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 ‘최강한파’…바이러스 감염도 ‘최대’ 고비?

입력 2020.02.04 (14:36) 수정 2020.02.04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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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처럼 따뜻하던 공기가 확 달라졌습니다. 강원 산지를 시작으로 이미 중부 곳곳에 한파특보가 내려졌고 내일(수)과 모레(목) 서울의 아침기온이 영하 12도까지 내려갑니다. 대관령과 철원은 영하 15도 안팎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여 가장 강력한 한파입니다.

이번 겨울은 유난히 따뜻했고 강원 산지와 동해안을 제외하면 눈도 거의 내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찬 공기가 강하게 밀려오면서 중부지방과 전북, 경북 서부내륙, 제주도에는 밤까지 눈이 예보됐습니다. 예상 적설량은 1에서 5cm가량으로 오랜만에 내리는 눈이라 빙판길 안전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최강한파'로 바이러스 확산하나?

날씨가 추워지면서 바이러스 감염도 비상입니다. 최근 세계적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을 비롯해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 호흡기 바이러스는 대체로 기온이 낮고 건조할수록 빨리 전파되기 때문입니다.

과거 유행했던 메르스(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 국내에서는 장마철인 6월 말부터 급격한 후퇴 국면에 들어서 7월 28일 종식됐습니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이번 바이러스는 신종이긴 하지만 같은 코로나바이러스인 메르스나 그전의 사스와 유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미국에서 사망자 1만 명 넘어

독감을 불러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역시 춥고 건조할수록 살아남을 확률이 높아집니다.
지금은 코로나바이러스에 가려서 관심이 적은 편이지만 미국에서는 1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독감으로 사망자가 1만 명을 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독감 환자가 계속 늘었습니다. 최근에는 A형 독감의 유행이 심상치 않은데요. 질병관리본부 집계 결과 독감 의심환자(의사환자)는 지난해 12월 22∼28일(52주) 외래환자 1,000명당 49.8명으로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이후 1월에 계속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주춤하는 듯했지만, 이번 한파로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갑작스러운 한파는 호흡기질환 사망자를 크게 늘린다는 국립기상과학원의 연구가 있습니다. 내일 예보된 영하 11도 정도의 한파가 찾아온 다음 날 65세 이상 고령자의 초과사망률은 평소보다 11.6% 증가했는데 특히 한파 3일 이후에는 독감 등 호흡기 질환자의 초과 사망률이 22.3%까지 높아졌습니다. 차가운 공기에 호흡기가 노출되면 기관지 점막의 염증이 심해지고 기도 근육이 수축하면서 숨쉬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전국 한파 일수 '0일', 역대 최저

기상청이 오늘 발표한 '1월 기상특성'을 보면 지난달이 얼마나 따뜻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전국의 평균기온은 2.8도로 1973년 관측을 시작한 이후 47년 만에 가장 높았습니다. 예년보다 3.8도나 높았는데, 전국에서 '한파'가 단 하루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한파란 아침기온이 영하 12도 이하로 내려가는 '한파주의보'를 기준으로 합니다.


기온의 분포를 보면 새해 첫날인 1월 1일을 제외하고는 모두 '빨간색'입니다. 특히 6~8일과 22~28일에는 평년보다 10도 가까이 높은 '이상 고온현상'이 나타났습니다. 남쪽에 저기압이 통과하면서 따뜻한 공기가 유입됐기 때문인데 눈 대신 비가 잦은 것도 특징이었습니다. 1월 강수량은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많았던 반면 적설량은 가장 적었습니다.

"한반도 기상 역사 다시 쓴 따뜻한 1월"

이번 겨울이 기록적으로 따뜻하고 비가 잦았던 원인은 시베리아 고기압의 세력이 약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아열대 서태평양은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1도 정도 높게 유지되면서 따뜻하고 습한 고기압의 세력이 강하게 유지됐습니다.

1월 고온현상으로 일찍 개화한 제주 유채꽃(사진 출처: 연합뉴스)1월 고온현상으로 일찍 개화한 제주 유채꽃(사진 출처: 연합뉴스)

지난해를 기억하시나요? 10월까지도 가을 태풍의 북상이 이어졌던 것은 바다가 뜨거웠기 때문이었는데요. 겨울인 지금까지도 식지 않고 있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북극 상공을 도는 극 소용돌이도 강한 편이어서 북극의 찬 공기도 밀려오지 않았습니다. 기상청은 지난 1월을 '한반도 기상 역사를 다시 쓴 따뜻한 1월'이라고 표현했습니다.

2월 반짝 추위, 어떻게 바이러스 피할까?

이번 추위는 오는 토요일부터 누그러질 전망입니다. 갑작스러운 추위에 특히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져 있고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들의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어떻게 신종 코로나를 비롯한 수많은 바이러스의 공격에서 우리를 지킬 수 있을까요?

바이러스는 달라도 예방법은 비슷합니다. 호흡기 감염 바이러스는 주로 손을 통해 우리 몸의 눈과 코, 입 등 점막으로 침투하기 때문에 가장 좋은 방법은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입니다. 사실 저도 오늘 회사 약국에 갔더니 마스크가 모두 팔리고 없더라고요. 만약 보건용 마스크가 없다면 일반 마스크를 청결하게 세탁해서 매일 사용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독감은 예방접종과 '타미플루'라는 치료제도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아직 백신도, 치료제도 없습니다. 과거 사스와 메르스 유행 때 거대 제약회사들이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이후 발병 양상이 불규칙하고 예측 불가능해 큰 손해를 입고 말았습니다. 겨울마다 전 세계적으로 어떤 타입이 유행할지 미리 내다볼 수 있는 독감과 다른 점인데 그만큼 연구도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치명적인 미국의 독감도 현재 치사율은 0.05%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3%)의 46분의 1 정도입니다. 어느 한쪽이 더 위험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아는 것도 부족하고 아직 '방패'도 없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맨몸'으로 싸워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완전한 종식 선언이 나오는 순간까지 우리 모두가 과하다 싶을 정도로 감염을 예방하는 길이 최선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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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 겨울 ‘최강한파’…바이러스 감염도 ‘최대’ 고비?
    • 입력 2020-02-04 14:36:57
    • 수정2020-02-04 18:38:43
    취재K
봄처럼 따뜻하던 공기가 확 달라졌습니다. 강원 산지를 시작으로 이미 중부 곳곳에 한파특보가 내려졌고 내일(수)과 모레(목) 서울의 아침기온이 영하 12도까지 내려갑니다. 대관령과 철원은 영하 15도 안팎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여 가장 강력한 한파입니다.

이번 겨울은 유난히 따뜻했고 강원 산지와 동해안을 제외하면 눈도 거의 내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찬 공기가 강하게 밀려오면서 중부지방과 전북, 경북 서부내륙, 제주도에는 밤까지 눈이 예보됐습니다. 예상 적설량은 1에서 5cm가량으로 오랜만에 내리는 눈이라 빙판길 안전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최강한파'로 바이러스 확산하나?

날씨가 추워지면서 바이러스 감염도 비상입니다. 최근 세계적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을 비롯해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 호흡기 바이러스는 대체로 기온이 낮고 건조할수록 빨리 전파되기 때문입니다.

과거 유행했던 메르스(코로나바이러스)의 경우 국내에서는 장마철인 6월 말부터 급격한 후퇴 국면에 들어서 7월 28일 종식됐습니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이번 바이러스는 신종이긴 하지만 같은 코로나바이러스인 메르스나 그전의 사스와 유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미국에서 사망자 1만 명 넘어

독감을 불러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역시 춥고 건조할수록 살아남을 확률이 높아집니다.
지금은 코로나바이러스에 가려서 관심이 적은 편이지만 미국에서는 1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독감으로 사망자가 1만 명을 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독감 환자가 계속 늘었습니다. 최근에는 A형 독감의 유행이 심상치 않은데요. 질병관리본부 집계 결과 독감 의심환자(의사환자)는 지난해 12월 22∼28일(52주) 외래환자 1,000명당 49.8명으로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이후 1월에 계속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주춤하는 듯했지만, 이번 한파로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갑작스러운 한파는 호흡기질환 사망자를 크게 늘린다는 국립기상과학원의 연구가 있습니다. 내일 예보된 영하 11도 정도의 한파가 찾아온 다음 날 65세 이상 고령자의 초과사망률은 평소보다 11.6% 증가했는데 특히 한파 3일 이후에는 독감 등 호흡기 질환자의 초과 사망률이 22.3%까지 높아졌습니다. 차가운 공기에 호흡기가 노출되면 기관지 점막의 염증이 심해지고 기도 근육이 수축하면서 숨쉬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전국 한파 일수 '0일', 역대 최저

기상청이 오늘 발표한 '1월 기상특성'을 보면 지난달이 얼마나 따뜻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전국의 평균기온은 2.8도로 1973년 관측을 시작한 이후 47년 만에 가장 높았습니다. 예년보다 3.8도나 높았는데, 전국에서 '한파'가 단 하루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한파란 아침기온이 영하 12도 이하로 내려가는 '한파주의보'를 기준으로 합니다.


기온의 분포를 보면 새해 첫날인 1월 1일을 제외하고는 모두 '빨간색'입니다. 특히 6~8일과 22~28일에는 평년보다 10도 가까이 높은 '이상 고온현상'이 나타났습니다. 남쪽에 저기압이 통과하면서 따뜻한 공기가 유입됐기 때문인데 눈 대신 비가 잦은 것도 특징이었습니다. 1월 강수량은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많았던 반면 적설량은 가장 적었습니다.

"한반도 기상 역사 다시 쓴 따뜻한 1월"

이번 겨울이 기록적으로 따뜻하고 비가 잦았던 원인은 시베리아 고기압의 세력이 약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아열대 서태평양은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1도 정도 높게 유지되면서 따뜻하고 습한 고기압의 세력이 강하게 유지됐습니다.

1월 고온현상으로 일찍 개화한 제주 유채꽃(사진 출처: 연합뉴스)
지난해를 기억하시나요? 10월까지도 가을 태풍의 북상이 이어졌던 것은 바다가 뜨거웠기 때문이었는데요. 겨울인 지금까지도 식지 않고 있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북극 상공을 도는 극 소용돌이도 강한 편이어서 북극의 찬 공기도 밀려오지 않았습니다. 기상청은 지난 1월을 '한반도 기상 역사를 다시 쓴 따뜻한 1월'이라고 표현했습니다.

2월 반짝 추위, 어떻게 바이러스 피할까?

이번 추위는 오는 토요일부터 누그러질 전망입니다. 갑작스러운 추위에 특히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져 있고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들의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어떻게 신종 코로나를 비롯한 수많은 바이러스의 공격에서 우리를 지킬 수 있을까요?

바이러스는 달라도 예방법은 비슷합니다. 호흡기 감염 바이러스는 주로 손을 통해 우리 몸의 눈과 코, 입 등 점막으로 침투하기 때문에 가장 좋은 방법은 손 씻기와 마스크 착용입니다. 사실 저도 오늘 회사 약국에 갔더니 마스크가 모두 팔리고 없더라고요. 만약 보건용 마스크가 없다면 일반 마스크를 청결하게 세탁해서 매일 사용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독감은 예방접종과 '타미플루'라는 치료제도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아직 백신도, 치료제도 없습니다. 과거 사스와 메르스 유행 때 거대 제약회사들이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이후 발병 양상이 불규칙하고 예측 불가능해 큰 손해를 입고 말았습니다. 겨울마다 전 세계적으로 어떤 타입이 유행할지 미리 내다볼 수 있는 독감과 다른 점인데 그만큼 연구도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치명적인 미국의 독감도 현재 치사율은 0.05%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3%)의 46분의 1 정도입니다. 어느 한쪽이 더 위험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아는 것도 부족하고 아직 '방패'도 없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맨몸'으로 싸워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완전한 종식 선언이 나오는 순간까지 우리 모두가 과하다 싶을 정도로 감염을 예방하는 길이 최선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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