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심야심] ‘하위 20%’ 살생부에 민주당 술렁

입력 2020.01.21 (17:25) 수정 2020.01.2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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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전화는 윤호중 사무총장에게서 오는 전화입니다.

민주당은 현역 의원들에 대해서 의정활동 평가, 다면평가 등을 지난해 말 완료했는데, 평가 결과 총점이 하위 20%에 속하는 의원들에게, 윤호중 사무총장이 비공식적으로 통보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다선 의원을 포함해 12명의 이름이 적힌 출처 불명의 메시지가 당 안팎에서 공유되기도 합니다. 민주당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면, 대뜸 이런 반응이 먼저 돌아옵니다.

"왜? 나 하위 20%에 들어갔대?"

하위 20%면 경선에서 절대 불리

하위 20%에 포함되면, 당내 경선에서 이기기는 사실상 어려워집니다. 본인이 받은 점수의 20%를 감산 당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여론조사와 당원 투표 경선에서 현역 의원인 A 후보는 55점, 경쟁자인 B 후보가 45점을 나눠 가졌다고 가정합니다. 이대로면 A가 공천입니다.

그런데 A 후보가 하위 20%에 포함이 돼 있다면, A의 55점은 20%가 감산돼 44점으로 떨어집니다. 순위는 뒤집히고 공천은 B의 몫이 됩니다.


물론 이론적으로 A 후보 점수가 워낙 월등해서 20%를 감산 당하고도 경선에서 이길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상처를 가득 안고, 총선 본선에 나갈 경우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낙제점을 받은 사람"이라는 꼬리표가 선거 기간 내내 따라붙게 됩니다. 상대 당 후보에게 좋은 먹잇감이 될 겁니다.

본선에 나가서 패배할 가능성이 높은 후보는 앞선 당내 경선에서부터 당원과 여론의 지지를 받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누가 하위 20%? 일단 비공개 원칙

민주당 하위 20%에 해당하는 의원 숫자는 22명입니다.

경선 20% 감산뿐 아니라, 명단이 공개될 경우 해당 의원들은 명성에 치명상을 입게 됩니다. 무엇보다 망신살이 가득할 겁니다.

일단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어제(20일) 명단의 비공개를 원칙으로 정했습니다.

"어차피 공개될 수밖에 없다"는 일부 최고위원들의 의견도 있었지만, 이해찬 대표가 강하게 비공개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해찬 대표는 4년 전 공천심사 과정에서 공천 배제(컷오프)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전권을 가졌던 김종인 대표는 "정무적 판단"이라고만 설명했습니다.

결국, 이해찬 대표는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고 복당했지만, 당시의 컷오프 경험이 일종의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는 당내 분석이 많습니다.

이해찬 대표는 4년 전 민주당 공천과정에서 탈락했다. 당시 기사.이해찬 대표는 4년 전 민주당 공천과정에서 탈락했다. 당시 기사.

"머리카락 보일라" 숨긴다고 감춰질까?

민주당이 20% 명단을 꽁꽁 감춘다고 해도, 결국에는 알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선 당 외부 인사들이 포함된 공천관리위원들을 통해 공개될 수 있습니다.

경선에서도 점수를 합산하고, 감점과 가점을 적용하는 과정이 상대 당 후보에게까지 투명하게 검증을 받아야 하니, 여기서도 누가 하위 20%인지가 드러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위 20%로 통보받은 의원들은 48시간 이내에 재심을 신청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공천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경쟁자들의 정보망에 포착되기 쉽습니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오늘 오후 회의를 열어, 1월 28일 하위 20% 의원들에게 결과를 개별 통보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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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1-21 17:25:05
    • 수정2020-01-21 17:51:01
    여심야심
요즘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전화는 윤호중 사무총장에게서 오는 전화입니다.

민주당은 현역 의원들에 대해서 의정활동 평가, 다면평가 등을 지난해 말 완료했는데, 평가 결과 총점이 하위 20%에 속하는 의원들에게, 윤호중 사무총장이 비공식적으로 통보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다선 의원을 포함해 12명의 이름이 적힌 출처 불명의 메시지가 당 안팎에서 공유되기도 합니다. 민주당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면, 대뜸 이런 반응이 먼저 돌아옵니다.

"왜? 나 하위 20%에 들어갔대?"

하위 20%면 경선에서 절대 불리

하위 20%에 포함되면, 당내 경선에서 이기기는 사실상 어려워집니다. 본인이 받은 점수의 20%를 감산 당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여론조사와 당원 투표 경선에서 현역 의원인 A 후보는 55점, 경쟁자인 B 후보가 45점을 나눠 가졌다고 가정합니다. 이대로면 A가 공천입니다.

그런데 A 후보가 하위 20%에 포함이 돼 있다면, A의 55점은 20%가 감산돼 44점으로 떨어집니다. 순위는 뒤집히고 공천은 B의 몫이 됩니다.


물론 이론적으로 A 후보 점수가 워낙 월등해서 20%를 감산 당하고도 경선에서 이길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상처를 가득 안고, 총선 본선에 나갈 경우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낙제점을 받은 사람"이라는 꼬리표가 선거 기간 내내 따라붙게 됩니다. 상대 당 후보에게 좋은 먹잇감이 될 겁니다.

본선에 나가서 패배할 가능성이 높은 후보는 앞선 당내 경선에서부터 당원과 여론의 지지를 받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누가 하위 20%? 일단 비공개 원칙

민주당 하위 20%에 해당하는 의원 숫자는 22명입니다.

경선 20% 감산뿐 아니라, 명단이 공개될 경우 해당 의원들은 명성에 치명상을 입게 됩니다. 무엇보다 망신살이 가득할 겁니다.

일단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어제(20일) 명단의 비공개를 원칙으로 정했습니다.

"어차피 공개될 수밖에 없다"는 일부 최고위원들의 의견도 있었지만, 이해찬 대표가 강하게 비공개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해찬 대표는 4년 전 공천심사 과정에서 공천 배제(컷오프)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전권을 가졌던 김종인 대표는 "정무적 판단"이라고만 설명했습니다.

결국, 이해찬 대표는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고 복당했지만, 당시의 컷오프 경험이 일종의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는 당내 분석이 많습니다.

이해찬 대표는 4년 전 민주당 공천과정에서 탈락했다. 당시 기사.
"머리카락 보일라" 숨긴다고 감춰질까?

민주당이 20% 명단을 꽁꽁 감춘다고 해도, 결국에는 알려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선 당 외부 인사들이 포함된 공천관리위원들을 통해 공개될 수 있습니다.

경선에서도 점수를 합산하고, 감점과 가점을 적용하는 과정이 상대 당 후보에게까지 투명하게 검증을 받아야 하니, 여기서도 누가 하위 20%인지가 드러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위 20%로 통보받은 의원들은 48시간 이내에 재심을 신청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공천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경쟁자들의 정보망에 포착되기 쉽습니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오늘 오후 회의를 열어, 1월 28일 하위 20% 의원들에게 결과를 개별 통보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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