종/교수/지난해 10월/경기도 국정감사 : "중증외상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굉장히 중요한 일이니까 그걸 잘 실행해야 하는 일선 의료기관에서 그런 것들을 잘, 핵심 가치를 이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처음에는 그래도 어떻게든지 해 보려고 여태까지 노력을 많이 해 왔었는데, 요즈음에는 여기까지가 한국 사회에서 할 수 있는 한계라고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병원 측은 이미 법적 기준보다 많은 인력을 쓰고 있어서 새 지원금을 기존 인력의 인건비로 쓴 건 보건복지부에서도 문제 삼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병상은 지난해 리모델링 때문에 잠시 부족했던 것이고, 닥터헬기는 민원이 많아 회의 때 딱 한 번 언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병원 측 해명을 접한 이 교수는 일부 언론에 그따위 거짓말을 하느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습니다.

해군 훈련에서 돌아온 이 교수는 병원에 나오진 않고 있고, 병원 측은 다음 주쯤 공식 입장을 내는걸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오현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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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력·병상·헬기 두고 대립…외상센터 ‘10년 갈등’ 폭발
    • 입력 2020-01-16 21:32:28
    • 수정2020-01-21 13:2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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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들이 이국종 외상센터장에게 욕설을 해 논란을 빚은 유희석 의료원장에게 사과와 사퇴를 요구했습니다.

욕설 파문으로 드러난 이국종 교수와 병원 측의 갈등은 10년 가까이 지속돼 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갈등의 본질이 뭔지 오현태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아주의대 교수회는 성명서에서 유희석 의료원장의 욕설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교수회는 "언어폭력은 직장 내 괴롭힘의 전형적인 예"라며 "괴롭힘을 막아야 하는 최고경영자가 가해 당사자라는 데 자괴감을 느낀다"고 밝혔습니다.

교수회는 유 원장의 행동을 묵과할 수 없다며, 유 원장의 사과와 사퇴, 직장 내 괴롭힘 예방 시스템 마련 등을 요구했습니다.

교수회의 성명은 욕설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이번 사태의 본질은 외상센터의 인력과 병상, 닥터헬기 등을 두고 10년 가까이 쌓인 갈등입니다.

이국종 교수는 정부에서 사람을 더 뽑으라고 준 예산을 병원이 기존 인력 인건비로 썼고, 병상이 있으면서도 내주지 않았다는 입장입니다.

소음 등의 민원을 핑계로 닥터헬기 운영에도 비협조적이었다고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국종/교수/지난해 10월/경기도 국정감사 : "중증외상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굉장히 중요한 일이니까 그걸 잘 실행해야 하는 일선 의료기관에서 그런 것들을 잘, 핵심 가치를 이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처음에는 그래도 어떻게든지 해 보려고 여태까지 노력을 많이 해 왔었는데, 요즈음에는 여기까지가 한국 사회에서 할 수 있는 한계라고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병원 측은 이미 법적 기준보다 많은 인력을 쓰고 있어서 새 지원금을 기존 인력의 인건비로 쓴 건 보건복지부에서도 문제 삼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병상은 지난해 리모델링 때문에 잠시 부족했던 것이고, 닥터헬기는 민원이 많아 회의 때 딱 한 번 언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병원 측 해명을 접한 이 교수는 일부 언론에 그따위 거짓말을 하느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습니다.

해군 훈련에서 돌아온 이 교수는 병원에 나오진 않고 있고, 병원 측은 다음 주쯤 공식 입장을 내는걸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오현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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