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심야토론] 기생충 쾌거! 한국영화 100년의 저력과 과제

입력 2020.02.10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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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 : 생방송 심야토론
■ 토론주제 : 기생충 쾌거! 한국영화 100년의 저력과 과제
■ 방송일시 : 2019년 2월 8일 (토) 밤 10시 50분~12시 00분 KBS 1TV
■ 주요 내용

-김영진 (영화진흥위원회 부위원장)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
-강윤성 (영화감독)
-김여진 (영화배우)
-김효정 (영화평론가)




▷ 정관용 : 아카데미 여섯 부문이 뭐 뭐죠?

▶ 원동연 : 지금 감독상, 작품상, 편집, 미술, 각본, 그 다음에 외국어 영화상, 국제영화상, 그렇게 여섯 개.

▷ 정관용 : 주요 부분이라고 하는 게 보통 작품, 감독 이렇게 하죠? 그죠? 몇 개 탈까요?

▶ 김여진 : 세 개정도 예상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 뭐뭐뭐요?

▶ 김여진 : 국제장편영화상, 외국어 영화상이라고 알려진 그 부분은 탈 것 같고요. 저는 각본상 아주 유력하다고 생각이 들고, 감독상도 욕심내볼 만하다고 생각해요.

▷ 정관용 : 세 개 이상인 분?

▶ 김효정 : 저는 네 개 생각하고 있습니다. 말이 씨가 된다고 하나라도 많이 해놔야. 저는 작품상도 사실은 좀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요. ‘1917’이 너무 강세라 감독상 같은 경우는 조금 위험하다고 볼 수 있는데 작품상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 원동연 : 저는 작품상을 받지 않을까 싶은 게요. 작년도 감독상을 멕시칸 감독이었던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로마’로 받았거든요. 아마 연속해서 2년 연속 비영어권 감독에게 주는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아서 혹시 작품상이 훨씬 더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그런데 감독상도 받았으면.

▶ 김여진 : 싸워야 하나요?

▷ 정관용 : 얘기 해보세요.

▶ 김여진 : 저는 상관없이요. 오히려 저는 작품상이 ‘1917’이 지금 가장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고 일단 그냥 봉준호 감독이라는 그 분의 인간적인 매력에 지금 많은 미국 사람들이 빠져있지 않은가 라는 생각이 들어요. 굉장히 많은 인터뷰 영상들을 봤었는데 그 분의 유머 감각이나 정말 가감 없이 전달이 되고 있고, 정말 너무들 좋아하고 계시더라고요. 저는 봉준호 감독 팬심으로 밀어보겠습니다.

▶ 원동연 ; 같은 영화인의 입장에서 봉준호 감독이 상 받고 작품상 받는 것도 굉장히 유의미하고 좋지만 저는 한국 영화 스태프들이 얼마나 지금 굉장히 실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미술상이나 편집상도 우리가 받았으면. 각본상도. 한국의 크루들이 굉장히 성장했다는 것들을 한번 인정받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 정관용 : 그러면 다 받아야 되겠네요?

▶ 김효정 : 여섯 개 부문이 되는 거네요.

▶ 원동연 : 못 받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김효정 : 맞습니다. 맞습니다.

▷ 정관용 : 아카데미상은 8천 여 명 투표로 한다고요?

▶ 김효정 : 네, 지금 8천 5백 여 명이 조금 넘는 걸로 알고 있고요. 사실은 매년 조금씩 늘려가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는 내년에는 아마 더 늘어날 것 같습니다. 워낙 아카데미가 여태까지 백인위주 그리고 남성위주의 영화제라는 비판을 많이 받아서 유색인종 위주, 그리고 여성 이런 마이너리티 위주로 지금 점점 선거인단을 늘려가고 있는 중이죠.

▷ 정관용 : 김영진 부위원장 한마디도 안하시네요?

▶ 김영진 : 너무 세게 지르시니까. 제가 이야기하면 너무 야박한 사람처럼. 두 개 생각했는데 여섯 개. 제일 약한 게 세 개. 아까 분명히 저기 좀 비관적으로 봤거든요? 그런데 카메라 켜지니까 바로 긍정적인 사람으로 바뀌니까 제가 좀 당황을 해가지고.

▶ 원동연 : 바람입니다. 전망은 저도 전망은 뭐 이렇게 네 개, 다섯 개까지는 현실적으로. 어떻게 보면 바람인 거고. 그런데 전망은 저도 두 개 정도. 세 개. 뭐 이렇게 받았으면.

▶ 김여진 : 갑자기 약한 모습.

▶ 강윤성 : 저는 개인적으로는 많이 받으셨으면 좋겠는데 일단 감독상은 받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고. 아카데미 쪽도 봉준호 감독님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봉준호 감독님이 도발적으로 아카데미가 로컬이라고 말씀하셨고 아카데미도 아마 세계로 뻗어나가고 싶어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정관용 : 감독상이 그동안에 아시아 감독이 이안 감독 딱 한명이라면서요? 그렇죠? 게다가

▶ 김영진 : 이안 감독은 사실상 미국이니까 어떻게 보면 받으면 아마 역사에 남는 사건이 되겠죠.

▷ 정관용 : 칸영화제의 황금종려상, 작품성이 인정된 거고요. 국내에서도 천만 돌파했고, 지금 북미 시장, 일본 시장 등등 이제 막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고 하잖아요. 그러니까 한마디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다 잡은. 상을 오 십 몇 개 탔다고요?

▶ 김효정 : 정확히 말하면 175개. 국내 수상을 합해서 175개인데. 국내 수상은 몇 개 안되니까 사실은 100개 이상 탔다고 봐야 되는 거죠. 해외에서

▷ 정관용 : 해외의 영화제가 그렇게 많아요?

▶ 김효정 : 영화제 지금 길드, 조합상 이런 것, 비평가상 이런 것들까지 합쳐지는 거니까요. 굉장히 많이 받았죠. 그리고 지금 300개 정도의 노미네이션이 여태까지 됐고. 앞으로도 몇 개가 더 남았으니까 비록 이제 끝난 게 아닌 거죠.

▷ 정관용 : 그 힘이 어디서 나왔다고 보십니까? ‘기생충’, 어느 점이 이렇게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고 보세요?

▶ 김영진 : 지금 보면 영화계가 약간 양분되어 있는 추세가 있거든요? 영화제에서 환영받는 영화, 그리고 일반 대중들이 좋아하는 상업 영화. 이게 점점 중간계 영화가 지금 없는데 상당히 희귀한 케이스로 봉준호 감독이 중간에서 그걸 만족시키는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는 장르 영화를 만들잖아요. 봉준호 감독의 자기만의 이론이 재미있는 게 하나 있는데 자기는 관객들을 왕십리 간다고 버스에 태우고 청량리에 내려준다는 거예요. 그런데 관객들이 화를 내지 않게. 모든 봉준호 영화가 그렇거든요. ‘살인의 추억’ 스릴러 영화인데, 범인 잡는 영화인줄 알았는데 범인 못 잡고. 대신 다른 걸 주고. <기생충>같은 경우도 일종의 강탈 영화처럼 시작하잖아요. 가난한 사람들이 부잣집에 들어가가지고 침입해서 뭔가 점유하고 이기는 스토리인줄 알았는데 중반 이후로 굉장히 자율적인 분위기로 바뀌면서 계급 차이에 관한 아주 비극적인 이야기를 하니까 어? 하면서 당하는 거죠. 거기에 파토스가 있고 하니까 이런 유형의 영화들이 좀 드물었던 것 같아요. 세계 영화, 물론 한국영화에서도 드물지만. 그런 게 가장 어필한 요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 원동연 : 저도 이제 해외 영화인들에게 좀 들었는데 특히 미국 쪽 친구들은 이렇게 사회의 문제를 빈부의 또는 계급에 대한 갈등의 문제를 이렇게 대놓고 완전 스트레이트포워드 하게 완전히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감독이 거기에도 분명히 내재되어있는 그 갈등을 이게 꼭 빈부격차 계급 갈등이 이제 개인에게만 맡길 수 있는 게 아닌 사회적인, 구조적인 문제가 된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면서도 그걸 위트 있게 표현하는 것에 대해서

▷ 정관용 : 그러니까 무거운 주제인데 너무 재미있게

▶ 원동연 : 그런 것에 대해서 아주 극찬을 하는 것 같아요.

▶ 김효정 : 저도 느꼈던 게 칸 영화제에서 이 영화를 처음 봤는데 제 동서남북이 다 외국 관객들이었거든요. 한국 사람은 저랑 몇 명 안됐었는데 주변에. 이 영화가 기승전결로 따지면 기승까지는 웃기는 부분이 굉장히 많잖아요. 슬랩스틱적인 요소도 굉장히 많고요. 너무 재미있게 웃는 거예요. 박수를 쳐가면서 관객들, 제가 외국 관객들이 이런 아시아 영화를 그렇게 너무 능동적으로 즐기면서 본다라는 느낌을 사실 태어나서 처음 느꼈던 것 같아요. 궁극적으로 지금 말씀하셨던 것처럼 계급에 대한 이야기고 무겁고 어떻게 보면 비극이지만 요즘에 외신에서는 트래직 코미디라고 하더라고요. 그 코미디 요소가 관객들로 하여금 굉장히 좋아할만한 그런 걸 만들어내지 않았나 싶습니다.

▷ 정관용 : 일부러 장치를 그렇게 둔 거잖아요? 감독이 보실 때 어때요? 봉 감독만의 스타일이죠? 그런 게?

▶ 강윤성 : 네,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기본적으로 결론을 예측할 수 없는 매력이 좀 있고요. 말씀하신 대로 블랙 코미디가 많이 존재하고 있고, 봉 감독님의 그런 영화관 같은 경우에는 내셔널리티가 굉장히 강한 것 같지만 굉장히 유니버셜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거든요. 빈부의 격차는 세상 어디에도 이제 존재를 하는 거고, 하지만 거기에 한국적인 요소인 반지하를 짚어 넣어서 표현했다는 게 굉장히 해외에서도 극찬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원동연 : 그리고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 영화인으로서 통쾌한 게 봉준호 감독이 ‘설국열차’와 넷플릭스라는 OTT라는 ‘옥자’라는 할리우드 스태프들, 할리우드 배우들이랑도 같이 영어 영화도 만들었거든요. 그런데 그 영화들이 받은 반향보다는 완전히 한국 스태프, 한국 자본, 한국 배우들만 데리고, 그것도 한국어로만 지금 ‘기생충’이 이런 정도의 반응을 얻는다는 게, 아까 봉준호 감독도 1인치의 서브 타이틀의 자막의 장벽을 넘으면 된다고 했는데 저는 그게 한국어로 해서도 이 정도의 반응을 일으켰다는 것은 한국영화가 브랜드화 되는 데에, 브랜드화 되는 데에 굉장히 유의미한 진일보한 첫 번째 발걸음이 아닌가 하는 되게 의미 있는 영화가 될 것 같아요.

▶ 김영진 : 이어서 하나만 더 말씀드리고 싶은데 해외 인터뷰에서도 곧잘 이야기하는데 이게 김기영 감독의 ‘하녀’에 대한 존경을 많이 표하거든요. 봉준호 감독이.

▷ 정관용 : 몇 년 도예요?

▶ 김영진 : 1960년 영화인데

▷ 정관용 : 60년?

▶ 김영진 : 그 영화가 내용이 뭐냐면 치정극이에요. 하녀가 한 집안을 파괴시키는 내용인데 같이 음성 해설을 한 적이 있어요. 하녀에서. 근데 굉장히 아주 다 외우고 있더라고요. 그동안 주된 모티브가 침입이에요. 침입. 하녀가 힘이 생기면서 아무 때나 문을 열고, 미닫이문을. 또 위층 아래층 구분이 있거든요. 하녀의 방은 위층에 있는데 아래로 이렇게 계단을 잘 활용을 해가지고 그 당시에 1960년에 한국 사회에는 중산층이 확립이 안됐어요.

▷ 정관용 : 2층 집이면 대단한 거죠.

▶ 김영진 : 굉장히 불안한 거예요. 그런데 그거를 현재의 버전에 맞게 자기 식으로 확장시켰어요.

▷ 정관용 : 반지하에서 저택까지.

▶ 김영진 : 그쪽 사는 사람들하고 위에 사람들하고 그리고 침입 모티브를 굉장히 영리하게 이용을 해가지고 중반 이후에는 기생으로 바꾸어놨어요. 이제는 침입 안 되고, 밑에 사는 사람들은 고작 기생할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굉장히 확장을 시킨 거예요. 처음에 영화 봤을 때 깜짝 놀랐어요. 이런 식으로 온고지신 할 수 있구나. 해외 인터뷰하면 그런 이야기해요. 김기영 감독의 ‘하녀’ 좋아한다. 그런데 진정으로 전통을 받아들이면서 새롭게 창조하는 모범이 ‘기생충’이었다고 생각해요.

▶ 김여진 : 저는 보면서요. 이게 어디에서도 없었던 게 말씀하신 ‘하녀’와 ‘기생충’의 또 다른 확장 지점이 뭐냐면 주인공이 다 라는 거죠. 이번에 골든글러브에서 배우 앙상블상을 받았잖아요? 저도 제가 봤던 어떤 영화에서도 이렇게 나오는 한 명도 빠짐없이 열 명이 다 주인공 같았던 영화. 한 명 한 명의 서사가 다 살아있고, 그 사람의 캐릭터가 다 보이고, 그 사람을 보여주는 카메라가 어디 하나 포커스를 한 명에 맞춰주는 경우가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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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방송 심야토론] 기생충 쾌거! 한국영화 100년의 저력과 과제
    • 입력 2020-02-10 14:23:28
    문화
■ 프로그램 : 생방송 심야토론
■ 토론주제 : 기생충 쾌거! 한국영화 100년의 저력과 과제
■ 방송일시 : 2019년 2월 8일 (토) 밤 10시 50분~12시 00분 KBS 1TV
■ 주요 내용

-김영진 (영화진흥위원회 부위원장)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
-강윤성 (영화감독)
-김여진 (영화배우)
-김효정 (영화평론가)




▷ 정관용 : 아카데미 여섯 부문이 뭐 뭐죠?

▶ 원동연 : 지금 감독상, 작품상, 편집, 미술, 각본, 그 다음에 외국어 영화상, 국제영화상, 그렇게 여섯 개.

▷ 정관용 : 주요 부분이라고 하는 게 보통 작품, 감독 이렇게 하죠? 그죠? 몇 개 탈까요?

▶ 김여진 : 세 개정도 예상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 뭐뭐뭐요?

▶ 김여진 : 국제장편영화상, 외국어 영화상이라고 알려진 그 부분은 탈 것 같고요. 저는 각본상 아주 유력하다고 생각이 들고, 감독상도 욕심내볼 만하다고 생각해요.

▷ 정관용 : 세 개 이상인 분?

▶ 김효정 : 저는 네 개 생각하고 있습니다. 말이 씨가 된다고 하나라도 많이 해놔야. 저는 작품상도 사실은 좀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요. ‘1917’이 너무 강세라 감독상 같은 경우는 조금 위험하다고 볼 수 있는데 작품상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 원동연 : 저는 작품상을 받지 않을까 싶은 게요. 작년도 감독상을 멕시칸 감독이었던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로마’로 받았거든요. 아마 연속해서 2년 연속 비영어권 감독에게 주는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아서 혹시 작품상이 훨씬 더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그런데 감독상도 받았으면.

▶ 김여진 : 싸워야 하나요?

▷ 정관용 : 얘기 해보세요.

▶ 김여진 : 저는 상관없이요. 오히려 저는 작품상이 ‘1917’이 지금 가장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고 일단 그냥 봉준호 감독이라는 그 분의 인간적인 매력에 지금 많은 미국 사람들이 빠져있지 않은가 라는 생각이 들어요. 굉장히 많은 인터뷰 영상들을 봤었는데 그 분의 유머 감각이나 정말 가감 없이 전달이 되고 있고, 정말 너무들 좋아하고 계시더라고요. 저는 봉준호 감독 팬심으로 밀어보겠습니다.

▶ 원동연 ; 같은 영화인의 입장에서 봉준호 감독이 상 받고 작품상 받는 것도 굉장히 유의미하고 좋지만 저는 한국 영화 스태프들이 얼마나 지금 굉장히 실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미술상이나 편집상도 우리가 받았으면. 각본상도. 한국의 크루들이 굉장히 성장했다는 것들을 한번 인정받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 정관용 : 그러면 다 받아야 되겠네요?

▶ 김효정 : 여섯 개 부문이 되는 거네요.

▶ 원동연 : 못 받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김효정 : 맞습니다. 맞습니다.

▷ 정관용 : 아카데미상은 8천 여 명 투표로 한다고요?

▶ 김효정 : 네, 지금 8천 5백 여 명이 조금 넘는 걸로 알고 있고요. 사실은 매년 조금씩 늘려가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는 내년에는 아마 더 늘어날 것 같습니다. 워낙 아카데미가 여태까지 백인위주 그리고 남성위주의 영화제라는 비판을 많이 받아서 유색인종 위주, 그리고 여성 이런 마이너리티 위주로 지금 점점 선거인단을 늘려가고 있는 중이죠.

▷ 정관용 : 김영진 부위원장 한마디도 안하시네요?

▶ 김영진 : 너무 세게 지르시니까. 제가 이야기하면 너무 야박한 사람처럼. 두 개 생각했는데 여섯 개. 제일 약한 게 세 개. 아까 분명히 저기 좀 비관적으로 봤거든요? 그런데 카메라 켜지니까 바로 긍정적인 사람으로 바뀌니까 제가 좀 당황을 해가지고.

▶ 원동연 : 바람입니다. 전망은 저도 전망은 뭐 이렇게 네 개, 다섯 개까지는 현실적으로. 어떻게 보면 바람인 거고. 그런데 전망은 저도 두 개 정도. 세 개. 뭐 이렇게 받았으면.

▶ 김여진 : 갑자기 약한 모습.

▶ 강윤성 : 저는 개인적으로는 많이 받으셨으면 좋겠는데 일단 감독상은 받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고. 아카데미 쪽도 봉준호 감독님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봉준호 감독님이 도발적으로 아카데미가 로컬이라고 말씀하셨고 아카데미도 아마 세계로 뻗어나가고 싶어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정관용 : 감독상이 그동안에 아시아 감독이 이안 감독 딱 한명이라면서요? 그렇죠? 게다가

▶ 김영진 : 이안 감독은 사실상 미국이니까 어떻게 보면 받으면 아마 역사에 남는 사건이 되겠죠.

▷ 정관용 : 칸영화제의 황금종려상, 작품성이 인정된 거고요. 국내에서도 천만 돌파했고, 지금 북미 시장, 일본 시장 등등 이제 막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고 하잖아요. 그러니까 한마디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다 잡은. 상을 오 십 몇 개 탔다고요?

▶ 김효정 : 정확히 말하면 175개. 국내 수상을 합해서 175개인데. 국내 수상은 몇 개 안되니까 사실은 100개 이상 탔다고 봐야 되는 거죠. 해외에서

▷ 정관용 : 해외의 영화제가 그렇게 많아요?

▶ 김효정 : 영화제 지금 길드, 조합상 이런 것, 비평가상 이런 것들까지 합쳐지는 거니까요. 굉장히 많이 받았죠. 그리고 지금 300개 정도의 노미네이션이 여태까지 됐고. 앞으로도 몇 개가 더 남았으니까 비록 이제 끝난 게 아닌 거죠.

▷ 정관용 : 그 힘이 어디서 나왔다고 보십니까? ‘기생충’, 어느 점이 이렇게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고 보세요?

▶ 김영진 : 지금 보면 영화계가 약간 양분되어 있는 추세가 있거든요? 영화제에서 환영받는 영화, 그리고 일반 대중들이 좋아하는 상업 영화. 이게 점점 중간계 영화가 지금 없는데 상당히 희귀한 케이스로 봉준호 감독이 중간에서 그걸 만족시키는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는 장르 영화를 만들잖아요. 봉준호 감독의 자기만의 이론이 재미있는 게 하나 있는데 자기는 관객들을 왕십리 간다고 버스에 태우고 청량리에 내려준다는 거예요. 그런데 관객들이 화를 내지 않게. 모든 봉준호 영화가 그렇거든요. ‘살인의 추억’ 스릴러 영화인데, 범인 잡는 영화인줄 알았는데 범인 못 잡고. 대신 다른 걸 주고. <기생충>같은 경우도 일종의 강탈 영화처럼 시작하잖아요. 가난한 사람들이 부잣집에 들어가가지고 침입해서 뭔가 점유하고 이기는 스토리인줄 알았는데 중반 이후로 굉장히 자율적인 분위기로 바뀌면서 계급 차이에 관한 아주 비극적인 이야기를 하니까 어? 하면서 당하는 거죠. 거기에 파토스가 있고 하니까 이런 유형의 영화들이 좀 드물었던 것 같아요. 세계 영화, 물론 한국영화에서도 드물지만. 그런 게 가장 어필한 요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 원동연 : 저도 이제 해외 영화인들에게 좀 들었는데 특히 미국 쪽 친구들은 이렇게 사회의 문제를 빈부의 또는 계급에 대한 갈등의 문제를 이렇게 대놓고 완전 스트레이트포워드 하게 완전히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감독이 거기에도 분명히 내재되어있는 그 갈등을 이게 꼭 빈부격차 계급 갈등이 이제 개인에게만 맡길 수 있는 게 아닌 사회적인, 구조적인 문제가 된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면서도 그걸 위트 있게 표현하는 것에 대해서

▷ 정관용 : 그러니까 무거운 주제인데 너무 재미있게

▶ 원동연 : 그런 것에 대해서 아주 극찬을 하는 것 같아요.

▶ 김효정 : 저도 느꼈던 게 칸 영화제에서 이 영화를 처음 봤는데 제 동서남북이 다 외국 관객들이었거든요. 한국 사람은 저랑 몇 명 안됐었는데 주변에. 이 영화가 기승전결로 따지면 기승까지는 웃기는 부분이 굉장히 많잖아요. 슬랩스틱적인 요소도 굉장히 많고요. 너무 재미있게 웃는 거예요. 박수를 쳐가면서 관객들, 제가 외국 관객들이 이런 아시아 영화를 그렇게 너무 능동적으로 즐기면서 본다라는 느낌을 사실 태어나서 처음 느꼈던 것 같아요. 궁극적으로 지금 말씀하셨던 것처럼 계급에 대한 이야기고 무겁고 어떻게 보면 비극이지만 요즘에 외신에서는 트래직 코미디라고 하더라고요. 그 코미디 요소가 관객들로 하여금 굉장히 좋아할만한 그런 걸 만들어내지 않았나 싶습니다.

▷ 정관용 : 일부러 장치를 그렇게 둔 거잖아요? 감독이 보실 때 어때요? 봉 감독만의 스타일이죠? 그런 게?

▶ 강윤성 : 네,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기본적으로 결론을 예측할 수 없는 매력이 좀 있고요. 말씀하신 대로 블랙 코미디가 많이 존재하고 있고, 봉 감독님의 그런 영화관 같은 경우에는 내셔널리티가 굉장히 강한 것 같지만 굉장히 유니버셜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거든요. 빈부의 격차는 세상 어디에도 이제 존재를 하는 거고, 하지만 거기에 한국적인 요소인 반지하를 짚어 넣어서 표현했다는 게 굉장히 해외에서도 극찬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원동연 : 그리고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 영화인으로서 통쾌한 게 봉준호 감독이 ‘설국열차’와 넷플릭스라는 OTT라는 ‘옥자’라는 할리우드 스태프들, 할리우드 배우들이랑도 같이 영어 영화도 만들었거든요. 그런데 그 영화들이 받은 반향보다는 완전히 한국 스태프, 한국 자본, 한국 배우들만 데리고, 그것도 한국어로만 지금 ‘기생충’이 이런 정도의 반응을 얻는다는 게, 아까 봉준호 감독도 1인치의 서브 타이틀의 자막의 장벽을 넘으면 된다고 했는데 저는 그게 한국어로 해서도 이 정도의 반응을 일으켰다는 것은 한국영화가 브랜드화 되는 데에, 브랜드화 되는 데에 굉장히 유의미한 진일보한 첫 번째 발걸음이 아닌가 하는 되게 의미 있는 영화가 될 것 같아요.

▶ 김영진 : 이어서 하나만 더 말씀드리고 싶은데 해외 인터뷰에서도 곧잘 이야기하는데 이게 김기영 감독의 ‘하녀’에 대한 존경을 많이 표하거든요. 봉준호 감독이.

▷ 정관용 : 몇 년 도예요?

▶ 김영진 : 1960년 영화인데

▷ 정관용 : 60년?

▶ 김영진 : 그 영화가 내용이 뭐냐면 치정극이에요. 하녀가 한 집안을 파괴시키는 내용인데 같이 음성 해설을 한 적이 있어요. 하녀에서. 근데 굉장히 아주 다 외우고 있더라고요. 그동안 주된 모티브가 침입이에요. 침입. 하녀가 힘이 생기면서 아무 때나 문을 열고, 미닫이문을. 또 위층 아래층 구분이 있거든요. 하녀의 방은 위층에 있는데 아래로 이렇게 계단을 잘 활용을 해가지고 그 당시에 1960년에 한국 사회에는 중산층이 확립이 안됐어요.

▷ 정관용 : 2층 집이면 대단한 거죠.

▶ 김영진 : 굉장히 불안한 거예요. 그런데 그거를 현재의 버전에 맞게 자기 식으로 확장시켰어요.

▷ 정관용 : 반지하에서 저택까지.

▶ 김영진 : 그쪽 사는 사람들하고 위에 사람들하고 그리고 침입 모티브를 굉장히 영리하게 이용을 해가지고 중반 이후에는 기생으로 바꾸어놨어요. 이제는 침입 안 되고, 밑에 사는 사람들은 고작 기생할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를 굉장히 확장을 시킨 거예요. 처음에 영화 봤을 때 깜짝 놀랐어요. 이런 식으로 온고지신 할 수 있구나. 해외 인터뷰하면 그런 이야기해요. 김기영 감독의 ‘하녀’ 좋아한다. 그런데 진정으로 전통을 받아들이면서 새롭게 창조하는 모범이 ‘기생충’이었다고 생각해요.

▶ 김여진 : 저는 보면서요. 이게 어디에서도 없었던 게 말씀하신 ‘하녀’와 ‘기생충’의 또 다른 확장 지점이 뭐냐면 주인공이 다 라는 거죠. 이번에 골든글러브에서 배우 앙상블상을 받았잖아요? 저도 제가 봤던 어떤 영화에서도 이렇게 나오는 한 명도 빠짐없이 열 명이 다 주인공 같았던 영화. 한 명 한 명의 서사가 다 살아있고, 그 사람의 캐릭터가 다 보이고, 그 사람을 보여주는 카메라가 어디 하나 포커스를 한 명에 맞춰주는 경우가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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