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의 창] 북한의 서커스 ‘교예’ 속으로…

입력 2020.02.01 (09:05) 수정 2020.02.14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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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 공중 양쪽에 배우들이 매달려 진자 운동을 합니다. 곧이어 배우 한 명이 하늘로 치솟고 빠르게 회전한 뒤 반대편 배우와 가까스로 손을 맞잡습니다. 북한에서 최초로 성공했다는 '뒤로 다섯 바퀴 돌아 잡기' 서커스 기술입니다. 이를 숨죽여 보고 있던 관객들은 안도의 한숨과 함께 커다란 환호성을 내지릅니다.


북한에서는 이 같은 서커스를 교예라고 부릅니다. 기교 예술의 준말입니다. 무대 공중에서 회전 묘기를 선보이는 공중 교예나 높이 쌓아 올린 막대에 의지해 몸의 균형을 잡는 도립조형 교예 등은 육체적 기교를 표현 수단으로 하는 체력 교예라 부릅니다. 우리의 마술은 '요술'이라고 부르고, 곰이나 원숭이 같은 동물들을 활용하는 '동물 교예'도 있습니다. 익살스러운 동작으로 관객들의 웃음과 호응을 유도하는 희극 공연 역시 교예의 한 종류라고 합니다.


북한은 이 같은 '교예'를 주체 예술이라고 강조하며 집중 육성하고 있습니다. 특히 1952년 국립 평양교예단이 설립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북한의 교예는 1970년대 김정일의 지시 이후 전폭적인 지원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평양교예단, 북한인민군 교예단 등이 전용 극장을 갖고 있으며 해마다 정기 공연을 펼치고 있습니다. 김승 건국대 문화콘텐츠 학과 겸임교수는 "교예는 사상성과 문화 체육적으로 혁명적 낙관주의를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 사회주의 응원가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교예 배우들은 학교에서 교육하거나 별도의 선발 과정을 거쳐 뽑는다고 합니다. 학교 중에는 1972년에 문을 연 평양교예학교가 대표적으로 애초 6년제로 설립됐다가 9년제로 확대 개편돼 현재까지 배우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또 북한 전역에서 체육과 무용 특기생 가운데 적합한 신체 조건을 갖춘 사람을 주로 교예 배우로 선발합니다. 이 같은 국가적인 지원과 엄격한 교육, 선발 과정 덕분에 북한의 교예 수준은 국제 사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북한 TV는 북한의 교예단이 지난해 러시아 세계 교예 예술축전과 스페인 세계 서커스대회에서 체력 교예 분야 최고상을 휩쓸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교예를 관광 상품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0년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을 기원하면서 남측을 찾은 북한 교예단의 공연은 큰 인상을 남겼습니다. 또 북한을 찾은 외국인에게도 교예 공연은 인기 1순위를 다툰다고도 전해집니다. 김승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는 "다른 예술 장르에 비해서 사상성이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다른 나라 사람들도 편하게 접근할 수 있고, 국제 사회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국가적 지원 속에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돋움한 북한판 서커스 '교예'의 모습은 2월 1일 방송된 KBS '남북의창' 다시보기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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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의 창] 북한의 서커스 ‘교예’ 속으로…
    • 입력 2020-02-01 09:05:24
    • 수정2020-02-14 17:46:32
    취재K
무대 위 공중 양쪽에 배우들이 매달려 진자 운동을 합니다. 곧이어 배우 한 명이 하늘로 치솟고 빠르게 회전한 뒤 반대편 배우와 가까스로 손을 맞잡습니다. 북한에서 최초로 성공했다는 '뒤로 다섯 바퀴 돌아 잡기' 서커스 기술입니다. 이를 숨죽여 보고 있던 관객들은 안도의 한숨과 함께 커다란 환호성을 내지릅니다.


북한에서는 이 같은 서커스를 교예라고 부릅니다. 기교 예술의 준말입니다. 무대 공중에서 회전 묘기를 선보이는 공중 교예나 높이 쌓아 올린 막대에 의지해 몸의 균형을 잡는 도립조형 교예 등은 육체적 기교를 표현 수단으로 하는 체력 교예라 부릅니다. 우리의 마술은 '요술'이라고 부르고, 곰이나 원숭이 같은 동물들을 활용하는 '동물 교예'도 있습니다. 익살스러운 동작으로 관객들의 웃음과 호응을 유도하는 희극 공연 역시 교예의 한 종류라고 합니다.


북한은 이 같은 '교예'를 주체 예술이라고 강조하며 집중 육성하고 있습니다. 특히 1952년 국립 평양교예단이 설립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북한의 교예는 1970년대 김정일의 지시 이후 전폭적인 지원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평양교예단, 북한인민군 교예단 등이 전용 극장을 갖고 있으며 해마다 정기 공연을 펼치고 있습니다. 김승 건국대 문화콘텐츠 학과 겸임교수는 "교예는 사상성과 문화 체육적으로 혁명적 낙관주의를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 사회주의 응원가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교예 배우들은 학교에서 교육하거나 별도의 선발 과정을 거쳐 뽑는다고 합니다. 학교 중에는 1972년에 문을 연 평양교예학교가 대표적으로 애초 6년제로 설립됐다가 9년제로 확대 개편돼 현재까지 배우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또 북한 전역에서 체육과 무용 특기생 가운데 적합한 신체 조건을 갖춘 사람을 주로 교예 배우로 선발합니다. 이 같은 국가적인 지원과 엄격한 교육, 선발 과정 덕분에 북한의 교예 수준은 국제 사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북한 TV는 북한의 교예단이 지난해 러시아 세계 교예 예술축전과 스페인 세계 서커스대회에서 체력 교예 분야 최고상을 휩쓸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교예를 관광 상품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0년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을 기원하면서 남측을 찾은 북한 교예단의 공연은 큰 인상을 남겼습니다. 또 북한을 찾은 외국인에게도 교예 공연은 인기 1순위를 다툰다고도 전해집니다. 김승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는 "다른 예술 장르에 비해서 사상성이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다른 나라 사람들도 편하게 접근할 수 있고, 국제 사회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국가적 지원 속에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돋움한 북한판 서커스 '교예'의 모습은 2월 1일 방송된 KBS '남북의창' 다시보기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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