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대이변의 주인공’ 부티지지는 누구인가

입력 2020.02.05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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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에 이변이 연출됐습니다.

첫 관문인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올해 38살의 피트 부티지지(Pete Buttigieg)가 중간 개표 결과 깜짝 1위를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 29살에 시장 …휴직하고 아프가니스탄으로

피트 부티지지는 1982년 1월 19일 미국 인디애나 주의 작은 도시 사우스벤드에서 태어났습니다.

부티지지는 2011년 고향인 사우스벤드의 시장 선거에 나가 당선됐는데, 취임했을 때인 2012년 1월, 그의 나이는 29살에 불과했습니다.

특이한 점은 시장 재직 중이던 2014년, 7개월간 시장 휴직신청서를 냅니다.

그러고 나서 아프가니스탄으로 갔습니다. 미 해군 예비군 대위 직위를 갖고 정보장교로 파병된 것입니다.

인구 10만의 소도시이지만, 부티지지는 시장 일도 잘해냈습니다.

재임 기간 사우스벤드의 실업률은 11.8%에서 4.4%로 떨어졌습니다.

이 때문에 2015년 재선에도 성공했는데, 이때 80%가 넘는 득표율을 거뒀습니다. 압도적인 지지입니다.

그리고 2019년 1월 미국 대통령선거 미국 경선 출마를 위한 예비 선거운동에 돌입합니다.

그리고 4월, 민주당 후보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합니다.


■ "기우 변화는 국가 비상사태…낙태금지법 반대"

2019년 2월 민주당의 신예 의원들은 '그린 뉴딜' 정책을 화두로 던졌습니다. 미국 대선의 이슈로 삼겠다는 것입니다.

핵심은 앞으로 10년 안에 미국의 온실가스를 없애겠다는 것입니다.

전력 수요의 100%를 풍력과 태양광 등 무공해 에너지원으로 충당하는 실행 방안을 내놨습니다.

석유와 가스, 석탄 생산을 늘리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와 정반대의 길을 가겠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부티지지도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부티지지는 2019년 2월 10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기후 변화 문제를 "국가 비상사태(national emergency)"라고 불렀습니다. 기후 변화 해결책 마련이 매우 긴급한 문제라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부티지지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사회주의라고 공격하는데, 이는 구시대적, 냉전 시대의 사고라고 일축했습니다.

또한, 지난해 5월 부티지지는 앨라배마주 의회가 낙태금지법을 통과시키자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부티지지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임신중절권은 "국가적 자유(national freedom)"에 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낙태 문제에서 있어 '선을 그은 것'은 여성 스스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정부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 부티지지, '젋은' 38세 백인 성소수자

부티지지는 33살 때인 2015년 사우스벤드 트리뷴이라는 신문에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2018년에는 남성 배우자와 결혼했습니다.

만약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미국 최초의 공개 동성애자 대통령이자 가장 젊은 대통령이 됩니다.

30대 미국 대통령은 지금까지 없었습니다.

선거를 통해 당선된 최연소 미국 대통령은 35대 존 F. 케네디입니다. 43살인 1961년에 취임했습니다.


하버드 출신에 오바마와 닮은 꼴

부티지지는 하버드대를 다니던 중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돼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팸프로크 칼리지에서 학사 학위를 받고 매켄지 앤 컴퍼니에서 컨설턴트로 일한 이력을 갖고 있습니다.

부티지지의 아버지는 몰타 출신의 이주민입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아버지가 케냐 출신의 이주민이었다는 점과 닮았습니다.

부티지지가 오바마 전 대통령과 닮은 점은 또 있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도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누르며 시작했습니다.

부티지지는 이념적으로는 중도 진보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똑같이 '중도 성향'의 바이든 전 부통령을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제쳤다는 것은 미국 대선 최종 후보까지 기대해볼 만한 부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나이는 47세였습니다.

그런데 '40대 기수론'도 아닌 30대 기수입니다. 70대가 주력인 워싱턴 정가에서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백인 우등생 이미지 극복하고…트럼프의 상대가 될 수 있을까

'백인 오바마'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지만, 이점은 오히려 앞으로의 경선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동안의 여론 조사를 종합해보면, 중도 성향의 고학력 백인 유권자가 부티지지의 핵심 지지층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유색 인종 유권자의 지지율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이오와주는 317만 명의 인구 가운데 백인이 90%에 달하는 데 반해, 다음 경선 지역인 뉴햄프셔주만 해도 유색 인종의 비율이 높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동성애자라는 부분도 표의 확장성에서 봤을 때 부정적인 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클 수도 있다는 전망도 하고 있습니다.

'깜짝', '대이변'이라는 수식어가 나오고 있지만, 잠재력은 이미 보여왔습니다.

지난해 12월 CNN 방송의 여론조사에서 아이오와주 지역 내 여론조사에서 25%의 지지율로 민주당 대선주자 중 1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과연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지, 아니면 민주당의 얼굴이 돼 트럼프와 상대할 수 있게 될지, 앞으로의 민주당 경선 과정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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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돋보기] ‘대이변의 주인공’ 부티지지는 누구인가
    • 입력 2020-02-05 15:36:51
    글로벌 돋보기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에 이변이 연출됐습니다.

첫 관문인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올해 38살의 피트 부티지지(Pete Buttigieg)가 중간 개표 결과 깜짝 1위를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 29살에 시장 …휴직하고 아프가니스탄으로

피트 부티지지는 1982년 1월 19일 미국 인디애나 주의 작은 도시 사우스벤드에서 태어났습니다.

부티지지는 2011년 고향인 사우스벤드의 시장 선거에 나가 당선됐는데, 취임했을 때인 2012년 1월, 그의 나이는 29살에 불과했습니다.

특이한 점은 시장 재직 중이던 2014년, 7개월간 시장 휴직신청서를 냅니다.

그러고 나서 아프가니스탄으로 갔습니다. 미 해군 예비군 대위 직위를 갖고 정보장교로 파병된 것입니다.

인구 10만의 소도시이지만, 부티지지는 시장 일도 잘해냈습니다.

재임 기간 사우스벤드의 실업률은 11.8%에서 4.4%로 떨어졌습니다.

이 때문에 2015년 재선에도 성공했는데, 이때 80%가 넘는 득표율을 거뒀습니다. 압도적인 지지입니다.

그리고 2019년 1월 미국 대통령선거 미국 경선 출마를 위한 예비 선거운동에 돌입합니다.

그리고 4월, 민주당 후보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합니다.


■ "기우 변화는 국가 비상사태…낙태금지법 반대"

2019년 2월 민주당의 신예 의원들은 '그린 뉴딜' 정책을 화두로 던졌습니다. 미국 대선의 이슈로 삼겠다는 것입니다.

핵심은 앞으로 10년 안에 미국의 온실가스를 없애겠다는 것입니다.

전력 수요의 100%를 풍력과 태양광 등 무공해 에너지원으로 충당하는 실행 방안을 내놨습니다.

석유와 가스, 석탄 생산을 늘리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와 정반대의 길을 가겠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부티지지도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부티지지는 2019년 2월 10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기후 변화 문제를 "국가 비상사태(national emergency)"라고 불렀습니다. 기후 변화 해결책 마련이 매우 긴급한 문제라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부티지지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사회주의라고 공격하는데, 이는 구시대적, 냉전 시대의 사고라고 일축했습니다.

또한, 지난해 5월 부티지지는 앨라배마주 의회가 낙태금지법을 통과시키자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부티지지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임신중절권은 "국가적 자유(national freedom)"에 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낙태 문제에서 있어 '선을 그은 것'은 여성 스스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정부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 부티지지, '젋은' 38세 백인 성소수자

부티지지는 33살 때인 2015년 사우스벤드 트리뷴이라는 신문에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2018년에는 남성 배우자와 결혼했습니다.

만약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미국 최초의 공개 동성애자 대통령이자 가장 젊은 대통령이 됩니다.

30대 미국 대통령은 지금까지 없었습니다.

선거를 통해 당선된 최연소 미국 대통령은 35대 존 F. 케네디입니다. 43살인 1961년에 취임했습니다.


하버드 출신에 오바마와 닮은 꼴

부티지지는 하버드대를 다니던 중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돼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팸프로크 칼리지에서 학사 학위를 받고 매켄지 앤 컴퍼니에서 컨설턴트로 일한 이력을 갖고 있습니다.

부티지지의 아버지는 몰타 출신의 이주민입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아버지가 케냐 출신의 이주민이었다는 점과 닮았습니다.

부티지지가 오바마 전 대통령과 닮은 점은 또 있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도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누르며 시작했습니다.

부티지지는 이념적으로는 중도 진보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똑같이 '중도 성향'의 바이든 전 부통령을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제쳤다는 것은 미국 대선 최종 후보까지 기대해볼 만한 부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나이는 47세였습니다.

그런데 '40대 기수론'도 아닌 30대 기수입니다. 70대가 주력인 워싱턴 정가에서 돋보이는 부분입니다.


백인 우등생 이미지 극복하고…트럼프의 상대가 될 수 있을까

'백인 오바마'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지만, 이점은 오히려 앞으로의 경선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동안의 여론 조사를 종합해보면, 중도 성향의 고학력 백인 유권자가 부티지지의 핵심 지지층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유색 인종 유권자의 지지율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이오와주는 317만 명의 인구 가운데 백인이 90%에 달하는 데 반해, 다음 경선 지역인 뉴햄프셔주만 해도 유색 인종의 비율이 높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동성애자라는 부분도 표의 확장성에서 봤을 때 부정적인 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클 수도 있다는 전망도 하고 있습니다.

'깜짝', '대이변'이라는 수식어가 나오고 있지만, 잠재력은 이미 보여왔습니다.

지난해 12월 CNN 방송의 여론조사에서 아이오와주 지역 내 여론조사에서 25%의 지지율로 민주당 대선주자 중 1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과연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날지, 아니면 민주당의 얼굴이 돼 트럼프와 상대할 수 있게 될지, 앞으로의 민주당 경선 과정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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