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 은인 가족 만나려”…한국 온 미국인 장기이식자

입력 2020.01.21 (07:32) 수정 2020.01.21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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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에서 장기기증을 해준 한국인의 가족을 만나러, 한국을 찾아온 미국인이 있습니다.

어제 가족과 처음 만났는데요.

2살 때부터 소아 당뇨로 고통받던 이 미국인은 장기 이식 후 새 삶이 시작됐다고 말했습니다.

박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난생처음 와본 한국. 입국장에 들어서며 꽃다발을 받습니다.

만 23살 미국인 킴벌리 씨입니다.

2살 때부터 소아 당뇨로 신장이 망가져 장기 이식이 절실했지만, 기증자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교통사고로 뇌사에 빠진 한국인 유학생 김유나 양의 신장과 췌장을 이식받은 뒤 새로운 삶을 찾았습니다.

지난해 결혼식도 올렸습니다.

["(남편은 언제 만났어요?) 수술 2년 뒤에 만났어요."]

생명의 은인인 유나 양 가족과 편지만 주고받다가, 수술 4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습니다.

[킴벌리/장기이식인 : "약간 두렵고 신이 납니다. 어떻게 대할진 모르지만, 그들이 기뻐할 거 같습니다. 그녀가 좋은 일을 했다는 걸 알기 때문에요."]

갑작스런 딸의 죽음에 딸의 장기를 기증하기까지, 많이 아파하고 고민했던 김제박 씨 부부.

킴벌리 씨를 만나려니, 딸 생각에 목이 멥니다.

[김제박/故 김유나 양 아버지 : "4년이 흘렀잖아요. 그래서 건강하게 잘 지내는지 꼭 한번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드디어 만난 킴벌리 씨와 유나 양 부모.

딸의 장기를 이식받은 미국인에게, 한 땀 한 땀 적어 내려간 편지를 들려줍니다.

[이선경/故 김유나 양 어머니 : "앞으로는 우리에게 고맙고 죄송하다는 생각은 하지 말고 지내세요. 유나가 남긴 선물은 대가 없이 소중한 것이고..."]

김유나 씨와 킴벌리의 사연처럼 기증자 가족과 이식인들의 기본 정보 교류가 활발할수록 장기 기증 문화가 더 성숙할 수 있지만, 현재 국내법상 불가능한 실정이어서 아쉽다고 장기 기증인 가족들은 말합니다.

KBS 뉴스 박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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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기기증 은인 가족 만나려”…한국 온 미국인 장기이식자
    • 입력 2020-01-21 07:38:21
    • 수정2020-01-21 07:4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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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장기기증을 해준 한국인의 가족을 만나러, 한국을 찾아온 미국인이 있습니다.

어제 가족과 처음 만났는데요.

2살 때부터 소아 당뇨로 고통받던 이 미국인은 장기 이식 후 새 삶이 시작됐다고 말했습니다.

박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난생처음 와본 한국. 입국장에 들어서며 꽃다발을 받습니다.

만 23살 미국인 킴벌리 씨입니다.

2살 때부터 소아 당뇨로 신장이 망가져 장기 이식이 절실했지만, 기증자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교통사고로 뇌사에 빠진 한국인 유학생 김유나 양의 신장과 췌장을 이식받은 뒤 새로운 삶을 찾았습니다.

지난해 결혼식도 올렸습니다.

["(남편은 언제 만났어요?) 수술 2년 뒤에 만났어요."]

생명의 은인인 유나 양 가족과 편지만 주고받다가, 수술 4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습니다.

[킴벌리/장기이식인 : "약간 두렵고 신이 납니다. 어떻게 대할진 모르지만, 그들이 기뻐할 거 같습니다. 그녀가 좋은 일을 했다는 걸 알기 때문에요."]

갑작스런 딸의 죽음에 딸의 장기를 기증하기까지, 많이 아파하고 고민했던 김제박 씨 부부.

킴벌리 씨를 만나려니, 딸 생각에 목이 멥니다.

[김제박/故 김유나 양 아버지 : "4년이 흘렀잖아요. 그래서 건강하게 잘 지내는지 꼭 한번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드디어 만난 킴벌리 씨와 유나 양 부모.

딸의 장기를 이식받은 미국인에게, 한 땀 한 땀 적어 내려간 편지를 들려줍니다.

[이선경/故 김유나 양 어머니 : "앞으로는 우리에게 고맙고 죄송하다는 생각은 하지 말고 지내세요. 유나가 남긴 선물은 대가 없이 소중한 것이고..."]

김유나 씨와 킴벌리의 사연처럼 기증자 가족과 이식인들의 기본 정보 교류가 활발할수록 장기 기증 문화가 더 성숙할 수 있지만, 현재 국내법상 불가능한 실정이어서 아쉽다고 장기 기증인 가족들은 말합니다.

KBS 뉴스 박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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