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의 눈] 영화 다양성 확보가 관건…스크린 독과점 해결해야
입력 2020.02.13 (21:37)
수정 2020.02.13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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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런 양극화, 빈부 격차는 영화 개봉 과정에서도 나타납니다.
'기생충'으로 거장의 반열에 오른 봉준호 감독도 출발부터 화려한 건 아니었습니다.
1994년, 독립영화로 시작해 2000년, 첫 상업영화 '플란다스의 개'를 선보였는데, 당시 대작들 틈바구니 속에 겨우 극장 한 곳에서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이후,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 등을 통해 대중과 평단에 인정받는 감독으로 성장해 왔는데요.
거대 자본이 투입되지 않은,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작은 영화들을 만든 경험, 봉 감독에게 큰 자양분이 됐겠죠.
제2, 제3의 봉준호 감독이 나오려면 다양한 영화들이 선보일 기회가 충분히 주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김세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따뜻한 감성을 품은 독립영화 '윤희에게'.
개봉 후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상영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일주일 뒤, 상영 횟수는 5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론스타 사건을 다룬 영화 '블랙머니' 역시 호평을 받으며 선전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 역시 일주일 뒤 상영 횟수가 절반 가까이 급감했습니다.
윤희에게와 블랙머니가 선보인 지 일주일 후, 초대형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2'가 개봉한 겁니다.
'겨울왕국 2'의 첫날 상영 점유율은 63%.
전체 극장 상영의 60% 이상이 '겨울왕국 2'였다는 얘기입니다.
[권영락/반독과점영대위 운영위원/지난해 11월 22일 : "'겨울왕국 2'가 '어벤져스 엔드게임' 등에 이어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또 일으키고 있습니다."]
자본력을 앞세운 대형 영화들이 극장 스크린을 과점할 경우, 관객들이 다양한 영화를 볼 기회를 갖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만큼 신진 감독들의 데뷔 무대도, 성장 기회도 사라지고 있는 겁니다.
[최용배/한국영화제작가협회 부회장 : "젊은 감독들이 만들고 싶은 다양한 소재나 과감하고 실험적인 소재나 의도들이 과감한 중소제작사들과 함께 결합돼서 만들어지는 것이..."]
이런 문제점 때문에 다양한 영화를 상영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담은 개정안이 마련됐지만, 지난 2016년 이래로 줄곧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아카데미 4관왕이라는 결과에만 집중해 기뻐할 일이 아니라 영화계 현실을 짚어보며 제2, 제3의 봉준호 감독을 키워낼 제도적 뒷받침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KBS 뉴스 김세희입니다.
이런 양극화, 빈부 격차는 영화 개봉 과정에서도 나타납니다.
'기생충'으로 거장의 반열에 오른 봉준호 감독도 출발부터 화려한 건 아니었습니다.
1994년, 독립영화로 시작해 2000년, 첫 상업영화 '플란다스의 개'를 선보였는데, 당시 대작들 틈바구니 속에 겨우 극장 한 곳에서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이후,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 등을 통해 대중과 평단에 인정받는 감독으로 성장해 왔는데요.
거대 자본이 투입되지 않은,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작은 영화들을 만든 경험, 봉 감독에게 큰 자양분이 됐겠죠.
제2, 제3의 봉준호 감독이 나오려면 다양한 영화들이 선보일 기회가 충분히 주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김세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따뜻한 감성을 품은 독립영화 '윤희에게'.
개봉 후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상영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일주일 뒤, 상영 횟수는 5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론스타 사건을 다룬 영화 '블랙머니' 역시 호평을 받으며 선전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 역시 일주일 뒤 상영 횟수가 절반 가까이 급감했습니다.
윤희에게와 블랙머니가 선보인 지 일주일 후, 초대형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2'가 개봉한 겁니다.
'겨울왕국 2'의 첫날 상영 점유율은 63%.
전체 극장 상영의 60% 이상이 '겨울왕국 2'였다는 얘기입니다.
[권영락/반독과점영대위 운영위원/지난해 11월 22일 : "'겨울왕국 2'가 '어벤져스 엔드게임' 등에 이어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또 일으키고 있습니다."]
자본력을 앞세운 대형 영화들이 극장 스크린을 과점할 경우, 관객들이 다양한 영화를 볼 기회를 갖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만큼 신진 감독들의 데뷔 무대도, 성장 기회도 사라지고 있는 겁니다.
[최용배/한국영화제작가협회 부회장 : "젊은 감독들이 만들고 싶은 다양한 소재나 과감하고 실험적인 소재나 의도들이 과감한 중소제작사들과 함께 결합돼서 만들어지는 것이..."]
이런 문제점 때문에 다양한 영화를 상영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담은 개정안이 마련됐지만, 지난 2016년 이래로 줄곧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아카데미 4관왕이라는 결과에만 집중해 기뻐할 일이 아니라 영화계 현실을 짚어보며 제2, 제3의 봉준호 감독을 키워낼 제도적 뒷받침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KBS 뉴스 김세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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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0-02-13 21:39:18
- 수정2020-02-13 22:07:54
[앵커]
이런 양극화, 빈부 격차는 영화 개봉 과정에서도 나타납니다.
'기생충'으로 거장의 반열에 오른 봉준호 감독도 출발부터 화려한 건 아니었습니다.
1994년, 독립영화로 시작해 2000년, 첫 상업영화 '플란다스의 개'를 선보였는데, 당시 대작들 틈바구니 속에 겨우 극장 한 곳에서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이후,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 등을 통해 대중과 평단에 인정받는 감독으로 성장해 왔는데요.
거대 자본이 투입되지 않은,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작은 영화들을 만든 경험, 봉 감독에게 큰 자양분이 됐겠죠.
제2, 제3의 봉준호 감독이 나오려면 다양한 영화들이 선보일 기회가 충분히 주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김세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따뜻한 감성을 품은 독립영화 '윤희에게'.
개봉 후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상영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일주일 뒤, 상영 횟수는 5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론스타 사건을 다룬 영화 '블랙머니' 역시 호평을 받으며 선전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 역시 일주일 뒤 상영 횟수가 절반 가까이 급감했습니다.
윤희에게와 블랙머니가 선보인 지 일주일 후, 초대형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2'가 개봉한 겁니다.
'겨울왕국 2'의 첫날 상영 점유율은 63%.
전체 극장 상영의 60% 이상이 '겨울왕국 2'였다는 얘기입니다.
[권영락/반독과점영대위 운영위원/지난해 11월 22일 : "'겨울왕국 2'가 '어벤져스 엔드게임' 등에 이어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또 일으키고 있습니다."]
자본력을 앞세운 대형 영화들이 극장 스크린을 과점할 경우, 관객들이 다양한 영화를 볼 기회를 갖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만큼 신진 감독들의 데뷔 무대도, 성장 기회도 사라지고 있는 겁니다.
[최용배/한국영화제작가협회 부회장 : "젊은 감독들이 만들고 싶은 다양한 소재나 과감하고 실험적인 소재나 의도들이 과감한 중소제작사들과 함께 결합돼서 만들어지는 것이..."]
이런 문제점 때문에 다양한 영화를 상영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담은 개정안이 마련됐지만, 지난 2016년 이래로 줄곧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아카데미 4관왕이라는 결과에만 집중해 기뻐할 일이 아니라 영화계 현실을 짚어보며 제2, 제3의 봉준호 감독을 키워낼 제도적 뒷받침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KBS 뉴스 김세희입니다.
이런 양극화, 빈부 격차는 영화 개봉 과정에서도 나타납니다.
'기생충'으로 거장의 반열에 오른 봉준호 감독도 출발부터 화려한 건 아니었습니다.
1994년, 독립영화로 시작해 2000년, 첫 상업영화 '플란다스의 개'를 선보였는데, 당시 대작들 틈바구니 속에 겨우 극장 한 곳에서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이후,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 등을 통해 대중과 평단에 인정받는 감독으로 성장해 왔는데요.
거대 자본이 투입되지 않은,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작은 영화들을 만든 경험, 봉 감독에게 큰 자양분이 됐겠죠.
제2, 제3의 봉준호 감독이 나오려면 다양한 영화들이 선보일 기회가 충분히 주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데요.
김세희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따뜻한 감성을 품은 독립영화 '윤희에게'.
개봉 후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상영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일주일 뒤, 상영 횟수는 5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론스타 사건을 다룬 영화 '블랙머니' 역시 호평을 받으며 선전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 역시 일주일 뒤 상영 횟수가 절반 가까이 급감했습니다.
윤희에게와 블랙머니가 선보인 지 일주일 후, 초대형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2'가 개봉한 겁니다.
'겨울왕국 2'의 첫날 상영 점유율은 63%.
전체 극장 상영의 60% 이상이 '겨울왕국 2'였다는 얘기입니다.
[권영락/반독과점영대위 운영위원/지난해 11월 22일 : "'겨울왕국 2'가 '어벤져스 엔드게임' 등에 이어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또 일으키고 있습니다."]
자본력을 앞세운 대형 영화들이 극장 스크린을 과점할 경우, 관객들이 다양한 영화를 볼 기회를 갖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만큼 신진 감독들의 데뷔 무대도, 성장 기회도 사라지고 있는 겁니다.
[최용배/한국영화제작가협회 부회장 : "젊은 감독들이 만들고 싶은 다양한 소재나 과감하고 실험적인 소재나 의도들이 과감한 중소제작사들과 함께 결합돼서 만들어지는 것이..."]
이런 문제점 때문에 다양한 영화를 상영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담은 개정안이 마련됐지만, 지난 2016년 이래로 줄곧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아카데미 4관왕이라는 결과에만 집중해 기뻐할 일이 아니라 영화계 현실을 짚어보며 제2, 제3의 봉준호 감독을 키워낼 제도적 뒷받침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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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희 기자 3h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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