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야심] 정의당, 불붙은 비례대표 경쟁 약일까 독일까?

입력 2020.01.2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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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달도 채 안 남은 21대 국회의원 선거. 비례대표 의석을 놓고 당내 경쟁에 가장 먼저 불이 붙은 곳은 정의당입니다.

선거법 개정 덕입니다. 지금의 정의당 지지율대로라면 12~13명 정도는 비례대표 당선이 가능하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논의되던 석패율 제도 (지역구에서 아깝게 떨어진 후보를 당선시켜주는 제도)가 도입되지 않게 되자, 21대 총선을 바라보던 많은 이들이 비례대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정의당은 비례대표를 당원 투표 70%와 시민 선거인단 투표 30%로 결정합니다. 비례대표 선거에 뛰어든 이들은 자신에게 표를 던져줄 선거인단 모집에도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당내에서, 누구는 8천 명을 모았다더라, 만 명을 끌어모았다더라, 말이 풍년입니다.


비례대표 후보 명단, 어떻게?

어제 있었던 정의당 전국위원회에서는 당의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어떻게 작성할지를 결정했습니다.

일단 정의당은 비례대표 후보 명부 가운데 1~24번까지를 투표로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공식적으로 24번까지를 당선권으로 본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이 가운데 20%를 청년에 할당하고 10%를 장애인에 할당하기로 했습니다. 또 24명 가운데 1명은 농어민에 할당하기로 했는데요. 농어민의 경우 당원이 아니어도 누구나 입후보할 수 있게 했습니다.

애초 올라간 안건은 20%를 외부인사를 영입해 개방형 명부로 작성하는 것도 포함됐었는데요. '그동안 고생해 온 당내 활동가를 홀대한다'는 반발에 부딪히면서 개방형 명부 도입 여부는 따로 TF를 꾸려 외부 시민사회단체와 논의해 본 뒤 다음 전국위원회에서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청년 할당처럼 개방형 명부에 일정 순번을 배정하기로 했던 것에서 한발 물러서 절충안을 찾은 셈입니다.

청년 국회의원이 가장 많을 정당은?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어제 전국위원회 결과에 관해 설명하면서 "정의당은 이번 총선 거치면서 35세 청년 국회의원을 가장 많이 보유한 정당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습니다.

정의당은 투표로 결정하는 비례 순번 24번까지의 20%에 해당하는 5명의 청년 비례대표 후보에 비례 명부 1, 2, 11, 12번, 21번 또는 22번을 배정하기로 했는데요.

정의당의 공식입장대로 24석까지 당선권으로 본다면 청년 5명을 당선권에 배정하는 셈이고 현재 정당 지지율에 근거한 예측치인 12~3석을 기준으로 한다고 해도 청년 4명을 당선권에 배정한 겁니다.

민주당과 한국당에서는 청년의 기준을 45세 이하로 잡고 있어서 만약 정의당에서 4명 이상의 35세 이하 국회의원이 나온다면 심상정 대표 말대로 35세 이하 국회의원이 가장 많은 정당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내 활동가 푸대접" 비판도

그런데 어제 정의당 전국위원회에서는 당선 가능성이 높은 순번에 대거 청년들을 배정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일부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선권에 청년 비율이 너무 높다"는 겁니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당내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사람들이 주로 40대인데, 35세 이하 청년들에게 너무 많은 자리를 준다"는 불만이 깔렸습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정의당이 가진 고민 중 한 단락입니다. "당내에서 꾸준히 활동해온 내부인사를 키울 것이냐" 아니면 "외부인사를 데려와 외연을 넓힐 거냐"를 놓고 정의당은 여전히 고민 중입니다.

지금까지 당의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어렵게 고생해 온 당내 활동가들을 키워주는 것이 진보정당의 의무 아니냐는 주장과 이번 선거에서 외연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당내에 매몰되지 않고 외부인사를 적극적으로 영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커진 기회만큼 정의당의 고민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기회를 맞은 만큼이나 정의당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최대 수혜자로 대부분 정의당을 꼽지만, 선택은 유권자들의 몫입니다. 최근 돌아온 안철수 전 대표 등의 행보에 따라 정의당이 받을 것으로 예상하는 의석수가 확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정의당이 단순히 늘어날 의석을 어떻게 나눠 가질지 밥그릇 싸움을 하는 것으로 비친다면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기 어려운 것은 당연하겠죠.

정의당의 다음 전국위원회는 2월 9일경으로 예정돼있습니다. 그때 개방형 명부를 포함한 정의당의 총선 전략이 확정될 텐데, 정의당이 이번 총선에서 어떤 전략으로 유권자들을 설득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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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심야심] 정의당, 불붙은 비례대표 경쟁 약일까 독일까?
    • 입력 2020-01-20 17:59:24
    여심야심
석 달도 채 안 남은 21대 국회의원 선거. 비례대표 의석을 놓고 당내 경쟁에 가장 먼저 불이 붙은 곳은 정의당입니다.

선거법 개정 덕입니다. 지금의 정의당 지지율대로라면 12~13명 정도는 비례대표 당선이 가능하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논의되던 석패율 제도 (지역구에서 아깝게 떨어진 후보를 당선시켜주는 제도)가 도입되지 않게 되자, 21대 총선을 바라보던 많은 이들이 비례대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정의당은 비례대표를 당원 투표 70%와 시민 선거인단 투표 30%로 결정합니다. 비례대표 선거에 뛰어든 이들은 자신에게 표를 던져줄 선거인단 모집에도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당내에서, 누구는 8천 명을 모았다더라, 만 명을 끌어모았다더라, 말이 풍년입니다.


비례대표 후보 명단, 어떻게?

어제 있었던 정의당 전국위원회에서는 당의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어떻게 작성할지를 결정했습니다.

일단 정의당은 비례대표 후보 명부 가운데 1~24번까지를 투표로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공식적으로 24번까지를 당선권으로 본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이 가운데 20%를 청년에 할당하고 10%를 장애인에 할당하기로 했습니다. 또 24명 가운데 1명은 농어민에 할당하기로 했는데요. 농어민의 경우 당원이 아니어도 누구나 입후보할 수 있게 했습니다.

애초 올라간 안건은 20%를 외부인사를 영입해 개방형 명부로 작성하는 것도 포함됐었는데요. '그동안 고생해 온 당내 활동가를 홀대한다'는 반발에 부딪히면서 개방형 명부 도입 여부는 따로 TF를 꾸려 외부 시민사회단체와 논의해 본 뒤 다음 전국위원회에서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청년 할당처럼 개방형 명부에 일정 순번을 배정하기로 했던 것에서 한발 물러서 절충안을 찾은 셈입니다.

청년 국회의원이 가장 많을 정당은?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어제 전국위원회 결과에 관해 설명하면서 "정의당은 이번 총선 거치면서 35세 청년 국회의원을 가장 많이 보유한 정당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습니다.

정의당은 투표로 결정하는 비례 순번 24번까지의 20%에 해당하는 5명의 청년 비례대표 후보에 비례 명부 1, 2, 11, 12번, 21번 또는 22번을 배정하기로 했는데요.

정의당의 공식입장대로 24석까지 당선권으로 본다면 청년 5명을 당선권에 배정하는 셈이고 현재 정당 지지율에 근거한 예측치인 12~3석을 기준으로 한다고 해도 청년 4명을 당선권에 배정한 겁니다.

민주당과 한국당에서는 청년의 기준을 45세 이하로 잡고 있어서 만약 정의당에서 4명 이상의 35세 이하 국회의원이 나온다면 심상정 대표 말대로 35세 이하 국회의원이 가장 많은 정당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내 활동가 푸대접" 비판도

그런데 어제 정의당 전국위원회에서는 당선 가능성이 높은 순번에 대거 청년들을 배정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일부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선권에 청년 비율이 너무 높다"는 겁니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당내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사람들이 주로 40대인데, 35세 이하 청년들에게 너무 많은 자리를 준다"는 불만이 깔렸습니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정의당이 가진 고민 중 한 단락입니다. "당내에서 꾸준히 활동해온 내부인사를 키울 것이냐" 아니면 "외부인사를 데려와 외연을 넓힐 거냐"를 놓고 정의당은 여전히 고민 중입니다.

지금까지 당의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어렵게 고생해 온 당내 활동가들을 키워주는 것이 진보정당의 의무 아니냐는 주장과 이번 선거에서 외연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당내에 매몰되지 않고 외부인사를 적극적으로 영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커진 기회만큼 정의당의 고민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기회를 맞은 만큼이나 정의당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최대 수혜자로 대부분 정의당을 꼽지만, 선택은 유권자들의 몫입니다. 최근 돌아온 안철수 전 대표 등의 행보에 따라 정의당이 받을 것으로 예상하는 의석수가 확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정의당이 단순히 늘어날 의석을 어떻게 나눠 가질지 밥그릇 싸움을 하는 것으로 비친다면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기 어려운 것은 당연하겠죠.

정의당의 다음 전국위원회는 2월 9일경으로 예정돼있습니다. 그때 개방형 명부를 포함한 정의당의 총선 전략이 확정될 텐데, 정의당이 이번 총선에서 어떤 전략으로 유권자들을 설득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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