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수첩] “같은 사람 맞나요?” 스타들의 ‘분장’ 이야기

입력 2020.02.13 (08:25) 수정 2020.02.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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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은 연예계 소식을 알아보는 <연예수첩> 시간입니다.

조항리 아나운서 자리에 나와 있습니다.

배우들은 다양한 작품 속에서 세월을 뛰어넘어 노인이 되기도 하고,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캐릭터로 변신하곤 하는데요.

배우들의 이런 열연을 뒷받침해주는 것이 있죠?

바로, 분장입니다!

우아한 카리스마를 지닌 배우 배종옥 씨도 신작에서 파격적인 분장을 선보인다는데요.

그 제작보고회 현장부터 함께 만나보시죠!

[리포트]

‘결백’이란 영화 제목과 잘 어울리는 하얀색 제복을 입고 등장한 배종옥 씨, 취재진 앞에 당당하게 포즈를 취합니다!

이 작품은, 살인사건 용의자로 몰린 엄마의 무죄를 입증하려는 변호사 딸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요.

[신혜선/정인 역 : "나 누군지 모르겠어?"]

[배종옥/화자 역 : "누구셔유?"]

극 중 배종옥 씨는 급성 치매를 앓고 억울하게 누명을 쓴 엄마 역을 맡았습니다.

[배종옥 : "(극 중 인물의) 기억이 왔다 갔다 해요. 그런 간극을 감정적으로 메꿔가는 게 쉽지가 않았어요, 작업하는 과정에서. (촬영장에서) 모니터를 보면 ‘아, 내가 여기서 이게 부족했구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가서 다시 찍고 다시 찍고를 매번 반복했던 것 같아요."]

배종옥 씨의 열연만큼 화제가 된 건, 20년의 세월이 훌쩍 흐른 듯한 노인 분장이었습니다.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하기 위해 의치부터 피부, 손톱까지 특수 분장을 했는데요.

[배종옥 : "‘화자’의 메이크업이나 할머니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거에 대한 주변의 우려와 또 감독님도 조심스럽게 ‘그게 가능하시냐’고 물어봤을 때 저는 그게 하나도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모녀로 호흡을 맞춘 후배 신혜선 씨에겐 분장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숨어 다녔다는데요.

[배종옥 : "(극 중 모녀가) 굉장히 오랫동안 연을 끊고 살았기 때문에, 나의 늙은 모습을 그냥 딱 봤을 때 그 느낌을 바로 봐주는 그게 중요하거든요. 그래갖고 혜선이가 들어오면 ‘야, 걔 들어오지 말라 그래’ 막 그러고."]

[신혜선 : "처음 만나는 신을 찍었을 때 선배님을 못 보게 하는 거예요. 내가 너무 보고 싶은데 오지 말라고."]

기대 속에 배종옥 씨와 마주한 신혜선 씨, 그만 눈물을 쏟았다고 합니다!

[신혜선 : "선배님 너무 아름다우시잖아요. 저는 이 모습만 기억하고 있었단 말이에요. 그래서 선배님이 딱 들어오셨는데 갑자기 너무 작고 나이든 엄마가 들어오는 걸 보고 진짜 울컥했어요."]

그런데, 정작 배종옥 씨를 힘들게 한 건 분장이 아니라고요?

[배종옥 : "추위가 제일 싫은데 이게 맨날 추울 때마다 촬영을 해가지고, 제가 ‘배우를 해야 되나’ 고민했었던 게 많아요. (현장에) 따뜻하게 할 수 있는 텐트도 쳐놓고 그래서 어떻게 넘기기는 했는데, 그때 지금 생각해도 추워요."]

데뷔 36년 차에도 식지 않는 배종옥 씨의 연기 열정, 인정할 수밖에 없네요~

특수 분장으로 애를 먹은 스타, 한둘이 아닙니다!

[우도환/지신 역 : "죄를 지은 영혼을 아버지께 바치려고 하오니 제게 힘을 주소서."]

영화 ‘사자’에서 뱀의 형상을 지닌 악역을 연기한 우도환 씨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우도환 : "(분장 시간이) 거의 빠르면 다섯 시간이고요. 거의 한 일곱 시간까지는 넉넉히 여유를 잡고 해야 잠깐씩 쉬었다가 갈 수 있기 때문에 좀 많이 힘들었어요."]

어렵게 분장을 마치고 촬영에 들어가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고요?

[우도환 : "그 상태에서 (박서준) 선배님이랑 액션을 해야 됐기 때문에, 그리고 하다가 어디 딱 찢겨지면 그것도 수정하고 그러면 그것도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선배님께서 또 살살 때려주시고약간 빗겨서 때리고 그런 것들(이 있었죠.)"]

영화 ‘시간위의 집’ 속 김윤진 씨도 25년이란 시간차를 넘나드는 캐릭터 때문에 특수 분장을 해야 했는데요.

[김윤진 : "풀을 전체 얼굴에 바르고 그리고 헤어드라이어로 말려요. 그리고 검버섯이랑 메이크업을 그 위에 하고. 근데 그 풀칠을 한 번 하는 게 아니라 두 번 때로는 세 번까지 하니까 어떤 느낌이냐면 온 몸에 수분이 다 빠져나가는 (것 같아요.)"]

분장을 통해 노인이 됐지만, 이 사실을 깜빡해 NG가 난 적도 많았다고 합니다!

[김윤진 : "젊은 ‘미희’ 하다가 나이든 ‘미희’로 하루 만에 분장할 때도 있었고요. 그래서 가끔 헷갈렸어요. 막 도망가고 무서워하고 이런 게 있는데 너무 빨리 도망을 가는 거예요, 제가. 나이든 역할인데 너무 후다닥 (간 거예요.) 그래서 ‘그건 아닌 것 같다’고 감독님이 좀 늦게 (가라고 했죠.)"]

영화 ‘나의 독재자’에서 한평생 김일성 대역으로 살아온 무명 배우를 연기한 설경구 씨도 5시간 동안 특수 분장을 했는데요.

[설경구 : "(가장 오래 걸리는 건) 얼굴이죠, 일단. 피스를 하나, 둘, 셋, 네 조각을 붙여야 되니까."]

[박해일 : "촬영이 들어가기 전에 배우, 스태프들이 아침에 모이잖아요. 그럼 선배님은 새벽에 오세요."]

매번 번거로운 분장을 해야 했지만 설경구 씨가 불만을 품지 않은 이유가 있습니다.

[설경구 : "이게 사실은 ‘은교’ 때 박해일 씨가 10시간을 했어요. 이 분이 아니었으면 제가 10시간 할 뻔 했던."]

박해일 씨는 지난 2012년 개봉한 영화 ‘은교’를 통해 한국 영화 속 특수 분장의 역사를 새롭게 썼는데요.

분장을 하던 과정에서 할리우드의 전문가를 놀라게 할 정도였다고 하죠!

[마이클 니커포크/특수 분장 전문가 : "실리콘으로 분장을 하려면 보통 분장의 두 배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데, 저는 그렇게 긴 시간 동안 가만히 앉아있는 배우는 처음 봤어요."]

연기를 위해서라면 시간과 수고를 아끼지 않는 천생 배우들, 앞으로 더욱 놀라운 변신 기대해 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조항리의 <연예수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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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예수첩] “같은 사람 맞나요?” 스타들의 ‘분장’ 이야기
    • 입력 2020-02-13 08:26:40
    • 수정2020-02-14 09: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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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다음은 연예계 소식을 알아보는 <연예수첩> 시간입니다.

조항리 아나운서 자리에 나와 있습니다.

배우들은 다양한 작품 속에서 세월을 뛰어넘어 노인이 되기도 하고,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캐릭터로 변신하곤 하는데요.

배우들의 이런 열연을 뒷받침해주는 것이 있죠?

바로, 분장입니다!

우아한 카리스마를 지닌 배우 배종옥 씨도 신작에서 파격적인 분장을 선보인다는데요.

그 제작보고회 현장부터 함께 만나보시죠!

[리포트]

‘결백’이란 영화 제목과 잘 어울리는 하얀색 제복을 입고 등장한 배종옥 씨, 취재진 앞에 당당하게 포즈를 취합니다!

이 작품은, 살인사건 용의자로 몰린 엄마의 무죄를 입증하려는 변호사 딸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요.

[신혜선/정인 역 : "나 누군지 모르겠어?"]

[배종옥/화자 역 : "누구셔유?"]

극 중 배종옥 씨는 급성 치매를 앓고 억울하게 누명을 쓴 엄마 역을 맡았습니다.

[배종옥 : "(극 중 인물의) 기억이 왔다 갔다 해요. 그런 간극을 감정적으로 메꿔가는 게 쉽지가 않았어요, 작업하는 과정에서. (촬영장에서) 모니터를 보면 ‘아, 내가 여기서 이게 부족했구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가서 다시 찍고 다시 찍고를 매번 반복했던 것 같아요."]

배종옥 씨의 열연만큼 화제가 된 건, 20년의 세월이 훌쩍 흐른 듯한 노인 분장이었습니다.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하기 위해 의치부터 피부, 손톱까지 특수 분장을 했는데요.

[배종옥 : "‘화자’의 메이크업이나 할머니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거에 대한 주변의 우려와 또 감독님도 조심스럽게 ‘그게 가능하시냐’고 물어봤을 때 저는 그게 하나도 문제가 되지 않았어요."]

모녀로 호흡을 맞춘 후배 신혜선 씨에겐 분장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숨어 다녔다는데요.

[배종옥 : "(극 중 모녀가) 굉장히 오랫동안 연을 끊고 살았기 때문에, 나의 늙은 모습을 그냥 딱 봤을 때 그 느낌을 바로 봐주는 그게 중요하거든요. 그래갖고 혜선이가 들어오면 ‘야, 걔 들어오지 말라 그래’ 막 그러고."]

[신혜선 : "처음 만나는 신을 찍었을 때 선배님을 못 보게 하는 거예요. 내가 너무 보고 싶은데 오지 말라고."]

기대 속에 배종옥 씨와 마주한 신혜선 씨, 그만 눈물을 쏟았다고 합니다!

[신혜선 : "선배님 너무 아름다우시잖아요. 저는 이 모습만 기억하고 있었단 말이에요. 그래서 선배님이 딱 들어오셨는데 갑자기 너무 작고 나이든 엄마가 들어오는 걸 보고 진짜 울컥했어요."]

그런데, 정작 배종옥 씨를 힘들게 한 건 분장이 아니라고요?

[배종옥 : "추위가 제일 싫은데 이게 맨날 추울 때마다 촬영을 해가지고, 제가 ‘배우를 해야 되나’ 고민했었던 게 많아요. (현장에) 따뜻하게 할 수 있는 텐트도 쳐놓고 그래서 어떻게 넘기기는 했는데, 그때 지금 생각해도 추워요."]

데뷔 36년 차에도 식지 않는 배종옥 씨의 연기 열정, 인정할 수밖에 없네요~

특수 분장으로 애를 먹은 스타, 한둘이 아닙니다!

[우도환/지신 역 : "죄를 지은 영혼을 아버지께 바치려고 하오니 제게 힘을 주소서."]

영화 ‘사자’에서 뱀의 형상을 지닌 악역을 연기한 우도환 씨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우도환 : "(분장 시간이) 거의 빠르면 다섯 시간이고요. 거의 한 일곱 시간까지는 넉넉히 여유를 잡고 해야 잠깐씩 쉬었다가 갈 수 있기 때문에 좀 많이 힘들었어요."]

어렵게 분장을 마치고 촬영에 들어가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고요?

[우도환 : "그 상태에서 (박서준) 선배님이랑 액션을 해야 됐기 때문에, 그리고 하다가 어디 딱 찢겨지면 그것도 수정하고 그러면 그것도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선배님께서 또 살살 때려주시고약간 빗겨서 때리고 그런 것들(이 있었죠.)"]

영화 ‘시간위의 집’ 속 김윤진 씨도 25년이란 시간차를 넘나드는 캐릭터 때문에 특수 분장을 해야 했는데요.

[김윤진 : "풀을 전체 얼굴에 바르고 그리고 헤어드라이어로 말려요. 그리고 검버섯이랑 메이크업을 그 위에 하고. 근데 그 풀칠을 한 번 하는 게 아니라 두 번 때로는 세 번까지 하니까 어떤 느낌이냐면 온 몸에 수분이 다 빠져나가는 (것 같아요.)"]

분장을 통해 노인이 됐지만, 이 사실을 깜빡해 NG가 난 적도 많았다고 합니다!

[김윤진 : "젊은 ‘미희’ 하다가 나이든 ‘미희’로 하루 만에 분장할 때도 있었고요. 그래서 가끔 헷갈렸어요. 막 도망가고 무서워하고 이런 게 있는데 너무 빨리 도망을 가는 거예요, 제가. 나이든 역할인데 너무 후다닥 (간 거예요.) 그래서 ‘그건 아닌 것 같다’고 감독님이 좀 늦게 (가라고 했죠.)"]

영화 ‘나의 독재자’에서 한평생 김일성 대역으로 살아온 무명 배우를 연기한 설경구 씨도 5시간 동안 특수 분장을 했는데요.

[설경구 : "(가장 오래 걸리는 건) 얼굴이죠, 일단. 피스를 하나, 둘, 셋, 네 조각을 붙여야 되니까."]

[박해일 : "촬영이 들어가기 전에 배우, 스태프들이 아침에 모이잖아요. 그럼 선배님은 새벽에 오세요."]

매번 번거로운 분장을 해야 했지만 설경구 씨가 불만을 품지 않은 이유가 있습니다.

[설경구 : "이게 사실은 ‘은교’ 때 박해일 씨가 10시간을 했어요. 이 분이 아니었으면 제가 10시간 할 뻔 했던."]

박해일 씨는 지난 2012년 개봉한 영화 ‘은교’를 통해 한국 영화 속 특수 분장의 역사를 새롭게 썼는데요.

분장을 하던 과정에서 할리우드의 전문가를 놀라게 할 정도였다고 하죠!

[마이클 니커포크/특수 분장 전문가 : "실리콘으로 분장을 하려면 보통 분장의 두 배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데, 저는 그렇게 긴 시간 동안 가만히 앉아있는 배우는 처음 봤어요."]

연기를 위해서라면 시간과 수고를 아끼지 않는 천생 배우들, 앞으로 더욱 놀라운 변신 기대해 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조항리의 <연예수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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