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K] 중국 업체가 300억 투자?…허위공시 주가조작

입력 2020.01.30 (21:46) 수정 2020.01.30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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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 업체가 코스닥 기업에 대규모 투자를 한다는 소식이 호재로 등장하고 이게 주가조작의 매개가 되는데요.

이 호재성 공시 역시 주가조작 세력들이 거짓으로 만들어 낸 것이란 사실이 중국 현지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김효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심각한 자금난으로 공장 문까지 닫아야 했던 STC에 3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중국의 업체는 어떤 곳일까?

당시 중국 업체의 대표는 중국자동차협회 임원이라며 자신을 소개했다고 합니다.

[주가조작 자금 조달책/음성변조 : "뭐 중국에서 엄청난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고 뭐 시진핑 그 누나와 관련된 사람이면서 중국 전기자동차 협회 회장이며…”]

그런데 이 중국 전기차 업체는 STC에 투자하지 않았습니다.

취재진은 중국 업체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본사가 있다는 중국 베이징을 찾았습니다.

업체의 주소지를 찾아가 보니, 사무실에는 전기차와는 전혀 관련 없는 의료기기 회사 간판이 붙어있습니다.

[관리사무소 직원 : "(여기가 '베이징화텍파워'인가요?) 아니에요. 저희는 의료기기 회사에요. 수년 전부터 우리 회사가 이 사무실을 썼는데요."]

중국 업체의 자회사라는 곳도 찾아가 봤습니다.

이번에는 오래된 호텔이 나옵니다.

직원들은 이렇게 찾아오는 사람들이 익숙한 듯 취재진을 쫓아내기 바쁩니다.

[베이징 호텔 직원 : "경찰서에서도 찾아 왔고요. 안전국이라는 국가 기관에서도 온 적이 있는데 회사가 어디 있지는 못 찾았어요.”]

그럼 중국 업체 대표의 명함에 나왔던 중국자동차협회 전기차 분회 사무국장이라는 직함은 확실한 것일까?

중국 자동차학회 로고와 주소에, 중국자동차협회 이름을 갖다 붙였고, 여러 단체의 명의를 끼워 만든 조작된 명함이었습니다.

[중국 자동차학회 임원 : "그 대표님이 사용한 주소는 자동차협회이고요, 로고는 자동차학회 걸 썼어요. 그분이 이 명함을 만들었어요."]

이 중국업체가 중국 정부로부터 받았다는 첨단 신기술인증서도 유효기간이 지난 것이었습니다.

[중국국가인증 자문업체 : “‘첨단 신기술 기업 인증서’는 검색이 안 됐어요. 유효 기간이 3년밖에 안 되잖아요. 인증번호는 이미 무효가 됐고요.”]

업체 대표는 취재진과 만나기로 한 날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는 전화통화에서 자신의 회사는 사실 300억 원을 낼 돈도 없었고, 다만 기술개발만 해주기로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STC 투자 공시 중국기업 대표 : “STC 투자에 대해서는 저희도 잘 몰라요. 당시에 저희는 그렇게 많은 자금을 갖고 있지 않았어요. 저희는 단지 기술개발만 담당했을 뿐이에요.”]

당시 공시를 올린 STC의 대표는 “중국 업체의 투자 가능성에 대해 의문은 있었지만 일단 자금이 급해 투자를 받기로 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점조직 형태의 피라미드식 주가조작과 정체불명의 중국 전기차 업체까지 동원된 허위 공시.

한국거래소도 뒤늦게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 STC의 투자 공시가 허위였을 가능성이 크다며 심리 결과를 금융위에 통보했습니다.

[금융위원회 시장조사단 : “((한국거래소에서) 여기 조사국으로 올라갔다는데 올해(2019년) 하반기에….) 저는 모릅니다. 다른 데 갔는지는 모르겠는데요.”]

사건 발생 1년이 지났는데도 금융위는 아직 허위 공시에 대한 사실 여부도 확인해 주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효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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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1-30 21:49:16
    • 수정2020-01-30 21:5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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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 업체가 코스닥 기업에 대규모 투자를 한다는 소식이 호재로 등장하고 이게 주가조작의 매개가 되는데요.

이 호재성 공시 역시 주가조작 세력들이 거짓으로 만들어 낸 것이란 사실이 중국 현지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김효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심각한 자금난으로 공장 문까지 닫아야 했던 STC에 3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중국의 업체는 어떤 곳일까?

당시 중국 업체의 대표는 중국자동차협회 임원이라며 자신을 소개했다고 합니다.

[주가조작 자금 조달책/음성변조 : "뭐 중국에서 엄청난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고 뭐 시진핑 그 누나와 관련된 사람이면서 중국 전기자동차 협회 회장이며…”]

그런데 이 중국 전기차 업체는 STC에 투자하지 않았습니다.

취재진은 중국 업체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본사가 있다는 중국 베이징을 찾았습니다.

업체의 주소지를 찾아가 보니, 사무실에는 전기차와는 전혀 관련 없는 의료기기 회사 간판이 붙어있습니다.

[관리사무소 직원 : "(여기가 '베이징화텍파워'인가요?) 아니에요. 저희는 의료기기 회사에요. 수년 전부터 우리 회사가 이 사무실을 썼는데요."]

중국 업체의 자회사라는 곳도 찾아가 봤습니다.

이번에는 오래된 호텔이 나옵니다.

직원들은 이렇게 찾아오는 사람들이 익숙한 듯 취재진을 쫓아내기 바쁩니다.

[베이징 호텔 직원 : "경찰서에서도 찾아 왔고요. 안전국이라는 국가 기관에서도 온 적이 있는데 회사가 어디 있지는 못 찾았어요.”]

그럼 중국 업체 대표의 명함에 나왔던 중국자동차협회 전기차 분회 사무국장이라는 직함은 확실한 것일까?

중국 자동차학회 로고와 주소에, 중국자동차협회 이름을 갖다 붙였고, 여러 단체의 명의를 끼워 만든 조작된 명함이었습니다.

[중국 자동차학회 임원 : "그 대표님이 사용한 주소는 자동차협회이고요, 로고는 자동차학회 걸 썼어요. 그분이 이 명함을 만들었어요."]

이 중국업체가 중국 정부로부터 받았다는 첨단 신기술인증서도 유효기간이 지난 것이었습니다.

[중국국가인증 자문업체 : “‘첨단 신기술 기업 인증서’는 검색이 안 됐어요. 유효 기간이 3년밖에 안 되잖아요. 인증번호는 이미 무효가 됐고요.”]

업체 대표는 취재진과 만나기로 한 날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는 전화통화에서 자신의 회사는 사실 300억 원을 낼 돈도 없었고, 다만 기술개발만 해주기로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STC 투자 공시 중국기업 대표 : “STC 투자에 대해서는 저희도 잘 몰라요. 당시에 저희는 그렇게 많은 자금을 갖고 있지 않았어요. 저희는 단지 기술개발만 담당했을 뿐이에요.”]

당시 공시를 올린 STC의 대표는 “중국 업체의 투자 가능성에 대해 의문은 있었지만 일단 자금이 급해 투자를 받기로 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점조직 형태의 피라미드식 주가조작과 정체불명의 중국 전기차 업체까지 동원된 허위 공시.

한국거래소도 뒤늦게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 STC의 투자 공시가 허위였을 가능성이 크다며 심리 결과를 금융위에 통보했습니다.

[금융위원회 시장조사단 : “((한국거래소에서) 여기 조사국으로 올라갔다는데 올해(2019년) 하반기에….) 저는 모릅니다. 다른 데 갔는지는 모르겠는데요.”]

사건 발생 1년이 지났는데도 금융위는 아직 허위 공시에 대한 사실 여부도 확인해 주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효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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