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신당’ 창당 전 몸집 불리기…한국당은 ‘파격 공관위’

입력 2020.01.22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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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을 앞두고 보수통합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당장 다음 달 중순 신당 창당도 공식화됐습니다.

실무 논의기구인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 박형준 위원장은 오늘(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통합 이행계획을 발표하며 다음 달 초 창당추진위원회를 꾸리고, 중순에는 통합신당 출범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박 위원장에 따르면,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등 통합에 참여하는 모든 정당이 해체하고 통합신당 지붕 아래 모이게 됩니다. '간판을 떼는' 겁니다.

창당 전까지 몸집 최대한 불린다

혁통위는 창당을 앞두고 이번 달 말까지 최대한 몸집을 키우겠다는 계획입니다.

당장 무소속 원희룡 제주지사가 보수 통합에 합류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어제(21일) 오전 박 위원장이 제주도청에서 원 지사와 면담했는데, 원 지사가 하룻밤이 지난 오늘 국회 의원회관에 나타나 혁통위에 힘을 실어준 겁니다.

원 지사는 "문재인 정권이 이렇게 대놓고 제멋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야당이 약해서이기 때문이라는 게 국민 생각"이라며 "국민 뜻을 받들기 위해서 야당의 통합이 너무나 절실하고, 그런 의무감으로 힘을 보태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 보수정당에 실망해서 떠난 중도·보수층, 문재인 정권에 실망한 비문(非文) 중도층 지지를 가져올 수 있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며 보수 신당 창당을 지지했습니다.

원 지사는 현직 지방자치단체장 신분인 만큼 선거운동은 할 수 없지만, 이런 합류 선언 및 향후 통합의 외연을 넓히는 역할을 할 것으로 혁통위 측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박 위원장은 이 밖에도 여러 인사와 접촉하고 있다고 밝히는 한편, 이번 달 말까지 시민사회단체와 개별 지지자들의 동참을 가능한 많이 끌어모으겠다는 계획을 알렸습니다.

백지상태서 대화하겠다던 유승민, "신당 창당 꼭 필요한가"

그러나 혁통위 설명과 달리, 신당 창당 계획에 모두가 동의한 건 아닙니다.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인 유승민 의원은 오늘 오전 "백지상태에서 한국당과 일 대 일 대화를 시작하겠다"며 통합을 기정사실화 한 듯 보였지만, 오후에는 후보 단일화나 선거 연대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선거법 통과 후 합당이 과연 이기는 전략이냐는 부분을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건데, 더불어민주당과 '4+1 협의체'에 참여하는 정의당 등 소수정당들이 합당한다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준 연동형 비례제에서 소수 정당의 비례 의석 확보가 쉬워진 만큼, 창당이 통합의 유일한 목적지는 아닐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신당 창당시 지도부를 어떻게 꾸릴지도 안갯속입니다.

선거 전에 전당대회를 열고 공식 지도부를 꾸리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박 위원장도 "선거 전까지는 선거대책위원회 중심으로 당을 운영하고, 선거 이후에 당헌·당규를 손보고 적절한 시기에 전당대회를 열어 지도부를 구성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선거 전까지는 임시방편으로 선대위가 지도부를 대신한다는 겁니다.

다만 선거 이후 지도체제에 대한 이견을 제대로 봉합하지 못하면, 신당 창당 역시 단순히 총선 승리를 위한 정치공학적 선거연대에 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가운데 1인 당 대표 체제는 신당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원희룡 지사는 오늘 오전 황교안 대표와 면담한 이후 "'반 문재인' 국민의 뜻을 모으기 위해 모두가 합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는 (신당이) 집단 지도체제로 가야 하지 않은가"라고 말하며 황 대표를 포함한 각 정당 지도부가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통합신당 공관위원장은 김형오 유력…한국당은 '파격 공관위'

가장 예민한 문제는 결국 공천인데, 한국당은 자체 공관위를 빠르게 띄우며 주도권 잡기에 나섰습니다.

한국당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오늘 오후 공관위원 8명 명단을 밝혔는데, 불출마를 선언하며 당 해체까지 요구했던 3선 김세연 의원도 포함돼 있습니다.

당내에선 '예상을 깼다'는 평가가 나온 동시에, 새로운보수당과의 통합을 고려한 인선이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위원장을 제외한 위원 8명 가운데 여성이 4명이라는 점도 눈에 띕니다.

김 전 위원장은 신당 창당시 공관위원 일부가 교체될 수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통합까지 감안한 것으로, 자유한국당을 위한 게 아니라 국민을 위한 국회의원을 뽑아야겠다고 생각하는 분들을 위촉했다"고 답했습니다. 이 공관위가 통합신당 발족 후에도 그대로 유지될지는 지켜볼 문제입니다.

현재까지는 통합 과정에서 공천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건 사실상 금기시된 분위기입니다. 참여 세력끼리 공천 나눠 먹기를 한다는 지적을 받는 순간 통합의 진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새로운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는 한국당 공관위원 명단 발표 후 "우리 당이 관여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신당이 생기면 그 시점에 우리 입장을 다시 이야기하겠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냈습니다.

이언주 의원의 '전진 4.0' 등도 "공천을 거론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즉답은 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정대로 통합신당이 출범한다면, 공관위를 둘러싸고 참여 세력 간에 알력다툼이 생길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앞서 오늘 혁통위 회의에서 박인환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는 "공관위에 소수 정당과 재야세력 참여를 보장하는 원칙을 선언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통합 대상을 보수 시민사회단체로 확대하기로 한 만큼, 공천 지분도 줘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여기에 대해 박형준 위원장은 "시민사회단체 의견을 잘 녹여내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했는데, 공천 관련 잡음을 어떻게 해소할지도 통합신당 창당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변수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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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수 신당’ 창당 전 몸집 불리기…한국당은 ‘파격 공관위’
    • 입력 2020-01-22 19:20:32
    취재K
4·15 총선을 앞두고 보수통합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당장 다음 달 중순 신당 창당도 공식화됐습니다.

실무 논의기구인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 박형준 위원장은 오늘(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통합 이행계획을 발표하며 다음 달 초 창당추진위원회를 꾸리고, 중순에는 통합신당 출범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박 위원장에 따르면,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등 통합에 참여하는 모든 정당이 해체하고 통합신당 지붕 아래 모이게 됩니다. '간판을 떼는' 겁니다.

창당 전까지 몸집 최대한 불린다

혁통위는 창당을 앞두고 이번 달 말까지 최대한 몸집을 키우겠다는 계획입니다.

당장 무소속 원희룡 제주지사가 보수 통합에 합류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습니다.

어제(21일) 오전 박 위원장이 제주도청에서 원 지사와 면담했는데, 원 지사가 하룻밤이 지난 오늘 국회 의원회관에 나타나 혁통위에 힘을 실어준 겁니다.

원 지사는 "문재인 정권이 이렇게 대놓고 제멋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야당이 약해서이기 때문이라는 게 국민 생각"이라며 "국민 뜻을 받들기 위해서 야당의 통합이 너무나 절실하고, 그런 의무감으로 힘을 보태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 보수정당에 실망해서 떠난 중도·보수층, 문재인 정권에 실망한 비문(非文) 중도층 지지를 가져올 수 있는 정당이 되어야 한다"며 보수 신당 창당을 지지했습니다.

원 지사는 현직 지방자치단체장 신분인 만큼 선거운동은 할 수 없지만, 이런 합류 선언 및 향후 통합의 외연을 넓히는 역할을 할 것으로 혁통위 측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박 위원장은 이 밖에도 여러 인사와 접촉하고 있다고 밝히는 한편, 이번 달 말까지 시민사회단체와 개별 지지자들의 동참을 가능한 많이 끌어모으겠다는 계획을 알렸습니다.

백지상태서 대화하겠다던 유승민, "신당 창당 꼭 필요한가"

그러나 혁통위 설명과 달리, 신당 창당 계획에 모두가 동의한 건 아닙니다.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인 유승민 의원은 오늘 오전 "백지상태에서 한국당과 일 대 일 대화를 시작하겠다"며 통합을 기정사실화 한 듯 보였지만, 오후에는 후보 단일화나 선거 연대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선거법 통과 후 합당이 과연 이기는 전략이냐는 부분을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건데, 더불어민주당과 '4+1 협의체'에 참여하는 정의당 등 소수정당들이 합당한다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준 연동형 비례제에서 소수 정당의 비례 의석 확보가 쉬워진 만큼, 창당이 통합의 유일한 목적지는 아닐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신당 창당시 지도부를 어떻게 꾸릴지도 안갯속입니다.

선거 전에 전당대회를 열고 공식 지도부를 꾸리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박 위원장도 "선거 전까지는 선거대책위원회 중심으로 당을 운영하고, 선거 이후에 당헌·당규를 손보고 적절한 시기에 전당대회를 열어 지도부를 구성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선거 전까지는 임시방편으로 선대위가 지도부를 대신한다는 겁니다.

다만 선거 이후 지도체제에 대한 이견을 제대로 봉합하지 못하면, 신당 창당 역시 단순히 총선 승리를 위한 정치공학적 선거연대에 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가운데 1인 당 대표 체제는 신당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원희룡 지사는 오늘 오전 황교안 대표와 면담한 이후 "'반 문재인' 국민의 뜻을 모으기 위해 모두가 합해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는 (신당이) 집단 지도체제로 가야 하지 않은가"라고 말하며 황 대표를 포함한 각 정당 지도부가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통합신당 공관위원장은 김형오 유력…한국당은 '파격 공관위'

가장 예민한 문제는 결국 공천인데, 한국당은 자체 공관위를 빠르게 띄우며 주도권 잡기에 나섰습니다.

한국당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오늘 오후 공관위원 8명 명단을 밝혔는데, 불출마를 선언하며 당 해체까지 요구했던 3선 김세연 의원도 포함돼 있습니다.

당내에선 '예상을 깼다'는 평가가 나온 동시에, 새로운보수당과의 통합을 고려한 인선이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위원장을 제외한 위원 8명 가운데 여성이 4명이라는 점도 눈에 띕니다.

김 전 위원장은 신당 창당시 공관위원 일부가 교체될 수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통합까지 감안한 것으로, 자유한국당을 위한 게 아니라 국민을 위한 국회의원을 뽑아야겠다고 생각하는 분들을 위촉했다"고 답했습니다. 이 공관위가 통합신당 발족 후에도 그대로 유지될지는 지켜볼 문제입니다.

현재까지는 통합 과정에서 공천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건 사실상 금기시된 분위기입니다. 참여 세력끼리 공천 나눠 먹기를 한다는 지적을 받는 순간 통합의 진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새로운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는 한국당 공관위원 명단 발표 후 "우리 당이 관여할 문제는 아니다"라며, "신당이 생기면 그 시점에 우리 입장을 다시 이야기하겠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냈습니다.

이언주 의원의 '전진 4.0' 등도 "공천을 거론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즉답은 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정대로 통합신당이 출범한다면, 공관위를 둘러싸고 참여 세력 간에 알력다툼이 생길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앞서 오늘 혁통위 회의에서 박인환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는 "공관위에 소수 정당과 재야세력 참여를 보장하는 원칙을 선언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통합 대상을 보수 시민사회단체로 확대하기로 한 만큼, 공천 지분도 줘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여기에 대해 박형준 위원장은 "시민사회단체 의견을 잘 녹여내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했는데, 공천 관련 잡음을 어떻게 해소할지도 통합신당 창당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변수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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