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직격탄, 어떤 업종?

입력 2020.02.13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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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온라인 카드 소비액은 늘어
관광수입 감소가 가장 직접적 영향
음식·숙박·도소매·다중접객업·서비스업 타격
석유 화학과 반도체 등 중간재 수출도 우려

코로나19는 관광수입 감소를 통해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코로나19는 관광수입 감소를 통해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온라인·배달 업계는 때 아닌 호황

"코로나19가 오늘(13일)로 약 20일인데, 경제지표 변화를 살펴봤더니 5년 전(메르스 당시)보다 더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장 간담회에서 홍남기 부총리가 한 말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오히려 매출이 느는 업종도 있다.

'혹시나' 하는 감염 우려 때문에 외출을 자제하는 사람이 늘면서 인터넷으로 물건과 음식을 주문하는 사람이 많이 늘어난 것이다. 올해 설 연휴 직후 1주일 8개 전업 카드사의 온라인 결제액은 2조 5천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45% 급등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 온라인몰의 배송도 51% 증가했고, 2월 첫 주말 배달 앱 '요기요' 주문량 역시 18% 늘었다.

코로나19가 대기업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다. 현대·기아차의 중국산 부품이 제대로 수입되지 않아 지난주부터 잇따라 휴업에 들어가기도 했지만, 이번 주 들어 하나둘씩 정상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과 BMW 등 글로벌 경쟁 업체들도 중국 관련해서 타격을 입고 있어서 현대·기아차의 위기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도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의 경제적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중국산 부품 수급 문제는,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하지 않는다면 큰 문제가 아니라고 분석했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입에서 후베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1%(2018년)에 불과한 데다, 후베이와 톈진을 제외하고 중국 공장들이 거의 가동을 재개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만약 조기에 코로나19 확산이 멈춘다면 생산 차질분은 주말 근무 등으로 보충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국내 자동차 공장의 조업 중단으로 2차 3차 하청업체들의 직접 피해는 충분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이처럼 코로나19 여파로 경제적 어려움은 예고된 상황이지만 당장 모든 업종이 큰 피해를 보는 상황은 아니다. 그렇다면 어떤 업종이 직접 피해를 보게 될까?


"중국의 해외 관광이 위축되면 한국에 직접 영향"

대외경제연구원은 가장 직접적이고 큰 영향을 줄 문제로 '관광수입 감소'를 꼽았다. 코로나19 여파로 중국인들의 해외 관광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은 평균의 2배 가량 쇼핑비를 많이 지출해, 외국 관광객 여행수입의 절반에 이른다.

관광객이 감소하면 음식업과 숙박업, 운송서비스업 등이 직접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KDI 역시 최근 발표한 '경제 동향'에서 "관광과 관련된 일부 업종에서 부정적 영향이 우선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메르스 사태 당시인 2015년 6~8월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대비 45% 줄었고 서비스업 생산은 연평균 대비 0.8%포인트 낮아졌다.

문제는 운송서비스업과 음식업 분야가 자영업자 등 경제적 충격에 취약한 층이 많이 종사한다는 점이다. 또, 이들 업종은 중국 관광객 문제와 별개로 각종 모임과 행사가 취소되면서 내국인의 소비가 줄어든 데 대한 피해도 이중으로 받을 수 있다. 정부의 우선적인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조영무 LG경제연구소 연구위원도 "최근 나온 고용동향도 1월 15일이 속한 주의 상황이고, 설 연휴 이후의 불안감 영향을 반영한 거시 지표들이 아직 발표되지않았다"면서 "메르스 당시에도 한 분기 정도 민간소비가 급격히 위축됐다"고 지적했다. 메르스 당시에는 도소매업과 다중접객업 등 서비스업 전반으로 피해가 확산됐다.

중국 제조업 성장 둔화되면 한국산 중간재(반도체, 석유화학)도 영향

대기업 쪽도 문제가 없는 상황은 아니다. 조영무 위원은 "메르스는 중동과 한국에만 퍼졌지만 코로나19는 중국 등 세계 경제 중심지가 포함됐다는 점에서 민간소비 이외의 분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제조업은 최근 중국에 반도체와 석유 화학 제품, 디스플레이 등을 수출해 중국이 이를 다시 가공해서 미국 등지에 수출하는 방식으로 성장해왔다. 지난해 중간재 수출 중 중국 의존도는 28%가 넘는다. 코로나19 여파로 중국의 제조업 성장이 둔화하면 한국산 중간재 수출도 직접 영향을 받을 거라는 게 대외경제연구원의 분석이다.

2월 첫 10일간의 수출 실적도 이런 우려와 일치한다. 조업일당 수출액이 3% 줄어든 가운데, 조업일당 대중국 수출액은 22%, 대일본 수출액은 26% 줄었다. 이 추세가 단기로 끝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한중일 간 무역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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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13 18:48:55
    취재K
온라인 카드 소비액은 늘어 <br />관광수입 감소가 가장 직접적 영향 <br />음식·숙박·도소매·다중접객업·서비스업 타격 <br />석유 화학과 반도체 등 중간재 수출도 우려

코로나19는 관광수입 감소를 통해 한국 경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온라인·배달 업계는 때 아닌 호황

"코로나19가 오늘(13일)로 약 20일인데, 경제지표 변화를 살펴봤더니 5년 전(메르스 당시)보다 더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장 간담회에서 홍남기 부총리가 한 말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오히려 매출이 느는 업종도 있다.

'혹시나' 하는 감염 우려 때문에 외출을 자제하는 사람이 늘면서 인터넷으로 물건과 음식을 주문하는 사람이 많이 늘어난 것이다. 올해 설 연휴 직후 1주일 8개 전업 카드사의 온라인 결제액은 2조 5천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45% 급등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 온라인몰의 배송도 51% 증가했고, 2월 첫 주말 배달 앱 '요기요' 주문량 역시 18% 늘었다.

코로나19가 대기업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다. 현대·기아차의 중국산 부품이 제대로 수입되지 않아 지난주부터 잇따라 휴업에 들어가기도 했지만, 이번 주 들어 하나둘씩 정상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과 BMW 등 글로벌 경쟁 업체들도 중국 관련해서 타격을 입고 있어서 현대·기아차의 위기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도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의 경제적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중국산 부품 수급 문제는,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하지 않는다면 큰 문제가 아니라고 분석했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입에서 후베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1%(2018년)에 불과한 데다, 후베이와 톈진을 제외하고 중국 공장들이 거의 가동을 재개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만약 조기에 코로나19 확산이 멈춘다면 생산 차질분은 주말 근무 등으로 보충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국내 자동차 공장의 조업 중단으로 2차 3차 하청업체들의 직접 피해는 충분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이처럼 코로나19 여파로 경제적 어려움은 예고된 상황이지만 당장 모든 업종이 큰 피해를 보는 상황은 아니다. 그렇다면 어떤 업종이 직접 피해를 보게 될까?


"중국의 해외 관광이 위축되면 한국에 직접 영향"

대외경제연구원은 가장 직접적이고 큰 영향을 줄 문제로 '관광수입 감소'를 꼽았다. 코로나19 여파로 중국인들의 해외 관광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들은 평균의 2배 가량 쇼핑비를 많이 지출해, 외국 관광객 여행수입의 절반에 이른다.

관광객이 감소하면 음식업과 숙박업, 운송서비스업 등이 직접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KDI 역시 최근 발표한 '경제 동향'에서 "관광과 관련된 일부 업종에서 부정적 영향이 우선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메르스 사태 당시인 2015년 6~8월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대비 45% 줄었고 서비스업 생산은 연평균 대비 0.8%포인트 낮아졌다.

문제는 운송서비스업과 음식업 분야가 자영업자 등 경제적 충격에 취약한 층이 많이 종사한다는 점이다. 또, 이들 업종은 중국 관광객 문제와 별개로 각종 모임과 행사가 취소되면서 내국인의 소비가 줄어든 데 대한 피해도 이중으로 받을 수 있다. 정부의 우선적인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조영무 LG경제연구소 연구위원도 "최근 나온 고용동향도 1월 15일이 속한 주의 상황이고, 설 연휴 이후의 불안감 영향을 반영한 거시 지표들이 아직 발표되지않았다"면서 "메르스 당시에도 한 분기 정도 민간소비가 급격히 위축됐다"고 지적했다. 메르스 당시에는 도소매업과 다중접객업 등 서비스업 전반으로 피해가 확산됐다.

중국 제조업 성장 둔화되면 한국산 중간재(반도체, 석유화학)도 영향

대기업 쪽도 문제가 없는 상황은 아니다. 조영무 위원은 "메르스는 중동과 한국에만 퍼졌지만 코로나19는 중국 등 세계 경제 중심지가 포함됐다는 점에서 민간소비 이외의 분야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제조업은 최근 중국에 반도체와 석유 화학 제품, 디스플레이 등을 수출해 중국이 이를 다시 가공해서 미국 등지에 수출하는 방식으로 성장해왔다. 지난해 중간재 수출 중 중국 의존도는 28%가 넘는다. 코로나19 여파로 중국의 제조업 성장이 둔화하면 한국산 중간재 수출도 직접 영향을 받을 거라는 게 대외경제연구원의 분석이다.

2월 첫 10일간의 수출 실적도 이런 우려와 일치한다. 조업일당 수출액이 3% 줄어든 가운데, 조업일당 대중국 수출액은 22%, 대일본 수출액은 26% 줄었다. 이 추세가 단기로 끝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한중일 간 무역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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