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엑소더스’ 본격…중국발 전염병 왜 많을까

입력 2020.01.28 (08:11) 수정 2020.01.28 (08:5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중국 우한에 전격 투입된 인민해방군 의료진들입니다.

군복에 마스크, 지금의 상황이 '전시'나 다름없음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이 전쟁터를 빠져나오기 위한 대탈출, 이른바 차이나 엑소더스가 본격화됐습니다.

미국은 이르면 오늘 우한에 전세기를 띄워 가장 먼저 자국민 구하기에 나섭니다.

영국과 프랑스, 일본, 호주 등도 우한에 체류 중인 자국민을 대피시키는 방안을 중국 당국과 협의 중입니다.

[프랑스 보건부 장관 : "프랑스 영토에 바이러스가 퍼질 모든 가능성을 막기 위해 돌아온 사람들을 전문 의료팀이 관찰하고, 14일 동안 격리될 겁니다."]

우리 정부도 모레 (30일) 쯤 중국 우한에 전세기를 보내기로 했습니다.

우한시에 고립된 우리 국민 6백여 명을 철수시키기 위해섭니다.

현지 총영사관에는 한국인들 귀국 문의가 폭주하고 있습니다.

영사관측은 "현재 일반 전화는 통화가 불가하니 긴급 상황시 당직 전화로 연락해 달라"는 공지를 홈페이지에 올렸습니다.

어젯밤까지 전세기 탑승을 신청한 우리 국민은 5백여 명으로 정부는 전세기 탑승자에 대해 귀국 후 최소 2주간 격리생활을 할 수 있다는 동의서를 받았습니다.

공포의 도시가 된 우한에서 빠져나온 사람은 지금까지 약 500만 명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중국의 한 매체가 이들의 동선을 추적해 봤더니, 70% 가까이는 우한의 인접 도시로, 나머지는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내 대도시, 그리고 일부는 외국으로 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특히 우한을 피해 우리나라로 온 사람은 6천4백여 명으로, 네번째로 많았습니다.

세계 각국 대탈출 행렬이 이어지면서 중국 대륙 곳곳은 외부 세계와 단절된 섬처럼 변해가고 있습니다.

중국 베이징 시내 거리의 모습입니다.

평소의 교통 체증과는 달리 텅 비어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언론을 통해 "집에 가만히 있는 게 애국"이라는 호소의 글을 연일 내보냅니다.

각급 학교의 개학 시기를 무기한 연기했고 직장인들에겐 인터넷을 통한 재택근무를 독려 중입니다.

중국의 그 많은 인파는 어디로 가고 발 없는 흉흉한 소문만 천 리를 내닫는 형국입니다.

2003년 사스 타파의 영웅, 중난산(鍾南山)이 우한 폐렴 퇴치 임무를 맡다 쓰러졌다는 헛소문이 도는가 하면, 베이징 내 한국인 밀집 거주지역인 왕징(望京)에도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는 유언비어가 퍼지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이 처한 이같은 상황은, 과거 역사를 돌아보면 아이러니하게 느껴집니다.

중국은 고래로 동양 의학이 발달한 곳입니다.

신기의 의술을 지녔다는 편작과 화타 한방 치료법인 침, 뜸, 부항도 중국에서 왔습니다.

국내 의서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동의보감도 거의 대부분이 중국 서적을 인용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이런 중국에서 왜 툭하면 괴질이 발생하는 것일까.

사스(2003)와 조류독감(2010), 지난해 아프리카 돼지열병 모두 먼저 중국을 휩쓴 뒤 세계 각국으로 퍼져나갔습니다.

중국에 유독 변종 바이러스 감염이 많은 이유 중 하나로, 야생 동물을 선호하는 중국인들의 식문화를 꼽기도 합니다.

깔끔하게 포장된 육류·생선을 파는 서구식 대형 마트가 중국에선 이상하리만치 인기가 없습니다.

"오래된 걸 눈속임한 건지 어떻게 아느냐"는 것입니다.

아직도 중년 이상 중국인에게 신선한 고기란 '산 것'이어야 합니다.

이번 폐렴의 발원지 화난 수산 시장서도 확인됐지만, 도시 외곽 재래시장만 가도 눈을 뜬 닭·오리는 기본이고 산 뱀과 개구리가 손님을 기다립니다.

남쪽으로 내려가면 더 다양해집니다.

특히 홍콩과 접한 광둥성 "책상 빼고 다리 네 개짜리는 다 먹는다"는 우스개 소리가 나올 만큼 별 희한한 동물을 식재료로 사용하는 곳입니다.

박쥐와 오소리가 한약재로 쓰입니다.

이런 생활 문화인데 광둥 지역은 겨울에도 20도를 웃돌고 비마저 잦습니다.

인구는 1억이 넘습니다.

사람과 동물이 엉키고 고온·다습한 데다 인구 밀도까지 높다보니 동물 바이러스가 사람으로 전파되고 다시 사람끼리 번지는 '인수(人獸) 공통 감염병'이 발생하기에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 셈입니다.

1968년 세계적으로 75만명이 사망한 홍콩 독감, 2003년 774명이 희생된 사스 2010년대 조류인플루엔자가 광둥 일대에서 발생한 건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게 여러 과학자들의 견햅니다.

양쯔강 중류의 우한도 광둥처럼 습하고 따뜻합니다.

인구가 1100만쯤 되는데 이 곳 주민들도 "박쥐를 약재로 안다"고 합니다.

사람과 물자가 사통팔달로 오가는 세상이지만 우리는 중국 곁에 산다는 것 만으로 겪어야 하는 위험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특히나 국민 생명과 직결된 바이러스는 치명적입니다.

오늘 새벽 0시부터 중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가 공항 검역관에게 전수 검사를 받고 있습니다.

당국의 움직임이 비상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차이나 엑소더스’ 본격…중국발 전염병 왜 많을까
    • 입력 2020-01-28 08:12:18
    • 수정2020-01-28 08:59:53
    아침뉴스타임
중국 우한에 전격 투입된 인민해방군 의료진들입니다.

군복에 마스크, 지금의 상황이 '전시'나 다름없음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이 전쟁터를 빠져나오기 위한 대탈출, 이른바 차이나 엑소더스가 본격화됐습니다.

미국은 이르면 오늘 우한에 전세기를 띄워 가장 먼저 자국민 구하기에 나섭니다.

영국과 프랑스, 일본, 호주 등도 우한에 체류 중인 자국민을 대피시키는 방안을 중국 당국과 협의 중입니다.

[프랑스 보건부 장관 : "프랑스 영토에 바이러스가 퍼질 모든 가능성을 막기 위해 돌아온 사람들을 전문 의료팀이 관찰하고, 14일 동안 격리될 겁니다."]

우리 정부도 모레 (30일) 쯤 중국 우한에 전세기를 보내기로 했습니다.

우한시에 고립된 우리 국민 6백여 명을 철수시키기 위해섭니다.

현지 총영사관에는 한국인들 귀국 문의가 폭주하고 있습니다.

영사관측은 "현재 일반 전화는 통화가 불가하니 긴급 상황시 당직 전화로 연락해 달라"는 공지를 홈페이지에 올렸습니다.

어젯밤까지 전세기 탑승을 신청한 우리 국민은 5백여 명으로 정부는 전세기 탑승자에 대해 귀국 후 최소 2주간 격리생활을 할 수 있다는 동의서를 받았습니다.

공포의 도시가 된 우한에서 빠져나온 사람은 지금까지 약 500만 명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중국의 한 매체가 이들의 동선을 추적해 봤더니, 70% 가까이는 우한의 인접 도시로, 나머지는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내 대도시, 그리고 일부는 외국으로 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특히 우한을 피해 우리나라로 온 사람은 6천4백여 명으로, 네번째로 많았습니다.

세계 각국 대탈출 행렬이 이어지면서 중국 대륙 곳곳은 외부 세계와 단절된 섬처럼 변해가고 있습니다.

중국 베이징 시내 거리의 모습입니다.

평소의 교통 체증과는 달리 텅 비어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언론을 통해 "집에 가만히 있는 게 애국"이라는 호소의 글을 연일 내보냅니다.

각급 학교의 개학 시기를 무기한 연기했고 직장인들에겐 인터넷을 통한 재택근무를 독려 중입니다.

중국의 그 많은 인파는 어디로 가고 발 없는 흉흉한 소문만 천 리를 내닫는 형국입니다.

2003년 사스 타파의 영웅, 중난산(鍾南山)이 우한 폐렴 퇴치 임무를 맡다 쓰러졌다는 헛소문이 도는가 하면, 베이징 내 한국인 밀집 거주지역인 왕징(望京)에도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는 유언비어가 퍼지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이 처한 이같은 상황은, 과거 역사를 돌아보면 아이러니하게 느껴집니다.

중국은 고래로 동양 의학이 발달한 곳입니다.

신기의 의술을 지녔다는 편작과 화타 한방 치료법인 침, 뜸, 부항도 중국에서 왔습니다.

국내 의서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동의보감도 거의 대부분이 중국 서적을 인용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이런 중국에서 왜 툭하면 괴질이 발생하는 것일까.

사스(2003)와 조류독감(2010), 지난해 아프리카 돼지열병 모두 먼저 중국을 휩쓴 뒤 세계 각국으로 퍼져나갔습니다.

중국에 유독 변종 바이러스 감염이 많은 이유 중 하나로, 야생 동물을 선호하는 중국인들의 식문화를 꼽기도 합니다.

깔끔하게 포장된 육류·생선을 파는 서구식 대형 마트가 중국에선 이상하리만치 인기가 없습니다.

"오래된 걸 눈속임한 건지 어떻게 아느냐"는 것입니다.

아직도 중년 이상 중국인에게 신선한 고기란 '산 것'이어야 합니다.

이번 폐렴의 발원지 화난 수산 시장서도 확인됐지만, 도시 외곽 재래시장만 가도 눈을 뜬 닭·오리는 기본이고 산 뱀과 개구리가 손님을 기다립니다.

남쪽으로 내려가면 더 다양해집니다.

특히 홍콩과 접한 광둥성 "책상 빼고 다리 네 개짜리는 다 먹는다"는 우스개 소리가 나올 만큼 별 희한한 동물을 식재료로 사용하는 곳입니다.

박쥐와 오소리가 한약재로 쓰입니다.

이런 생활 문화인데 광둥 지역은 겨울에도 20도를 웃돌고 비마저 잦습니다.

인구는 1억이 넘습니다.

사람과 동물이 엉키고 고온·다습한 데다 인구 밀도까지 높다보니 동물 바이러스가 사람으로 전파되고 다시 사람끼리 번지는 '인수(人獸) 공통 감염병'이 발생하기에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 셈입니다.

1968년 세계적으로 75만명이 사망한 홍콩 독감, 2003년 774명이 희생된 사스 2010년대 조류인플루엔자가 광둥 일대에서 발생한 건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게 여러 과학자들의 견햅니다.

양쯔강 중류의 우한도 광둥처럼 습하고 따뜻합니다.

인구가 1100만쯤 되는데 이 곳 주민들도 "박쥐를 약재로 안다"고 합니다.

사람과 물자가 사통팔달로 오가는 세상이지만 우리는 중국 곁에 산다는 것 만으로 겪어야 하는 위험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특히나 국민 생명과 직결된 바이러스는 치명적입니다.

오늘 새벽 0시부터 중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가 공항 검역관에게 전수 검사를 받고 있습니다.

당국의 움직임이 비상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