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단독] 이 와중에…“빙하 호수·소금광산·카를교·부다 왕궁”으로 ‘역량강화’ 출장간 의장님들
입력 2020.01.29 (16:39) 수정 2020.01.29 (17:17) 취재K
'빙하가 녹아 만들어진 호수와 산악지대의 보존방법 및 운영현황 파악' (오스트리아 잘츠카머구트)
'폐허 된 광산을 박물관, 갤러리, 공연장 등 문화시설로 설계하고 운영되는 현황 파악' (독일 베르히테스가덴 소금광산)
'도시재생사업으로 발전된 구시가지 현황 파악' (체코 프라하 구시가지 광장, 카를교, 프라하성)

리더십 역량 강화 국외 연수…오스트리아, 체코, 헝가리

빙하호수와 소금광산 방문 등으로 지역발전을 앞당기고, 리더십 역량 강화를 도모한다는 이 '신박한' 아이디어. 빙하도, 소금광산도 없는 충청남도 기초의회 의장들의 계획이자 실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기초의회는 시군구 지역 주민들의 의사를 대표하는 기구로 지역의 국회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주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초의회는 보건소를 포함한 지역 행정기관들이 제대로 일하는지 감시해야 할 이때, 어디를 그렇게 떠난 걸까요?

충청남도 시·군 기초의회 의장들의 단체인 '충남시군의회의장협의회'가 동유럽 3개국으로 '리더십 역량 강화' 국외 연수를 떠났습니다. 연수 대상자는 충남지역 15개 시군 가운데 13개 시군(천안시, 금산군 제외)의 기초의장 13명과 수행원들을 포함해 모두 20여 명입니다. 이들은 어제(28일) 오후 인천공항을 출발해 오늘(29일) 오스트리아 빈에 도착했습니다. 앞으로 7박 9일간 오스트리아, 체코, 헝가리 등지에서 연수를 진행합니다. 연수 계획엔 어떤 것들이 포함됐을까요?


일정표 대부분은 '문화탐방' 일정으로 가득 찼습니다. 2일 차에는 바로크식 건축물인 베네딕트 회의 멜크 수도원을 첫 방문지로 호숫가 마을 할슈타트, 아름다운 전원도시인 잘츠카머구트를 방문합니다. 모두 뛰어난 자연환경으로 인기를 끄는 관광지입니다. 일정표를 보면 빙하가 녹아 만들어진 호수와 산악지대로 이뤄진 잘츠카머구트에서 충남지역 기초의장들은 밤 8시부터 자연보존 현황 및 주변 관광지역과의 연계방식을 조사할 예정입니다.

이어 3일 차에는 잘츠부르크의 최대규모 노인복지센터를 '공식방문'합니다. 일정표상으로는 장소 외에 더 세부적인 설명은 없습니다. 이곳을 방문한 뒤에는 문화탐방이 이어집니다. 호헨잘츠부르크 성, 바로크식 미라벨 정원과 궁전, 독일과 오스트리아 국경에 있는 베르히테스가덴 소금광산을 방문합니다. 이 소금광산을 통해 충남지역 기초의장들은 안전시설 등을 벤치마킹할 계획입니다.

리더십 역량 강화 '강행군'은 계속됩니다. 4일 차에는 체코의 유명 관광지 체스키크룸로프로 이동합니다. 이곳에서 문화탐방으로 성과 구시가지를 둘러보는데 이를 통해 '전통을 간직한 구도심의 보존 및 관리방식'을 약 2시간에 걸쳐 조사할 예정입니다. 이후 프라하로 이동해 프라하 1구 사회복지센터를 공식방문합니다. 역시 세부 설명은 쓰여있지 않습니다.

이제 5일 차입니다. 아침 9시부터 프라하의 구시가지 광장, 틴 성당, 카를교 등 문화탐방으로 시작합니다. 이어 오후에는 알버트 슈퍼마켓을 공식방문합니다. 이 마켓은 체코의 최대 체인 슈퍼마켓이라고 설명합니다. 이어 '연구'를 위해 현지인들의 교통수단인 트램을 탑승합니다. 약 1시간 동안의 트램 탑승을 통해 '신호체계, 노선, 요금체계, 운영시간, 환승시스템 등' 운영 현황을 조사할 예정입니다. 슈퍼마켓도, 트램도 충남지역의 발전과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궁금합니다.

6일 차, 7일 차에도 문화탐방은 계속됩니다. 이들은 다음 달 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출발해 인천공항에 다음 달 5일 도착할 예정입니다.

이들이 밝힌 연수목적 "의장으로 갖춰야 할 리더십 역량 강화 습득, 선진 문화관광시설 벤치마킹 및 현장견학을 통한 시군발전 방향 모색, 상호 간 협치 및 공동체 의식 함양을 통한 충남시군의회의장협의회 발전 방안 모색"입니다.

총 소요비용 1억 원…모두 주민들의 세금

소요비용은 1인당 약 370만 원 정도로, 기초의장과 이들의 수행원을 포함해 약 1억 원 정도가 경비로 잡혔습니다. 비용은 충남시군의회의장협의회가 부담하는데, 이 협의회의 비용은 충남지역 각 기초의회의 분담금입니다. 각 지역의 기초의회는 주민 세금으로 운영됩니다. 결국, 이들의 리더십 역량 강화는 주민 세금으로 가는 것입니다.

앞서 2016년에도 이 지역 기초의장들은 동유럽으로 7박 9일의 국외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당시 여행일정으로 가득 차 '외유성' 비판을 받았습니다. 2018년 지방선거 이후에 지역 의회가 다시 구성됐고, 인물도 달라졌지만 가는 지역도, 가서 하는 일정도 비슷합니다.

현재 충남 지역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는 없지만, 확진자와 접촉한 인원이 10명 넘게 있습니다. 이 지역 주민들 역시 바이러스에 대한 걱정과 함께 보건소 등에 자주 들를 것입니다. 보건소가 일을 잘하고 있는지 감시하고 긴급한 조례를 제정하는 것은 기초의회의 역할입니다.

KBS 취재진은 충남시군의회의장협의회장인 김진호 논산시 기초의장에게 수차례 전화와 문자를 남겼지만, 현재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입니다. 기초의장들의 반론이 온다면 이를 포함해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오늘 저녁 KBS 1TV 뉴스7을 통해 전달해드리겠습니다.
  • [단독] 이 와중에…“빙하 호수·소금광산·카를교·부다 왕궁”으로 ‘역량강화’ 출장간 의장님들
    • 입력 2020-01-29 16:39:31
    • 수정2020-01-29 17:17:28
    취재K
'빙하가 녹아 만들어진 호수와 산악지대의 보존방법 및 운영현황 파악' (오스트리아 잘츠카머구트)
'폐허 된 광산을 박물관, 갤러리, 공연장 등 문화시설로 설계하고 운영되는 현황 파악' (독일 베르히테스가덴 소금광산)
'도시재생사업으로 발전된 구시가지 현황 파악' (체코 프라하 구시가지 광장, 카를교, 프라하성)

리더십 역량 강화 국외 연수…오스트리아, 체코, 헝가리

빙하호수와 소금광산 방문 등으로 지역발전을 앞당기고, 리더십 역량 강화를 도모한다는 이 '신박한' 아이디어. 빙하도, 소금광산도 없는 충청남도 기초의회 의장들의 계획이자 실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기초의회는 시군구 지역 주민들의 의사를 대표하는 기구로 지역의 국회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주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초의회는 보건소를 포함한 지역 행정기관들이 제대로 일하는지 감시해야 할 이때, 어디를 그렇게 떠난 걸까요?

충청남도 시·군 기초의회 의장들의 단체인 '충남시군의회의장협의회'가 동유럽 3개국으로 '리더십 역량 강화' 국외 연수를 떠났습니다. 연수 대상자는 충남지역 15개 시군 가운데 13개 시군(천안시, 금산군 제외)의 기초의장 13명과 수행원들을 포함해 모두 20여 명입니다. 이들은 어제(28일) 오후 인천공항을 출발해 오늘(29일) 오스트리아 빈에 도착했습니다. 앞으로 7박 9일간 오스트리아, 체코, 헝가리 등지에서 연수를 진행합니다. 연수 계획엔 어떤 것들이 포함됐을까요?


일정표 대부분은 '문화탐방' 일정으로 가득 찼습니다. 2일 차에는 바로크식 건축물인 베네딕트 회의 멜크 수도원을 첫 방문지로 호숫가 마을 할슈타트, 아름다운 전원도시인 잘츠카머구트를 방문합니다. 모두 뛰어난 자연환경으로 인기를 끄는 관광지입니다. 일정표를 보면 빙하가 녹아 만들어진 호수와 산악지대로 이뤄진 잘츠카머구트에서 충남지역 기초의장들은 밤 8시부터 자연보존 현황 및 주변 관광지역과의 연계방식을 조사할 예정입니다.

이어 3일 차에는 잘츠부르크의 최대규모 노인복지센터를 '공식방문'합니다. 일정표상으로는 장소 외에 더 세부적인 설명은 없습니다. 이곳을 방문한 뒤에는 문화탐방이 이어집니다. 호헨잘츠부르크 성, 바로크식 미라벨 정원과 궁전, 독일과 오스트리아 국경에 있는 베르히테스가덴 소금광산을 방문합니다. 이 소금광산을 통해 충남지역 기초의장들은 안전시설 등을 벤치마킹할 계획입니다.

리더십 역량 강화 '강행군'은 계속됩니다. 4일 차에는 체코의 유명 관광지 체스키크룸로프로 이동합니다. 이곳에서 문화탐방으로 성과 구시가지를 둘러보는데 이를 통해 '전통을 간직한 구도심의 보존 및 관리방식'을 약 2시간에 걸쳐 조사할 예정입니다. 이후 프라하로 이동해 프라하 1구 사회복지센터를 공식방문합니다. 역시 세부 설명은 쓰여있지 않습니다.

이제 5일 차입니다. 아침 9시부터 프라하의 구시가지 광장, 틴 성당, 카를교 등 문화탐방으로 시작합니다. 이어 오후에는 알버트 슈퍼마켓을 공식방문합니다. 이 마켓은 체코의 최대 체인 슈퍼마켓이라고 설명합니다. 이어 '연구'를 위해 현지인들의 교통수단인 트램을 탑승합니다. 약 1시간 동안의 트램 탑승을 통해 '신호체계, 노선, 요금체계, 운영시간, 환승시스템 등' 운영 현황을 조사할 예정입니다. 슈퍼마켓도, 트램도 충남지역의 발전과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궁금합니다.

6일 차, 7일 차에도 문화탐방은 계속됩니다. 이들은 다음 달 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출발해 인천공항에 다음 달 5일 도착할 예정입니다.

이들이 밝힌 연수목적 "의장으로 갖춰야 할 리더십 역량 강화 습득, 선진 문화관광시설 벤치마킹 및 현장견학을 통한 시군발전 방향 모색, 상호 간 협치 및 공동체 의식 함양을 통한 충남시군의회의장협의회 발전 방안 모색"입니다.

총 소요비용 1억 원…모두 주민들의 세금

소요비용은 1인당 약 370만 원 정도로, 기초의장과 이들의 수행원을 포함해 약 1억 원 정도가 경비로 잡혔습니다. 비용은 충남시군의회의장협의회가 부담하는데, 이 협의회의 비용은 충남지역 각 기초의회의 분담금입니다. 각 지역의 기초의회는 주민 세금으로 운영됩니다. 결국, 이들의 리더십 역량 강화는 주민 세금으로 가는 것입니다.

앞서 2016년에도 이 지역 기초의장들은 동유럽으로 7박 9일의 국외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당시 여행일정으로 가득 차 '외유성' 비판을 받았습니다. 2018년 지방선거 이후에 지역 의회가 다시 구성됐고, 인물도 달라졌지만 가는 지역도, 가서 하는 일정도 비슷합니다.

현재 충남 지역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는 없지만, 확진자와 접촉한 인원이 10명 넘게 있습니다. 이 지역 주민들 역시 바이러스에 대한 걱정과 함께 보건소 등에 자주 들를 것입니다. 보건소가 일을 잘하고 있는지 감시하고 긴급한 조례를 제정하는 것은 기초의회의 역할입니다.

KBS 취재진은 충남시군의회의장협의회장인 김진호 논산시 기초의장에게 수차례 전화와 문자를 남겼지만, 현재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입니다. 기초의장들의 반론이 온다면 이를 포함해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오늘 저녁 KBS 1TV 뉴스7을 통해 전달해드리겠습니다.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