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K] 日 정박 크루즈 확진자, 국제법상 소속 따져보니

입력 2020.02.14 (09:01) 수정 2020.02.14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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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만 어제 기준으로 2백 명(13일 기준 218명)을 넘어섰습니다.

그동안 일본 당국은 '해상 격리'를 고수해왔습니다. 지난 5일 해당 크루즈에서 10명이 집단 감염된 것이 확인된 이후 확진자가 급증했지만 요지부동이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크루즈내 감염 확산은 속도를 더해갔습니다. 결국, 가토 가쓰노부 일본 후생노동상은 어제(13일) 고령의 지병이 있는 승객들 위주로 '음성'이 나오면 하선토록 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승객 3천 7백여 명의 전수 검사는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현재까지도 일본 크루즈 내 감염자 수를 자국 확진자수에 포함하지 않아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일본 당국 대응의 적절성 여부, 따져봤습니다.

국제법 전문가 "일본 책임"

일본은 요코하마항 인근에 정박 중인 해당 크루즈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올 경우 육지로 이송해 치료하고 있습니다. 다만, 해당 환자들을 일본의 환자 발생 숫자에서는 제외하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데요...

이에 대해 국제법 전문 송기호 변호사는 "현재 크루즈가 일본의 영해에 있고 국제 보건규정(IHR)상으로도 일본에서 발생한 환자로 정리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습니다.


송 변호사는 "국제 보건규정에 영토(Territory) 규정을 둔 이유는 질병 관리의 주체에 대한 책임을 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日크루즈 '기타' 분류…"인위적 조치"

크루즈 사태와 함께 세계보건기구 WHO의 초기 대응도 비판을 받았습니다. 크루즈에서 10명의 확진자가 나온 직후, WHO가 집계하는 일본 감염자 숫자는 5일 33명에서 6일에는 하루 만에 25명으로 줄어듭니다. 대신 이전에는 없었던 란인 '기타(Other)'가 등장하고 여기에 20명이 추가됩니다.

이에 대해 송기호 변호사는 "국제 보건규정이 정교한 법체계는 아니다. 따라서 WHO 측의 분류는 기술적인 접근일 수도 있겠으나 나라별 발생이라는 핵심 통계를 인위적으로 분류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제법의 기초를 수용하지 않고 분류한 것이라 추후 질병 통계를 되짚어볼 때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 국가는 외국인이어도 자국 내에서 감염병 발생이 확인된 경우 각국의 통계에 확진자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WHO가 일본 크루즈 발생 확진자를 특정 날짜에 '기타'로 분류한 근거가 무엇인지" 지난 7일 WHO 측에 이메일로 문의했지만 현재까지 답장을 받지 못했습니다.


"크루즈 승객, 올림픽 선수촌 수용하자"

아직까지 일본 당국은 승객들을 전수 검사하고, 임시 거처를 마련해 개별 격리를 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집단 감염 발생 후 전수 검사를 하고 감염자들과 승객들을 분리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입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앞서 "검사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발언까지 했는데요.

이렇다 보니 일본 누리꾼들은 지금이라도 승객들을 하선시켜서 인근 올림픽 선수촌에서 임시 생활을 하도록 하자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일본 당국이 의지만 있다면 지금이라도 격리를 통해 추가 감염을 막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겁니다.


도쿄올림픽 선수촌은 요코하마항에서 차량으로 1시간가량이면 갈 수 있습니다. 지난해 말 완공됐으며 모두 21개 동, 3천 850호로 구성돼 있고, 만 8천 명까지 수용 가능합니다. 한 호실마다 방이 여러 개 있고, 올림픽 이후에는 분양을 신청한 민간인들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이 같은 누리꾼들의 제안에도 일본 당국이 계획을 바꿀지는 미지수입니다.

한편, 크루즈 내 한국인들(승객 9명 가운데 8명은 일본 거주자)은 모두 건강에 별다른 이상이 없어, 크루즈 내에서 내려야 할 대상자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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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팩트체크K] 日 정박 크루즈 확진자, 국제법상 소속 따져보니
    • 입력 2020-02-14 09:01:24
    • 수정2020-02-14 09:13:52
    팩트체크K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만 어제 기준으로 2백 명(13일 기준 218명)을 넘어섰습니다.

그동안 일본 당국은 '해상 격리'를 고수해왔습니다. 지난 5일 해당 크루즈에서 10명이 집단 감염된 것이 확인된 이후 확진자가 급증했지만 요지부동이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크루즈내 감염 확산은 속도를 더해갔습니다. 결국, 가토 가쓰노부 일본 후생노동상은 어제(13일) 고령의 지병이 있는 승객들 위주로 '음성'이 나오면 하선토록 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승객 3천 7백여 명의 전수 검사는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현재까지도 일본 크루즈 내 감염자 수를 자국 확진자수에 포함하지 않아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일본 당국 대응의 적절성 여부, 따져봤습니다.

국제법 전문가 "일본 책임"

일본은 요코하마항 인근에 정박 중인 해당 크루즈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올 경우 육지로 이송해 치료하고 있습니다. 다만, 해당 환자들을 일본의 환자 발생 숫자에서는 제외하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데요...

이에 대해 국제법 전문 송기호 변호사는 "현재 크루즈가 일본의 영해에 있고 국제 보건규정(IHR)상으로도 일본에서 발생한 환자로 정리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습니다.


송 변호사는 "국제 보건규정에 영토(Territory) 규정을 둔 이유는 질병 관리의 주체에 대한 책임을 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日크루즈 '기타' 분류…"인위적 조치"

크루즈 사태와 함께 세계보건기구 WHO의 초기 대응도 비판을 받았습니다. 크루즈에서 10명의 확진자가 나온 직후, WHO가 집계하는 일본 감염자 숫자는 5일 33명에서 6일에는 하루 만에 25명으로 줄어듭니다. 대신 이전에는 없었던 란인 '기타(Other)'가 등장하고 여기에 20명이 추가됩니다.

이에 대해 송기호 변호사는 "국제 보건규정이 정교한 법체계는 아니다. 따라서 WHO 측의 분류는 기술적인 접근일 수도 있겠으나 나라별 발생이라는 핵심 통계를 인위적으로 분류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제법의 기초를 수용하지 않고 분류한 것이라 추후 질병 통계를 되짚어볼 때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 국가는 외국인이어도 자국 내에서 감염병 발생이 확인된 경우 각국의 통계에 확진자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WHO가 일본 크루즈 발생 확진자를 특정 날짜에 '기타'로 분류한 근거가 무엇인지" 지난 7일 WHO 측에 이메일로 문의했지만 현재까지 답장을 받지 못했습니다.


"크루즈 승객, 올림픽 선수촌 수용하자"

아직까지 일본 당국은 승객들을 전수 검사하고, 임시 거처를 마련해 개별 격리를 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집단 감염 발생 후 전수 검사를 하고 감염자들과 승객들을 분리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입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앞서 "검사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발언까지 했는데요.

이렇다 보니 일본 누리꾼들은 지금이라도 승객들을 하선시켜서 인근 올림픽 선수촌에서 임시 생활을 하도록 하자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일본 당국이 의지만 있다면 지금이라도 격리를 통해 추가 감염을 막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겁니다.


도쿄올림픽 선수촌은 요코하마항에서 차량으로 1시간가량이면 갈 수 있습니다. 지난해 말 완공됐으며 모두 21개 동, 3천 850호로 구성돼 있고, 만 8천 명까지 수용 가능합니다. 한 호실마다 방이 여러 개 있고, 올림픽 이후에는 분양을 신청한 민간인들도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이 같은 누리꾼들의 제안에도 일본 당국이 계획을 바꿀지는 미지수입니다.

한편, 크루즈 내 한국인들(승객 9명 가운데 8명은 일본 거주자)은 모두 건강에 별다른 이상이 없어, 크루즈 내에서 내려야 할 대상자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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