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웨스테르담호, 표류 2주 만에 캄보디아 입항

입력 2020.02.13 (20:35) 수정 2020.02.13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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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 바이러스 확산 공포가 커지면서 5개국에서 입항을 거부당하고 바다 위를 떠돌았던 대형 크루즈 ‘웨스테르담호’가 오늘 힘겹게 캄보디아에 입항했습니다.

특파원 연결해서 자세히 듣겠습니다.

유석조 특파원! 승객들 해상고립이 우려됐었는데 다행히 캄보디아에서 입항 허가를 내줬군요?

[기자]

네, 웨스테르담호는 승객과 승무원 2천 2백여 명을 태운 대형 크루즈선인데요.

2주간 사실상의 표류를 끝내고 오늘 오전 캄보디아 남서부 지역의 시아누크빌항에 정박했습니다.

선내에 발열 증상이 있거나 아픈 승객은 없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캄보디아 당국은 탑승객 전원이 배에서 내리기 전에 의료팀이 배에 올라 혈액을 채취하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이들을 격리할 계획이라고 밝혔구요,

이상 징후가 없다면 항공편을 이용해서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앵커]

승객들이 2주 동안이나 바다를 떠돌 수밖에 없었던 사정이 있죠?

[기자]

네, 웨스테르담호는 원래 지난 1일 홍콩을 출발해서 7일 일본 오키나와에 도착할 예정이었습니다.

[앵커]

하지만 앞서 일본 요코하마 항에 정박한 크루즈선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무더기로 발생하면서 일본 당국은 웨스테르담호의 입항을 거부했구요.

이어 타이완과 괌, 필리핀, 태국 등 5개국에서 모두 입항을 거부당했습니다.

[쁘라윳 짠오차/태국 총리 :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일이 중요합니다. 입항은 허락하지 않지만, 음식, 연료 등 인도적 지원은 제공하겠습니다."]

하지만 일정과 달리 2주나 표류하게 되면서 승객들의 불안이 커졌습니다.

[‘웨스테르담호’ 승객 : "상황이 매일 더 힘들어지고 있어요. 나라마다 항구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우릴 거절하고 있어요."]

[앵커]

고급여행의 상징이던 크루즈가 이제는 바이러스 온상으로 외면당하는 신세가 된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일본에 정박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사례가 충격이 컸던 탓도 있습니다만, 밀폐된 구조 안에서 수천 명이 생활하는 크루즈에서는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습니다.

승객들 국적이 다양해서 누가 어디를 다녀왔는지 파악하기 쉽지 않구요.

일반 건축물보다 복도가 좁아서 대인 접촉으로 전염병이 번질 확률도 높습니다.

확진환자가 발생해도 해상에서 응급이송 역시 어렵습니다.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해서 어떤 나라도 항구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면 바다 위를 유랑하는 신세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크루즈 입항을 허락한 캄보디아 정부는 상황을 조금 다르게 보는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캄보디아 정부가 웨스테르담호의 입항을 허락한 건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한 결정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중국발 코로나19 사태에 강력하게 대응하지 않는 모습, 그 연장 선상이라는 건데요.

훈센 총리는 중국 항공편 운항 중단을 반대하면서 후베이성의 자국민도 철수시키지 않겠다고 밝혔죠.

이번 크루즈 입항을 허락하면서도 “코로나19보다 사람 차별이 더 나쁘다” 이렇게 덧붙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앵커]

바이러스 확산은 막아야 하고 인도적 책임은 외면할 수 없고 각국 정부도 딜레마 상황인데요.

이번 크루즈 입항거부 사건을 두고 WHO도 입장을 냈죠?

[기자]

네, WHO 사무총장은, 지금은 ‘낙인’이 아니라 ‘연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재차 강조하고 있습니다.

[거브러여수스/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 : "캄보디아 정부가 오늘, 며칠째 바다에 고립돼 있던 유람선을 받아들이기로 해서 기쁩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대해서도 자유로운 입항을 허가하고 여행객 보호조치도 필요하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방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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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웨스테르담호, 표류 2주 만에 캄보디아 입항
    • 입력 2020-02-13 20:32:22
    • 수정2020-02-13 20:5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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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바이러스 확산 공포가 커지면서 5개국에서 입항을 거부당하고 바다 위를 떠돌았던 대형 크루즈 ‘웨스테르담호’가 오늘 힘겹게 캄보디아에 입항했습니다.

특파원 연결해서 자세히 듣겠습니다.

유석조 특파원! 승객들 해상고립이 우려됐었는데 다행히 캄보디아에서 입항 허가를 내줬군요?

[기자]

네, 웨스테르담호는 승객과 승무원 2천 2백여 명을 태운 대형 크루즈선인데요.

2주간 사실상의 표류를 끝내고 오늘 오전 캄보디아 남서부 지역의 시아누크빌항에 정박했습니다.

선내에 발열 증상이 있거나 아픈 승객은 없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캄보디아 당국은 탑승객 전원이 배에서 내리기 전에 의료팀이 배에 올라 혈액을 채취하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이들을 격리할 계획이라고 밝혔구요,

이상 징후가 없다면 항공편을 이용해서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앵커]

승객들이 2주 동안이나 바다를 떠돌 수밖에 없었던 사정이 있죠?

[기자]

네, 웨스테르담호는 원래 지난 1일 홍콩을 출발해서 7일 일본 오키나와에 도착할 예정이었습니다.

[앵커]

하지만 앞서 일본 요코하마 항에 정박한 크루즈선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무더기로 발생하면서 일본 당국은 웨스테르담호의 입항을 거부했구요.

이어 타이완과 괌, 필리핀, 태국 등 5개국에서 모두 입항을 거부당했습니다.

[쁘라윳 짠오차/태국 총리 :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 일이 중요합니다. 입항은 허락하지 않지만, 음식, 연료 등 인도적 지원은 제공하겠습니다."]

하지만 일정과 달리 2주나 표류하게 되면서 승객들의 불안이 커졌습니다.

[‘웨스테르담호’ 승객 : "상황이 매일 더 힘들어지고 있어요. 나라마다 항구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우릴 거절하고 있어요."]

[앵커]

고급여행의 상징이던 크루즈가 이제는 바이러스 온상으로 외면당하는 신세가 된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일본에 정박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사례가 충격이 컸던 탓도 있습니다만, 밀폐된 구조 안에서 수천 명이 생활하는 크루즈에서는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습니다.

승객들 국적이 다양해서 누가 어디를 다녀왔는지 파악하기 쉽지 않구요.

일반 건축물보다 복도가 좁아서 대인 접촉으로 전염병이 번질 확률도 높습니다.

확진환자가 발생해도 해상에서 응급이송 역시 어렵습니다.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해서 어떤 나라도 항구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면 바다 위를 유랑하는 신세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크루즈 입항을 허락한 캄보디아 정부는 상황을 조금 다르게 보는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캄보디아 정부가 웨스테르담호의 입항을 허락한 건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한 결정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중국발 코로나19 사태에 강력하게 대응하지 않는 모습, 그 연장 선상이라는 건데요.

훈센 총리는 중국 항공편 운항 중단을 반대하면서 후베이성의 자국민도 철수시키지 않겠다고 밝혔죠.

이번 크루즈 입항을 허락하면서도 “코로나19보다 사람 차별이 더 나쁘다” 이렇게 덧붙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앵커]

바이러스 확산은 막아야 하고 인도적 책임은 외면할 수 없고 각국 정부도 딜레마 상황인데요.

이번 크루즈 입항거부 사건을 두고 WHO도 입장을 냈죠?

[기자]

네, WHO 사무총장은, 지금은 ‘낙인’이 아니라 ‘연대’가 필요한 시점이다, 재차 강조하고 있습니다.

[거브러여수스/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 : "캄보디아 정부가 오늘, 며칠째 바다에 고립돼 있던 유람선을 받아들이기로 해서 기쁩니다."]

세계보건기구는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대해서도 자유로운 입항을 허가하고 여행객 보호조치도 필요하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방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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