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일본 크루즈 초기 방역 실패…승객 ‘조기 하선’

입력 2020.02.11 (20:34) 수정 2020.02.11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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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한 일본 크루즈선에서 감염 공포가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선내 방역통제가 어려워지면서 확진환자가 130여 명까지 늘었는데요.

일본 정부는 뒤늦게 일부 승객들을 하선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도쿄 연결합니다.

이민영 특파원! 왜 이렇게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감염자가 급증한 걸까요?

[기자]

한마디로 말하면 방역 실패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방역에서 가장 중요한 건 초기 대응인데요.

여기서 여러가지 문제점을 드러냈습니다.

이 크루즈선에 탔다가 내린 홍콩인 승객의 확진 판정 소식이 남아있는 승객들에게 전판된 게 홍콩 정부의 통보 후 하루가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그리고 승객들 격리는 선내에서 확진 환자가 나온 뒤에서야 이뤄졌습니다.

홍콩 정부의 통보 후 사흘이나 지난 뒤였습니다.

이 사이 승객들은 식당과 사우나 등 선내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하면서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을 키웠습니다.

[앵커]

일본 정부가 오늘 일부 승객들을 하선시키겠다고 했다는데 어떤 승객들인가요?

[기자]

고령자와 지병이 있는 탑승자를 우선 하선시키겠다는 겁니다.

일본 정부는 당초 첫 확진자가 나온 5일부터 14일 동안을 잠복기로 산정해 오는 19일까지는 확진자를 제외한 모든 탑승자를 선내에 격리 조치한다는 방침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오늘 이 방침을 재검토한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앵커]

어제까지만 해도 잠복기가 끝나는 오는 19일까지 격리한다고 했었는데 갑자기 방침을 바꾼 이유가 있나요?

[기자]

선내에서 감염이 확산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내 전문가들은 지금 선내 상황이 2차 감염을 넘어 3차, 4차 감염도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선내에서 이 정도로 감염이 확대됐다면 누구 감염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하기도 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하선을 시키더라도 감염자와 비감염자를 구분해서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모든 탑승자들을 상대로 전수검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가토 일본 후생노동상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탑승자 전원을 상대로 전수검사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관방장관은 지금 시점에서 전수검사는 어렵다며 부정적 의견을 밝혔습니다.

[스가 요시히데/일본 관방장관 : "승객 전원을 검사하는 것은 현재로선 어렵다고 봅니다. 고열 등 증상을 보이는 노약자 등을 우선 대상으로 검사하려고 합니다."]

일본 정부 내에서 전수검사를 두고 엇박자를 내고 있는 겁니다.

[앵커]

일본 정부가 이렇게 갈팡질팡하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아무래도 일본의 이미지, 그리고 이 이미지와 직결된 경제적 문제라고 보여집니다.

나아가 오는 7월로 예정된 도쿄올림픽을 의식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일본 정부는 현재 크루즈선에서 발생한 감염자를 일본 내 감염자로 분류하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 상륙 전이기 때문에 일본 내 감염자가 아니라는 건데요.

언론에도 그렇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 언론들은 크루즈선 감염자도 감염자 현황에 포함해 보도하고 있습니다.

실제 일본 외무성의 한 간부는 크루즈선 감염자 속출과 관련해 일본에 대해서도 중국처럼 입국 제한 조치를 하는 나라가 생길수 있다며 조바심을 드러냈습니다.

방역보다 통계에 집착하는 모습이 일본 정부의 대응책에 대한 불신을 오히려 키우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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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일본 크루즈 초기 방역 실패…승객 ‘조기 하선’
    • 입력 2020-02-11 20:30:45
    • 수정2020-02-11 20:5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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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한 일본 크루즈선에서 감염 공포가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선내 방역통제가 어려워지면서 확진환자가 130여 명까지 늘었는데요.

일본 정부는 뒤늦게 일부 승객들을 하선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도쿄 연결합니다.

이민영 특파원! 왜 이렇게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감염자가 급증한 걸까요?

[기자]

한마디로 말하면 방역 실패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방역에서 가장 중요한 건 초기 대응인데요.

여기서 여러가지 문제점을 드러냈습니다.

이 크루즈선에 탔다가 내린 홍콩인 승객의 확진 판정 소식이 남아있는 승객들에게 전판된 게 홍콩 정부의 통보 후 하루가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그리고 승객들 격리는 선내에서 확진 환자가 나온 뒤에서야 이뤄졌습니다.

홍콩 정부의 통보 후 사흘이나 지난 뒤였습니다.

이 사이 승객들은 식당과 사우나 등 선내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하면서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을 키웠습니다.

[앵커]

일본 정부가 오늘 일부 승객들을 하선시키겠다고 했다는데 어떤 승객들인가요?

[기자]

고령자와 지병이 있는 탑승자를 우선 하선시키겠다는 겁니다.

일본 정부는 당초 첫 확진자가 나온 5일부터 14일 동안을 잠복기로 산정해 오는 19일까지는 확진자를 제외한 모든 탑승자를 선내에 격리 조치한다는 방침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오늘 이 방침을 재검토한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앵커]

어제까지만 해도 잠복기가 끝나는 오는 19일까지 격리한다고 했었는데 갑자기 방침을 바꾼 이유가 있나요?

[기자]

선내에서 감염이 확산되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내 전문가들은 지금 선내 상황이 2차 감염을 넘어 3차, 4차 감염도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선내에서 이 정도로 감염이 확대됐다면 누구 감염돼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하기도 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하선을 시키더라도 감염자와 비감염자를 구분해서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모든 탑승자들을 상대로 전수검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가토 일본 후생노동상은 어제 기자회견에서 탑승자 전원을 상대로 전수검사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관방장관은 지금 시점에서 전수검사는 어렵다며 부정적 의견을 밝혔습니다.

[스가 요시히데/일본 관방장관 : "승객 전원을 검사하는 것은 현재로선 어렵다고 봅니다. 고열 등 증상을 보이는 노약자 등을 우선 대상으로 검사하려고 합니다."]

일본 정부 내에서 전수검사를 두고 엇박자를 내고 있는 겁니다.

[앵커]

일본 정부가 이렇게 갈팡질팡하는 이유가 뭘까요?

[기자]

아무래도 일본의 이미지, 그리고 이 이미지와 직결된 경제적 문제라고 보여집니다.

나아가 오는 7월로 예정된 도쿄올림픽을 의식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일본 정부는 현재 크루즈선에서 발생한 감염자를 일본 내 감염자로 분류하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 상륙 전이기 때문에 일본 내 감염자가 아니라는 건데요.

언론에도 그렇게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 언론들은 크루즈선 감염자도 감염자 현황에 포함해 보도하고 있습니다.

실제 일본 외무성의 한 간부는 크루즈선 감염자 속출과 관련해 일본에 대해서도 중국처럼 입국 제한 조치를 하는 나라가 생길수 있다며 조바심을 드러냈습니다.

방역보다 통계에 집착하는 모습이 일본 정부의 대응책에 대한 불신을 오히려 키우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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