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적설량 1937년 이후 최소…이번 주에 마지막 눈 내릴까?

입력 2020.02.1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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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시작된 겨울비가 오늘 새벽 잦아들었습니다. 포근한 날씨 속에 예년 같으면 눈으로 내렸을 텐데 이번 겨울은 정말 눈 구경하기가 힘듭니다. 2월 중순인 지금까지 한강은 한 번도 얼지 않았습니다. 보통 12월 중순이나 하순에 첫 결빙 소식을 취재하곤 했는데 말이죠.

기상청이 지난해 12월부터 2월 10일까지 주요 도시의 적설량을 분석했더니 서울은 1.1cm에 그쳤습니다. 수원은 1.5, 춘천 5.1, 강릉 4.7, 대전 0.8, 청주 0.3, 전주는 0.6cm를 기록했는데 눈이 잦은 강원도에서도 거의 내리지 않았습니다.

눈이 내린 날을 따져봤더니 서울은 2일, 수원 3일, 춘천 7일, 강릉 2일, 대전 1일, 청주 1일, 전주 1일에 불과했습니다. 인천과 광주, 대구, 부산, 울산, 제주에서는 아예 적설이 기록되지 않아 이번 겨울 동안 눈을 한 번도 볼 수 없었습니다.

서울 적설량, 1937년 이후 역대 최소

서울의 적설량은 특히 1937년 이후 최소였습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6·25 전쟁 전후에 관측이 공백이었던 시기를 제외하면 붉은색으로 보이는 적설량이 2019년 겨울에 가장 적습니다. 반대로 파란색의 강수량은 100mm에 육박해 예년보다 많습니다. 눈이 대부분 비로 내렸다는 뜻입니다.


그 밖의 주요 도시들도 대부분 1973년 관측 이후 가장 적은 눈이 내렸습니다. 춘천은 2018년 4.2cm에 이어 두 번째로 적었고 강릉은 다섯 번째로 적었습니다. 남쪽의 제주도에는 2018년 겨울에 이어 이번 겨울도 2년 연속으로 적설이 아예 기록되지 않았습니다.

지나치게 따뜻한 겨울, 아열대 서태평양 영향

눈이 오면 사실 아이들은 좋아하지만, 어른들은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날씨를 취재하는 입장에서도 솔직히 그런데, 이번 겨울에 눈이 너무 안 오니까 이상합니다. 기후변화가 아닌 '기후위기'를 실감하게 되는데요. 기상청은 이번 겨울이 지나치게 따뜻했던 점을 원인으로 찾고 있습니다.


12월과 1월 동안 북쪽의 찬 공기는 한반도 북쪽에 머물며 내려오지 못했고 반대로 남쪽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는 주기적으로 유입됐습니다. 차갑고 건조한 대륙 고기압의 영향 대신 아열대 서태평양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인데요. 특히 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약 1℃ 높아 이동성 고기압이 우리나라 남쪽에 강하게 위치해있었고요. 그 때문에 고온다습한 공기가 우리나라로 밀려와 북쪽의 찬 공기가 내려오는 것을 막았다는 분석입니다.

이번 겨울 마지막 눈을 볼 기회는 언제?


이번 겨울이 끝나기 전에 펑펑 쏟아지는 눈을 제대로 맞아볼 수 있을까요? 가능성은 있습니다. 일단 다가오는 주말에 또다시 전국에 비나 눈이 예보됐습니다. 특히 일요일(16일) 오후부터는 찬 바람이 불면서 기온이 크게 떨어져 중부지방에선 비가 눈으로 바뀌어 내리겠고 다음 주 월요일(17일)에는 호남지방으로 눈이 확대되겠습니다.

다음 주에는 유난히 눈비가 잦겠는데 금요일(21일)부터 토요일(22일)까지 전국에 또 비 소식이 있습니다. 2월 하순으로 접어들면 날씨가 더 따뜻해지기 때문에 눈을 볼 기회는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번 겨울 마지막 눈을 보고 싶다면 오는 일요일과 다음 주 월요일이 마지막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눈이 적었던 만큼 그동안 소홀할 수 있었던 시설물 관리 등 철저한 사전 대비가 필요합니다. 반가운 눈이 순식간에 폭설로 돌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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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적설량 1937년 이후 최소…이번 주에 마지막 눈 내릴까?
    • 입력 2020-02-13 07:01:00
    취재K
어제 시작된 겨울비가 오늘 새벽 잦아들었습니다. 포근한 날씨 속에 예년 같으면 눈으로 내렸을 텐데 이번 겨울은 정말 눈 구경하기가 힘듭니다. 2월 중순인 지금까지 한강은 한 번도 얼지 않았습니다. 보통 12월 중순이나 하순에 첫 결빙 소식을 취재하곤 했는데 말이죠.

기상청이 지난해 12월부터 2월 10일까지 주요 도시의 적설량을 분석했더니 서울은 1.1cm에 그쳤습니다. 수원은 1.5, 춘천 5.1, 강릉 4.7, 대전 0.8, 청주 0.3, 전주는 0.6cm를 기록했는데 눈이 잦은 강원도에서도 거의 내리지 않았습니다.

눈이 내린 날을 따져봤더니 서울은 2일, 수원 3일, 춘천 7일, 강릉 2일, 대전 1일, 청주 1일, 전주 1일에 불과했습니다. 인천과 광주, 대구, 부산, 울산, 제주에서는 아예 적설이 기록되지 않아 이번 겨울 동안 눈을 한 번도 볼 수 없었습니다.

서울 적설량, 1937년 이후 역대 최소

서울의 적설량은 특히 1937년 이후 최소였습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6·25 전쟁 전후에 관측이 공백이었던 시기를 제외하면 붉은색으로 보이는 적설량이 2019년 겨울에 가장 적습니다. 반대로 파란색의 강수량은 100mm에 육박해 예년보다 많습니다. 눈이 대부분 비로 내렸다는 뜻입니다.


그 밖의 주요 도시들도 대부분 1973년 관측 이후 가장 적은 눈이 내렸습니다. 춘천은 2018년 4.2cm에 이어 두 번째로 적었고 강릉은 다섯 번째로 적었습니다. 남쪽의 제주도에는 2018년 겨울에 이어 이번 겨울도 2년 연속으로 적설이 아예 기록되지 않았습니다.

지나치게 따뜻한 겨울, 아열대 서태평양 영향

눈이 오면 사실 아이들은 좋아하지만, 어른들은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날씨를 취재하는 입장에서도 솔직히 그런데, 이번 겨울에 눈이 너무 안 오니까 이상합니다. 기후변화가 아닌 '기후위기'를 실감하게 되는데요. 기상청은 이번 겨울이 지나치게 따뜻했던 점을 원인으로 찾고 있습니다.


12월과 1월 동안 북쪽의 찬 공기는 한반도 북쪽에 머물며 내려오지 못했고 반대로 남쪽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는 주기적으로 유입됐습니다. 차갑고 건조한 대륙 고기압의 영향 대신 아열대 서태평양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인데요. 특히 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약 1℃ 높아 이동성 고기압이 우리나라 남쪽에 강하게 위치해있었고요. 그 때문에 고온다습한 공기가 우리나라로 밀려와 북쪽의 찬 공기가 내려오는 것을 막았다는 분석입니다.

이번 겨울 마지막 눈을 볼 기회는 언제?


이번 겨울이 끝나기 전에 펑펑 쏟아지는 눈을 제대로 맞아볼 수 있을까요? 가능성은 있습니다. 일단 다가오는 주말에 또다시 전국에 비나 눈이 예보됐습니다. 특히 일요일(16일) 오후부터는 찬 바람이 불면서 기온이 크게 떨어져 중부지방에선 비가 눈으로 바뀌어 내리겠고 다음 주 월요일(17일)에는 호남지방으로 눈이 확대되겠습니다.

다음 주에는 유난히 눈비가 잦겠는데 금요일(21일)부터 토요일(22일)까지 전국에 또 비 소식이 있습니다. 2월 하순으로 접어들면 날씨가 더 따뜻해지기 때문에 눈을 볼 기회는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이번 겨울 마지막 눈을 보고 싶다면 오는 일요일과 다음 주 월요일이 마지막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눈이 적었던 만큼 그동안 소홀할 수 있었던 시설물 관리 등 철저한 사전 대비가 필요합니다. 반가운 눈이 순식간에 폭설로 돌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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