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차 김광현, 빅리그에서 ‘루키’로 살아남는 법

입력 2020.02.12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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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은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투수다. 베이징 올림픽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거치며 류현진과 함께 대표팀의 막강 좌투수 라인을 이끌어 왔다.
지난해까지 SK의 에이스였던 14년차 베테랑. 하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김광현도 세인트루이스에서는 루키다. 새로운 팀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살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 '출근왕' 김광현 "눈도장을 찍자"

김광현은 현지 시각으로 10일 미국 플로리다 주피터의 팀 스프링캠프지에서 자율 훈련을 시작했다. 새 직장에 첫 출근하는 것 마냥 기대와 설렘이 교차했다. 그래서인지 당일 새벽에 저절로 눈이 떠졌다. 훈련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7시. 클럽하우스에 도착하니 문도 잠겨 있었다. 마침 두고 온 물건이 있어서 숙소에 다녀오고 나서야 클럽하우스에 들어갈 수 있었다.

첫날 훈련을 마치고 김광현 측은 "내일은 오전 8시 30분에 경기장에 도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작 김광현은 둘째 날도 예정보다 30분 일찍 훈련장에 출근했다. 첫 불펜 투구를 하는 날이니 서둘러 가자고 했다는 게 통역 최연세 씨의 귀띔. 김광현은 "태생적으로 사람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아침에 일찍 나오는 이유는 모든 선수를 한 번이라도 더 보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세인트루이스 구단이 직접 제공한 김광현의 클럽하우스 자리 사진.세인트루이스 구단이 직접 제공한 김광현의 클럽하우스 자리 사진.

■ 퇴근 놓고 선배님들 눈치 보는 신입 사원?

올해 세인트루이스의 스프링캠프에는 총 70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클럽하우스 자리 배치도 끝났다. 로스터에 포함되지 않은 30명의 초청 선수들은 두 명이 한 칸을 공유한다. 김광현은 당연히 한 칸을 배정받았다. 하지만 신입인지라 주축 선수들이 자리한 라인에서 약간 비켜선 측면 끝자리에 배치됐다.

캠프 합류 둘째 날. 훈련 시작 전까지 클럽하우스가 취재진에 개방됐다. 영상이나 사진 촬영은 불가. 선수들만의 공간에서 한국 취재진을 반갑게 맞이한 김광현은 클럽하우스 생활도 털어놨다. 애덤 라이트 등 동료들이 가는 길을 막고 장난을 걸어오기도 한다. 격의 없는 팀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는 설명이다.

신입답게 군기(?)가 바짝 든 모습도 보여줬다. 캠프 합류 첫째 날, 오전 10시 30분에 훈련을 마쳤다. 의욕적인 조기 출근에 따른 결과였다. 하지만 김광현은 동료들의 동태를 살피며 좀처럼 자리를 뜨지 못했다. 결국, 1시간 동안 클럽하우스에 머물렀다. 뒤이어 훈련을 마친 선배 선수들이 샤워하러 들어가서야 부리나케 퇴근길에 올랐다.

■ 첫 불펜 투구…시범경기 등판 일정도 확정

김광현은 캠프지 합류 이틀째 첫 불펜 투구를 소화했다. 취재진과 동료 선수 십 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50개 정도의 공을 던졌다. 베네수엘라 출신 마이너리그 포수, 호세 고도이가 공을 받았다. 50구 가운데 7할이 직구, 3할 정도는 변화구였다. 제법 땀이 날 정도로 막바지에는 힘을 끌어올려 던졌다. 옆에서 김광현의 투구를 지켜본 좌완 투수 에반 크루진스키는 "와인드업 폼이 역동적이고 독특해 보인다. 일반적인 좌완 투수와는 달라 보이는데 김광현에게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불펜 투구에 대한 현지 언론들의 관심도 높았다. 평소에도 이 시기에 많은 공을 던지는지, 다른 투수들과의 경쟁에 대한 생각 등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김광현은 다음 불펜 투구에서 60개를 던질 예정이다. 그다음 타자를 상대하는 라이브 피칭을 끝으로 시범경기에 돌입한다. 김광현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팔 상태가 나쁘지 않은 것에 만족한다. 부족한 부분을 경기를 통해 보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광현은 22일(현지시각) 팀의 첫 시범경기인 뉴욕 메츠 전에 등판해 2이닝을 소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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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년차 김광현, 빅리그에서 ‘루키’로 살아남는 법
    • 입력 2020-02-12 13:53:23
    스포츠K
김광현은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투수다. 베이징 올림픽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거치며 류현진과 함께 대표팀의 막강 좌투수 라인을 이끌어 왔다.
지난해까지 SK의 에이스였던 14년차 베테랑. 하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김광현도 세인트루이스에서는 루키다. 새로운 팀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살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 '출근왕' 김광현 "눈도장을 찍자"

김광현은 현지 시각으로 10일 미국 플로리다 주피터의 팀 스프링캠프지에서 자율 훈련을 시작했다. 새 직장에 첫 출근하는 것 마냥 기대와 설렘이 교차했다. 그래서인지 당일 새벽에 저절로 눈이 떠졌다. 훈련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7시. 클럽하우스에 도착하니 문도 잠겨 있었다. 마침 두고 온 물건이 있어서 숙소에 다녀오고 나서야 클럽하우스에 들어갈 수 있었다.

첫날 훈련을 마치고 김광현 측은 "내일은 오전 8시 30분에 경기장에 도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작 김광현은 둘째 날도 예정보다 30분 일찍 훈련장에 출근했다. 첫 불펜 투구를 하는 날이니 서둘러 가자고 했다는 게 통역 최연세 씨의 귀띔. 김광현은 "태생적으로 사람 얼굴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아침에 일찍 나오는 이유는 모든 선수를 한 번이라도 더 보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세인트루이스 구단이 직접 제공한 김광현의 클럽하우스 자리 사진.
■ 퇴근 놓고 선배님들 눈치 보는 신입 사원?

올해 세인트루이스의 스프링캠프에는 총 70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클럽하우스 자리 배치도 끝났다. 로스터에 포함되지 않은 30명의 초청 선수들은 두 명이 한 칸을 공유한다. 김광현은 당연히 한 칸을 배정받았다. 하지만 신입인지라 주축 선수들이 자리한 라인에서 약간 비켜선 측면 끝자리에 배치됐다.

캠프 합류 둘째 날. 훈련 시작 전까지 클럽하우스가 취재진에 개방됐다. 영상이나 사진 촬영은 불가. 선수들만의 공간에서 한국 취재진을 반갑게 맞이한 김광현은 클럽하우스 생활도 털어놨다. 애덤 라이트 등 동료들이 가는 길을 막고 장난을 걸어오기도 한다. 격의 없는 팀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는 설명이다.

신입답게 군기(?)가 바짝 든 모습도 보여줬다. 캠프 합류 첫째 날, 오전 10시 30분에 훈련을 마쳤다. 의욕적인 조기 출근에 따른 결과였다. 하지만 김광현은 동료들의 동태를 살피며 좀처럼 자리를 뜨지 못했다. 결국, 1시간 동안 클럽하우스에 머물렀다. 뒤이어 훈련을 마친 선배 선수들이 샤워하러 들어가서야 부리나케 퇴근길에 올랐다.

■ 첫 불펜 투구…시범경기 등판 일정도 확정

김광현은 캠프지 합류 이틀째 첫 불펜 투구를 소화했다. 취재진과 동료 선수 십 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50개 정도의 공을 던졌다. 베네수엘라 출신 마이너리그 포수, 호세 고도이가 공을 받았다. 50구 가운데 7할이 직구, 3할 정도는 변화구였다. 제법 땀이 날 정도로 막바지에는 힘을 끌어올려 던졌다. 옆에서 김광현의 투구를 지켜본 좌완 투수 에반 크루진스키는 "와인드업 폼이 역동적이고 독특해 보인다. 일반적인 좌완 투수와는 달라 보이는데 김광현에게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불펜 투구에 대한 현지 언론들의 관심도 높았다. 평소에도 이 시기에 많은 공을 던지는지, 다른 투수들과의 경쟁에 대한 생각 등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김광현은 다음 불펜 투구에서 60개를 던질 예정이다. 그다음 타자를 상대하는 라이브 피칭을 끝으로 시범경기에 돌입한다. 김광현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팔 상태가 나쁘지 않은 것에 만족한다. 부족한 부분을 경기를 통해 보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광현은 22일(현지시각) 팀의 첫 시범경기인 뉴욕 메츠 전에 등판해 2이닝을 소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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