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무증상 감염자’ 얼마나 위험할까?

입력 2020.02.11 (06:06) 수정 2020.02.11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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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에 살던 35살의 이(易) 모 씨는 지난달 16일 고향인 쓰촨 성 서훙시로 돌아왔습니다.

이 씨는 지난달 25일을 포함해 여러 차례 공공장소에서 체온 측정 등을 했지만 아무런 이상 증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2월 7일 첫 증상이 나타나 검사받은 결과, 8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20일 넘게 체온 변화 특별한 증상이 없었던 이른바 '무증상 환자'사례였다고 중국 CCTV는 보도했습니다.

쓰촨 보건 당국은 이 씨의 밀접 접촉자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 중국·타이완 등 무증상 감염자 나왔다

무증상 감염 환자는 타이완에서도 나왔습니다.

50대 부부를 포함한 가족 구성원 4명 가운데 3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은 상황.

타이완 보건 당국은 발열 등 아무 증상이 없었지만,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막내아들에 대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시행했습니다.

놀랍게도 '양성' 판정이 나왔습니다.

타이완 자유시보는 10일 보건 당국이 이러한 사실을 확인해 이들과 접촉한 78명에 대해서도 조사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국내 27번 환자 독감 등 음성, 선별진료소에서 놓쳐

국내 27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37세, 중국인)는 지난 5일 선별진료소에서 진료를 받았지만, 당시 신종 코로나 검사는 받지 않았습니다.

인플루엔자 검사에서 음성이었고, 흉부 방사선 촬영에서도 폐렴 증상이 없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결국, 다음날 환자 스스로 다시 선별진료소를 방문하고 검사를 받고 나서야 신종 코로나 확진을 받았습니다.


■ '무증상 감염자'의 위험성, 어디까지일까?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감염 초기, 경증일 때부터 전염력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면서도 '무증상 감염'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단언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대한바이러스학회는 6일 보도자료를 냈는데요, 여기서 "무증상 감염자의 역할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라는 의견을 냈습니다.

특히, 무증상 감염자가 바이러스를 전파했다는 독일 연구진의 연구 결과도 "오류로 확인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 WHO는 여러 차례 무증상 감염자의 신종코로나 전파 가능성을 밝힌 바 있습니다.

WHO는 지난 1일 상황보고서에서도 "WHO는 감염자가 증상을 보이기 전에 '2019-nCoV'(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무증상 감염자의 전파는 드물 수 있으며, 주요 전염 경로가 아닐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무증상 환자 전염력 약해…그래도 전염 가능성 있다"

무증상 감염자와 관련해, 리싱왕 베이징 디탄병원 전염병 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5일 국가 위생건강위원회에 나와 "고열이나 폐렴 등이 없는 무증상 감염자는 기존 환자의 가족이나 밀접 접촉자에게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하고 "전염력은 약하지만, 여전히 전염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25번 환자도 27번 환자의 시어머니로 '가족 내 전파'였습니다.

애초 25번 환자의 아들 부부가 감염 증상이 없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만큼, 국내 무증상 감염 사례로 결론 내려지지는 않았습니다.


"광둥성 등 추가 입국제한 현지 상황 모니터링 후 검토"

현재 인천국제공항에 중국에서 출발한 여객기가 도착해 내리면, 승객들을 상대로 발열과 호흡기 증상 유무 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국내 연락처가 있는지까지 꼼꼼히 확인하고 있습니다.

무증상으로 입국은 했지만, 나중에 지역사회에서 증상이 나타날 것을 대비한 조처입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라도 무증상 감염자라면 사실상 지역사회전염을 막을 방법은 없게 됩니다.

건강한 사람이 아니라면, 즉 지병이 있거나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결국, 감염국과 감염 지역에서의 유입을 줄이는 것이 감염 확산을 막는 데 최선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이 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정세균 국무총리는 9일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중국 내 다른 위험지역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도 상황에 따라 추가로 검토할 것"이라고 대책을 설명했습니다.

정은경 본부장도 10일 "추가 입국제한은 현지 상황이 유동적인 만큼 조금 더 모니터링하면서 보겠다"고 밝히면서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빙산의 일각만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잠복기 최대 24일"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현지시각 10일 트위터에 "(중국) 여행 경험이 없는 사람들로부터의 신종 코로나의 확산에 일부 우려스러운 사례들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러한 소수 사례가 발견된 것이 다른 국가에서의 더욱 광범위한 전염을 시사할 수도 있다"며 "간단히 말하면 우리는 빙산의 일각만을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했습니다.

'사스의 영웅' 중난산(鐘南山) 중국공정원 원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최신 논문에서 신종코로나의 잠복기를 기존 중국 당국의 발표였던 14일과는 달리 최대 24일이라고 밝혔다고 중국 과학망이 10일 전했습니다.

일부 신종 코로나 확산이 정체되고 있다는 분석에도 우리가 방역의 고삐를 늦출 수 없는 연구결과와 진단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무증상 감염자'에 대한 대처 방안 또한 선제적이고 세심하게 마련해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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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0-02-11 06: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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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에 살던 35살의 이(易) 모 씨는 지난달 16일 고향인 쓰촨 성 서훙시로 돌아왔습니다.

이 씨는 지난달 25일을 포함해 여러 차례 공공장소에서 체온 측정 등을 했지만 아무런 이상 증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2월 7일 첫 증상이 나타나 검사받은 결과, 8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20일 넘게 체온 변화 특별한 증상이 없었던 이른바 '무증상 환자'사례였다고 중국 CCTV는 보도했습니다.

쓰촨 보건 당국은 이 씨의 밀접 접촉자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 중국·타이완 등 무증상 감염자 나왔다

무증상 감염 환자는 타이완에서도 나왔습니다.

50대 부부를 포함한 가족 구성원 4명 가운데 3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은 상황.

타이완 보건 당국은 발열 등 아무 증상이 없었지만,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막내아들에 대해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시행했습니다.

놀랍게도 '양성' 판정이 나왔습니다.

타이완 자유시보는 10일 보건 당국이 이러한 사실을 확인해 이들과 접촉한 78명에 대해서도 조사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국내 27번 환자 독감 등 음성, 선별진료소에서 놓쳐

국내 27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37세, 중국인)는 지난 5일 선별진료소에서 진료를 받았지만, 당시 신종 코로나 검사는 받지 않았습니다.

인플루엔자 검사에서 음성이었고, 흉부 방사선 촬영에서도 폐렴 증상이 없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결국, 다음날 환자 스스로 다시 선별진료소를 방문하고 검사를 받고 나서야 신종 코로나 확진을 받았습니다.


■ '무증상 감염자'의 위험성, 어디까지일까?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감염 초기, 경증일 때부터 전염력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면서도 '무증상 감염'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단언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대한바이러스학회는 6일 보도자료를 냈는데요, 여기서 "무증상 감염자의 역할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라는 의견을 냈습니다.

특히, 무증상 감염자가 바이러스를 전파했다는 독일 연구진의 연구 결과도 "오류로 확인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 WHO는 여러 차례 무증상 감염자의 신종코로나 전파 가능성을 밝힌 바 있습니다.

WHO는 지난 1일 상황보고서에서도 "WHO는 감염자가 증상을 보이기 전에 '2019-nCoV'(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전파할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무증상 감염자의 전파는 드물 수 있으며, 주요 전염 경로가 아닐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무증상 환자 전염력 약해…그래도 전염 가능성 있다"

무증상 감염자와 관련해, 리싱왕 베이징 디탄병원 전염병 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5일 국가 위생건강위원회에 나와 "고열이나 폐렴 등이 없는 무증상 감염자는 기존 환자의 가족이나 밀접 접촉자에게서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하고 "전염력은 약하지만, 여전히 전염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25번 환자도 27번 환자의 시어머니로 '가족 내 전파'였습니다.

애초 25번 환자의 아들 부부가 감염 증상이 없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만큼, 국내 무증상 감염 사례로 결론 내려지지는 않았습니다.


"광둥성 등 추가 입국제한 현지 상황 모니터링 후 검토"

현재 인천국제공항에 중국에서 출발한 여객기가 도착해 내리면, 승객들을 상대로 발열과 호흡기 증상 유무 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국내 연락처가 있는지까지 꼼꼼히 확인하고 있습니다.

무증상으로 입국은 했지만, 나중에 지역사회에서 증상이 나타날 것을 대비한 조처입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라도 무증상 감염자라면 사실상 지역사회전염을 막을 방법은 없게 됩니다.

건강한 사람이 아니라면, 즉 지병이 있거나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결국, 감염국과 감염 지역에서의 유입을 줄이는 것이 감염 확산을 막는 데 최선일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이 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정세균 국무총리는 9일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중국 내 다른 위험지역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도 상황에 따라 추가로 검토할 것"이라고 대책을 설명했습니다.

정은경 본부장도 10일 "추가 입국제한은 현지 상황이 유동적인 만큼 조금 더 모니터링하면서 보겠다"고 밝히면서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빙산의 일각만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잠복기 최대 24일"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현지시각 10일 트위터에 "(중국) 여행 경험이 없는 사람들로부터의 신종 코로나의 확산에 일부 우려스러운 사례들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러한 소수 사례가 발견된 것이 다른 국가에서의 더욱 광범위한 전염을 시사할 수도 있다"며 "간단히 말하면 우리는 빙산의 일각만을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했습니다.

'사스의 영웅' 중난산(鐘南山) 중국공정원 원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최신 논문에서 신종코로나의 잠복기를 기존 중국 당국의 발표였던 14일과는 달리 최대 24일이라고 밝혔다고 중국 과학망이 10일 전했습니다.

일부 신종 코로나 확산이 정체되고 있다는 분석에도 우리가 방역의 고삐를 늦출 수 없는 연구결과와 진단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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