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北 개별 관광’ 모색…돌파구 되나?

입력 2020.01.18 (07:49) 수정 2020.01.18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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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국현호입니다.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

전주리입니다.

오늘 주요 소식부터 보시겠습니다.

자력갱생에 기반한 정면돌파전을 선언한 북한이 관광산업을 적극 추진하는 모양새입니다.

마식령 스키장과 양덕 온천 등 김정은 시대 새로 건립한 관광지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또 유럽인을 겨냥한 관광 상품 판매도 예고했는데요.

정부도 꽉 막힌 남북 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해 북한 개별 관광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산가족의 개별 방문을 절차를 간소화하고, 또 이산가족의 개별 방문도 추진하겠다는 계획인데, 역시 가장 큰 문제는 북한의 호응 여부입니다.

이번 주 이슈 앤 한반도는 북한 관광 중심으로 짚어봅니다.

정은지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눈밭을 가르며 내려오는 사람들. 옆으로는 리프트도 보입니다.

지난 8일 김정은 위원장 생일에 맞춰 공식 개장한 마식령 스키장입니다.

북한 국가관광총국은 때맞춰 유럽인들을 겨냥해 3월부터 이용이 가능한 스키 관광 상품을 내놨습니다.

평양과 개성, 묘향산 관광을연계한 상품으로 영국과 스위스, 독일 등 유럽 여행사와 함께 관광객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2월에는 증기기관차 관광 상품도 내놓을 예정인데, 중국을 넘어 유럽 관광객들도 본격 유치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지난 10일 개장한 양덕 온천문화휴양지 홍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현금희/양덕온천문화휴양지 안내원 : "이제 손님들은 다기능화된 양덕 온천문화휴양지에서 온천욕을 비롯한 여러 가지 치료와 휴식을 배합한 다양한 봉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휴양지를 찾는 손님들의 편의를 위해 평양에서 온정으로 가는 여객열차도 운행을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주민 : "우리 자식들이 한번 가보라고 해서 노친네하고 같이 이렇게 길을 떠나게 되였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추진하는 3대 핵심 관광지 중 하나인 양덕 온천휴양지는 총 면적만 166만 여 제곱미터.

실내외 온천은 물론 스키장과 승마공원, 스크린 골프장도 갖추고 있습니다.

대북제재로 외화벌이 창구가 막힌 북한이 제재 대상이 아닌 관광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입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어떻게 보면 양덕온천장은 자력갱생의 상징이에요. 제재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전혀 위축되지 않고 우리 인민들은 복지를 향유하고 있다. 이걸 보여주려고 하는 목적이 강한 거고요. 북한 주민들에게 관광을 홍보하는 효과도 겨냥한 것 같아요. 결국은 양덕온천장이든 삼지연이든 원산갈마지구든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해서 관광수입을 극대화해서 재정을 확충시키는 게 북한지도부의 목표라고 볼 수 있는 거예요."]

북한은 지난 5일 평양을 시작으로 대규모 궐기대회를 전국적으로 잇따라 여는 등 주민들에게 연일 정면돌파전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또 각 도 별로 대규모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열고 지난해 말 열린 전원회의 결정사항을 달성하기 위한 내부 단속도 이어가고 있는데요.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열린 건 김정은 위원장 시대는 물론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기에도 없던 일인데, 그만큼 북한 당국이 현 정세를 엄중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북한이 최근 공개한 새 기록영화입니다.

지난해 있었던 김정은 위원장의 주요 치적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의 하노이 정상회담은 물론 판문점에서의 깜짝 회동도 담겼는데 이례적으로 영상이 아닌 사진으로만 처리됐습니다.

시종일관 무언가를 설명하는 듯한 김 위원장의 모습과는 달리 고개를 푹 숙이고, 김 위원장의 말을 경청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도 눈길을 끕니다.

영화는 판문점 회동 당시 공개되지 않았던 김 위원장의 발언도 뒤늦게 소개했습니다.

[조선중앙TV : "제재에도 해제에도 우리는 관심이 없으며 이제 더는 여기에 집착하지 않을 것 이다. 오직 우리의 힘으로 부흥의 앞길을열어갈 것이다”라고 엄숙히 천명하셨습니다."]

자력갱생을 통한 정면돌파를 선언했듯 미국의 압박에 쉽게 굴하지 않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지난 11일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고문은 담화에서 북미 두 정상의 친분관계가 나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정상 간 친분 때문에 대화에 나서진 않을 것이라며, 북미 대화는 미국이 북한의 요구사항을 전적으로 수용해야 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남측에 대한 태도도 냉담했습니다.

[정의용/청와대 국가안보실장/1월 10일 : "김정은 위원장 생일에 대한 덕담을 하면서 그 메시지를 우리 문 대통령께서 김정은 위원장께 꼭 좀 전달해 줬으면 좋겠다, 이렇게 당부를 하셨고...제가 알기로는 아마 어제 적절한 방법으로 북측에 그러한 메시지가 전달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의 생일 축하 인사는 남측이 긴급통지문을 보내기 전 미국 대통령 친서로 직접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남측이 북미 관계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보려는 미련이 남아있는 것 같다며 북미 사이에 끼어드는 것은 주제넘은 일이라고 비난했습니다.

하지만 김계관 고문이 북미 대화 가능성이 없다고 경고하면서도 북한 요구를 전적으로 수용하면 대화가 가능하다고 지적한 것은 대화 방법을 알려준 북한식 화법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남측을 향한 비난도 남북 관계 개선 노력 자체를 경멸한 것이 아니라 우리 정부가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데 집중해 달라는 메시지를 거칠게 표현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북한의 주장이나 선언은 뒤집어 봐야 돼요. 사실은 뒤집어 봐야 저 사람들의 진심을 알 수 있고 속내를 알 수 있는 거예요. 미국하고 상종 안한다면 굳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연말시한을 앞두고 북한의 다양한 고위간부들이 계속 메시지를 냈잖아요. 뭐하러 그렇게 내겠어요. 우리를 제발 주목해달라 우리의 관심사항을 좀 더 고려해 달라 그런 메시지 거든요."]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시간과 내용상으로 볼 때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제안 신년사 이에 대해서 반대의 입장으로 볼 수 있지만 김계관 고문을 내세웠단 측면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직접적인 반대보다도 오히려 남측의 독자성 대미 의존에게 탈피한다면 언제든지 대화할 수 있다는 그런 간접적인 메시지도 담긴 것으로 분석 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미 대화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남북 관계에서도 할 수 있는 건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필요한 경우 대북 제재를 일부 면제하거나, 예외 조치를 인정받겠다고 밝혔는데 이 부분에 대해선 내외신 기자들의 질문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폴라행콕 CNN NBC 방송국의 김성희 기자고요."]

["로이터의 케빈 크로릭키 기자입니다. 북한과의 관계를 더욱더 증진하기 위해서 일부 분야에 있어서는 제재를 완화할 수 있는 것인가요?"]

[문재인 대통령/신년 기자회견/1월 14일 : "대북제재는 이 대북제재 자체가 목표가 아닙니다. 북한이 비핵화에 있어서 말하자면 뭔가 실질적인 조치를 취한다면 당연히 미국이나 국제사회도 그에 대한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되고 그 상응하는 조치 속에는 대북제재의 완화도 포함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개별관광 추진 의사도 밝혔는데 이를 계기로 정부의 후속 움직임도 빨라지는 분위깁니다.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방미 기간 미국 측과 북한 개별관광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도훈/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 "안보리 제재 자체에 의해서 그게(개별 관광) 금지돼있는 것은 아닙니다. 허심탄회하게 서로 간에 입장을 얘기하고 상대의 이해를 구하는 게 제일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폼페이오 장관에게 개별 관광 문제를 포함한 남북협력 구상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강경화/외교부 장관 : "미북 관계 개선에 대한 북미대화가 지금 진전이 안 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남북이 할 수 있는 부분에 있어서, 남북의 대화가 됨으로 해서, 북한 인게이지먼트 모멘텀(관여의 동력)을 살려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정부는 이산가족 개별 방문부터 시작해 본격적인 개별 관광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구상입니다.

북한 당국이 발행한 비자만 있어도 중국 등 제3국을 통해 북한 관광을 허용하는 방안, 또, 우리 국민의 북한 방문을 금지한 5.24 조치의 완화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대 관건은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남북 협력의 문을 차단한 북한의 호응과 대북제재 공조를 강조하는 미국과의 협의입니다.

정부의 개별관광 추진에 대해 미 국무부는 한미의 단합된 대응이라는 원칙론을 강조했고,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제재를 유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 다루는 것이 낫다며 견제성 발언을 내놨습니다.

[이상민/통일부 대변인/1월 17일 : "대북정책은 대한민국의 주권에 해당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북한에 대화를 제의하면서도 제재의 고삐는 계속 쥐고 가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재무부는 북한에 대해 제재 수위를 더 높이는 조치를 발표했는데요.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미국은 북한의 안보 위험이 아니라며 북한의 협상 테이블 복귀도 촉구했습니다.

지난 14일 미 재무부가 해외 인력 송출을 돕는 북한 남강 무역회사와 중국 내 숙박시설인 베이징 숙박소를 제재 대상에 올렸습니다.

앞서 유엔안보리가 북한 해외노동자를 지난해 12월 22일까지 북으로 송환해야 한다고 결의했는데, 이를 어기고 있다는 겁니다.

미 재무부는 이번 조치가 대북제재 이행에 대한 미국과 유엔의 계속된 의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미국이 북한의 안보 위험이 아니라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올바른 결정을 내리길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폼페이오/미국 국무장관 : "북한이 보유한 무기체계가 진정한 위험입니다. 미국은 북한의 안보 위험이 아닙니다. 우리는 북한을 위해 밝은 미래를 원합니다."]

미 재무부와 국무부의 상반된 행보는 압박과 대화, 투트랙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앞서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 인사들과 접촉해 지난해 10월 초 마지막으로 이뤄진 협상을 스톡홀름에서 계속하고 싶다는 의사를 북측에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미국은 지금은 우리가 대화 또는 협상을 통해 문제 해결을 원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겁니다. 이 메시지 자체가 북한 의 추가 도발을 막는데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고 결국 자신들의 진정성을 강조함으로 인해서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걸로도 봐야 되거든요."]

정부가 남북 관계는 우리의 문제라며 남북 관계 개선에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남북이 북미보다 먼저 나갈 수 있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 그리고 북한 개별관광 추진 의사에 북한과 미국의 태도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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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北 개별 관광’ 모색…돌파구 되나?
    • 입력 2020-01-18 08:04:11
    • 수정2020-01-18 08:36:05
    남북의 창
[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국현호입니다.

남북의 창 시작합니다.

안녕하세요.

전주리입니다.

오늘 주요 소식부터 보시겠습니다.

자력갱생에 기반한 정면돌파전을 선언한 북한이 관광산업을 적극 추진하는 모양새입니다.

마식령 스키장과 양덕 온천 등 김정은 시대 새로 건립한 관광지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또 유럽인을 겨냥한 관광 상품 판매도 예고했는데요.

정부도 꽉 막힌 남북 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해 북한 개별 관광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산가족의 개별 방문을 절차를 간소화하고, 또 이산가족의 개별 방문도 추진하겠다는 계획인데, 역시 가장 큰 문제는 북한의 호응 여부입니다.

이번 주 이슈 앤 한반도는 북한 관광 중심으로 짚어봅니다.

정은지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눈밭을 가르며 내려오는 사람들. 옆으로는 리프트도 보입니다.

지난 8일 김정은 위원장 생일에 맞춰 공식 개장한 마식령 스키장입니다.

북한 국가관광총국은 때맞춰 유럽인들을 겨냥해 3월부터 이용이 가능한 스키 관광 상품을 내놨습니다.

평양과 개성, 묘향산 관광을연계한 상품으로 영국과 스위스, 독일 등 유럽 여행사와 함께 관광객을 모집하고 있습니다.

2월에는 증기기관차 관광 상품도 내놓을 예정인데, 중국을 넘어 유럽 관광객들도 본격 유치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지난 10일 개장한 양덕 온천문화휴양지 홍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현금희/양덕온천문화휴양지 안내원 : "이제 손님들은 다기능화된 양덕 온천문화휴양지에서 온천욕을 비롯한 여러 가지 치료와 휴식을 배합한 다양한 봉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휴양지를 찾는 손님들의 편의를 위해 평양에서 온정으로 가는 여객열차도 운행을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주민 : "우리 자식들이 한번 가보라고 해서 노친네하고 같이 이렇게 길을 떠나게 되였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추진하는 3대 핵심 관광지 중 하나인 양덕 온천휴양지는 총 면적만 166만 여 제곱미터.

실내외 온천은 물론 스키장과 승마공원, 스크린 골프장도 갖추고 있습니다.

대북제재로 외화벌이 창구가 막힌 북한이 제재 대상이 아닌 관광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입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어떻게 보면 양덕온천장은 자력갱생의 상징이에요. 제재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전혀 위축되지 않고 우리 인민들은 복지를 향유하고 있다. 이걸 보여주려고 하는 목적이 강한 거고요. 북한 주민들에게 관광을 홍보하는 효과도 겨냥한 것 같아요. 결국은 양덕온천장이든 삼지연이든 원산갈마지구든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해서 관광수입을 극대화해서 재정을 확충시키는 게 북한지도부의 목표라고 볼 수 있는 거예요."]

북한은 지난 5일 평양을 시작으로 대규모 궐기대회를 전국적으로 잇따라 여는 등 주민들에게 연일 정면돌파전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또 각 도 별로 대규모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열고 지난해 말 열린 전원회의 결정사항을 달성하기 위한 내부 단속도 이어가고 있는데요.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열린 건 김정은 위원장 시대는 물론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기에도 없던 일인데, 그만큼 북한 당국이 현 정세를 엄중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북한이 최근 공개한 새 기록영화입니다.

지난해 있었던 김정은 위원장의 주요 치적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의 하노이 정상회담은 물론 판문점에서의 깜짝 회동도 담겼는데 이례적으로 영상이 아닌 사진으로만 처리됐습니다.

시종일관 무언가를 설명하는 듯한 김 위원장의 모습과는 달리 고개를 푹 숙이고, 김 위원장의 말을 경청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도 눈길을 끕니다.

영화는 판문점 회동 당시 공개되지 않았던 김 위원장의 발언도 뒤늦게 소개했습니다.

[조선중앙TV : "제재에도 해제에도 우리는 관심이 없으며 이제 더는 여기에 집착하지 않을 것 이다. 오직 우리의 힘으로 부흥의 앞길을열어갈 것이다”라고 엄숙히 천명하셨습니다."]

자력갱생을 통한 정면돌파를 선언했듯 미국의 압박에 쉽게 굴하지 않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지난 11일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고문은 담화에서 북미 두 정상의 친분관계가 나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정상 간 친분 때문에 대화에 나서진 않을 것이라며, 북미 대화는 미국이 북한의 요구사항을 전적으로 수용해야 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남측에 대한 태도도 냉담했습니다.

[정의용/청와대 국가안보실장/1월 10일 : "김정은 위원장 생일에 대한 덕담을 하면서 그 메시지를 우리 문 대통령께서 김정은 위원장께 꼭 좀 전달해 줬으면 좋겠다, 이렇게 당부를 하셨고...제가 알기로는 아마 어제 적절한 방법으로 북측에 그러한 메시지가 전달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의 생일 축하 인사는 남측이 긴급통지문을 보내기 전 미국 대통령 친서로 직접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남측이 북미 관계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보려는 미련이 남아있는 것 같다며 북미 사이에 끼어드는 것은 주제넘은 일이라고 비난했습니다.

하지만 김계관 고문이 북미 대화 가능성이 없다고 경고하면서도 북한 요구를 전적으로 수용하면 대화가 가능하다고 지적한 것은 대화 방법을 알려준 북한식 화법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남측을 향한 비난도 남북 관계 개선 노력 자체를 경멸한 것이 아니라 우리 정부가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데 집중해 달라는 메시지를 거칠게 표현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북한의 주장이나 선언은 뒤집어 봐야 돼요. 사실은 뒤집어 봐야 저 사람들의 진심을 알 수 있고 속내를 알 수 있는 거예요. 미국하고 상종 안한다면 굳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연말시한을 앞두고 북한의 다양한 고위간부들이 계속 메시지를 냈잖아요. 뭐하러 그렇게 내겠어요. 우리를 제발 주목해달라 우리의 관심사항을 좀 더 고려해 달라 그런 메시지 거든요."]

[양무진/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시간과 내용상으로 볼 때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제안 신년사 이에 대해서 반대의 입장으로 볼 수 있지만 김계관 고문을 내세웠단 측면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직접적인 반대보다도 오히려 남측의 독자성 대미 의존에게 탈피한다면 언제든지 대화할 수 있다는 그런 간접적인 메시지도 담긴 것으로 분석 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미 대화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남북 관계에서도 할 수 있는 건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필요한 경우 대북 제재를 일부 면제하거나, 예외 조치를 인정받겠다고 밝혔는데 이 부분에 대해선 내외신 기자들의 질문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폴라행콕 CNN NBC 방송국의 김성희 기자고요."]

["로이터의 케빈 크로릭키 기자입니다. 북한과의 관계를 더욱더 증진하기 위해서 일부 분야에 있어서는 제재를 완화할 수 있는 것인가요?"]

[문재인 대통령/신년 기자회견/1월 14일 : "대북제재는 이 대북제재 자체가 목표가 아닙니다. 북한이 비핵화에 있어서 말하자면 뭔가 실질적인 조치를 취한다면 당연히 미국이나 국제사회도 그에 대한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되고 그 상응하는 조치 속에는 대북제재의 완화도 포함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 개별관광 추진 의사도 밝혔는데 이를 계기로 정부의 후속 움직임도 빨라지는 분위깁니다.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위해 미국을 방문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방미 기간 미국 측과 북한 개별관광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도훈/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 "안보리 제재 자체에 의해서 그게(개별 관광) 금지돼있는 것은 아닙니다. 허심탄회하게 서로 간에 입장을 얘기하고 상대의 이해를 구하는 게 제일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폼페이오 장관에게 개별 관광 문제를 포함한 남북협력 구상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강경화/외교부 장관 : "미북 관계 개선에 대한 북미대화가 지금 진전이 안 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남북이 할 수 있는 부분에 있어서, 남북의 대화가 됨으로 해서, 북한 인게이지먼트 모멘텀(관여의 동력)을 살려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정부는 이산가족 개별 방문부터 시작해 본격적인 개별 관광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구상입니다.

북한 당국이 발행한 비자만 있어도 중국 등 제3국을 통해 북한 관광을 허용하는 방안, 또, 우리 국민의 북한 방문을 금지한 5.24 조치의 완화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대 관건은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남북 협력의 문을 차단한 북한의 호응과 대북제재 공조를 강조하는 미국과의 협의입니다.

정부의 개별관광 추진에 대해 미 국무부는 한미의 단합된 대응이라는 원칙론을 강조했고,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제재를 유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 다루는 것이 낫다며 견제성 발언을 내놨습니다.

[이상민/통일부 대변인/1월 17일 : "대북정책은 대한민국의 주권에 해당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북한에 대화를 제의하면서도 제재의 고삐는 계속 쥐고 가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재무부는 북한에 대해 제재 수위를 더 높이는 조치를 발표했는데요.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미국은 북한의 안보 위험이 아니라며 북한의 협상 테이블 복귀도 촉구했습니다.

지난 14일 미 재무부가 해외 인력 송출을 돕는 북한 남강 무역회사와 중국 내 숙박시설인 베이징 숙박소를 제재 대상에 올렸습니다.

앞서 유엔안보리가 북한 해외노동자를 지난해 12월 22일까지 북으로 송환해야 한다고 결의했는데, 이를 어기고 있다는 겁니다.

미 재무부는 이번 조치가 대북제재 이행에 대한 미국과 유엔의 계속된 의지를 보여준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미국이 북한의 안보 위험이 아니라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올바른 결정을 내리길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폼페이오/미국 국무장관 : "북한이 보유한 무기체계가 진정한 위험입니다. 미국은 북한의 안보 위험이 아닙니다. 우리는 북한을 위해 밝은 미래를 원합니다."]

미 재무부와 국무부의 상반된 행보는 압박과 대화, 투트랙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앞서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 인사들과 접촉해 지난해 10월 초 마지막으로 이뤄진 협상을 스톡홀름에서 계속하고 싶다는 의사를 북측에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미국은 지금은 우리가 대화 또는 협상을 통해 문제 해결을 원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겁니다. 이 메시지 자체가 북한 의 추가 도발을 막는데 상당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고 결국 자신들의 진정성을 강조함으로 인해서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걸로도 봐야 되거든요."]

정부가 남북 관계는 우리의 문제라며 남북 관계 개선에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남북이 북미보다 먼저 나갈 수 있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 그리고 북한 개별관광 추진 의사에 북한과 미국의 태도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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