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면 요구’에 침묵하는 연세대…류석춘 정년 채우나?

입력 2020.01.18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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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관련) 직접적인 가해자는 일본이 아니라니까.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지."

일본군 '위안부'가 매춘의 일종이라는 이 말, 놀랍게도 지성의 요람이라 불리는 대학 강의 중에 나왔습니다. 이미 널리 알려진 것처럼 지난해 9월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류석춘 교수의 '발전사회학' 강의 중에 나온 발언입니다.

수업을 듣던 학생들은 즉각 항의했고, 연세대 사회학과 학생회 등 연세대 재학생들은 류 교수의 발언을 규탄하고 나섰습니다. 학생들은 류 교수를 파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재학생들의 목소리에 연세대 동문과 시민사회단체, 정치권까지 힘을 보탰습니다.

하지만 정작 학생들의 목소리에 '응답'해야 하는 학교 당국은 이렇다 할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는 사이, 류 교수는 2020년 1학기에 사회학과 전공과목과 교양과목 강의계획서를 학교에 제출했습니다.

연세대 재학생과 동문들이 작성한 ‘류석춘 교수 규탄’ 대자보와 성명서연세대 재학생과 동문들이 작성한 ‘류석춘 교수 규탄’ 대자보와 성명서

"연세라는 이름에 항상 달라붙던 진리는 누가 다 엿바꿔 먹었습니까" _ 연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교지 '연희관 015B'

"책임을 외면하는 류석춘 교수와 미진한 학교본부의 대응을 규탄한다" _ 연세대학교 17대 사회학과 학생회 'DIVE'

"연세대 당국은 신속히 류 교수를 파면하여 학생들의 수업권을 보장하라" _ 연세대 재학생·동문 일동

학생들은 류 교수가 다시 강의에 복귀하는 것은 학생들의 수업권을 침해하는 일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류 교수가 강의 계획서를 제출한 사회학과 전공과목 '경제사회학'은 교직이수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필수로 수강해야 하는 수업이라, 어쩔 수 없이 강의를 들어야 하는 학생들이 안정된 환경에서 수업을 들을 권리를 침해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학생들의 수업권 보장을 위해 학교 당국이 류 교수를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연세대 사회과학대학 교지 '연희관 015B'도 어제(16일) SNS에 게시한 글을 통해 류 교수의 파면을 촉구했습니다. 학생들은 계절학기 기간에 맞춰 '류석춘 교수 파면을 촉구하는 릴레이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연세대 동문들도 15일 성명서를 통해 "(류 교수의 '위안부 망언' 사태의) 명예로운 해결의 골든타임을 자각하여 류석춘 교수 봄학기 강좌를 취소함은 물론, 그를 신속히 파면하기를 촉구한다"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동문 성명서가 나온 이튿날 민주당 우원식, 이인영 등 연세대 출신 국회의원 14명도 학교당국에 "지금이라도 류석춘 교수에 대한 즉각적인 수업 배제와 교수직 박탈 등 대학 당국의 합당한 처분을 요청드린다"라는 내용의 서한을 전달했습니다.

연세대 "윤리위 처분 기다려야"…류석춘 정년퇴임 기다리나?

하지만 학교 측은 "아직 류 교수에 대한 징계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류 교수 사건을 조사해 온 윤리인권위원회(윤리위)의 처분을 기다려야 한다"라는 입장만을 내놓고 있습니다.

지난해 윤리위의 1차 회의 결과, 류 교수에 대해 징계 처분을 내리기로 결정이 났지만, 류 교수가 재심을 신청하면서 다시 논의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린다는 겁니다.

하지만 윤리위의 내부 논의 절차와 일정, 결과 등은 규정을 이유로 모두 비공개로 처리되고 있습니다. '깜깜이 징계절차'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문제는 연세대 측이 류 교수에 대해 조치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겁니다. 류 교수는 올해 1학기가 지나고 나면 정년퇴임을 합니다. 학교 측이 학생들이 요구하는 명예로운 해결의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류 교수는 마지막 수업까지 무사히 마치고 명예로운 은퇴를 할게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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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면 요구’에 침묵하는 연세대…류석춘 정년 채우나?
    • 입력 2020-01-18 08:09:15
    취재K
"('위안부' 관련) 직접적인 가해자는 일본이 아니라니까.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지."

일본군 '위안부'가 매춘의 일종이라는 이 말, 놀랍게도 지성의 요람이라 불리는 대학 강의 중에 나왔습니다. 이미 널리 알려진 것처럼 지난해 9월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류석춘 교수의 '발전사회학' 강의 중에 나온 발언입니다.

수업을 듣던 학생들은 즉각 항의했고, 연세대 사회학과 학생회 등 연세대 재학생들은 류 교수의 발언을 규탄하고 나섰습니다. 학생들은 류 교수를 파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재학생들의 목소리에 연세대 동문과 시민사회단체, 정치권까지 힘을 보탰습니다.

하지만 정작 학생들의 목소리에 '응답'해야 하는 학교 당국은 이렇다 할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는 사이, 류 교수는 2020년 1학기에 사회학과 전공과목과 교양과목 강의계획서를 학교에 제출했습니다.

연세대 재학생과 동문들이 작성한 ‘류석춘 교수 규탄’ 대자보와 성명서
"연세라는 이름에 항상 달라붙던 진리는 누가 다 엿바꿔 먹었습니까" _ 연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교지 '연희관 015B'

"책임을 외면하는 류석춘 교수와 미진한 학교본부의 대응을 규탄한다" _ 연세대학교 17대 사회학과 학생회 'DIVE'

"연세대 당국은 신속히 류 교수를 파면하여 학생들의 수업권을 보장하라" _ 연세대 재학생·동문 일동

학생들은 류 교수가 다시 강의에 복귀하는 것은 학생들의 수업권을 침해하는 일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류 교수가 강의 계획서를 제출한 사회학과 전공과목 '경제사회학'은 교직이수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필수로 수강해야 하는 수업이라, 어쩔 수 없이 강의를 들어야 하는 학생들이 안정된 환경에서 수업을 들을 권리를 침해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학생들의 수업권 보장을 위해 학교 당국이 류 교수를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연세대 사회과학대학 교지 '연희관 015B'도 어제(16일) SNS에 게시한 글을 통해 류 교수의 파면을 촉구했습니다. 학생들은 계절학기 기간에 맞춰 '류석춘 교수 파면을 촉구하는 릴레이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연세대 동문들도 15일 성명서를 통해 "(류 교수의 '위안부 망언' 사태의) 명예로운 해결의 골든타임을 자각하여 류석춘 교수 봄학기 강좌를 취소함은 물론, 그를 신속히 파면하기를 촉구한다"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동문 성명서가 나온 이튿날 민주당 우원식, 이인영 등 연세대 출신 국회의원 14명도 학교당국에 "지금이라도 류석춘 교수에 대한 즉각적인 수업 배제와 교수직 박탈 등 대학 당국의 합당한 처분을 요청드린다"라는 내용의 서한을 전달했습니다.

연세대 "윤리위 처분 기다려야"…류석춘 정년퇴임 기다리나?

하지만 학교 측은 "아직 류 교수에 대한 징계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류 교수 사건을 조사해 온 윤리인권위원회(윤리위)의 처분을 기다려야 한다"라는 입장만을 내놓고 있습니다.

지난해 윤리위의 1차 회의 결과, 류 교수에 대해 징계 처분을 내리기로 결정이 났지만, 류 교수가 재심을 신청하면서 다시 논의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린다는 겁니다.

하지만 윤리위의 내부 논의 절차와 일정, 결과 등은 규정을 이유로 모두 비공개로 처리되고 있습니다. '깜깜이 징계절차'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문제는 연세대 측이 류 교수에 대해 조치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겁니다. 류 교수는 올해 1학기가 지나고 나면 정년퇴임을 합니다. 학교 측이 학생들이 요구하는 명예로운 해결의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류 교수는 마지막 수업까지 무사히 마치고 명예로운 은퇴를 할게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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