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대진단④>안심벨·안심귀갓길…경남 여성 안전 구멍

입력 2020.01.16 (17:20) 수정 2020.01.17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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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공중화장실에서 일어나는
강력 범죄가 늘면서
지자체가 경찰과 바로 연결되는
이른바 '안심벨'을
경남 곳곳에 설치하고 있는데요.
제 기능을 다 하고 있을까요?

경남 안전대진단,
오늘은 공중화장실 안전과
여성 안심 귀갓길 문제를
김효경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도심 한복판 공중화장실에서
처음 본 20대 여성을 무참히 살해한
'강남역 화장실 살인사건'.

공중화장실에서 일어나는 범죄가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이 사건 뒤
공중화장실을 중심으로
안심벨이 설치되기 시작했습니다.

벨을 누르면 경고음이 울리고,

경찰 112상황실에 자동으로 연결됩니다.

[녹취]112 상황실
"용호주민운동장 비상벨 확인되구요, (통화) 감도도 괜찮습니다."

안심벨은 제대로 작동할까.

등산로 입구에 있는
한 공중화장실을 찾아가 봤습니다.

위급 상황 때 이 버튼을 누르면
경찰이 현장에 출동합니다.
실제로 눌러봤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제대로 작동됐다면
통화가 연결돼야 하는 112상황실.

[녹취]112 상황실
"지금 저희 112상황실에는 아직까지 연결이 안되고 있는데요. 계속해서 누르시고 계시는데 이쪽으로 지금 연결이 안되고 있거든요. 경찰이 가보도록 할게요."

비가 오면 오작동이 잦아
수리를 요청했지만,
강풍으로 또 고장이 났다고 합니다.

애초부터 모든 비상벨이
경찰과 연결되는 것도 아닙니다.

경남의 공중화장실에 설치된
비상벨 5천 200여 개 가운데
아예 경찰 자동신고
기능이 없는 건 무려 40%,
경고음만 울리는 수준입니다.

통신망을 이용해 경찰과 바로 연결되는
비상벨의 설치비는 200여만 원.

경고음만 울리는 벨보다
설치비가 5배 넘게 높습니다.

일부 지자체가 예산 문제를 이유로
경고음만 울리고마는
무용지물 안심벨을 달아 놓은 겁니다.

[인터뷰]공원 이용 주민 (음성 변조)
"안되면 안되 죠, 되지도 않는 걸 비싼 돈 들여서 왜 했지, 하려면 좀 확실하게 안 하고. 무용지물이니까, 그러면 안 되죠 황당하지."

비상벨 작동 여부에 대한 점검도
도입 3년 동안
한 차례 정도에 그쳤습니다.

[인터뷰]이은주/ 창원시청 환경위생과 환경미화 담당 계장
"작동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저희가 또 경찰서하고 협의가 되어야 할 거 같습니다."

경찰이 지정하는
여성 안심 귀갓길도 문제입니다.

지난해 경남에서
우범지역을 중심으로 지정된
여성 안심 귀갓길은 모두 188곳.

하지만, 올해 98곳으로
절반 정도 줄었습니다.

이곳은 2016년
여성 안심 귀갓길로 지정된 곳입니다.
여전히 가로등이 부족하고 어두운데요,
하지만 여성 안심 귀갓길 지정은 해제됐습니다.

허술한 안심 귀갓길에 대한
지적도 나왔지만,
경찰이 시설을 보완하기는커녕
안심 귀갓길을 더 줄인 겁니다.

취약시간대 순찰마저 줄었습니다.

[녹취]경찰 관계자(음성변조)
"우선적으로 관리가 필요한 곳 중심으로 재지정했고, (기존 188곳에서) 98개소로 줄었지만…."

여성가족부가 지정한
경남의 여성친화도시는
18개 시·군 가운데
양산과 김해시 단 두 곳,
전국 최하위수준입니다.
KBS 뉴스 김효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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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전대진단④>안심벨·안심귀갓길…경남 여성 안전 구멍
    • 입력 2020-01-17 02:57:46
    • 수정2020-01-17 08:58:33
    뉴스9(창원)
[앵커멘트] 공중화장실에서 일어나는 강력 범죄가 늘면서 지자체가 경찰과 바로 연결되는 이른바 '안심벨'을 경남 곳곳에 설치하고 있는데요. 제 기능을 다 하고 있을까요? 경남 안전대진단, 오늘은 공중화장실 안전과 여성 안심 귀갓길 문제를 김효경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도심 한복판 공중화장실에서 처음 본 20대 여성을 무참히 살해한 '강남역 화장실 살인사건'. 공중화장실에서 일어나는 범죄가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이 사건 뒤 공중화장실을 중심으로 안심벨이 설치되기 시작했습니다. 벨을 누르면 경고음이 울리고, 경찰 112상황실에 자동으로 연결됩니다. [녹취]112 상황실 "용호주민운동장 비상벨 확인되구요, (통화) 감도도 괜찮습니다." 안심벨은 제대로 작동할까. 등산로 입구에 있는 한 공중화장실을 찾아가 봤습니다. 위급 상황 때 이 버튼을 누르면 경찰이 현장에 출동합니다. 실제로 눌러봤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제대로 작동됐다면 통화가 연결돼야 하는 112상황실. [녹취]112 상황실 "지금 저희 112상황실에는 아직까지 연결이 안되고 있는데요. 계속해서 누르시고 계시는데 이쪽으로 지금 연결이 안되고 있거든요. 경찰이 가보도록 할게요." 비가 오면 오작동이 잦아 수리를 요청했지만, 강풍으로 또 고장이 났다고 합니다. 애초부터 모든 비상벨이 경찰과 연결되는 것도 아닙니다. 경남의 공중화장실에 설치된 비상벨 5천 200여 개 가운데 아예 경찰 자동신고 기능이 없는 건 무려 40%, 경고음만 울리는 수준입니다. 통신망을 이용해 경찰과 바로 연결되는 비상벨의 설치비는 200여만 원. 경고음만 울리는 벨보다 설치비가 5배 넘게 높습니다. 일부 지자체가 예산 문제를 이유로 경고음만 울리고마는 무용지물 안심벨을 달아 놓은 겁니다. [인터뷰]공원 이용 주민 (음성 변조) "안되면 안되 죠, 되지도 않는 걸 비싼 돈 들여서 왜 했지, 하려면 좀 확실하게 안 하고. 무용지물이니까, 그러면 안 되죠 황당하지." 비상벨 작동 여부에 대한 점검도 도입 3년 동안 한 차례 정도에 그쳤습니다. [인터뷰]이은주/ 창원시청 환경위생과 환경미화 담당 계장 "작동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저희가 또 경찰서하고 협의가 되어야 할 거 같습니다." 경찰이 지정하는 여성 안심 귀갓길도 문제입니다. 지난해 경남에서 우범지역을 중심으로 지정된 여성 안심 귀갓길은 모두 188곳. 하지만, 올해 98곳으로 절반 정도 줄었습니다. 이곳은 2016년 여성 안심 귀갓길로 지정된 곳입니다. 여전히 가로등이 부족하고 어두운데요, 하지만 여성 안심 귀갓길 지정은 해제됐습니다. 허술한 안심 귀갓길에 대한 지적도 나왔지만, 경찰이 시설을 보완하기는커녕 안심 귀갓길을 더 줄인 겁니다. 취약시간대 순찰마저 줄었습니다. [녹취]경찰 관계자(음성변조) "우선적으로 관리가 필요한 곳 중심으로 재지정했고, (기존 188곳에서) 98개소로 줄었지만…." 여성가족부가 지정한 경남의 여성친화도시는 18개 시·군 가운데 양산과 김해시 단 두 곳, 전국 최하위수준입니다. KBS 뉴스 김효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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