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수첩] 봉준호 스페셜 - ‘영화광’ 소년이 세계 영화 역사 새로 쓰기까지

입력 2020.02.11 (08:26) 수정 2020.02.11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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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은 연예계 소식을 알아보는 <연예수첩> 시간입니다.

조항리 아나운서 자리에 나와 있습니다.

스타들의 연예계 발자취를 돌아보는 ‘스타 히스토리’ 코너 준비되어 있습니다!

어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과 감독상을 포함해 무려 4관왕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는데요.

오늘 ‘스타 히스토리’의 주인공은 한국 영화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봉준호 감독입니다.

무엇이 전 세계 영화인들을 매혹시킨 걸까요?

‘월드클래스 감독‘으로 거듭난 봉준호 감독이 걸어온 길과 인간적인 모습까지 들여다봤습니다.

지금, 함께 보시죠.

[리포트]

영화 ‘기생충’으로 한국 영화계의 새로운 획을 그은 봉준호 감독, 그는 이견 없이 세계 영화인들을 매혹시켰습니다.

[봉준호/영화감독 : "이런 놀라운 결과가 있어서 아직도 얼떨떨하고, 지금 약간 이렇게 하면 꿈에서 깰 것 같은 느낌?"]

영화 ‘기생충’을 통해 '봉준호가 곧 장르다'라는 평가를 받은 봉준호 감독!

[봉준호/영화감독 :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었달까요? 되게 기뻤고요. 수상한 것만큼이나 그 문장 한 줄이 되게 기뻤어요."]

하나의 장르가 된 감독 봉준호에겐 어떤 특별함이 있었던 걸까요?

1세대 그래픽디자이너 아버지와 소설가인 외할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은 봉준호 감독은 맛깔난 이야기를 영상으로 표현하는데 특출 난 재능을 보여 왔습니다.

[정윤철/영화감독 : "봉준호 감독의 가장 큰 장점은 ‘영화적인 언어를 정말 잘 구사한다’, ‘시각적인 감독이다’."]

실제로 봉준호 감독은 자신의 대표작 집필에 직접 참여해왔는데요.

[봉준호/영화감독 : "시나리오 쓸 때 이미 인물들의 동선이 구상되어 있었고 그 구상된 동선에 맞게 주문 을 한 케이스예요."]

특히나 영화 ‘기생충’은 빈부격차라는 가장 보편적인 문제를 날카롭게 담아내 세계적으로도 큰 공감을 얻어냈습니다.

[봉준호/영화감독 : "다들 ‘자기네 나라 상황이랑 똑같다’라는 거예요. ‘기생충’에 대해서 영국 사람이 와서 “이 영화 그대로 런던 배경으로 리메이크하면 시나리오 하나도 고칠 필요 없다”고 하고."]

또, 과거 부잣집 과외 아르바이트했던 경험을 되살려 부자와 가난한 자의 삶을 생생하게 표현했습니다.

[봉준호/영화감독 : "저를 2층으로 데려가서 자기 집의 사우나를 보여줬어요. 집안에 개인 사우나가 있더라고요. 놀랐던 기억이 있는데 영화에도 그게 나오죠."]

뿐만 아니라 봉준호 감독이 직접 그린 치밀한 스토리보드도 화제가 됐는데요.

영화 속 화면과 배경, 인물, 카메라 구도까지 똑같아 다시 한 번 대중을 놀라게 했습니다.

영화에 대한 열정이 없다면 불가능했을 일인데요.

‘영화광’ 소년이었던 봉준호 감독이 영화계에 첫발을 내디딘 건 20대 대학 시절이었습니다.

[봉준호/영화감독 : "그냥 대학 다닐 때 시네마 클럽에서, 영화동아리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고.(대학교) 졸업하고 이제 ‘한국영화아카데미’, ‘Korean Academy of Film Arts’라고 나라에서 운영하는 영화 학교가 있었는데 거기 가서 단편영화를 찍었죠."]

그곳에서 여러 편의 단편 영화를 찍고 2000년 첫 장편 영화 ‘플란다스의 개’를 발표했는데요.

당시, 흥행엔 실패했지만 뮌헨 영화제 등 국제무대에서 신인 감독상을 수상하며 가능성을 입증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작품인 ‘살인의 추억’으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잡는 데 성공하게 되죠.

이후, 한국에선 보기 드문 괴수 영화 ‘괴물’을 탄생시키며 ‘천만 감독’이란 타이틀까지 안게 됐습니다.

이 영화로 봉준호 감독은 ‘칸 국제영화제’에 첫 초청을 받고, 점점 더 영역을 확장해나갔는데요.

2013년엔 할리우드 진출작인 ‘설국열차’를 통해 세계무대에 본격적으로 나섭니다.

비교적 최근작인 ‘옥자’에서는 동물 학대, 생명 경시,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 의식을 담았습니다.

장르 고유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사회적인 메시지를 잘 보여주는 점이 봉준호 감독의 장기라고 할 수 있는데요.

배우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능력도 탁월합니다.

[이정은 : "지나가면서 쓱 한마디씩 하세요. “빚쟁이들한테 쫓겼나?” 뭐 이렇게. 그래서 자꾸 정보를 살살살 (흘려요.) 그러면 이제 제가 생각을 해야 되는 거죠."]

[조여정 : "배우가 생각하지 못한 지점을 계속 자극하니까 ‘아, 난 왜 여태 이것도 생각 못 하는 배우지?’ 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구체적인 상황을 제시해 배우 스스로 배역에 몰입할 수 있도록 섬세하게 연기 지도를 한 겁니다.

이런 모습 때문에 봉준호 감독은 ‘봉준호’와 ‘디테일’을 합친 별명인 ‘봉테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요.

[봉준호/영화감독 : "그 별명을 들을 때마다 참 괴롭습니다. ‘봉테일’ 그게 싫다기보다도. 제가 얼마나 허술하고 구멍이 많은지는 저희 연출부나 미술팀이나 스태프들이 잘 알고 있거든요. 스태프들이 그거 다 메워줍니다."]

늘 겸손하고 배려 깊은 성품 때문일까요?

봉준호 감독은 스태프들에게 인정받는 감독이기도 합니다.

[정윤철/영화감독 : "봉준호 감독은 기본적으로 굉장히 권위적이지 않고 또 스스로가 되게 유머러스합니다. 스태프들하고도 되게 소통을 잘하는 것 같아요. 더 배려하고 ‘뭔가 그들이 기운을 잃으면 영화가 잘 안 된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되게 민주적인 감독인 것 같아요."]

이번 아카데미 수상이 현장에서 열과 성의를 다해준 스태프들에게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은데요.

[봉준호/영화감독 : "배우와 스태프와 팀원들이 다 왔는데 마지막에 함께 다 같이 무대에 올라가서 마무리 할 수 있어서, ‘이 긴 여정이 가장 행복한 형태로 마무리되는구나’(생각이 들었어요.)"]

이제 전 세계가 인정한 거장 감독 반열에 오르게 된 봉준호 감독!

다음 작품에선 또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한데요.

[봉준호/영화감독 : "제가 원래 두 가지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원래. 서울 도심에서 벌어지는 공포스러운 상황을 다룬 그런 영화를 준비하는 게 하나 있고요. 두 번째는 2016년 런던에서 있었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해서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로 전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인 봉준호 감독!

국경과 언어의 장벽을 넘어서는 또 하나의 멋진 작품을 기대하며 지금까지 조항리의 <연예수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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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예수첩] 봉준호 스페셜 - ‘영화광’ 소년이 세계 영화 역사 새로 쓰기까지
    • 입력 2020-02-11 08:27:12
    • 수정2020-02-11 08:5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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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은 연예계 소식을 알아보는 <연예수첩> 시간입니다.

조항리 아나운서 자리에 나와 있습니다.

스타들의 연예계 발자취를 돌아보는 ‘스타 히스토리’ 코너 준비되어 있습니다!

어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과 감독상을 포함해 무려 4관왕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는데요.

오늘 ‘스타 히스토리’의 주인공은 한국 영화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봉준호 감독입니다.

무엇이 전 세계 영화인들을 매혹시킨 걸까요?

‘월드클래스 감독‘으로 거듭난 봉준호 감독이 걸어온 길과 인간적인 모습까지 들여다봤습니다.

지금, 함께 보시죠.

[리포트]

영화 ‘기생충’으로 한국 영화계의 새로운 획을 그은 봉준호 감독, 그는 이견 없이 세계 영화인들을 매혹시켰습니다.

[봉준호/영화감독 : "이런 놀라운 결과가 있어서 아직도 얼떨떨하고, 지금 약간 이렇게 하면 꿈에서 깰 것 같은 느낌?"]

영화 ‘기생충’을 통해 '봉준호가 곧 장르다'라는 평가를 받은 봉준호 감독!

[봉준호/영화감독 :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었달까요? 되게 기뻤고요. 수상한 것만큼이나 그 문장 한 줄이 되게 기뻤어요."]

하나의 장르가 된 감독 봉준호에겐 어떤 특별함이 있었던 걸까요?

1세대 그래픽디자이너 아버지와 소설가인 외할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은 봉준호 감독은 맛깔난 이야기를 영상으로 표현하는데 특출 난 재능을 보여 왔습니다.

[정윤철/영화감독 : "봉준호 감독의 가장 큰 장점은 ‘영화적인 언어를 정말 잘 구사한다’, ‘시각적인 감독이다’."]

실제로 봉준호 감독은 자신의 대표작 집필에 직접 참여해왔는데요.

[봉준호/영화감독 : "시나리오 쓸 때 이미 인물들의 동선이 구상되어 있었고 그 구상된 동선에 맞게 주문 을 한 케이스예요."]

특히나 영화 ‘기생충’은 빈부격차라는 가장 보편적인 문제를 날카롭게 담아내 세계적으로도 큰 공감을 얻어냈습니다.

[봉준호/영화감독 : "다들 ‘자기네 나라 상황이랑 똑같다’라는 거예요. ‘기생충’에 대해서 영국 사람이 와서 “이 영화 그대로 런던 배경으로 리메이크하면 시나리오 하나도 고칠 필요 없다”고 하고."]

또, 과거 부잣집 과외 아르바이트했던 경험을 되살려 부자와 가난한 자의 삶을 생생하게 표현했습니다.

[봉준호/영화감독 : "저를 2층으로 데려가서 자기 집의 사우나를 보여줬어요. 집안에 개인 사우나가 있더라고요. 놀랐던 기억이 있는데 영화에도 그게 나오죠."]

뿐만 아니라 봉준호 감독이 직접 그린 치밀한 스토리보드도 화제가 됐는데요.

영화 속 화면과 배경, 인물, 카메라 구도까지 똑같아 다시 한 번 대중을 놀라게 했습니다.

영화에 대한 열정이 없다면 불가능했을 일인데요.

‘영화광’ 소년이었던 봉준호 감독이 영화계에 첫발을 내디딘 건 20대 대학 시절이었습니다.

[봉준호/영화감독 : "그냥 대학 다닐 때 시네마 클럽에서, 영화동아리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고.(대학교) 졸업하고 이제 ‘한국영화아카데미’, ‘Korean Academy of Film Arts’라고 나라에서 운영하는 영화 학교가 있었는데 거기 가서 단편영화를 찍었죠."]

그곳에서 여러 편의 단편 영화를 찍고 2000년 첫 장편 영화 ‘플란다스의 개’를 발표했는데요.

당시, 흥행엔 실패했지만 뮌헨 영화제 등 국제무대에서 신인 감독상을 수상하며 가능성을 입증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작품인 ‘살인의 추억’으로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잡는 데 성공하게 되죠.

이후, 한국에선 보기 드문 괴수 영화 ‘괴물’을 탄생시키며 ‘천만 감독’이란 타이틀까지 안게 됐습니다.

이 영화로 봉준호 감독은 ‘칸 국제영화제’에 첫 초청을 받고, 점점 더 영역을 확장해나갔는데요.

2013년엔 할리우드 진출작인 ‘설국열차’를 통해 세계무대에 본격적으로 나섭니다.

비교적 최근작인 ‘옥자’에서는 동물 학대, 생명 경시,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 의식을 담았습니다.

장르 고유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사회적인 메시지를 잘 보여주는 점이 봉준호 감독의 장기라고 할 수 있는데요.

배우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능력도 탁월합니다.

[이정은 : "지나가면서 쓱 한마디씩 하세요. “빚쟁이들한테 쫓겼나?” 뭐 이렇게. 그래서 자꾸 정보를 살살살 (흘려요.) 그러면 이제 제가 생각을 해야 되는 거죠."]

[조여정 : "배우가 생각하지 못한 지점을 계속 자극하니까 ‘아, 난 왜 여태 이것도 생각 못 하는 배우지?’ 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구체적인 상황을 제시해 배우 스스로 배역에 몰입할 수 있도록 섬세하게 연기 지도를 한 겁니다.

이런 모습 때문에 봉준호 감독은 ‘봉준호’와 ‘디테일’을 합친 별명인 ‘봉테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요.

[봉준호/영화감독 : "그 별명을 들을 때마다 참 괴롭습니다. ‘봉테일’ 그게 싫다기보다도. 제가 얼마나 허술하고 구멍이 많은지는 저희 연출부나 미술팀이나 스태프들이 잘 알고 있거든요. 스태프들이 그거 다 메워줍니다."]

늘 겸손하고 배려 깊은 성품 때문일까요?

봉준호 감독은 스태프들에게 인정받는 감독이기도 합니다.

[정윤철/영화감독 : "봉준호 감독은 기본적으로 굉장히 권위적이지 않고 또 스스로가 되게 유머러스합니다. 스태프들하고도 되게 소통을 잘하는 것 같아요. 더 배려하고 ‘뭔가 그들이 기운을 잃으면 영화가 잘 안 된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되게 민주적인 감독인 것 같아요."]

이번 아카데미 수상이 현장에서 열과 성의를 다해준 스태프들에게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은데요.

[봉준호/영화감독 : "배우와 스태프와 팀원들이 다 왔는데 마지막에 함께 다 같이 무대에 올라가서 마무리 할 수 있어서, ‘이 긴 여정이 가장 행복한 형태로 마무리되는구나’(생각이 들었어요.)"]

이제 전 세계가 인정한 거장 감독 반열에 오르게 된 봉준호 감독!

다음 작품에선 또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한데요.

[봉준호/영화감독 : "제가 원래 두 가지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원래. 서울 도심에서 벌어지는 공포스러운 상황을 다룬 그런 영화를 준비하는 게 하나 있고요. 두 번째는 2016년 런던에서 있었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해서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로 전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인 봉준호 감독!

국경과 언어의 장벽을 넘어서는 또 하나의 멋진 작품을 기대하며 지금까지 조항리의 <연예수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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