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훈의 시사본부] “박쥐 속 다양한 바이러스들,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입력 2020.02.11 (16:25)
수정 2020.02.1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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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러스 학자 입장에서 보면 지금 상황 나쁘지 않아, 역학조사 흐름 잘 이어져
- 박쥐가 숙주? 자연 숙주와 중간 숙주 있어... 메르스 당시 추적에서 박쥐 발견
- 박쥐는 우리가 잘 접하지 못한 동물, 그들의 몸에 어떤 바이러스 있는지도 몰라
- 연구 결과, 코로나는 박쥐 몸에 있는 수많은 바이러스 중 극히 작은 부분
- 박쥐 안에는 아직 우리에게 오지 않은 많은 바이러스가 기다리고 있을 수 있어
- 천산갑은 매개가 됐을 여러 야생동물 후보 중에 하나라는 뜻
- 우리와 야생의 관계 100년 전과 비교해보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까워
- 대표적인 사례가 야생동물 카페... 좋아하는 사람 있지만 생각보다 매우 위험한 일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시사본부 이슈
■ 방송시간 : 2월 11일(화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정용석 교수(경희대 생물학과)
▷ 오태훈 : 앞서 1월 20일 우리나라에 첫 확진 환자 발생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그야말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신종이기 때문에 좀 베일에 싸여 있는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다양한 오해와 공포가 그동안 많이 있었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시작부터 또 언제쯤이면 이 사태가 잦아들 수 있을지 바이러스 전문가 모셔서 자세히 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경희대 생물학과의 정용석 교수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정용석 : 안녕하세요. 정용석입니다.
▷ 오태훈 : 생물학과 교수이신데 바이러스를 전문하셨다면서요.
▶ 정용석 : 네, 선진국에서는 바이러스학이나 면역학을 전부 생물학과에서 가르치는 거고요. 우리나라는 아직 서양과학의 역사가 비교적 짧았기 때문에 주로 의학에서 부분적으로 비전문적인 그런 교육이 있었던 것은 사실인데 지금은 전국에 있는 생물학과에서 바이러스학과 면역학을 다 가르칩니다.
▷ 오태훈 : 기본적인, 정말 기초적인 질문부터 좀 드리겠습니다. 어제 아카데미시상식에서 기생충이 4관왕을 수상했어요.
▶ 정용석 : 네, 소식 들었습니다.
▷ 오태훈 : 그런데 바이러스가 있고 세균이 있고 기생충이 있어요. 이게 다 다른 겁니까?
▶ 정용석 : 네, 사실은 다 다른 겁니다. 세상에 있는 생물들은 세포 하나가 개체가 되는 게 있고 세포 여러 개가 모여서 하나의 개체가 되는 게 있는데요. 저희가 후자가 되겠죠, 사람이라면. 세균은 보통 하나의 세포고 하나의 개체입니다. 기생충이라고 보통 우리가 이야기하면 촌충, 회충 이런 것들을 아마 상기할 텐데요. 그런 것들도 저희처럼 세포가 많은 것들이 모여서 하나의 개체가 되는 것인데 사이즈가 작은 거죠. 이렇게 전부 세포를 기본으로 해서 생물체가 만들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세포 모양이 아닌 사실은 체제가 좀 다른 그런 생명 현상을 보이는 것들이 발견된 게 이제 19세기 말이었죠. 그게 바이러스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세포 체제하고는 다른데 그들이 살아가는 방법, 즉 자식을 낳고 증식하고 계속 다음 세대로 번져가는 방법은 살아 있는 세포의 몸에 있는 도구와 시설을 일부 활용해서 본인들의 복제에 쓰는 것입니다. 이게 바이러스죠.
▷ 오태훈 : 그렇군요. 그러면 바이러스 전문가가 보신 영화 ‘기생충’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어찌 보면 커다란 지구 측면에서 본다 그러면 인간도 하나의 기생충으로 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
▶ 정용석 : 저는 그렇게 가르칩니다.
▷ 오태훈 : 그래요?
▶ 정용석 : 네. 그래서 지구를 저희가 잘 챙겨야 하는 이유가 바이러스도 숙주가 사망하면 더 이상 바이러스가 생존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게 되고 결국 다른 숙주를 찾아야 하거든요. 그러니까 저희가 지구를 망가뜨리면 다른 별을 찾아가야 하는 거하고 같은 원리가 되는 거죠.
▷ 오태훈 :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하나씩 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오전에 28번째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지금 1월 20일부터 지금까지의 상황을 봤을 때 코로나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세요?
▶ 정용석 : 일단은 국내하고 국외의 상황이 좀 다를 것 같고요. 국외라면 아무래도 중국이 저희에게는 가장 큰 변수가 될 것 같습니다. 아마 국내 상황을 가장 많이 궁금해하실 텐데 제가 바이러스학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현재 국내 상황은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다고 봅니다. 일단 확진자의 수도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현재까지는 역학조사의 흐름이 잘 이어져오고 있고 최근 들어서 일부 개인들을 놓치게 된 그런 사례가 있었는데 사실은 사람과 사람 간 전파가 일어난다면, 한 공간에서 한 지역에서 일어난다면 이미 그것은 지역사회 전파를 가늠해야 하는 것으로 이해를 하는 게 맞습니다. 다만 거기에 이제 당국의 역학조사가 잘 연결이 되고 그 사람들의 동태와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다면 우리가 통제하고 있다는 표현을 쓸 수 있게 되겠죠. 그렇다면 그 통제에 구멍이 조금이라도 생긴다면 결국은 지역사회 전파를 저희는 상정하고 방역 대책을 새로 준비하거나 시민들도 그에 맞는 움직임을 하는 것이 이것을 가능한 확산세를 줄이고 혹은 궁극적으로 다운시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오태훈 : 국외의 상황은 어떻게 보셨어요?
▶ 정용석 : 국외의 상황도 사실은 이 바이러스 자체가 현재까지 보면 치사율 혹은 치명률, 저희는 이제 병독성이라는 표현으로도 쓰겠습니다만 감염돼서 얼마나 그 숙주를 죽일 수 있는 확률이 높은가 이 점은 그렇게 높은 바이러스는 아닌 것으로 현재까지는 보입니다. 다만 감염되고 나서 중간에 잠깐씩 이렇게 위기 상황을 가져올 수는 있지만 그때 의료시설과, 즉 의료 인프라가 시설하고 인력 아니겠습니까? 의료시설과 인력이 충분히 집중돼서 충분한 인원과 시설을 할당해서 케어한다면 그들이 심각한 상황으로 안 빠지도록 만들 수 있거든요. 이게 우한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 사망률이 그렇게 높지 않은 게 자연스러운 일이고요. 그런데 우한시 자체 내부는 문제가 다른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우한 쪽은?
▶ 정용석 : 네, 왜냐하면 발생자, 즉 감염 확진자의 수가 많아지면 그 확진자의 수가 많아진 만큼 의료 인력과 시설이 따라주면 괜찮지만 절대로 그렇지 못할 겁니다. 그러다 보니 더 많은 감염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토양을 놓고 그러면 더더욱 의료 인력과 시설은 더 부족해지는 악순환이 현재 폐쇄된 공간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사망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이 되는 것이죠. 따라서 우한시 내 안에 있는 자체를 전체에 연결시켜서 병독성의 수준으로 판단하지는 않습니다. 그것을 구분해서 봐야 하고 적어도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의료 인력과 시설을 본다면 웬만큼은 전부 앓더라도 잘 치료하면 회복되어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와중에 불행하게도 손밖에 벗어나는 사람들이 한 사람 혹은 두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까지의 정황은 그렇게 보입니다.
▷ 오태훈 : 바로 청취자 질문이 들어와서 바로 연계해서 좀 여쭤보겠습니다. 짱소피 님 “중국 전역에 대해서 입국 금지가 필요했던 건 아닐까요?” 지금 현재는 우한을 아니면 후베이성을 거쳐간 외국인들에 대해서 지금 입국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 질문에는 어떻게 보세요.
▶ 정용석 : 두 가지로 말씀을 드려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지금 시점은 저희가 지역사회 전파가 가능한 시점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시점을 중심으로 한다면 중국에서 유입되는 중국 경유자를 막는 것이 부분적으로는 도움이 되겠으나 그것이 좋은 해결책으로 남을 수는 없다. 그게 하나가 우려되고요. 두 번째로는 뭐냐 하면 입국자를 제한한다는 것이 어차피 100% 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면 사실은 사람을 제한하는 것은 전체 경제, 문화 이런 것들을 전부 격리하게 되는 것인데 그렇게 될 때 우리가 가지고 있는 관계 의존도, 상호. 여기서는 상호 의존도가 되겠죠. 이런 것들이 입는 피해 이런 것들이 과연 우리가 전체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과 맞아떨어지는가. 물론 그것을 너무 정치적인 상황에서 바라본다면 엉망이 되겠지만 사실 지금 우리나라에 있는 자영업자 그다음에 상업을 하시는 분들, 그 외에 사업을 하시는 분들 많은 분들이 어려움을 겪는 건 사실이거든요.
▷ 오태훈 : 아무래도 좀 복합적인 판단이 반드시 필요할 것 같네요.
▶ 정용석 : 그럴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또 하나, 지금 치료제나 백신이 없다는 이야기를 참 많이 우리가 했었는데 오늘 오전에 보니까 굳이 치료제나 이런 게 없었어도 자가면역으로 치유됐다는 이야기가 지금 나왔습니다. 이건 어떻게 우리가 이해를 해야 할까요?
▶ 정용석 :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현재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을 막거나 혹은 확산되는 걸, 몸 안에서 심하게 퍼지는 것을 증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쓰는 치료제가 현재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전부 의료진이 하는 것들은 대응 치료와 기존에 다른 바이러스들에서 효용이 있었다고 알려진 것들을 지금 여러 가지로 트라이 앤드 에러(try-and-error)를 해보는 중이죠. 어떤 것은 듣고 어떤 것은 듣지 않습니다.
▷ 오태훈 :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거군요?
▶ 정용석 : 네, 이건 모두 다 결국은 대증치료 플러스 알파의 정도이지 코로나바이러스에 특이적으로 공격을 하는 건 아니거든요. 그렇다면 지금 살아남아서 완치를 하시는 분들 모두 다 사실은 자신의 면역력으로 버티는 겁니다. 그래서 건강한 사람이, 젊은 사람이 훨씬 잘 버티는 것이고 노약자나 기저질환이 있는 분들이 좀 더 힘든 상황을 겪는 것은 궁극적으로 바이러스 질환에 대한 회복은 저희의 면역체계가 가장 큰 기반입니다. 그걸 모두 돕는 정도죠. 사실은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건 인플루엔자바이러스 치료제건 이 치료제들이 우리의 면역 시스템이 없어도 그 기능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의 면역 시스템이 그것들을 이겨낼 수 있도록 좀 더 도움을 주는 것이죠. 지금은 그마저도 잘 안 된 상태입니다, 코로나는.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초기보다 바이러스 확산이 좀 잦아지는 상태라고는 합니다만 안심하기는 좀 이를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일반 국민들께서, 저희가 좀 꼭 주의할 점이 있으면 어떤 걸 말씀해주시겠습니까?
▶ 정용석 : 1번으로 본다면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개인위생 수칙을 준수하는 것입니다. 아까 제일 처음에 물어보셨던 질문에서도 현재 상황을 어떻게 보느냐에서 저는 현재 우리 국민 수준이 사스와 메르스 그리고 그 외에 다른 인플루엔자 질병들을 거치면서 상당히 개인위생에 대한 기본을 잘 알고 있고 이것이 얼마큼 중요한, 중대한 사태로 번지고 있냐는 것을 인지하면서 수칙도 상당히 잘 지키고 계신 것 같거든요. 그렇다면 이런 개인위생 수칙을 준수해주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지역사회의 전파를 차단하는 노력하고 바로 연결이 됩니다. 그러니까 그런 수칙만 잘 지켜주고 자신이 자칫 다른 사람에게 위해를 입힐 수 있는 것을 스스로 제어하기만 해도 우리는 생각지 않은 효과를 얻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오태훈 : 경희대학교 생물학과 정용석 교수와 함께 말씀 나누고 있습니다. 우한의 한 해산물 시장에서 이게 시작이 됐다고 우리가 알고 있습니다, 반드시 그게 맞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여기에서 다양한 야생동물들이 팔렸다더라, 박쥐에서 이게 왔다더라. 왜 이렇게 박쥐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거예요?
▶ 정용석 : 그러게요. 아마 박쥐가 사람들의 관심을 좀 더 많이 끌게 된 것은 일단 사스 때문에 많이 힘들었는데 처음에는 박쥐라고 생각 안 했습니다. 사스에서 나온 이 바이러스가 고양이나 오소리나 담비나 이런 것들에서 왔을 거라고 처음에는 많이 추적을 했죠.
▷ 오태훈 : 뭐 사향고양이였더라.
▶ 정용석 : 그런데 그렇게 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뭔가 더 다른 것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자연 숙주하고 중간 숙주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사향고양이나 담비나 오소리나 밍크처럼 이런 것들이 만약에 이 바이러스에, 사스에 감염됐을 경우에는 그들도 굉장히 병증을 일으킵니다. 그 이야기는 뭐냐 하면 그들이 자연 숙주가 아니라는 뜻이죠.
▷ 오태훈 : 어디서 왔다는 거 아니겠어요?
▶ 정용석 : 그렇죠. 왜냐하면 앓는다는 뜻은 그 종의 생존에 위협을 받는다는 뜻이기 때문에 생존에 위협을 받지 않고 생태적 균형을 이룬 누군가가 따로 있을 것이라는 걸 추정 가능하게 하죠. 그렇게 해서 추적했더니 박쥐가 나온 거죠. 그리고 그 사태가 이제 메르스로 연결이 됐습니다, 2012년에. 그런데 이 메르스가 어디서 왔는지를 그때도 추적을 열심히 했죠.
▷ 오태훈 : 그때 뭐 낙타 만지지 마라.
▶ 정용석 : 그래서 낙타가 1번이었습니다. 그런데 낙타도 앓습니다.
▷ 오태훈 : 그래요?
▶ 정용석 : 그래서 낙타가 앓는데 다만 낙타가 한 번 걸렸다 그래서 바로 픽픽 1주일, 2주일 만에 쓰러지는 게 아닐 뿐이지 이들도 대단히 불편함을 겪게 되는 거죠. 그래서 낙타 몸속을 뒤졌죠. 그런데 거기에서도 바이러스가 나왔는데 그렇다면 이 바이러스의 원인은 다른 쪽일 것이라는 걸 당연히 추정하게 되는데 박쥐의 몸속에 있는 바이러스에 우리가 특별히 관심을 많이 갖게 된 이유는 박쥐가 우리가 그동안 접촉했던 가축의 한 종류가 아니고 오랫동안, 그들의 역사는 5천만 년이 넘는데 우리하고는 만난 적이 별로 없고.
▷ 오태훈 : 다 야생에서만.
▶ 정용석 : 그들이 야생에서 사는데다가 그들의 행동 생태가 인간하고 별로 접촉할 일이 없어요. 그래서 그들의 몸에 어떠한 병증이나 바이러스나 세균이나 이런 것들이 있는지를 추적할 기회가 별로 없었고 관심도 없었죠. 그러나 사스 이후로 많은 과학자들이 관심을 가졌고 그들의 몸속에서 수많은 바이러스들의 종류를 찾아냈는데 코로나는 지극히 작은 한 부분입니다.
▷ 오태훈 : 더 많아요?
▶ 정용석 : 코로나는 한 종이거든요. 그런데 지금 사스하고 메르스하고 신종 코로나까지 왔으면 이제 3종이고 그 전에 일반 감기까지 하면 7종입니다. 그 위에 속이 있고 과라는 게 있는데요. 그 과는 훨씬 집이 크죠. 박쥐에 DNA를 유전체로 갖는 바이러스만 9개 과가 있고요.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같은 건 RNA를 유전체로 갖는 바이러스니까 이거는 15개 과가 박쥐의 몸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 박쥐는 북극과 남극을 제외한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생태적 위치를 갖고 있죠. 그 이야기는 ‘아직 오지 않은 존재들이 상당히 기다리고 있을 수 있다‘ 이런 뜻입니다.
▷ 오태훈 : 왜 그렇게 많이 갖고 있대요?
▶ 정용석 : 그거를 많은 일반인들이 궁금해하시는데 그거는 상당히 어려운 답이 될 것 같습니다. 아직 더 많이 봐야죠.
▷ 오태훈 : 알겠습니다. 한데 천산갑은 또 뭐예요, 그러면?
▶ 정용석 : 천산갑에 대한 저의 의견은 이렇습니다. 물론 우한에 있던 화난 수산시장에서 천산갑을 팔았느냐, 매매가 되고 있었느냐, 거래가. 이런 것들을 묻고 이야기하는 부분도 있고 처음에는 뱀 이야기가 나왔죠?
▷ 오태훈 : 맞습니다.
▶ 정용석 : 뱀 다음에 박쥐 이야기만 나왔고 천산갑이 두 번째로 나온 건데 그런데 사스 때도 그랬듯이 계속 누가 중간을 매개하고 있느냐를 찾기 위해서 많은 동물들을 검사합니다. 이제 그 당시에는, 이제는 어떤 발생했던 지역, 수산시장, 야생동물시장, 거래소 이런 데들만 봤지만 이제는 그 사스 때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많은 과학자들이나 관련된 분들이 이런저런 야생동물을 다 찾아보는 거죠. 그중에 천산갑도 하나 들어 있고요. 중국에서 밀거래될 만큼 아주 비싼 동물로 거래가 되는 야생동물이기 때문에, 중국 사람들이 선호하는 것이기도 하고. 그렇다면 야생동물이 매개가 됐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죠, 돼지나 소가 아니라면. 그렇다면 천산갑은 당연히 그 후보의 하나로 올랐을 테고 이 후보의 하나인 천산갑을 봤는데 천산갑뿐만 아니고 여러 종류의 동물들을 같이 봤을 겁니다. 그중에 천산갑의 몸에서 사스하고 매우 유사한, 사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하고 매우 유사한 염기서열을 가진 그러한 서열이 발견된 거죠. 그러면 천산갑이 그렇다는 소리냐? 아니죠. 그러한 수많은 가능한 후보 중에 하나로 떠올랐다죠.
▷ 오태훈 : 그러면 생물학적으로 봤을 때 이런 새로운 바이러스들은 앞으로도 인간에게 계속해서 공격할 수 있는 가능성은 많이 있겠네요?
▶ 정용석 : 네, 그렇다고 봅니다.
▷ 오태훈 : 그러면 그거를 우리가 미리부터 좀 관리하거나 통제는 아니더라도 좀 알아낼 수 있는, 예측할 수 있는 건 없을까요?
▶ 정용석 : 지금 앵커께서 말씀하시는 것처럼 ‘원 헬스(One Health)‘ 개념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옛날에는 전염병들이 사람에 국한된 전염병들로 많이 나왔고요. 그러나 20세기 들면서 동물과 사람이 같이 걸리는 전염병들이 눈에 훨씬 많이 띄기 시작했습니다.
▷ 오태훈 : 그게 인수공통전염병 이런 건가요?
▶ 정용석 : 그렇게 부릅니다. 그런 이야기들은 결국 가축에서 우리 몸에 올 수도 있지만 그 가축과 야생과의 관계는 우리와 야생과의 관계보다 가깝습니다. 그렇겠죠? 가축이 그 중간 역할을 해주고 있는 거니까. 그러면 야생이 생각보다 우리에게 멀지 않다는 다른 말이 됩니다. 결국은 우리에게 오는 감염병이며 신종 전염병으로 매우 위험한 것들이라면 야생에서 오는 것이 그렇게 먼 일이 아니고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 말을 이제 정리하면 이제 더 이상 전염병에 있어서는, 감염병에 있어서는 의학과 수의학과 생물학이 나눠져 있지 않다는 것이죠. 즉, 환경, 생태가 반드시 고려돼야 하고 환경, 생태를 고려해야 하는 이유는 야생동물이 어떻게 살아가는가 하고 직접적인 연관이 되고요. 야생동물이 어떻게 살아가는가는 가축이 어떻게 살게 되는가 하고 연결이 되고요. 가축이 어떻게 살게 되는가는 저희와 직접 연결이 되는데 그 거리가 100년 전과 지금은 말로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좁아졌다는 뜻입니다.
▷ 오태훈 : 그 좁아진 건 인류가 자연에 대해서 여러 가지 파괴를 한다거나 아니면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거나 이런 것들 때문입니까?
▶ 정용석 : 그 상황이 다 들어갑니다.
▷ 오태훈 : 그래요?
▶ 정용석 : 그리고 아주 쉽게 사례를 말씀드린다면 혹시 ‘야생동물카페‘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사람들이 애완용으로 야생동물을 키우기 시작합니다.
▷ 오태훈 : 대학가에 뭐 그런 거 유행한다고 하더라고요.
▶ 정용석 : 네, 그게 사실은 야생동물이 희귀하고 또 잘 보지 못한 것들이고 특이하게 보일 수 있어서 여러 가지 좋은 점들을 젊은이들은 갖겠지만 생각보다 매우 위험한 일을 하고 있는 거죠.
▷ 오태훈 : 그렇군요.
▶ 정용석 : 왜냐하면 결국 이 문제는 야생과 인간이 얼마나 인터페이스가 넓어지고 다변화돼 있느냐 아니냐가 중요한 부분인데 이 부분을 지금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하나의 건강 시스템, 원 헬스 시스템이라는 개념에서 이들을 접근하고 앞으로는 통제와 관리를 해야 할 겁니다.
▷ 오태훈 : 저희가 충분히 시간을 준비했다고는 하는데 벌써 시간이 다 되어버리고 말았어요. 마지막 질문드리고 다음에 또 한 번 모실 수 있는 기회를 좀 요청드릴까 하는데요. 궁금한 것은 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언제쯤 잠잠해질까라는 부분이거든요.
▶ 정용석 : 많은 부분에서 그런 걸 궁금해하시는데요. 사실은 국내에 있어서는 우리 자신이 현재 잘 하고 있다 하더라도 궁극적으로 저희가 국경 자체와 인적, 물적 모든 교류를 봉쇄하지 않는다면 중국의 상황이 어떻게 변화되는가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결국 그 변수가 가장 큰 변수가 될 테고요. 그 사이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국가 방역 체계가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작동을 해 주는 거고요. 그 작동망만큼 일반인들이 개인위생 수칙과 지역사회 전파를 막는 일인데 그렇게 버틴다면 글쎄요, 희망적으로는 여름철 전에 혹은 여름철이 오면서 많이 잦아들지 않을까. 하지만 희망입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에 또 모실게요.
▶ 정용석 : 알겠습니다.
▷ 오태훈 : 지금까지 경희대 생물학과의 정용석 교수와 함께 말씀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정용석 : 고맙습니다.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http://news.kbs.co.kr/issue/IssueView.do?icd=19589
- 박쥐가 숙주? 자연 숙주와 중간 숙주 있어... 메르스 당시 추적에서 박쥐 발견
- 박쥐는 우리가 잘 접하지 못한 동물, 그들의 몸에 어떤 바이러스 있는지도 몰라
- 연구 결과, 코로나는 박쥐 몸에 있는 수많은 바이러스 중 극히 작은 부분
- 박쥐 안에는 아직 우리에게 오지 않은 많은 바이러스가 기다리고 있을 수 있어
- 천산갑은 매개가 됐을 여러 야생동물 후보 중에 하나라는 뜻
- 우리와 야생의 관계 100년 전과 비교해보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까워
- 대표적인 사례가 야생동물 카페... 좋아하는 사람 있지만 생각보다 매우 위험한 일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시사본부 이슈
■ 방송시간 : 2월 11일(화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정용석 교수(경희대 생물학과)
▷ 오태훈 : 앞서 1월 20일 우리나라에 첫 확진 환자 발생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그야말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신종이기 때문에 좀 베일에 싸여 있는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다양한 오해와 공포가 그동안 많이 있었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시작부터 또 언제쯤이면 이 사태가 잦아들 수 있을지 바이러스 전문가 모셔서 자세히 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경희대 생물학과의 정용석 교수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정용석 : 안녕하세요. 정용석입니다.
▷ 오태훈 : 생물학과 교수이신데 바이러스를 전문하셨다면서요.
▶ 정용석 : 네, 선진국에서는 바이러스학이나 면역학을 전부 생물학과에서 가르치는 거고요. 우리나라는 아직 서양과학의 역사가 비교적 짧았기 때문에 주로 의학에서 부분적으로 비전문적인 그런 교육이 있었던 것은 사실인데 지금은 전국에 있는 생물학과에서 바이러스학과 면역학을 다 가르칩니다.
▷ 오태훈 : 기본적인, 정말 기초적인 질문부터 좀 드리겠습니다. 어제 아카데미시상식에서 기생충이 4관왕을 수상했어요.
▶ 정용석 : 네, 소식 들었습니다.
▷ 오태훈 : 그런데 바이러스가 있고 세균이 있고 기생충이 있어요. 이게 다 다른 겁니까?
▶ 정용석 : 네, 사실은 다 다른 겁니다. 세상에 있는 생물들은 세포 하나가 개체가 되는 게 있고 세포 여러 개가 모여서 하나의 개체가 되는 게 있는데요. 저희가 후자가 되겠죠, 사람이라면. 세균은 보통 하나의 세포고 하나의 개체입니다. 기생충이라고 보통 우리가 이야기하면 촌충, 회충 이런 것들을 아마 상기할 텐데요. 그런 것들도 저희처럼 세포가 많은 것들이 모여서 하나의 개체가 되는 것인데 사이즈가 작은 거죠. 이렇게 전부 세포를 기본으로 해서 생물체가 만들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세포 모양이 아닌 사실은 체제가 좀 다른 그런 생명 현상을 보이는 것들이 발견된 게 이제 19세기 말이었죠. 그게 바이러스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세포 체제하고는 다른데 그들이 살아가는 방법, 즉 자식을 낳고 증식하고 계속 다음 세대로 번져가는 방법은 살아 있는 세포의 몸에 있는 도구와 시설을 일부 활용해서 본인들의 복제에 쓰는 것입니다. 이게 바이러스죠.
▷ 오태훈 : 그렇군요. 그러면 바이러스 전문가가 보신 영화 ‘기생충’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어찌 보면 커다란 지구 측면에서 본다 그러면 인간도 하나의 기생충으로 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
▶ 정용석 : 저는 그렇게 가르칩니다.
▷ 오태훈 : 그래요?
▶ 정용석 : 네. 그래서 지구를 저희가 잘 챙겨야 하는 이유가 바이러스도 숙주가 사망하면 더 이상 바이러스가 생존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게 되고 결국 다른 숙주를 찾아야 하거든요. 그러니까 저희가 지구를 망가뜨리면 다른 별을 찾아가야 하는 거하고 같은 원리가 되는 거죠.
▷ 오태훈 :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하나씩 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오전에 28번째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지금 1월 20일부터 지금까지의 상황을 봤을 때 코로나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세요?
▶ 정용석 : 일단은 국내하고 국외의 상황이 좀 다를 것 같고요. 국외라면 아무래도 중국이 저희에게는 가장 큰 변수가 될 것 같습니다. 아마 국내 상황을 가장 많이 궁금해하실 텐데 제가 바이러스학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현재 국내 상황은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다고 봅니다. 일단 확진자의 수도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현재까지는 역학조사의 흐름이 잘 이어져오고 있고 최근 들어서 일부 개인들을 놓치게 된 그런 사례가 있었는데 사실은 사람과 사람 간 전파가 일어난다면, 한 공간에서 한 지역에서 일어난다면 이미 그것은 지역사회 전파를 가늠해야 하는 것으로 이해를 하는 게 맞습니다. 다만 거기에 이제 당국의 역학조사가 잘 연결이 되고 그 사람들의 동태와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다면 우리가 통제하고 있다는 표현을 쓸 수 있게 되겠죠. 그렇다면 그 통제에 구멍이 조금이라도 생긴다면 결국은 지역사회 전파를 저희는 상정하고 방역 대책을 새로 준비하거나 시민들도 그에 맞는 움직임을 하는 것이 이것을 가능한 확산세를 줄이고 혹은 궁극적으로 다운시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오태훈 : 국외의 상황은 어떻게 보셨어요?
▶ 정용석 : 국외의 상황도 사실은 이 바이러스 자체가 현재까지 보면 치사율 혹은 치명률, 저희는 이제 병독성이라는 표현으로도 쓰겠습니다만 감염돼서 얼마나 그 숙주를 죽일 수 있는 확률이 높은가 이 점은 그렇게 높은 바이러스는 아닌 것으로 현재까지는 보입니다. 다만 감염되고 나서 중간에 잠깐씩 이렇게 위기 상황을 가져올 수는 있지만 그때 의료시설과, 즉 의료 인프라가 시설하고 인력 아니겠습니까? 의료시설과 인력이 충분히 집중돼서 충분한 인원과 시설을 할당해서 케어한다면 그들이 심각한 상황으로 안 빠지도록 만들 수 있거든요. 이게 우한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 사망률이 그렇게 높지 않은 게 자연스러운 일이고요. 그런데 우한시 자체 내부는 문제가 다른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우한 쪽은?
▶ 정용석 : 네, 왜냐하면 발생자, 즉 감염 확진자의 수가 많아지면 그 확진자의 수가 많아진 만큼 의료 인력과 시설이 따라주면 괜찮지만 절대로 그렇지 못할 겁니다. 그러다 보니 더 많은 감염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토양을 놓고 그러면 더더욱 의료 인력과 시설은 더 부족해지는 악순환이 현재 폐쇄된 공간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사망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이 되는 것이죠. 따라서 우한시 내 안에 있는 자체를 전체에 연결시켜서 병독성의 수준으로 판단하지는 않습니다. 그것을 구분해서 봐야 하고 적어도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의료 인력과 시설을 본다면 웬만큼은 전부 앓더라도 잘 치료하면 회복되어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와중에 불행하게도 손밖에 벗어나는 사람들이 한 사람 혹은 두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까지의 정황은 그렇게 보입니다.
▷ 오태훈 : 바로 청취자 질문이 들어와서 바로 연계해서 좀 여쭤보겠습니다. 짱소피 님 “중국 전역에 대해서 입국 금지가 필요했던 건 아닐까요?” 지금 현재는 우한을 아니면 후베이성을 거쳐간 외국인들에 대해서 지금 입국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 질문에는 어떻게 보세요.
▶ 정용석 : 두 가지로 말씀을 드려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지금 시점은 저희가 지역사회 전파가 가능한 시점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시점을 중심으로 한다면 중국에서 유입되는 중국 경유자를 막는 것이 부분적으로는 도움이 되겠으나 그것이 좋은 해결책으로 남을 수는 없다. 그게 하나가 우려되고요. 두 번째로는 뭐냐 하면 입국자를 제한한다는 것이 어차피 100% 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면 사실은 사람을 제한하는 것은 전체 경제, 문화 이런 것들을 전부 격리하게 되는 것인데 그렇게 될 때 우리가 가지고 있는 관계 의존도, 상호. 여기서는 상호 의존도가 되겠죠. 이런 것들이 입는 피해 이런 것들이 과연 우리가 전체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과 맞아떨어지는가. 물론 그것을 너무 정치적인 상황에서 바라본다면 엉망이 되겠지만 사실 지금 우리나라에 있는 자영업자 그다음에 상업을 하시는 분들, 그 외에 사업을 하시는 분들 많은 분들이 어려움을 겪는 건 사실이거든요.
▷ 오태훈 : 아무래도 좀 복합적인 판단이 반드시 필요할 것 같네요.
▶ 정용석 : 그럴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또 하나, 지금 치료제나 백신이 없다는 이야기를 참 많이 우리가 했었는데 오늘 오전에 보니까 굳이 치료제나 이런 게 없었어도 자가면역으로 치유됐다는 이야기가 지금 나왔습니다. 이건 어떻게 우리가 이해를 해야 할까요?
▶ 정용석 :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현재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을 막거나 혹은 확산되는 걸, 몸 안에서 심하게 퍼지는 것을 증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쓰는 치료제가 현재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전부 의료진이 하는 것들은 대응 치료와 기존에 다른 바이러스들에서 효용이 있었다고 알려진 것들을 지금 여러 가지로 트라이 앤드 에러(try-and-error)를 해보는 중이죠. 어떤 것은 듣고 어떤 것은 듣지 않습니다.
▷ 오태훈 :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거군요?
▶ 정용석 : 네, 이건 모두 다 결국은 대증치료 플러스 알파의 정도이지 코로나바이러스에 특이적으로 공격을 하는 건 아니거든요. 그렇다면 지금 살아남아서 완치를 하시는 분들 모두 다 사실은 자신의 면역력으로 버티는 겁니다. 그래서 건강한 사람이, 젊은 사람이 훨씬 잘 버티는 것이고 노약자나 기저질환이 있는 분들이 좀 더 힘든 상황을 겪는 것은 궁극적으로 바이러스 질환에 대한 회복은 저희의 면역체계가 가장 큰 기반입니다. 그걸 모두 돕는 정도죠. 사실은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건 인플루엔자바이러스 치료제건 이 치료제들이 우리의 면역 시스템이 없어도 그 기능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의 면역 시스템이 그것들을 이겨낼 수 있도록 좀 더 도움을 주는 것이죠. 지금은 그마저도 잘 안 된 상태입니다, 코로나는.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초기보다 바이러스 확산이 좀 잦아지는 상태라고는 합니다만 안심하기는 좀 이를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일반 국민들께서, 저희가 좀 꼭 주의할 점이 있으면 어떤 걸 말씀해주시겠습니까?
▶ 정용석 : 1번으로 본다면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개인위생 수칙을 준수하는 것입니다. 아까 제일 처음에 물어보셨던 질문에서도 현재 상황을 어떻게 보느냐에서 저는 현재 우리 국민 수준이 사스와 메르스 그리고 그 외에 다른 인플루엔자 질병들을 거치면서 상당히 개인위생에 대한 기본을 잘 알고 있고 이것이 얼마큼 중요한, 중대한 사태로 번지고 있냐는 것을 인지하면서 수칙도 상당히 잘 지키고 계신 것 같거든요. 그렇다면 이런 개인위생 수칙을 준수해주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지역사회의 전파를 차단하는 노력하고 바로 연결이 됩니다. 그러니까 그런 수칙만 잘 지켜주고 자신이 자칫 다른 사람에게 위해를 입힐 수 있는 것을 스스로 제어하기만 해도 우리는 생각지 않은 효과를 얻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오태훈 : 경희대학교 생물학과 정용석 교수와 함께 말씀 나누고 있습니다. 우한의 한 해산물 시장에서 이게 시작이 됐다고 우리가 알고 있습니다, 반드시 그게 맞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여기에서 다양한 야생동물들이 팔렸다더라, 박쥐에서 이게 왔다더라. 왜 이렇게 박쥐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거예요?
▶ 정용석 : 그러게요. 아마 박쥐가 사람들의 관심을 좀 더 많이 끌게 된 것은 일단 사스 때문에 많이 힘들었는데 처음에는 박쥐라고 생각 안 했습니다. 사스에서 나온 이 바이러스가 고양이나 오소리나 담비나 이런 것들에서 왔을 거라고 처음에는 많이 추적을 했죠.
▷ 오태훈 : 뭐 사향고양이였더라.
▶ 정용석 : 그런데 그렇게 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뭔가 더 다른 것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자연 숙주하고 중간 숙주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사향고양이나 담비나 오소리나 밍크처럼 이런 것들이 만약에 이 바이러스에, 사스에 감염됐을 경우에는 그들도 굉장히 병증을 일으킵니다. 그 이야기는 뭐냐 하면 그들이 자연 숙주가 아니라는 뜻이죠.
▷ 오태훈 : 어디서 왔다는 거 아니겠어요?
▶ 정용석 : 그렇죠. 왜냐하면 앓는다는 뜻은 그 종의 생존에 위협을 받는다는 뜻이기 때문에 생존에 위협을 받지 않고 생태적 균형을 이룬 누군가가 따로 있을 것이라는 걸 추정 가능하게 하죠. 그렇게 해서 추적했더니 박쥐가 나온 거죠. 그리고 그 사태가 이제 메르스로 연결이 됐습니다, 2012년에. 그런데 이 메르스가 어디서 왔는지를 그때도 추적을 열심히 했죠.
▷ 오태훈 : 그때 뭐 낙타 만지지 마라.
▶ 정용석 : 그래서 낙타가 1번이었습니다. 그런데 낙타도 앓습니다.
▷ 오태훈 : 그래요?
▶ 정용석 : 그래서 낙타가 앓는데 다만 낙타가 한 번 걸렸다 그래서 바로 픽픽 1주일, 2주일 만에 쓰러지는 게 아닐 뿐이지 이들도 대단히 불편함을 겪게 되는 거죠. 그래서 낙타 몸속을 뒤졌죠. 그런데 거기에서도 바이러스가 나왔는데 그렇다면 이 바이러스의 원인은 다른 쪽일 것이라는 걸 당연히 추정하게 되는데 박쥐의 몸속에 있는 바이러스에 우리가 특별히 관심을 많이 갖게 된 이유는 박쥐가 우리가 그동안 접촉했던 가축의 한 종류가 아니고 오랫동안, 그들의 역사는 5천만 년이 넘는데 우리하고는 만난 적이 별로 없고.
▷ 오태훈 : 다 야생에서만.
▶ 정용석 : 그들이 야생에서 사는데다가 그들의 행동 생태가 인간하고 별로 접촉할 일이 없어요. 그래서 그들의 몸에 어떠한 병증이나 바이러스나 세균이나 이런 것들이 있는지를 추적할 기회가 별로 없었고 관심도 없었죠. 그러나 사스 이후로 많은 과학자들이 관심을 가졌고 그들의 몸속에서 수많은 바이러스들의 종류를 찾아냈는데 코로나는 지극히 작은 한 부분입니다.
▷ 오태훈 : 더 많아요?
▶ 정용석 : 코로나는 한 종이거든요. 그런데 지금 사스하고 메르스하고 신종 코로나까지 왔으면 이제 3종이고 그 전에 일반 감기까지 하면 7종입니다. 그 위에 속이 있고 과라는 게 있는데요. 그 과는 훨씬 집이 크죠. 박쥐에 DNA를 유전체로 갖는 바이러스만 9개 과가 있고요.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같은 건 RNA를 유전체로 갖는 바이러스니까 이거는 15개 과가 박쥐의 몸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 박쥐는 북극과 남극을 제외한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생태적 위치를 갖고 있죠. 그 이야기는 ‘아직 오지 않은 존재들이 상당히 기다리고 있을 수 있다‘ 이런 뜻입니다.
▷ 오태훈 : 왜 그렇게 많이 갖고 있대요?
▶ 정용석 : 그거를 많은 일반인들이 궁금해하시는데 그거는 상당히 어려운 답이 될 것 같습니다. 아직 더 많이 봐야죠.
▷ 오태훈 : 알겠습니다. 한데 천산갑은 또 뭐예요, 그러면?
▶ 정용석 : 천산갑에 대한 저의 의견은 이렇습니다. 물론 우한에 있던 화난 수산시장에서 천산갑을 팔았느냐, 매매가 되고 있었느냐, 거래가. 이런 것들을 묻고 이야기하는 부분도 있고 처음에는 뱀 이야기가 나왔죠?
▷ 오태훈 : 맞습니다.
▶ 정용석 : 뱀 다음에 박쥐 이야기만 나왔고 천산갑이 두 번째로 나온 건데 그런데 사스 때도 그랬듯이 계속 누가 중간을 매개하고 있느냐를 찾기 위해서 많은 동물들을 검사합니다. 이제 그 당시에는, 이제는 어떤 발생했던 지역, 수산시장, 야생동물시장, 거래소 이런 데들만 봤지만 이제는 그 사스 때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많은 과학자들이나 관련된 분들이 이런저런 야생동물을 다 찾아보는 거죠. 그중에 천산갑도 하나 들어 있고요. 중국에서 밀거래될 만큼 아주 비싼 동물로 거래가 되는 야생동물이기 때문에, 중국 사람들이 선호하는 것이기도 하고. 그렇다면 야생동물이 매개가 됐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죠, 돼지나 소가 아니라면. 그렇다면 천산갑은 당연히 그 후보의 하나로 올랐을 테고 이 후보의 하나인 천산갑을 봤는데 천산갑뿐만 아니고 여러 종류의 동물들을 같이 봤을 겁니다. 그중에 천산갑의 몸에서 사스하고 매우 유사한, 사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하고 매우 유사한 염기서열을 가진 그러한 서열이 발견된 거죠. 그러면 천산갑이 그렇다는 소리냐? 아니죠. 그러한 수많은 가능한 후보 중에 하나로 떠올랐다죠.
▷ 오태훈 : 그러면 생물학적으로 봤을 때 이런 새로운 바이러스들은 앞으로도 인간에게 계속해서 공격할 수 있는 가능성은 많이 있겠네요?
▶ 정용석 : 네, 그렇다고 봅니다.
▷ 오태훈 : 그러면 그거를 우리가 미리부터 좀 관리하거나 통제는 아니더라도 좀 알아낼 수 있는, 예측할 수 있는 건 없을까요?
▶ 정용석 : 지금 앵커께서 말씀하시는 것처럼 ‘원 헬스(One Health)‘ 개념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옛날에는 전염병들이 사람에 국한된 전염병들로 많이 나왔고요. 그러나 20세기 들면서 동물과 사람이 같이 걸리는 전염병들이 눈에 훨씬 많이 띄기 시작했습니다.
▷ 오태훈 : 그게 인수공통전염병 이런 건가요?
▶ 정용석 : 그렇게 부릅니다. 그런 이야기들은 결국 가축에서 우리 몸에 올 수도 있지만 그 가축과 야생과의 관계는 우리와 야생과의 관계보다 가깝습니다. 그렇겠죠? 가축이 그 중간 역할을 해주고 있는 거니까. 그러면 야생이 생각보다 우리에게 멀지 않다는 다른 말이 됩니다. 결국은 우리에게 오는 감염병이며 신종 전염병으로 매우 위험한 것들이라면 야생에서 오는 것이 그렇게 먼 일이 아니고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 말을 이제 정리하면 이제 더 이상 전염병에 있어서는, 감염병에 있어서는 의학과 수의학과 생물학이 나눠져 있지 않다는 것이죠. 즉, 환경, 생태가 반드시 고려돼야 하고 환경, 생태를 고려해야 하는 이유는 야생동물이 어떻게 살아가는가 하고 직접적인 연관이 되고요. 야생동물이 어떻게 살아가는가는 가축이 어떻게 살게 되는가 하고 연결이 되고요. 가축이 어떻게 살게 되는가는 저희와 직접 연결이 되는데 그 거리가 100년 전과 지금은 말로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좁아졌다는 뜻입니다.
▷ 오태훈 : 그 좁아진 건 인류가 자연에 대해서 여러 가지 파괴를 한다거나 아니면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거나 이런 것들 때문입니까?
▶ 정용석 : 그 상황이 다 들어갑니다.
▷ 오태훈 : 그래요?
▶ 정용석 : 그리고 아주 쉽게 사례를 말씀드린다면 혹시 ‘야생동물카페‘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사람들이 애완용으로 야생동물을 키우기 시작합니다.
▷ 오태훈 : 대학가에 뭐 그런 거 유행한다고 하더라고요.
▶ 정용석 : 네, 그게 사실은 야생동물이 희귀하고 또 잘 보지 못한 것들이고 특이하게 보일 수 있어서 여러 가지 좋은 점들을 젊은이들은 갖겠지만 생각보다 매우 위험한 일을 하고 있는 거죠.
▷ 오태훈 : 그렇군요.
▶ 정용석 : 왜냐하면 결국 이 문제는 야생과 인간이 얼마나 인터페이스가 넓어지고 다변화돼 있느냐 아니냐가 중요한 부분인데 이 부분을 지금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하나의 건강 시스템, 원 헬스 시스템이라는 개념에서 이들을 접근하고 앞으로는 통제와 관리를 해야 할 겁니다.
▷ 오태훈 : 저희가 충분히 시간을 준비했다고는 하는데 벌써 시간이 다 되어버리고 말았어요. 마지막 질문드리고 다음에 또 한 번 모실 수 있는 기회를 좀 요청드릴까 하는데요. 궁금한 것은 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언제쯤 잠잠해질까라는 부분이거든요.
▶ 정용석 : 많은 부분에서 그런 걸 궁금해하시는데요. 사실은 국내에 있어서는 우리 자신이 현재 잘 하고 있다 하더라도 궁극적으로 저희가 국경 자체와 인적, 물적 모든 교류를 봉쇄하지 않는다면 중국의 상황이 어떻게 변화되는가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결국 그 변수가 가장 큰 변수가 될 테고요. 그 사이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국가 방역 체계가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작동을 해 주는 거고요. 그 작동망만큼 일반인들이 개인위생 수칙과 지역사회 전파를 막는 일인데 그렇게 버틴다면 글쎄요, 희망적으로는 여름철 전에 혹은 여름철이 오면서 많이 잦아들지 않을까. 하지만 희망입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에 또 모실게요.
▶ 정용석 : 알겠습니다.
▷ 오태훈 : 지금까지 경희대 생물학과의 정용석 교수와 함께 말씀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정용석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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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태훈의 시사본부] “박쥐 속 다양한 바이러스들,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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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0-02-11 16:25:19
- 수정2020-02-11 16:26:05
- 바이러스 학자 입장에서 보면 지금 상황 나쁘지 않아, 역학조사 흐름 잘 이어져
- 박쥐가 숙주? 자연 숙주와 중간 숙주 있어... 메르스 당시 추적에서 박쥐 발견
- 박쥐는 우리가 잘 접하지 못한 동물, 그들의 몸에 어떤 바이러스 있는지도 몰라
- 연구 결과, 코로나는 박쥐 몸에 있는 수많은 바이러스 중 극히 작은 부분
- 박쥐 안에는 아직 우리에게 오지 않은 많은 바이러스가 기다리고 있을 수 있어
- 천산갑은 매개가 됐을 여러 야생동물 후보 중에 하나라는 뜻
- 우리와 야생의 관계 100년 전과 비교해보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까워
- 대표적인 사례가 야생동물 카페... 좋아하는 사람 있지만 생각보다 매우 위험한 일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시사본부 이슈
■ 방송시간 : 2월 11일(화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정용석 교수(경희대 생물학과)
▷ 오태훈 : 앞서 1월 20일 우리나라에 첫 확진 환자 발생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그야말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신종이기 때문에 좀 베일에 싸여 있는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다양한 오해와 공포가 그동안 많이 있었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시작부터 또 언제쯤이면 이 사태가 잦아들 수 있을지 바이러스 전문가 모셔서 자세히 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경희대 생물학과의 정용석 교수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정용석 : 안녕하세요. 정용석입니다.
▷ 오태훈 : 생물학과 교수이신데 바이러스를 전문하셨다면서요.
▶ 정용석 : 네, 선진국에서는 바이러스학이나 면역학을 전부 생물학과에서 가르치는 거고요. 우리나라는 아직 서양과학의 역사가 비교적 짧았기 때문에 주로 의학에서 부분적으로 비전문적인 그런 교육이 있었던 것은 사실인데 지금은 전국에 있는 생물학과에서 바이러스학과 면역학을 다 가르칩니다.
▷ 오태훈 : 기본적인, 정말 기초적인 질문부터 좀 드리겠습니다. 어제 아카데미시상식에서 기생충이 4관왕을 수상했어요.
▶ 정용석 : 네, 소식 들었습니다.
▷ 오태훈 : 그런데 바이러스가 있고 세균이 있고 기생충이 있어요. 이게 다 다른 겁니까?
▶ 정용석 : 네, 사실은 다 다른 겁니다. 세상에 있는 생물들은 세포 하나가 개체가 되는 게 있고 세포 여러 개가 모여서 하나의 개체가 되는 게 있는데요. 저희가 후자가 되겠죠, 사람이라면. 세균은 보통 하나의 세포고 하나의 개체입니다. 기생충이라고 보통 우리가 이야기하면 촌충, 회충 이런 것들을 아마 상기할 텐데요. 그런 것들도 저희처럼 세포가 많은 것들이 모여서 하나의 개체가 되는 것인데 사이즈가 작은 거죠. 이렇게 전부 세포를 기본으로 해서 생물체가 만들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세포 모양이 아닌 사실은 체제가 좀 다른 그런 생명 현상을 보이는 것들이 발견된 게 이제 19세기 말이었죠. 그게 바이러스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세포 체제하고는 다른데 그들이 살아가는 방법, 즉 자식을 낳고 증식하고 계속 다음 세대로 번져가는 방법은 살아 있는 세포의 몸에 있는 도구와 시설을 일부 활용해서 본인들의 복제에 쓰는 것입니다. 이게 바이러스죠.
▷ 오태훈 : 그렇군요. 그러면 바이러스 전문가가 보신 영화 ‘기생충’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어찌 보면 커다란 지구 측면에서 본다 그러면 인간도 하나의 기생충으로 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
▶ 정용석 : 저는 그렇게 가르칩니다.
▷ 오태훈 : 그래요?
▶ 정용석 : 네. 그래서 지구를 저희가 잘 챙겨야 하는 이유가 바이러스도 숙주가 사망하면 더 이상 바이러스가 생존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게 되고 결국 다른 숙주를 찾아야 하거든요. 그러니까 저희가 지구를 망가뜨리면 다른 별을 찾아가야 하는 거하고 같은 원리가 되는 거죠.
▷ 오태훈 :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하나씩 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오전에 28번째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지금 1월 20일부터 지금까지의 상황을 봤을 때 코로나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세요?
▶ 정용석 : 일단은 국내하고 국외의 상황이 좀 다를 것 같고요. 국외라면 아무래도 중국이 저희에게는 가장 큰 변수가 될 것 같습니다. 아마 국내 상황을 가장 많이 궁금해하실 텐데 제가 바이러스학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현재 국내 상황은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다고 봅니다. 일단 확진자의 수도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현재까지는 역학조사의 흐름이 잘 이어져오고 있고 최근 들어서 일부 개인들을 놓치게 된 그런 사례가 있었는데 사실은 사람과 사람 간 전파가 일어난다면, 한 공간에서 한 지역에서 일어난다면 이미 그것은 지역사회 전파를 가늠해야 하는 것으로 이해를 하는 게 맞습니다. 다만 거기에 이제 당국의 역학조사가 잘 연결이 되고 그 사람들의 동태와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다면 우리가 통제하고 있다는 표현을 쓸 수 있게 되겠죠. 그렇다면 그 통제에 구멍이 조금이라도 생긴다면 결국은 지역사회 전파를 저희는 상정하고 방역 대책을 새로 준비하거나 시민들도 그에 맞는 움직임을 하는 것이 이것을 가능한 확산세를 줄이고 혹은 궁극적으로 다운시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오태훈 : 국외의 상황은 어떻게 보셨어요?
▶ 정용석 : 국외의 상황도 사실은 이 바이러스 자체가 현재까지 보면 치사율 혹은 치명률, 저희는 이제 병독성이라는 표현으로도 쓰겠습니다만 감염돼서 얼마나 그 숙주를 죽일 수 있는 확률이 높은가 이 점은 그렇게 높은 바이러스는 아닌 것으로 현재까지는 보입니다. 다만 감염되고 나서 중간에 잠깐씩 이렇게 위기 상황을 가져올 수는 있지만 그때 의료시설과, 즉 의료 인프라가 시설하고 인력 아니겠습니까? 의료시설과 인력이 충분히 집중돼서 충분한 인원과 시설을 할당해서 케어한다면 그들이 심각한 상황으로 안 빠지도록 만들 수 있거든요. 이게 우한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 사망률이 그렇게 높지 않은 게 자연스러운 일이고요. 그런데 우한시 자체 내부는 문제가 다른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우한 쪽은?
▶ 정용석 : 네, 왜냐하면 발생자, 즉 감염 확진자의 수가 많아지면 그 확진자의 수가 많아진 만큼 의료 인력과 시설이 따라주면 괜찮지만 절대로 그렇지 못할 겁니다. 그러다 보니 더 많은 감염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토양을 놓고 그러면 더더욱 의료 인력과 시설은 더 부족해지는 악순환이 현재 폐쇄된 공간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사망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이 되는 것이죠. 따라서 우한시 내 안에 있는 자체를 전체에 연결시켜서 병독성의 수준으로 판단하지는 않습니다. 그것을 구분해서 봐야 하고 적어도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의료 인력과 시설을 본다면 웬만큼은 전부 앓더라도 잘 치료하면 회복되어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와중에 불행하게도 손밖에 벗어나는 사람들이 한 사람 혹은 두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까지의 정황은 그렇게 보입니다.
▷ 오태훈 : 바로 청취자 질문이 들어와서 바로 연계해서 좀 여쭤보겠습니다. 짱소피 님 “중국 전역에 대해서 입국 금지가 필요했던 건 아닐까요?” 지금 현재는 우한을 아니면 후베이성을 거쳐간 외국인들에 대해서 지금 입국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 질문에는 어떻게 보세요.
▶ 정용석 : 두 가지로 말씀을 드려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지금 시점은 저희가 지역사회 전파가 가능한 시점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시점을 중심으로 한다면 중국에서 유입되는 중국 경유자를 막는 것이 부분적으로는 도움이 되겠으나 그것이 좋은 해결책으로 남을 수는 없다. 그게 하나가 우려되고요. 두 번째로는 뭐냐 하면 입국자를 제한한다는 것이 어차피 100% 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면 사실은 사람을 제한하는 것은 전체 경제, 문화 이런 것들을 전부 격리하게 되는 것인데 그렇게 될 때 우리가 가지고 있는 관계 의존도, 상호. 여기서는 상호 의존도가 되겠죠. 이런 것들이 입는 피해 이런 것들이 과연 우리가 전체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과 맞아떨어지는가. 물론 그것을 너무 정치적인 상황에서 바라본다면 엉망이 되겠지만 사실 지금 우리나라에 있는 자영업자 그다음에 상업을 하시는 분들, 그 외에 사업을 하시는 분들 많은 분들이 어려움을 겪는 건 사실이거든요.
▷ 오태훈 : 아무래도 좀 복합적인 판단이 반드시 필요할 것 같네요.
▶ 정용석 : 그럴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또 하나, 지금 치료제나 백신이 없다는 이야기를 참 많이 우리가 했었는데 오늘 오전에 보니까 굳이 치료제나 이런 게 없었어도 자가면역으로 치유됐다는 이야기가 지금 나왔습니다. 이건 어떻게 우리가 이해를 해야 할까요?
▶ 정용석 :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현재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을 막거나 혹은 확산되는 걸, 몸 안에서 심하게 퍼지는 것을 증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쓰는 치료제가 현재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전부 의료진이 하는 것들은 대응 치료와 기존에 다른 바이러스들에서 효용이 있었다고 알려진 것들을 지금 여러 가지로 트라이 앤드 에러(try-and-error)를 해보는 중이죠. 어떤 것은 듣고 어떤 것은 듣지 않습니다.
▷ 오태훈 :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거군요?
▶ 정용석 : 네, 이건 모두 다 결국은 대증치료 플러스 알파의 정도이지 코로나바이러스에 특이적으로 공격을 하는 건 아니거든요. 그렇다면 지금 살아남아서 완치를 하시는 분들 모두 다 사실은 자신의 면역력으로 버티는 겁니다. 그래서 건강한 사람이, 젊은 사람이 훨씬 잘 버티는 것이고 노약자나 기저질환이 있는 분들이 좀 더 힘든 상황을 겪는 것은 궁극적으로 바이러스 질환에 대한 회복은 저희의 면역체계가 가장 큰 기반입니다. 그걸 모두 돕는 정도죠. 사실은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건 인플루엔자바이러스 치료제건 이 치료제들이 우리의 면역 시스템이 없어도 그 기능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의 면역 시스템이 그것들을 이겨낼 수 있도록 좀 더 도움을 주는 것이죠. 지금은 그마저도 잘 안 된 상태입니다, 코로나는.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초기보다 바이러스 확산이 좀 잦아지는 상태라고는 합니다만 안심하기는 좀 이를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일반 국민들께서, 저희가 좀 꼭 주의할 점이 있으면 어떤 걸 말씀해주시겠습니까?
▶ 정용석 : 1번으로 본다면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개인위생 수칙을 준수하는 것입니다. 아까 제일 처음에 물어보셨던 질문에서도 현재 상황을 어떻게 보느냐에서 저는 현재 우리 국민 수준이 사스와 메르스 그리고 그 외에 다른 인플루엔자 질병들을 거치면서 상당히 개인위생에 대한 기본을 잘 알고 있고 이것이 얼마큼 중요한, 중대한 사태로 번지고 있냐는 것을 인지하면서 수칙도 상당히 잘 지키고 계신 것 같거든요. 그렇다면 이런 개인위생 수칙을 준수해주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지역사회의 전파를 차단하는 노력하고 바로 연결이 됩니다. 그러니까 그런 수칙만 잘 지켜주고 자신이 자칫 다른 사람에게 위해를 입힐 수 있는 것을 스스로 제어하기만 해도 우리는 생각지 않은 효과를 얻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오태훈 : 경희대학교 생물학과 정용석 교수와 함께 말씀 나누고 있습니다. 우한의 한 해산물 시장에서 이게 시작이 됐다고 우리가 알고 있습니다, 반드시 그게 맞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여기에서 다양한 야생동물들이 팔렸다더라, 박쥐에서 이게 왔다더라. 왜 이렇게 박쥐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거예요?
▶ 정용석 : 그러게요. 아마 박쥐가 사람들의 관심을 좀 더 많이 끌게 된 것은 일단 사스 때문에 많이 힘들었는데 처음에는 박쥐라고 생각 안 했습니다. 사스에서 나온 이 바이러스가 고양이나 오소리나 담비나 이런 것들에서 왔을 거라고 처음에는 많이 추적을 했죠.
▷ 오태훈 : 뭐 사향고양이였더라.
▶ 정용석 : 그런데 그렇게 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뭔가 더 다른 것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자연 숙주하고 중간 숙주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사향고양이나 담비나 오소리나 밍크처럼 이런 것들이 만약에 이 바이러스에, 사스에 감염됐을 경우에는 그들도 굉장히 병증을 일으킵니다. 그 이야기는 뭐냐 하면 그들이 자연 숙주가 아니라는 뜻이죠.
▷ 오태훈 : 어디서 왔다는 거 아니겠어요?
▶ 정용석 : 그렇죠. 왜냐하면 앓는다는 뜻은 그 종의 생존에 위협을 받는다는 뜻이기 때문에 생존에 위협을 받지 않고 생태적 균형을 이룬 누군가가 따로 있을 것이라는 걸 추정 가능하게 하죠. 그렇게 해서 추적했더니 박쥐가 나온 거죠. 그리고 그 사태가 이제 메르스로 연결이 됐습니다, 2012년에. 그런데 이 메르스가 어디서 왔는지를 그때도 추적을 열심히 했죠.
▷ 오태훈 : 그때 뭐 낙타 만지지 마라.
▶ 정용석 : 그래서 낙타가 1번이었습니다. 그런데 낙타도 앓습니다.
▷ 오태훈 : 그래요?
▶ 정용석 : 그래서 낙타가 앓는데 다만 낙타가 한 번 걸렸다 그래서 바로 픽픽 1주일, 2주일 만에 쓰러지는 게 아닐 뿐이지 이들도 대단히 불편함을 겪게 되는 거죠. 그래서 낙타 몸속을 뒤졌죠. 그런데 거기에서도 바이러스가 나왔는데 그렇다면 이 바이러스의 원인은 다른 쪽일 것이라는 걸 당연히 추정하게 되는데 박쥐의 몸속에 있는 바이러스에 우리가 특별히 관심을 많이 갖게 된 이유는 박쥐가 우리가 그동안 접촉했던 가축의 한 종류가 아니고 오랫동안, 그들의 역사는 5천만 년이 넘는데 우리하고는 만난 적이 별로 없고.
▷ 오태훈 : 다 야생에서만.
▶ 정용석 : 그들이 야생에서 사는데다가 그들의 행동 생태가 인간하고 별로 접촉할 일이 없어요. 그래서 그들의 몸에 어떠한 병증이나 바이러스나 세균이나 이런 것들이 있는지를 추적할 기회가 별로 없었고 관심도 없었죠. 그러나 사스 이후로 많은 과학자들이 관심을 가졌고 그들의 몸속에서 수많은 바이러스들의 종류를 찾아냈는데 코로나는 지극히 작은 한 부분입니다.
▷ 오태훈 : 더 많아요?
▶ 정용석 : 코로나는 한 종이거든요. 그런데 지금 사스하고 메르스하고 신종 코로나까지 왔으면 이제 3종이고 그 전에 일반 감기까지 하면 7종입니다. 그 위에 속이 있고 과라는 게 있는데요. 그 과는 훨씬 집이 크죠. 박쥐에 DNA를 유전체로 갖는 바이러스만 9개 과가 있고요.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같은 건 RNA를 유전체로 갖는 바이러스니까 이거는 15개 과가 박쥐의 몸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 박쥐는 북극과 남극을 제외한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생태적 위치를 갖고 있죠. 그 이야기는 ‘아직 오지 않은 존재들이 상당히 기다리고 있을 수 있다‘ 이런 뜻입니다.
▷ 오태훈 : 왜 그렇게 많이 갖고 있대요?
▶ 정용석 : 그거를 많은 일반인들이 궁금해하시는데 그거는 상당히 어려운 답이 될 것 같습니다. 아직 더 많이 봐야죠.
▷ 오태훈 : 알겠습니다. 한데 천산갑은 또 뭐예요, 그러면?
▶ 정용석 : 천산갑에 대한 저의 의견은 이렇습니다. 물론 우한에 있던 화난 수산시장에서 천산갑을 팔았느냐, 매매가 되고 있었느냐, 거래가. 이런 것들을 묻고 이야기하는 부분도 있고 처음에는 뱀 이야기가 나왔죠?
▷ 오태훈 : 맞습니다.
▶ 정용석 : 뱀 다음에 박쥐 이야기만 나왔고 천산갑이 두 번째로 나온 건데 그런데 사스 때도 그랬듯이 계속 누가 중간을 매개하고 있느냐를 찾기 위해서 많은 동물들을 검사합니다. 이제 그 당시에는, 이제는 어떤 발생했던 지역, 수산시장, 야생동물시장, 거래소 이런 데들만 봤지만 이제는 그 사스 때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많은 과학자들이나 관련된 분들이 이런저런 야생동물을 다 찾아보는 거죠. 그중에 천산갑도 하나 들어 있고요. 중국에서 밀거래될 만큼 아주 비싼 동물로 거래가 되는 야생동물이기 때문에, 중국 사람들이 선호하는 것이기도 하고. 그렇다면 야생동물이 매개가 됐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죠, 돼지나 소가 아니라면. 그렇다면 천산갑은 당연히 그 후보의 하나로 올랐을 테고 이 후보의 하나인 천산갑을 봤는데 천산갑뿐만 아니고 여러 종류의 동물들을 같이 봤을 겁니다. 그중에 천산갑의 몸에서 사스하고 매우 유사한, 사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하고 매우 유사한 염기서열을 가진 그러한 서열이 발견된 거죠. 그러면 천산갑이 그렇다는 소리냐? 아니죠. 그러한 수많은 가능한 후보 중에 하나로 떠올랐다죠.
▷ 오태훈 : 그러면 생물학적으로 봤을 때 이런 새로운 바이러스들은 앞으로도 인간에게 계속해서 공격할 수 있는 가능성은 많이 있겠네요?
▶ 정용석 : 네, 그렇다고 봅니다.
▷ 오태훈 : 그러면 그거를 우리가 미리부터 좀 관리하거나 통제는 아니더라도 좀 알아낼 수 있는, 예측할 수 있는 건 없을까요?
▶ 정용석 : 지금 앵커께서 말씀하시는 것처럼 ‘원 헬스(One Health)‘ 개념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옛날에는 전염병들이 사람에 국한된 전염병들로 많이 나왔고요. 그러나 20세기 들면서 동물과 사람이 같이 걸리는 전염병들이 눈에 훨씬 많이 띄기 시작했습니다.
▷ 오태훈 : 그게 인수공통전염병 이런 건가요?
▶ 정용석 : 그렇게 부릅니다. 그런 이야기들은 결국 가축에서 우리 몸에 올 수도 있지만 그 가축과 야생과의 관계는 우리와 야생과의 관계보다 가깝습니다. 그렇겠죠? 가축이 그 중간 역할을 해주고 있는 거니까. 그러면 야생이 생각보다 우리에게 멀지 않다는 다른 말이 됩니다. 결국은 우리에게 오는 감염병이며 신종 전염병으로 매우 위험한 것들이라면 야생에서 오는 것이 그렇게 먼 일이 아니고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 말을 이제 정리하면 이제 더 이상 전염병에 있어서는, 감염병에 있어서는 의학과 수의학과 생물학이 나눠져 있지 않다는 것이죠. 즉, 환경, 생태가 반드시 고려돼야 하고 환경, 생태를 고려해야 하는 이유는 야생동물이 어떻게 살아가는가 하고 직접적인 연관이 되고요. 야생동물이 어떻게 살아가는가는 가축이 어떻게 살게 되는가 하고 연결이 되고요. 가축이 어떻게 살게 되는가는 저희와 직접 연결이 되는데 그 거리가 100년 전과 지금은 말로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좁아졌다는 뜻입니다.
▷ 오태훈 : 그 좁아진 건 인류가 자연에 대해서 여러 가지 파괴를 한다거나 아니면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거나 이런 것들 때문입니까?
▶ 정용석 : 그 상황이 다 들어갑니다.
▷ 오태훈 : 그래요?
▶ 정용석 : 그리고 아주 쉽게 사례를 말씀드린다면 혹시 ‘야생동물카페‘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사람들이 애완용으로 야생동물을 키우기 시작합니다.
▷ 오태훈 : 대학가에 뭐 그런 거 유행한다고 하더라고요.
▶ 정용석 : 네, 그게 사실은 야생동물이 희귀하고 또 잘 보지 못한 것들이고 특이하게 보일 수 있어서 여러 가지 좋은 점들을 젊은이들은 갖겠지만 생각보다 매우 위험한 일을 하고 있는 거죠.
▷ 오태훈 : 그렇군요.
▶ 정용석 : 왜냐하면 결국 이 문제는 야생과 인간이 얼마나 인터페이스가 넓어지고 다변화돼 있느냐 아니냐가 중요한 부분인데 이 부분을 지금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하나의 건강 시스템, 원 헬스 시스템이라는 개념에서 이들을 접근하고 앞으로는 통제와 관리를 해야 할 겁니다.
▷ 오태훈 : 저희가 충분히 시간을 준비했다고는 하는데 벌써 시간이 다 되어버리고 말았어요. 마지막 질문드리고 다음에 또 한 번 모실 수 있는 기회를 좀 요청드릴까 하는데요. 궁금한 것은 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언제쯤 잠잠해질까라는 부분이거든요.
▶ 정용석 : 많은 부분에서 그런 걸 궁금해하시는데요. 사실은 국내에 있어서는 우리 자신이 현재 잘 하고 있다 하더라도 궁극적으로 저희가 국경 자체와 인적, 물적 모든 교류를 봉쇄하지 않는다면 중국의 상황이 어떻게 변화되는가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결국 그 변수가 가장 큰 변수가 될 테고요. 그 사이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국가 방역 체계가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작동을 해 주는 거고요. 그 작동망만큼 일반인들이 개인위생 수칙과 지역사회 전파를 막는 일인데 그렇게 버틴다면 글쎄요, 희망적으로는 여름철 전에 혹은 여름철이 오면서 많이 잦아들지 않을까. 하지만 희망입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에 또 모실게요.
▶ 정용석 : 알겠습니다.
▷ 오태훈 : 지금까지 경희대 생물학과의 정용석 교수와 함께 말씀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정용석 : 고맙습니다.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우려’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 ‘신종코로나 팩트체크’ 제대로 알아야 이긴다 바로가기 http://news.kbs.co.kr/issue/IssueView.do?icd=19589
- 박쥐가 숙주? 자연 숙주와 중간 숙주 있어... 메르스 당시 추적에서 박쥐 발견
- 박쥐는 우리가 잘 접하지 못한 동물, 그들의 몸에 어떤 바이러스 있는지도 몰라
- 연구 결과, 코로나는 박쥐 몸에 있는 수많은 바이러스 중 극히 작은 부분
- 박쥐 안에는 아직 우리에게 오지 않은 많은 바이러스가 기다리고 있을 수 있어
- 천산갑은 매개가 됐을 여러 야생동물 후보 중에 하나라는 뜻
- 우리와 야생의 관계 100년 전과 비교해보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까워
- 대표적인 사례가 야생동물 카페... 좋아하는 사람 있지만 생각보다 매우 위험한 일
■ 프로그램명 : 오태훈의 시사본부
■ 코너명 : 시사본부 이슈
■ 방송시간 : 2월 11일(화요일) 12:20~14:00 KBS 1라디오
■ 출연자 : 정용석 교수(경희대 생물학과)
▷ 오태훈 : 앞서 1월 20일 우리나라에 첫 확진 환자 발생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그야말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신종이기 때문에 좀 베일에 싸여 있는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다양한 오해와 공포가 그동안 많이 있었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시작부터 또 언제쯤이면 이 사태가 잦아들 수 있을지 바이러스 전문가 모셔서 자세히 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경희대 생물학과의 정용석 교수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정용석 : 안녕하세요. 정용석입니다.
▷ 오태훈 : 생물학과 교수이신데 바이러스를 전문하셨다면서요.
▶ 정용석 : 네, 선진국에서는 바이러스학이나 면역학을 전부 생물학과에서 가르치는 거고요. 우리나라는 아직 서양과학의 역사가 비교적 짧았기 때문에 주로 의학에서 부분적으로 비전문적인 그런 교육이 있었던 것은 사실인데 지금은 전국에 있는 생물학과에서 바이러스학과 면역학을 다 가르칩니다.
▷ 오태훈 : 기본적인, 정말 기초적인 질문부터 좀 드리겠습니다. 어제 아카데미시상식에서 기생충이 4관왕을 수상했어요.
▶ 정용석 : 네, 소식 들었습니다.
▷ 오태훈 : 그런데 바이러스가 있고 세균이 있고 기생충이 있어요. 이게 다 다른 겁니까?
▶ 정용석 : 네, 사실은 다 다른 겁니다. 세상에 있는 생물들은 세포 하나가 개체가 되는 게 있고 세포 여러 개가 모여서 하나의 개체가 되는 게 있는데요. 저희가 후자가 되겠죠, 사람이라면. 세균은 보통 하나의 세포고 하나의 개체입니다. 기생충이라고 보통 우리가 이야기하면 촌충, 회충 이런 것들을 아마 상기할 텐데요. 그런 것들도 저희처럼 세포가 많은 것들이 모여서 하나의 개체가 되는 것인데 사이즈가 작은 거죠. 이렇게 전부 세포를 기본으로 해서 생물체가 만들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세포 모양이 아닌 사실은 체제가 좀 다른 그런 생명 현상을 보이는 것들이 발견된 게 이제 19세기 말이었죠. 그게 바이러스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세포 체제하고는 다른데 그들이 살아가는 방법, 즉 자식을 낳고 증식하고 계속 다음 세대로 번져가는 방법은 살아 있는 세포의 몸에 있는 도구와 시설을 일부 활용해서 본인들의 복제에 쓰는 것입니다. 이게 바이러스죠.
▷ 오태훈 : 그렇군요. 그러면 바이러스 전문가가 보신 영화 ‘기생충’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어찌 보면 커다란 지구 측면에서 본다 그러면 인간도 하나의 기생충으로 보일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
▶ 정용석 : 저는 그렇게 가르칩니다.
▷ 오태훈 : 그래요?
▶ 정용석 : 네. 그래서 지구를 저희가 잘 챙겨야 하는 이유가 바이러스도 숙주가 사망하면 더 이상 바이러스가 생존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게 되고 결국 다른 숙주를 찾아야 하거든요. 그러니까 저희가 지구를 망가뜨리면 다른 별을 찾아가야 하는 거하고 같은 원리가 되는 거죠.
▷ 오태훈 :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하나씩 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오전에 28번째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지금 1월 20일부터 지금까지의 상황을 봤을 때 코로나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세요?
▶ 정용석 : 일단은 국내하고 국외의 상황이 좀 다를 것 같고요. 국외라면 아무래도 중국이 저희에게는 가장 큰 변수가 될 것 같습니다. 아마 국내 상황을 가장 많이 궁금해하실 텐데 제가 바이러스학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현재 국내 상황은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다고 봅니다. 일단 확진자의 수도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현재까지는 역학조사의 흐름이 잘 이어져오고 있고 최근 들어서 일부 개인들을 놓치게 된 그런 사례가 있었는데 사실은 사람과 사람 간 전파가 일어난다면, 한 공간에서 한 지역에서 일어난다면 이미 그것은 지역사회 전파를 가늠해야 하는 것으로 이해를 하는 게 맞습니다. 다만 거기에 이제 당국의 역학조사가 잘 연결이 되고 그 사람들의 동태와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다면 우리가 통제하고 있다는 표현을 쓸 수 있게 되겠죠. 그렇다면 그 통제에 구멍이 조금이라도 생긴다면 결국은 지역사회 전파를 저희는 상정하고 방역 대책을 새로 준비하거나 시민들도 그에 맞는 움직임을 하는 것이 이것을 가능한 확산세를 줄이고 혹은 궁극적으로 다운시키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오태훈 : 국외의 상황은 어떻게 보셨어요?
▶ 정용석 : 국외의 상황도 사실은 이 바이러스 자체가 현재까지 보면 치사율 혹은 치명률, 저희는 이제 병독성이라는 표현으로도 쓰겠습니다만 감염돼서 얼마나 그 숙주를 죽일 수 있는 확률이 높은가 이 점은 그렇게 높은 바이러스는 아닌 것으로 현재까지는 보입니다. 다만 감염되고 나서 중간에 잠깐씩 이렇게 위기 상황을 가져올 수는 있지만 그때 의료시설과, 즉 의료 인프라가 시설하고 인력 아니겠습니까? 의료시설과 인력이 충분히 집중돼서 충분한 인원과 시설을 할당해서 케어한다면 그들이 심각한 상황으로 안 빠지도록 만들 수 있거든요. 이게 우한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 사망률이 그렇게 높지 않은 게 자연스러운 일이고요. 그런데 우한시 자체 내부는 문제가 다른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우한 쪽은?
▶ 정용석 : 네, 왜냐하면 발생자, 즉 감염 확진자의 수가 많아지면 그 확진자의 수가 많아진 만큼 의료 인력과 시설이 따라주면 괜찮지만 절대로 그렇지 못할 겁니다. 그러다 보니 더 많은 감염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토양을 놓고 그러면 더더욱 의료 인력과 시설은 더 부족해지는 악순환이 현재 폐쇄된 공간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사망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이 되는 것이죠. 따라서 우한시 내 안에 있는 자체를 전체에 연결시켜서 병독성의 수준으로 판단하지는 않습니다. 그것을 구분해서 봐야 하고 적어도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의료 인력과 시설을 본다면 웬만큼은 전부 앓더라도 잘 치료하면 회복되어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와중에 불행하게도 손밖에 벗어나는 사람들이 한 사람 혹은 두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까지의 정황은 그렇게 보입니다.
▷ 오태훈 : 바로 청취자 질문이 들어와서 바로 연계해서 좀 여쭤보겠습니다. 짱소피 님 “중국 전역에 대해서 입국 금지가 필요했던 건 아닐까요?” 지금 현재는 우한을 아니면 후베이성을 거쳐간 외국인들에 대해서 지금 입국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 질문에는 어떻게 보세요.
▶ 정용석 : 두 가지로 말씀을 드려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지금 시점은 저희가 지역사회 전파가 가능한 시점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시점을 중심으로 한다면 중국에서 유입되는 중국 경유자를 막는 것이 부분적으로는 도움이 되겠으나 그것이 좋은 해결책으로 남을 수는 없다. 그게 하나가 우려되고요. 두 번째로는 뭐냐 하면 입국자를 제한한다는 것이 어차피 100% 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면 사실은 사람을 제한하는 것은 전체 경제, 문화 이런 것들을 전부 격리하게 되는 것인데 그렇게 될 때 우리가 가지고 있는 관계 의존도, 상호. 여기서는 상호 의존도가 되겠죠. 이런 것들이 입는 피해 이런 것들이 과연 우리가 전체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과 맞아떨어지는가. 물론 그것을 너무 정치적인 상황에서 바라본다면 엉망이 되겠지만 사실 지금 우리나라에 있는 자영업자 그다음에 상업을 하시는 분들, 그 외에 사업을 하시는 분들 많은 분들이 어려움을 겪는 건 사실이거든요.
▷ 오태훈 : 아무래도 좀 복합적인 판단이 반드시 필요할 것 같네요.
▶ 정용석 : 그럴 것 같습니다.
▷ 오태훈 : 또 하나, 지금 치료제나 백신이 없다는 이야기를 참 많이 우리가 했었는데 오늘 오전에 보니까 굳이 치료제나 이런 게 없었어도 자가면역으로 치유됐다는 이야기가 지금 나왔습니다. 이건 어떻게 우리가 이해를 해야 할까요?
▶ 정용석 :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현재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을 막거나 혹은 확산되는 걸, 몸 안에서 심하게 퍼지는 것을 증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쓰는 치료제가 현재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전부 의료진이 하는 것들은 대응 치료와 기존에 다른 바이러스들에서 효용이 있었다고 알려진 것들을 지금 여러 가지로 트라이 앤드 에러(try-and-error)를 해보는 중이죠. 어떤 것은 듣고 어떤 것은 듣지 않습니다.
▷ 오태훈 :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거군요?
▶ 정용석 : 네, 이건 모두 다 결국은 대증치료 플러스 알파의 정도이지 코로나바이러스에 특이적으로 공격을 하는 건 아니거든요. 그렇다면 지금 살아남아서 완치를 하시는 분들 모두 다 사실은 자신의 면역력으로 버티는 겁니다. 그래서 건강한 사람이, 젊은 사람이 훨씬 잘 버티는 것이고 노약자나 기저질환이 있는 분들이 좀 더 힘든 상황을 겪는 것은 궁극적으로 바이러스 질환에 대한 회복은 저희의 면역체계가 가장 큰 기반입니다. 그걸 모두 돕는 정도죠. 사실은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제건 인플루엔자바이러스 치료제건 이 치료제들이 우리의 면역 시스템이 없어도 그 기능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의 면역 시스템이 그것들을 이겨낼 수 있도록 좀 더 도움을 주는 것이죠. 지금은 그마저도 잘 안 된 상태입니다, 코로나는.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초기보다 바이러스 확산이 좀 잦아지는 상태라고는 합니다만 안심하기는 좀 이를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이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일반 국민들께서, 저희가 좀 꼭 주의할 점이 있으면 어떤 걸 말씀해주시겠습니까?
▶ 정용석 : 1번으로 본다면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개인위생 수칙을 준수하는 것입니다. 아까 제일 처음에 물어보셨던 질문에서도 현재 상황을 어떻게 보느냐에서 저는 현재 우리 국민 수준이 사스와 메르스 그리고 그 외에 다른 인플루엔자 질병들을 거치면서 상당히 개인위생에 대한 기본을 잘 알고 있고 이것이 얼마큼 중요한, 중대한 사태로 번지고 있냐는 것을 인지하면서 수칙도 상당히 잘 지키고 계신 것 같거든요. 그렇다면 이런 개인위생 수칙을 준수해주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지역사회의 전파를 차단하는 노력하고 바로 연결이 됩니다. 그러니까 그런 수칙만 잘 지켜주고 자신이 자칫 다른 사람에게 위해를 입힐 수 있는 것을 스스로 제어하기만 해도 우리는 생각지 않은 효과를 얻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오태훈 : 경희대학교 생물학과 정용석 교수와 함께 말씀 나누고 있습니다. 우한의 한 해산물 시장에서 이게 시작이 됐다고 우리가 알고 있습니다, 반드시 그게 맞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여기에서 다양한 야생동물들이 팔렸다더라, 박쥐에서 이게 왔다더라. 왜 이렇게 박쥐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거예요?
▶ 정용석 : 그러게요. 아마 박쥐가 사람들의 관심을 좀 더 많이 끌게 된 것은 일단 사스 때문에 많이 힘들었는데 처음에는 박쥐라고 생각 안 했습니다. 사스에서 나온 이 바이러스가 고양이나 오소리나 담비나 이런 것들에서 왔을 거라고 처음에는 많이 추적을 했죠.
▷ 오태훈 : 뭐 사향고양이였더라.
▶ 정용석 : 그런데 그렇게 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뭔가 더 다른 것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자연 숙주하고 중간 숙주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사향고양이나 담비나 오소리나 밍크처럼 이런 것들이 만약에 이 바이러스에, 사스에 감염됐을 경우에는 그들도 굉장히 병증을 일으킵니다. 그 이야기는 뭐냐 하면 그들이 자연 숙주가 아니라는 뜻이죠.
▷ 오태훈 : 어디서 왔다는 거 아니겠어요?
▶ 정용석 : 그렇죠. 왜냐하면 앓는다는 뜻은 그 종의 생존에 위협을 받는다는 뜻이기 때문에 생존에 위협을 받지 않고 생태적 균형을 이룬 누군가가 따로 있을 것이라는 걸 추정 가능하게 하죠. 그렇게 해서 추적했더니 박쥐가 나온 거죠. 그리고 그 사태가 이제 메르스로 연결이 됐습니다, 2012년에. 그런데 이 메르스가 어디서 왔는지를 그때도 추적을 열심히 했죠.
▷ 오태훈 : 그때 뭐 낙타 만지지 마라.
▶ 정용석 : 그래서 낙타가 1번이었습니다. 그런데 낙타도 앓습니다.
▷ 오태훈 : 그래요?
▶ 정용석 : 그래서 낙타가 앓는데 다만 낙타가 한 번 걸렸다 그래서 바로 픽픽 1주일, 2주일 만에 쓰러지는 게 아닐 뿐이지 이들도 대단히 불편함을 겪게 되는 거죠. 그래서 낙타 몸속을 뒤졌죠. 그런데 거기에서도 바이러스가 나왔는데 그렇다면 이 바이러스의 원인은 다른 쪽일 것이라는 걸 당연히 추정하게 되는데 박쥐의 몸속에 있는 바이러스에 우리가 특별히 관심을 많이 갖게 된 이유는 박쥐가 우리가 그동안 접촉했던 가축의 한 종류가 아니고 오랫동안, 그들의 역사는 5천만 년이 넘는데 우리하고는 만난 적이 별로 없고.
▷ 오태훈 : 다 야생에서만.
▶ 정용석 : 그들이 야생에서 사는데다가 그들의 행동 생태가 인간하고 별로 접촉할 일이 없어요. 그래서 그들의 몸에 어떠한 병증이나 바이러스나 세균이나 이런 것들이 있는지를 추적할 기회가 별로 없었고 관심도 없었죠. 그러나 사스 이후로 많은 과학자들이 관심을 가졌고 그들의 몸속에서 수많은 바이러스들의 종류를 찾아냈는데 코로나는 지극히 작은 한 부분입니다.
▷ 오태훈 : 더 많아요?
▶ 정용석 : 코로나는 한 종이거든요. 그런데 지금 사스하고 메르스하고 신종 코로나까지 왔으면 이제 3종이고 그 전에 일반 감기까지 하면 7종입니다. 그 위에 속이 있고 과라는 게 있는데요. 그 과는 훨씬 집이 크죠. 박쥐에 DNA를 유전체로 갖는 바이러스만 9개 과가 있고요.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같은 건 RNA를 유전체로 갖는 바이러스니까 이거는 15개 과가 박쥐의 몸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 박쥐는 북극과 남극을 제외한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생태적 위치를 갖고 있죠. 그 이야기는 ‘아직 오지 않은 존재들이 상당히 기다리고 있을 수 있다‘ 이런 뜻입니다.
▷ 오태훈 : 왜 그렇게 많이 갖고 있대요?
▶ 정용석 : 그거를 많은 일반인들이 궁금해하시는데 그거는 상당히 어려운 답이 될 것 같습니다. 아직 더 많이 봐야죠.
▷ 오태훈 : 알겠습니다. 한데 천산갑은 또 뭐예요, 그러면?
▶ 정용석 : 천산갑에 대한 저의 의견은 이렇습니다. 물론 우한에 있던 화난 수산시장에서 천산갑을 팔았느냐, 매매가 되고 있었느냐, 거래가. 이런 것들을 묻고 이야기하는 부분도 있고 처음에는 뱀 이야기가 나왔죠?
▷ 오태훈 : 맞습니다.
▶ 정용석 : 뱀 다음에 박쥐 이야기만 나왔고 천산갑이 두 번째로 나온 건데 그런데 사스 때도 그랬듯이 계속 누가 중간을 매개하고 있느냐를 찾기 위해서 많은 동물들을 검사합니다. 이제 그 당시에는, 이제는 어떤 발생했던 지역, 수산시장, 야생동물시장, 거래소 이런 데들만 봤지만 이제는 그 사스 때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많은 과학자들이나 관련된 분들이 이런저런 야생동물을 다 찾아보는 거죠. 그중에 천산갑도 하나 들어 있고요. 중국에서 밀거래될 만큼 아주 비싼 동물로 거래가 되는 야생동물이기 때문에, 중국 사람들이 선호하는 것이기도 하고. 그렇다면 야생동물이 매개가 됐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죠, 돼지나 소가 아니라면. 그렇다면 천산갑은 당연히 그 후보의 하나로 올랐을 테고 이 후보의 하나인 천산갑을 봤는데 천산갑뿐만 아니고 여러 종류의 동물들을 같이 봤을 겁니다. 그중에 천산갑의 몸에서 사스하고 매우 유사한, 사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하고 매우 유사한 염기서열을 가진 그러한 서열이 발견된 거죠. 그러면 천산갑이 그렇다는 소리냐? 아니죠. 그러한 수많은 가능한 후보 중에 하나로 떠올랐다죠.
▷ 오태훈 : 그러면 생물학적으로 봤을 때 이런 새로운 바이러스들은 앞으로도 인간에게 계속해서 공격할 수 있는 가능성은 많이 있겠네요?
▶ 정용석 : 네, 그렇다고 봅니다.
▷ 오태훈 : 그러면 그거를 우리가 미리부터 좀 관리하거나 통제는 아니더라도 좀 알아낼 수 있는, 예측할 수 있는 건 없을까요?
▶ 정용석 : 지금 앵커께서 말씀하시는 것처럼 ‘원 헬스(One Health)‘ 개념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옛날에는 전염병들이 사람에 국한된 전염병들로 많이 나왔고요. 그러나 20세기 들면서 동물과 사람이 같이 걸리는 전염병들이 눈에 훨씬 많이 띄기 시작했습니다.
▷ 오태훈 : 그게 인수공통전염병 이런 건가요?
▶ 정용석 : 그렇게 부릅니다. 그런 이야기들은 결국 가축에서 우리 몸에 올 수도 있지만 그 가축과 야생과의 관계는 우리와 야생과의 관계보다 가깝습니다. 그렇겠죠? 가축이 그 중간 역할을 해주고 있는 거니까. 그러면 야생이 생각보다 우리에게 멀지 않다는 다른 말이 됩니다. 결국은 우리에게 오는 감염병이며 신종 전염병으로 매우 위험한 것들이라면 야생에서 오는 것이 그렇게 먼 일이 아니고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 말을 이제 정리하면 이제 더 이상 전염병에 있어서는, 감염병에 있어서는 의학과 수의학과 생물학이 나눠져 있지 않다는 것이죠. 즉, 환경, 생태가 반드시 고려돼야 하고 환경, 생태를 고려해야 하는 이유는 야생동물이 어떻게 살아가는가 하고 직접적인 연관이 되고요. 야생동물이 어떻게 살아가는가는 가축이 어떻게 살게 되는가 하고 연결이 되고요. 가축이 어떻게 살게 되는가는 저희와 직접 연결이 되는데 그 거리가 100년 전과 지금은 말로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좁아졌다는 뜻입니다.
▷ 오태훈 : 그 좁아진 건 인류가 자연에 대해서 여러 가지 파괴를 한다거나 아니면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거나 이런 것들 때문입니까?
▶ 정용석 : 그 상황이 다 들어갑니다.
▷ 오태훈 : 그래요?
▶ 정용석 : 그리고 아주 쉽게 사례를 말씀드린다면 혹시 ‘야생동물카페‘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사람들이 애완용으로 야생동물을 키우기 시작합니다.
▷ 오태훈 : 대학가에 뭐 그런 거 유행한다고 하더라고요.
▶ 정용석 : 네, 그게 사실은 야생동물이 희귀하고 또 잘 보지 못한 것들이고 특이하게 보일 수 있어서 여러 가지 좋은 점들을 젊은이들은 갖겠지만 생각보다 매우 위험한 일을 하고 있는 거죠.
▷ 오태훈 : 그렇군요.
▶ 정용석 : 왜냐하면 결국 이 문제는 야생과 인간이 얼마나 인터페이스가 넓어지고 다변화돼 있느냐 아니냐가 중요한 부분인데 이 부분을 지금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하나의 건강 시스템, 원 헬스 시스템이라는 개념에서 이들을 접근하고 앞으로는 통제와 관리를 해야 할 겁니다.
▷ 오태훈 : 저희가 충분히 시간을 준비했다고는 하는데 벌써 시간이 다 되어버리고 말았어요. 마지막 질문드리고 다음에 또 한 번 모실 수 있는 기회를 좀 요청드릴까 하는데요. 궁금한 것은 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언제쯤 잠잠해질까라는 부분이거든요.
▶ 정용석 : 많은 부분에서 그런 걸 궁금해하시는데요. 사실은 국내에 있어서는 우리 자신이 현재 잘 하고 있다 하더라도 궁극적으로 저희가 국경 자체와 인적, 물적 모든 교류를 봉쇄하지 않는다면 중국의 상황이 어떻게 변화되는가와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결국 그 변수가 가장 큰 변수가 될 테고요. 그 사이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국가 방역 체계가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작동을 해 주는 거고요. 그 작동망만큼 일반인들이 개인위생 수칙과 지역사회 전파를 막는 일인데 그렇게 버틴다면 글쎄요, 희망적으로는 여름철 전에 혹은 여름철이 오면서 많이 잦아들지 않을까. 하지만 희망입니다.
▷ 오태훈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에 또 모실게요.
▶ 정용석 : 알겠습니다.
▷ 오태훈 : 지금까지 경희대 생물학과의 정용석 교수와 함께 말씀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정용석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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