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에 맞선 의료진들…음압병동 24시

입력 2020.02.06 (21:21) 수정 2020.02.06 (21:5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퇴원을 앞둔 이 중국인 여성이 인천의료원 의료진에게 전달한 편지입니다.

"여러분의 의료 기술과 전문가다운 태도가 아니었다면 저와 제 가족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여러분 모두가 제 영웅이고, 이 경험 잊지 않겠습니다." 또, "앞으로 살면서 다른 사람들 돕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적었습니다.

'고쳐주는 이에게는 어진 마음이 있다'는 중국 성어, '의자인심(醫者仁心)' 이란 말로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했는데요.

이 여성부터 확진 환자가 나오기 시작한지 20일이 다 돼 갑니다.

그동안 환자들을 밀착 진료한 의료진, 오늘(6일)도 불안과 피로 속에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KBS는 재난주관방송사로서 신종 코로나의 '최전선', 이 음압병동 의료진들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병원과의 협의 뒤, 또 병원 측의 철저한 통제 하에 김지숙 기자가 동행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확진 환자 4명이 치료를 받고 있는 서울의료원 음압병동 안입니다.

환자가 머물고 있는 병실 바로 앞에 의료진이 24시간 상주하면서 환자의 상태를 체크하고 있는데요.

이 음압병동의 하루를 따라가 봤습니다.

앞선 근무자에게 환자 상태를 전달받으면서 일과를 시작합니다.

["이 (환자)분도 오더는 똑같아요. 수고하세요."]

CCTV로 병실을 살피고, 인터폰으로 환자들과 의사소통을 합니다.

["환자 분, 혹시 지금 혈압이랑 체온 재서 저 알려주실 수 있으세요?"]

병동을 연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이번 바이러스가 '신종'인만큼 틈이 날땐 공부도 해야 합니다.

[안미영/감염내과 의사 : "48시간 깨어있고 두 시간 자는 삶을 살았고. 지금은 나오는 족족 신뢰도 높은 논문을 빨리 빨리 읽어줘야 환자분을 위한 최선의 치료를 하기 때문에..."]

환자들 식사는 음압병실과 연결된 '패스 박스'에 넣은 뒤 방호복을 입고 들어가 건넵니다.

마스크에 모자, 장갑은 두 겹이 기본.

[정혜진/간호사 : "(입고 벗는 데) 평균 10분, 15분 정도 걸리는 것 같아요. 더워요 엄청. 여기가 다 땀으로..."]

보통 1시간 동안 방호복을 입고 일해야 하는데, 병실을 나오면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기 마련입니다.

[정혜진 : "(지금 얼굴에 마스크 자국 같은 게 난 거 같은데요?) 네, 안에서 계속 이렇게 옥죄고 있으니까요."]

식사 시간에도 자리를 비울 수 없어 도시락으로 때우면서, 환자를 살핍니다.

[한정연/간호사 : "우선은 되는 사람부터 먼저 식사를 하고 왜냐면 환자가 언제 올지 몰라서."]

가족들이 걱정할까봐, 음압병동 근무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못한 의료진도 많습니다.

[정혜진/간호사 : "시부모님들한테는 얘기를 안 했어요. 다들 걱정해가지고..."]

[안미영/감염내과 의사 : "시간이 없어서요. 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저 잘 지내요. 아침에 답문 못 드렸어요."]

악조건 속에도 여기 모인 의료진들, 모두 자원해 모였습니다.

[김서연/간호사 : "(환자) 본인들이 제일 힘드실텐데도 저희 보고 '덥지 않냐', '힘들지 않냐'.. 위험한 걸 생각하고 자원했는데 그렇게 얘기해주시니까 좀 보람이 있구나.."]

언제 끝날지는 모르지만, 분명한건 오늘도 음압병동의 불은 꺼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남희은/간호사 : "아주 건강하게 퇴원하시기 위해서 아주 많은 노력하고 있으니까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우려’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신종 코로나’에 맞선 의료진들…음압병동 24시
    • 입력 2020-02-06 21:22:48
    • 수정2020-02-06 21:59:05
    뉴스 9
[앵커]

퇴원을 앞둔 이 중국인 여성이 인천의료원 의료진에게 전달한 편지입니다.

"여러분의 의료 기술과 전문가다운 태도가 아니었다면 저와 제 가족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여러분 모두가 제 영웅이고, 이 경험 잊지 않겠습니다." 또, "앞으로 살면서 다른 사람들 돕는 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적었습니다.

'고쳐주는 이에게는 어진 마음이 있다'는 중국 성어, '의자인심(醫者仁心)' 이란 말로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했는데요.

이 여성부터 확진 환자가 나오기 시작한지 20일이 다 돼 갑니다.

그동안 환자들을 밀착 진료한 의료진, 오늘(6일)도 불안과 피로 속에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KBS는 재난주관방송사로서 신종 코로나의 '최전선', 이 음압병동 의료진들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병원과의 협의 뒤, 또 병원 측의 철저한 통제 하에 김지숙 기자가 동행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확진 환자 4명이 치료를 받고 있는 서울의료원 음압병동 안입니다.

환자가 머물고 있는 병실 바로 앞에 의료진이 24시간 상주하면서 환자의 상태를 체크하고 있는데요.

이 음압병동의 하루를 따라가 봤습니다.

앞선 근무자에게 환자 상태를 전달받으면서 일과를 시작합니다.

["이 (환자)분도 오더는 똑같아요. 수고하세요."]

CCTV로 병실을 살피고, 인터폰으로 환자들과 의사소통을 합니다.

["환자 분, 혹시 지금 혈압이랑 체온 재서 저 알려주실 수 있으세요?"]

병동을 연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이번 바이러스가 '신종'인만큼 틈이 날땐 공부도 해야 합니다.

[안미영/감염내과 의사 : "48시간 깨어있고 두 시간 자는 삶을 살았고. 지금은 나오는 족족 신뢰도 높은 논문을 빨리 빨리 읽어줘야 환자분을 위한 최선의 치료를 하기 때문에..."]

환자들 식사는 음압병실과 연결된 '패스 박스'에 넣은 뒤 방호복을 입고 들어가 건넵니다.

마스크에 모자, 장갑은 두 겹이 기본.

[정혜진/간호사 : "(입고 벗는 데) 평균 10분, 15분 정도 걸리는 것 같아요. 더워요 엄청. 여기가 다 땀으로..."]

보통 1시간 동안 방호복을 입고 일해야 하는데, 병실을 나오면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기 마련입니다.

[정혜진 : "(지금 얼굴에 마스크 자국 같은 게 난 거 같은데요?) 네, 안에서 계속 이렇게 옥죄고 있으니까요."]

식사 시간에도 자리를 비울 수 없어 도시락으로 때우면서, 환자를 살핍니다.

[한정연/간호사 : "우선은 되는 사람부터 먼저 식사를 하고 왜냐면 환자가 언제 올지 몰라서."]

가족들이 걱정할까봐, 음압병동 근무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못한 의료진도 많습니다.

[정혜진/간호사 : "시부모님들한테는 얘기를 안 했어요. 다들 걱정해가지고..."]

[안미영/감염내과 의사 : "시간이 없어서요. 엄마, 걱정하지 마세요. 저 잘 지내요. 아침에 답문 못 드렸어요."]

악조건 속에도 여기 모인 의료진들, 모두 자원해 모였습니다.

[김서연/간호사 : "(환자) 본인들이 제일 힘드실텐데도 저희 보고 '덥지 않냐', '힘들지 않냐'.. 위험한 걸 생각하고 자원했는데 그렇게 얘기해주시니까 좀 보람이 있구나.."]

언제 끝날지는 모르지만, 분명한건 오늘도 음압병동의 불은 꺼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남희은/간호사 : "아주 건강하게 퇴원하시기 위해서 아주 많은 노력하고 있으니까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우려’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