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나도 힘들다”…아빠도 겪는 ‘산후우울증’

입력 2020.01.22 (10:48) 수정 2020.01.2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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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산후우울증은 여성들만 겪는 일일까요?

아닙니다.

남편도 아내의 출산과 함께 마음의 병을 앓는다고 하는데요.

아기는 엄마가 낳았는데, 아빠가 왜 산후우울증 겪는 걸까?

〈지구촌 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아빠가 된다는 것은 헌트 씨의 꿈이 이뤄지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첫 아이가 태어나던 때 그가 느낀 감정은 일종의 공허함이었습니다.

[로스 헌트/아빠 : "아이 손을 잡는 순간 사랑이 샘솟는 주체할 수 없이 밀려올 감정을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멍한 상태로 약간의 공허함을 느꼈습니다."]

행복한 한때를 보내는 단란한 네 식구.

두 아이의 아빠인 데이비스 역시 첫 아이가 태어난 후 알 수 없는 외로움에 시달렸습니다.

[아담 데이비스/아빠 : "첫째 딸과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고,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즐겁지 않아지면서 집에서 시간을 보낸 것도 싫어졌습니다. 집에 들어가는 게 고역이 됐죠."]

두 사람은 모두 산후우울증을 진단받았습니다.

출산 당사자인 여성의 경우, 절반이 임신 중 또는 출산 이후 우울증을 경험합니다.

남자의 경우는 어떨까요?

최근의 연구를 보면 초보 아빠의 약 10%가 산후우울증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아빠가 된 남성의 38%가 자신의 정신건강을 염려하고 있었는데요.

알고 보면 아빠도 엄마 못지않게 출산과 육아에 따른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겁니다.

[로스 헌트/아빠 : "저는 아직 준비가 안 돼 있다고 생각했고, 가족이 부담스러웠습니다. 행복할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계속됐습니다."]

아이는 엄마가 낳는데, 아빠가 왜 산후 우울증을 겪는 걸까.

그 원인으로는 환경 변화에 따른 스트레스, 책임감 같은 심리적 요인이 지목되고 있습니다.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까'하는 심리적 부담감과 묵직한 책임감이 어깨를 누르고, 아이를 중심으로 변하는 환경에 실수하고 당황하며 자신감을 잃고, 상실감을 경험하면서 우울증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건데요.

[아빠 : "삶이 엄청나게 바뀝니다. 아기와 함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간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초보 아빠들에겐 격려로 감정적 지지가 필요합니다.

남성들은 대게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잘 인지하지 못할 뿐 아니라 우울하더라도 남자한테 이런 건 별문제가 아니라고 넘길 수 있는데요.

아내가 칭찬을 많이 해주고 의욕을 돋워주는 것. 감정 표현에 서툰 아빠인 만큼 부부가 다양한 대화를 많이 나누는 것이 산후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또 가끔은 아이를 잠시 맡기고 부부만의 시간을 갖는 것도 좋습니다.

[엄마 : "확실히 엄마들이 가장 많이 경험하고 고통을 받습니다. 하지만 가족이라는 한 팀으로서 문제를 해결해 가야 합니다."]

영국 국민건강서비스(NHS)는 출산 이후 아빠의 정신 건강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보고, 향후 5년 내 지역사회와 연계해 부부가 함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인데요.

[사샤 바버/영국 NHS 정신건강 담당자 : "그동안 남성들의 정신 건강에 관한 자료를 보면 아빠들은 불안이나 우울증을 호소했습니다. 상담 치료를 받으며 대부분 호전됐고, 일상으로 복귀했습니다."]

아빠로서 첫걸음을 떼고 약해지는 초보 아빠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사랑 가득한 공감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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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나도 힘들다”…아빠도 겪는 ‘산후우울증’
    • 입력 2020-01-22 10:50:29
    • 수정2020-01-22 11:01:25
    지구촌뉴스
[앵커]

산후우울증은 여성들만 겪는 일일까요?

아닙니다.

남편도 아내의 출산과 함께 마음의 병을 앓는다고 하는데요.

아기는 엄마가 낳았는데, 아빠가 왜 산후우울증 겪는 걸까?

〈지구촌 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아빠가 된다는 것은 헌트 씨의 꿈이 이뤄지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첫 아이가 태어나던 때 그가 느낀 감정은 일종의 공허함이었습니다.

[로스 헌트/아빠 : "아이 손을 잡는 순간 사랑이 샘솟는 주체할 수 없이 밀려올 감정을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멍한 상태로 약간의 공허함을 느꼈습니다."]

행복한 한때를 보내는 단란한 네 식구.

두 아이의 아빠인 데이비스 역시 첫 아이가 태어난 후 알 수 없는 외로움에 시달렸습니다.

[아담 데이비스/아빠 : "첫째 딸과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고,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즐겁지 않아지면서 집에서 시간을 보낸 것도 싫어졌습니다. 집에 들어가는 게 고역이 됐죠."]

두 사람은 모두 산후우울증을 진단받았습니다.

출산 당사자인 여성의 경우, 절반이 임신 중 또는 출산 이후 우울증을 경험합니다.

남자의 경우는 어떨까요?

최근의 연구를 보면 초보 아빠의 약 10%가 산후우울증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아빠가 된 남성의 38%가 자신의 정신건강을 염려하고 있었는데요.

알고 보면 아빠도 엄마 못지않게 출산과 육아에 따른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겁니다.

[로스 헌트/아빠 : "저는 아직 준비가 안 돼 있다고 생각했고, 가족이 부담스러웠습니다. 행복할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계속됐습니다."]

아이는 엄마가 낳는데, 아빠가 왜 산후 우울증을 겪는 걸까.

그 원인으로는 환경 변화에 따른 스트레스, 책임감 같은 심리적 요인이 지목되고 있습니다.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까'하는 심리적 부담감과 묵직한 책임감이 어깨를 누르고, 아이를 중심으로 변하는 환경에 실수하고 당황하며 자신감을 잃고, 상실감을 경험하면서 우울증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건데요.

[아빠 : "삶이 엄청나게 바뀝니다. 아기와 함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간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초보 아빠들에겐 격려로 감정적 지지가 필요합니다.

남성들은 대게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잘 인지하지 못할 뿐 아니라 우울하더라도 남자한테 이런 건 별문제가 아니라고 넘길 수 있는데요.

아내가 칭찬을 많이 해주고 의욕을 돋워주는 것. 감정 표현에 서툰 아빠인 만큼 부부가 다양한 대화를 많이 나누는 것이 산후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또 가끔은 아이를 잠시 맡기고 부부만의 시간을 갖는 것도 좋습니다.

[엄마 : "확실히 엄마들이 가장 많이 경험하고 고통을 받습니다. 하지만 가족이라는 한 팀으로서 문제를 해결해 가야 합니다."]

영국 국민건강서비스(NHS)는 출산 이후 아빠의 정신 건강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보고, 향후 5년 내 지역사회와 연계해 부부가 함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인데요.

[사샤 바버/영국 NHS 정신건강 담당자 : "그동안 남성들의 정신 건강에 관한 자료를 보면 아빠들은 불안이나 우울증을 호소했습니다. 상담 치료를 받으며 대부분 호전됐고, 일상으로 복귀했습니다."]

아빠로서 첫걸음을 떼고 약해지는 초보 아빠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사랑 가득한 공감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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