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율 1% 미만, 초미숙아 ‘소망이’ 설 연휴는 집에서

입력 2020.01.22 (14:30) 수정 2020.01.2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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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날 때 키 25cm, 체중 '370g'에 불과한 초미숙아로 태어난 '소망이'가 생존 가능성 1% 미만의 확률을 이겨내고 기적적으로 생존해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건강하게 자라달라는 부모의 소망을 담아 지은 태명 '소망이'는 오늘(22일) 오후 2시 30분, 강원도 원주 세브란스기독병원 신생아 집중치료지역센터에서 6개월간의 집중 치료를 마치고 체중 3.5kg으로 건강하게 퇴원했습니다.

몸무게 '370g' 초미숙아...긴박했던 순간
'소망이'는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해 7월 27일 엄마 뱃속에서 갑작스럽게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강원도 태백에서 원주 세브란스기독병원으로 응급 이송됐고, 태아와 산모 모두 위험한 상태로 판단해 의료진은 제왕절개 수술을 결정했습니다.

산모 임신 24주 3일 만에 세상에 나온 '소망이'. 키 25cm에 몸무게는 370g였습니다. 휴대전화 2개의 무게에 불과했습니다. 신생아 평균 신장이 50cm 안팎, 몸무게는 3.3kg 안팎인 것에 비하면 키는 절반, 몸무게는 1/10 수준입니다.

출생 직후 측정한 중증도 점수는 3점으로, 10점 만점에 크게 못 미치는 위태로운 상태였습니다. 엄마 뱃속에서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상태에서 세상에 나왔기 때문에 호흡기관과 심혈관기관, 소화기관, 면역 등이 약해 각종 합병증에도 취약했습니다. 생존 가능성은 1% 미만의 확률이었습니다.

더욱이 '소망이'는 너무 작은 상태여서, 치료를 위한 주삿바늘조차도 삽입이 어렵고 미량의 약물에도 크게 영향을 받기에 주사액을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정교하게 맞춰야 하는 등 치료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생후 90일 된 소망이 (사진출처 :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생후 90일 된 소망이 (사진출처 :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수차례 큰 고비...집중 치료 과정
언제 쇼크에 빠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신생아 중환자실에는 의료진 3∼4명이 24시간 집중 치료를 했습니다. 고비도 있었습니다.

소망이는 생후 일주일째 발생한 기흉으로 가슴관을 삽입하고 호흡곤란 증후군과 폐동맥 고혈압 등으로 2달 넘게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았습니다. 이후 패혈성 쇼크와 부신 기능 저하로, 강심제와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했고 중증 미숙아 망막 병증 수술 역시 견뎌내야 했습니다.

또 퇴원을 얼마 안 남기고는 탈장이 생겨 전신마취가 필요한 큰 수술도 받았습니다.

주치의인 이병국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생존 가능성이 1%도 안 될 정도로 희박했던 소망이가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었던 것은 치료에 매진한 의료진 역할도 있었지만, 곁을 지켜준 부모님이 어려운 상황들을 함께 이겨내 준 덕분"이라고 전했습니다.

입원 치료를 마치고 엄마 품에 안긴 소망이입원 치료를 마치고 엄마 품에 안긴 소망이

국내 3번째로 가벼운 무게로 생존..."기적의 생명"
소망이는 국내에서 초극소 저체중 출생아가 생존해 퇴원한 아기 중 몸무게가 3번째로 가벼운 신생아로, 국내에서는 소망이를 포함해 모두 4명의 아기가 생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모든 고비를 꿋꿋하게 이겨내고 3.5kg의 체중으로 퇴원하는 소망이는 현재 스스로 호흡하는 것은 물론이고, 엄마를 보며 웃으면서 분유도 먹을 수 있을 만큼 건강하게 자라났습니다.

소망이 엄마 김성혜 씨는 "소망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잘 이겨내고 퇴원한다는 게 아직도 실감 나지 않는다"며 "소망이가 많은 이에게 사랑을 주는 아이로 자라났으면 좋겠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은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를 운영해 365일 신생아 전문의가 중증 미숙아와 신생아를 진료하고 있습니다.

병원 측은 "지난해 1kg 미만의 초극소 저체중아 7명과 1.5kg 미만의 극소 저체중아 26명을 치료해 극소 저체중아 생존율은 92%에 달해 치료 성공률이 국내 평균 생존율인 84.8%보다 높고, 이는 신생아 치료 선진국인 일본(93.8%)과 호주(92.2%)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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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존율 1% 미만, 초미숙아 ‘소망이’ 설 연휴는 집에서
    • 입력 2020-01-22 14:30:44
    • 수정2020-01-22 16:39:35
    취재K
태어날 때 키 25cm, 체중 '370g'에 불과한 초미숙아로 태어난 '소망이'가 생존 가능성 1% 미만의 확률을 이겨내고 기적적으로 생존해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건강하게 자라달라는 부모의 소망을 담아 지은 태명 '소망이'는 오늘(22일) 오후 2시 30분, 강원도 원주 세브란스기독병원 신생아 집중치료지역센터에서 6개월간의 집중 치료를 마치고 체중 3.5kg으로 건강하게 퇴원했습니다. 몸무게 '370g' 초미숙아...긴박했던 순간 '소망이'는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해 7월 27일 엄마 뱃속에서 갑작스럽게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강원도 태백에서 원주 세브란스기독병원으로 응급 이송됐고, 태아와 산모 모두 위험한 상태로 판단해 의료진은 제왕절개 수술을 결정했습니다. 산모 임신 24주 3일 만에 세상에 나온 '소망이'. 키 25cm에 몸무게는 370g였습니다. 휴대전화 2개의 무게에 불과했습니다. 신생아 평균 신장이 50cm 안팎, 몸무게는 3.3kg 안팎인 것에 비하면 키는 절반, 몸무게는 1/10 수준입니다. 출생 직후 측정한 중증도 점수는 3점으로, 10점 만점에 크게 못 미치는 위태로운 상태였습니다. 엄마 뱃속에서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상태에서 세상에 나왔기 때문에 호흡기관과 심혈관기관, 소화기관, 면역 등이 약해 각종 합병증에도 취약했습니다. 생존 가능성은 1% 미만의 확률이었습니다. 더욱이 '소망이'는 너무 작은 상태여서, 치료를 위한 주삿바늘조차도 삽입이 어렵고 미량의 약물에도 크게 영향을 받기에 주사액을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정교하게 맞춰야 하는 등 치료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생후 90일 된 소망이 (사진출처 :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수차례 큰 고비...집중 치료 과정 언제 쇼크에 빠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신생아 중환자실에는 의료진 3∼4명이 24시간 집중 치료를 했습니다. 고비도 있었습니다. 소망이는 생후 일주일째 발생한 기흉으로 가슴관을 삽입하고 호흡곤란 증후군과 폐동맥 고혈압 등으로 2달 넘게 인공호흡기 치료를 받았습니다. 이후 패혈성 쇼크와 부신 기능 저하로, 강심제와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했고 중증 미숙아 망막 병증 수술 역시 견뎌내야 했습니다. 또 퇴원을 얼마 안 남기고는 탈장이 생겨 전신마취가 필요한 큰 수술도 받았습니다. 주치의인 이병국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생존 가능성이 1%도 안 될 정도로 희박했던 소망이가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었던 것은 치료에 매진한 의료진 역할도 있었지만, 곁을 지켜준 부모님이 어려운 상황들을 함께 이겨내 준 덕분"이라고 전했습니다. 입원 치료를 마치고 엄마 품에 안긴 소망이 국내 3번째로 가벼운 무게로 생존..."기적의 생명" 소망이는 국내에서 초극소 저체중 출생아가 생존해 퇴원한 아기 중 몸무게가 3번째로 가벼운 신생아로, 국내에서는 소망이를 포함해 모두 4명의 아기가 생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모든 고비를 꿋꿋하게 이겨내고 3.5kg의 체중으로 퇴원하는 소망이는 현재 스스로 호흡하는 것은 물론이고, 엄마를 보며 웃으면서 분유도 먹을 수 있을 만큼 건강하게 자라났습니다. 소망이 엄마 김성혜 씨는 "소망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잘 이겨내고 퇴원한다는 게 아직도 실감 나지 않는다"며 "소망이가 많은 이에게 사랑을 주는 아이로 자라났으면 좋겠다"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은 신생아집중치료지역센터를 운영해 365일 신생아 전문의가 중증 미숙아와 신생아를 진료하고 있습니다. 병원 측은 "지난해 1kg 미만의 초극소 저체중아 7명과 1.5kg 미만의 극소 저체중아 26명을 치료해 극소 저체중아 생존율은 92%에 달해 치료 성공률이 국내 평균 생존율인 84.8%보다 높고, 이는 신생아 치료 선진국인 일본(93.8%)과 호주(92.2%)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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