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국제비상사태 선포 뭐가 달라지나?…‘여행 교역’ 제한은 안해, ‘국제 공조’ 확대

입력 2020.01.31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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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이른바 '우한 폐렴'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긴급위원회를 다시 열었습니다.


WHO 역대 6번째 국제 비상 사태 선언

역대 6번째 국제 비상사태를 선언했습니다.

국제 비상사태의 공식 명칭은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PHEIC)입니다.

판단 기준은 2005년 정비된 WHO의 국제보건규정(IHR)입니다.

질병이 국제적으로 퍼져서 다른 나라의 공중 보건에 위험이 된다고 판단될 때 선포됩니다.

구체적으로는 상황이 심각하고 이례적이며, 예기치 못한 양상으로 전개되어야 합니다.

또 첫 감염 발생 국가 이외의 공중 보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즉각 국제적 조치의 조율이 필요하다고 인정돼야 합니다.

이 때문에 이번 국제 비상사태 선포는 위의 조건을 만족했다는 뜻이 됩니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우리는 이 바이러스가 보건 시스템이 취약한 국가로 퍼진다면 어떤 피해를 볼지 모른다"며 "그런 가능성에 대비할 수 있도록 지금 조처를 해야 한다"고 선포 이유를 명확히 밝혔습니다.


'여행· 교역' 제한은 안해·'국제 공조' 확대

이제 국제사회는 WHO의 주도 아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상대로 한 총력전 태세에 들어가게 됩니다.

우선 국제적인 감염 확산 차단을 위한 공중보건 조치가 강화됩니다.

나이가 자금과 의료진과 장비 등의 지원도 확대됩니다.

또한, 발원지인 중국과 감염 확산 지역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도 진행됩니다.

보통은 여행과 교역, 국경 간 이동을 제한 하지만 이번에는 그 조처가 빠졌습니다.

중국의 조처를 높이 평가했기 때문입니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국제적인 여행과 교역을 불필요하게 방해하는 조처가 있을 이유가 없다"면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심각한 사회·경제적 영향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억제하기 위해 취한 이례적인 조처들에 대해 축하를 받을 것"이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발병 감지, 바이러스 격리, 게놈(유전체) 서열을 파악해 WHO와 세계에 공유한 속도는 매우 인상적"이라며 "WHO는 중국의 전염병 통제 능력에 대해 지속해서 신뢰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스, 돼지독감, 에볼라 때 선포

WHO는 극히 드물게 국제 비상사태를 선포해왔습니다.

경제적인 위험과 관광업 등 산업에 미치는 타격이 크기 때문입니다.

'국제 비상사태'는 2000년대 초반 중국과 홍콩 등 아시아를 강타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 지구촌을 휩쓴 전염병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됐습니다.

첫 번째 국제 비상사태는 2009년 멕시코에서 시작돼 2만 8천여 명의 사망자를 낸 '돼지독감' 즉 신종 인플루엔자 A(H1N1) 때 선포됐습니다.

두 번째는 2014년 파키스탄 등을 휩쓴 야생형 소아마비, 세 번째는 2014년 서아프리카에서 창궐해 1만 1천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에볼라 때였습니다.

네 번째는 2016년 소두증을 유발하며 브라질 등 중남미에서 확산한 지카 바이러스 때문에 선포됐습니다.

마지막 5번째는 2018년 2천200명이 희생된 콩고민주공화국의 에볼라 창궐 시기였습니다.


지난 22일 소집된 긴급회의에서는 선포 안해...왜?

WHO의 국제 비상사태는 15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긴급 위원회에서 권고안을 냈고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이 이를 토대로 최종 선포했습니다.

국제 비상사태 선포에 중국의 동의가 필요했을까요?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최근 중국을 찾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면담했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번 (국제적 비상사태) 선포의 주된 이유는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 때문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일 때문"이라며 "이번 선언은 중국에 대한 불신임 투표가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지난 22일과 23일 소집된 WHO 긴급 위원회는 선포를 놓고 의견이 50대 50으로 양분됐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중국 이외의 국가에서 사망자도 나오지 않았고, 중국 밖에서 사람 간 감염이 일어난 사례도 없어 국제 비상사태를 선포하기엔 요건 충족이 부족했다는 설명입니다.


2차 감염 사례 속출… "상황 급변"

그러나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이 29일 기자회견에서 밝혔듯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우리나라와 독일, 베트남, 일본 등 중국 이외의 국가에서 사람 간 전염 사례까지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현재 중국 이외 지역에서는 18개국에서 감염 발생했습니다.

너무 늦은 선택은 아니었을까요? 하지만 이제부터 다시 시작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는 것은 인류 전체의 도전 과제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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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1-31 09:05:32
    취재K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이른바 '우한 폐렴'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긴급위원회를 다시 열었습니다.


WHO 역대 6번째 국제 비상 사태 선언

역대 6번째 국제 비상사태를 선언했습니다.

국제 비상사태의 공식 명칭은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PHEIC)입니다.

판단 기준은 2005년 정비된 WHO의 국제보건규정(IHR)입니다.

질병이 국제적으로 퍼져서 다른 나라의 공중 보건에 위험이 된다고 판단될 때 선포됩니다.

구체적으로는 상황이 심각하고 이례적이며, 예기치 못한 양상으로 전개되어야 합니다.

또 첫 감염 발생 국가 이외의 공중 보건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즉각 국제적 조치의 조율이 필요하다고 인정돼야 합니다.

이 때문에 이번 국제 비상사태 선포는 위의 조건을 만족했다는 뜻이 됩니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우리는 이 바이러스가 보건 시스템이 취약한 국가로 퍼진다면 어떤 피해를 볼지 모른다"며 "그런 가능성에 대비할 수 있도록 지금 조처를 해야 한다"고 선포 이유를 명확히 밝혔습니다.


'여행· 교역' 제한은 안해·'국제 공조' 확대

이제 국제사회는 WHO의 주도 아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상대로 한 총력전 태세에 들어가게 됩니다.

우선 국제적인 감염 확산 차단을 위한 공중보건 조치가 강화됩니다.

나이가 자금과 의료진과 장비 등의 지원도 확대됩니다.

또한, 발원지인 중국과 감염 확산 지역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도 진행됩니다.

보통은 여행과 교역, 국경 간 이동을 제한 하지만 이번에는 그 조처가 빠졌습니다.

중국의 조처를 높이 평가했기 때문입니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국제적인 여행과 교역을 불필요하게 방해하는 조처가 있을 이유가 없다"면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심각한 사회·경제적 영향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억제하기 위해 취한 이례적인 조처들에 대해 축하를 받을 것"이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발병 감지, 바이러스 격리, 게놈(유전체) 서열을 파악해 WHO와 세계에 공유한 속도는 매우 인상적"이라며 "WHO는 중국의 전염병 통제 능력에 대해 지속해서 신뢰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스, 돼지독감, 에볼라 때 선포

WHO는 극히 드물게 국제 비상사태를 선포해왔습니다.

경제적인 위험과 관광업 등 산업에 미치는 타격이 크기 때문입니다.

'국제 비상사태'는 2000년대 초반 중국과 홍콩 등 아시아를 강타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 지구촌을 휩쓴 전염병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됐습니다.

첫 번째 국제 비상사태는 2009년 멕시코에서 시작돼 2만 8천여 명의 사망자를 낸 '돼지독감' 즉 신종 인플루엔자 A(H1N1) 때 선포됐습니다.

두 번째는 2014년 파키스탄 등을 휩쓴 야생형 소아마비, 세 번째는 2014년 서아프리카에서 창궐해 1만 1천여 명의 목숨을 앗아간 에볼라 때였습니다.

네 번째는 2016년 소두증을 유발하며 브라질 등 중남미에서 확산한 지카 바이러스 때문에 선포됐습니다.

마지막 5번째는 2018년 2천200명이 희생된 콩고민주공화국의 에볼라 창궐 시기였습니다.


지난 22일 소집된 긴급회의에서는 선포 안해...왜?

WHO의 국제 비상사태는 15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긴급 위원회에서 권고안을 냈고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이 이를 토대로 최종 선포했습니다.

국제 비상사태 선포에 중국의 동의가 필요했을까요?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최근 중국을 찾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면담했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번 (국제적 비상사태) 선포의 주된 이유는 중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 때문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일 때문"이라며 "이번 선언은 중국에 대한 불신임 투표가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지난 22일과 23일 소집된 WHO 긴급 위원회는 선포를 놓고 의견이 50대 50으로 양분됐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중국 이외의 국가에서 사망자도 나오지 않았고, 중국 밖에서 사람 간 감염이 일어난 사례도 없어 국제 비상사태를 선포하기엔 요건 충족이 부족했다는 설명입니다.


2차 감염 사례 속출… "상황 급변"

그러나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이 29일 기자회견에서 밝혔듯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우리나라와 독일, 베트남, 일본 등 중국 이외의 국가에서 사람 간 전염 사례까지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현재 중국 이외 지역에서는 18개국에서 감염 발생했습니다.

너무 늦은 선택은 아니었을까요? 하지만 이제부터 다시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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