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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혜유죄 뇌물무죄’…‘KT 부정채용 의혹’ 김성태 무죄 선고
입력 2020.01.18 (16:28) 취재K
‘특혜유죄 뇌물무죄’…‘KT 부정채용 의혹’ 김성태 무죄 선고
국회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무마시켜주는 대가로 딸의 KT 정규직 채용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의 주인공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은 무죄였습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는 어제(17일)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성태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석채 전 KT 회장에게도 역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이 열렸던 서울남부지법 306호는 환호성과 박수 소리로 가득 찼습니다. "김성태 화이팅"이란 외침이 터져 나왔고, 김 의원과 장제원 의원은 한동안 서로를 감싸 안았습니다. 김 의원은 재판을 방청하던 기자들과도 일일이 악수를 나눴습니다.

재판이 끝나고, 김 의원은 취재진 앞에 섰습니다. 얼굴에서 처음으로 옅은 미소를 찾아볼 수도 있었습니다.

"이 사건은 드루킹 특검 정치보복에서 비롯된 김성태 죽이기, 측근 인사의 지역구 무혈입성을 위한 정치공작의 일환으로 이 사건은 분명히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흔들림 없이 재판 과정을 통해 실체적 진실 하나하나 밝혀나가면서 이 사건의 실체가 드러났습니다…(중략)…이제 실체적 진실 밝혀진만큼 저는 4월 총선에 매진해서 문재인 정권의 독단과 전횡에 강력하게 맞서겠습니다."

그 옆에선 "김성태 의원 부끄러운 줄 아십시오"라는 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이 사건을 고발한 민중당 관계자들과 미래당 사람들이었습니다.

김성태 의원이 김 의원을 향해 소리치는 미래당·민중당원을 쳐다보고 있다.김성태 의원이 김 의원을 향해 소리치는 미래당·민중당원을 쳐다보고 있다.

특혜 채용은 '유죄' 인정

재판부는 뇌물을 공여했다는 이석채 전 KT회장의 혐의가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지 않았다"라며 결국 김 의원과 이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게 다 증명되지 않은 건 아닙니다.

재판부는 김 의원의 딸이 KT에 입사하는 과정에 특혜가 있었다는 점은 인정했습니다. 서류전형을 거치지도 않고, 인·적성 검사에서 불합격 기준에 해당했음에도 결국 최종 합격했다는 겁니다.

"김 의원의 딸이 2012년 KT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다른 지원자에게는 주어지지 않았던 여러 혜택을 받아 채용될 수 있었고, 김 의원 딸도 자신이 공채 절차에서 특혜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된다"

2011년엔 김 의원이 서유열 전 KT 사장에게 딸의 이력서를 전달하면서 파견계약직 채용을 청탁했고, KT가 김 의원의 딸을 특정해 파견계약직으로 채용했다는 사실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례적으로 높은 급여를 받았다는 사실도 인정했습니다.

"상당한 의심이 들지만 명백히 증명되지 않았다"

이 전 회장이 김 의원에게 '뇌물'을 준 사실이 인정되려면, 이 전 회장이 불법채용을 지시하거나 인식했다는 점이 소명되어야 합니다. 재판부는 "서 전 사장이 KT 2인자로, 독자적인 지시로도 김 의원의 딸을 채용시키는 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 전 회장의 지시가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 전 회장의 지시가 명백히 증명돼야만 뇌물공여 혐의를 인정할 수 있는 겁니다.

검찰은 이 부분을 증명해내지 못했습니다.

이 전 회장의 지시가 있었다는 판단의 유일한 근거는 서 전 사장의 진술입니다. 서 전 사장은 2011년 여의도의 한 일식집에서 이 전 회장, 김 의원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만남에 앞서 이 전 회장에게 김 의원의 딸이 KT 스포츠단 계약직으로 근무하는 사실을 보고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또, 식사자리에서 김 의원이 이 전 회장에게 딸이 계약직으로 근무하니 잘 부탁한다는 말을 꺼냈고, 이 전 회장이 서 전 사장에게 딸을 잘 챙겨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습니다.

재판부는 서 전 사장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습니다. 카드거래 내역, 김 의원과 이 전 회장의 일정표나 수첩 기록 등을 보면 2009년에 만남이 있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밝혔습니다. 김 의원 딸이 2009년엔 대학생이었으니 채용청탁을 할 이유도 없었다는 겁니다.

"이 전 회장이 서 전 사장에게 김 의원 딸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라는 지시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상당한 의심이 들기도 하고, 이에 부합하는 서 전 사장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김 의원 딸이 포함된 'VVIP 명단'이 이 전 회장에게 보고되었던 것으로 보이고, 김상효 전 인재경영실장 등의 진술이 일관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의심이 든다, 하지만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진 않았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입니다.

뇌물을 준 게 증명되지 않으니, 김 의원이 뇌물을 받았다는 사실도 당연히 증명되지 않았습니다.

남은 재판은?

검찰은 어제 판결문을 검토해 항소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직 검찰이 항소여부를 결정했는지 알려진 바는 없습니다.

이 전 회장과 서 전 사장, 김 전 실장 등의 '업무방해 혐의'에 대한 2심 재판도 남아있습니다. 지난 10월 1심 재판에서 이 전 회장은 김 의원의 딸을 비롯해 유력 인사의 가족이나 친인척 11명을 부정 채용하도록 지시·승인한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부정 채용자 가운데는 김 의원의 딸도 포함돼 있습니다.

이 사건의 2심 재판은 오는 3월 5일 열릴 예정입니다.
  • ‘특혜유죄 뇌물무죄’…‘KT 부정채용 의혹’ 김성태 무죄 선고
    • 입력 2020.01.18 (16:28)
    취재K
‘특혜유죄 뇌물무죄’…‘KT 부정채용 의혹’ 김성태 무죄 선고
국회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무마시켜주는 대가로 딸의 KT 정규직 채용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의 주인공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은 무죄였습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는 어제(17일)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성태 의원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석채 전 KT 회장에게도 역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이 열렸던 서울남부지법 306호는 환호성과 박수 소리로 가득 찼습니다. "김성태 화이팅"이란 외침이 터져 나왔고, 김 의원과 장제원 의원은 한동안 서로를 감싸 안았습니다. 김 의원은 재판을 방청하던 기자들과도 일일이 악수를 나눴습니다.

재판이 끝나고, 김 의원은 취재진 앞에 섰습니다. 얼굴에서 처음으로 옅은 미소를 찾아볼 수도 있었습니다.

"이 사건은 드루킹 특검 정치보복에서 비롯된 김성태 죽이기, 측근 인사의 지역구 무혈입성을 위한 정치공작의 일환으로 이 사건은 분명히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흔들림 없이 재판 과정을 통해 실체적 진실 하나하나 밝혀나가면서 이 사건의 실체가 드러났습니다…(중략)…이제 실체적 진실 밝혀진만큼 저는 4월 총선에 매진해서 문재인 정권의 독단과 전횡에 강력하게 맞서겠습니다."

그 옆에선 "김성태 의원 부끄러운 줄 아십시오"라는 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이 사건을 고발한 민중당 관계자들과 미래당 사람들이었습니다.

김성태 의원이 김 의원을 향해 소리치는 미래당·민중당원을 쳐다보고 있다.김성태 의원이 김 의원을 향해 소리치는 미래당·민중당원을 쳐다보고 있다.

특혜 채용은 '유죄' 인정

재판부는 뇌물을 공여했다는 이석채 전 KT회장의 혐의가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지 않았다"라며 결국 김 의원과 이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게 다 증명되지 않은 건 아닙니다.

재판부는 김 의원의 딸이 KT에 입사하는 과정에 특혜가 있었다는 점은 인정했습니다. 서류전형을 거치지도 않고, 인·적성 검사에서 불합격 기준에 해당했음에도 결국 최종 합격했다는 겁니다.

"김 의원의 딸이 2012년 KT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다른 지원자에게는 주어지지 않았던 여러 혜택을 받아 채용될 수 있었고, 김 의원 딸도 자신이 공채 절차에서 특혜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된다"

2011년엔 김 의원이 서유열 전 KT 사장에게 딸의 이력서를 전달하면서 파견계약직 채용을 청탁했고, KT가 김 의원의 딸을 특정해 파견계약직으로 채용했다는 사실도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례적으로 높은 급여를 받았다는 사실도 인정했습니다.

"상당한 의심이 들지만 명백히 증명되지 않았다"

이 전 회장이 김 의원에게 '뇌물'을 준 사실이 인정되려면, 이 전 회장이 불법채용을 지시하거나 인식했다는 점이 소명되어야 합니다. 재판부는 "서 전 사장이 KT 2인자로, 독자적인 지시로도 김 의원의 딸을 채용시키는 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 전 회장의 지시가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 전 회장의 지시가 명백히 증명돼야만 뇌물공여 혐의를 인정할 수 있는 겁니다.

검찰은 이 부분을 증명해내지 못했습니다.

이 전 회장의 지시가 있었다는 판단의 유일한 근거는 서 전 사장의 진술입니다. 서 전 사장은 2011년 여의도의 한 일식집에서 이 전 회장, 김 의원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만남에 앞서 이 전 회장에게 김 의원의 딸이 KT 스포츠단 계약직으로 근무하는 사실을 보고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또, 식사자리에서 김 의원이 이 전 회장에게 딸이 계약직으로 근무하니 잘 부탁한다는 말을 꺼냈고, 이 전 회장이 서 전 사장에게 딸을 잘 챙겨보라고 지시했다고 말했습니다.

재판부는 서 전 사장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습니다. 카드거래 내역, 김 의원과 이 전 회장의 일정표나 수첩 기록 등을 보면 2009년에 만남이 있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밝혔습니다. 김 의원 딸이 2009년엔 대학생이었으니 채용청탁을 할 이유도 없었다는 겁니다.

"이 전 회장이 서 전 사장에게 김 의원 딸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라는 지시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상당한 의심이 들기도 하고, 이에 부합하는 서 전 사장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김 의원 딸이 포함된 'VVIP 명단'이 이 전 회장에게 보고되었던 것으로 보이고, 김상효 전 인재경영실장 등의 진술이 일관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의심이 든다, 하지만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진 않았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입니다.

뇌물을 준 게 증명되지 않으니, 김 의원이 뇌물을 받았다는 사실도 당연히 증명되지 않았습니다.

남은 재판은?

검찰은 어제 판결문을 검토해 항소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직 검찰이 항소여부를 결정했는지 알려진 바는 없습니다.

이 전 회장과 서 전 사장, 김 전 실장 등의 '업무방해 혐의'에 대한 2심 재판도 남아있습니다. 지난 10월 1심 재판에서 이 전 회장은 김 의원의 딸을 비롯해 유력 인사의 가족이나 친인척 11명을 부정 채용하도록 지시·승인한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부정 채용자 가운데는 김 의원의 딸도 포함돼 있습니다.

이 사건의 2심 재판은 오는 3월 5일 열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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