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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돋보기] 미 노신사의 이상 정치, 이번엔 어디까지?
입력 2020.02.14 (18:52) 글로벌 돋보기
[글로벌 돋보기] 미 노신사의 이상 정치, 이번엔 어디까지?
흐트러진 백발에 구식 양복, 낡은 안경테의 79살 노신사가 미국 대통령 선거전에서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습니다.

무소속이자 사회주의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입니다.

정치적으로 보수 대 진보, 공화·민주 양당 체제가 굳어졌고,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의 본산인 미국에서 보기 힘든 정치인이죠.

당내 기반도, 이른바 '슈퍼팩'이라 불리는 거대 자본의 지원도 없는 그가 2016년 민주당 경선에 뛰어들어 힐러리 클린턴을 턱밑까지 위협하더니 이번 민주당 경선에서도 선두권을 달리고 있습니다.

미국의 정치·경제 체제하에서 불가능해 보이는 일이 4년 만에 다시 일어나는 셈인데, 샌더스, 그가 굳건한 지지세를 유지하는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요?

■ "더 많은 사람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무소속 30여 년


샌더스는 미국 내에서 정치 변방으로 불리는 버몬트주에서 시장에 이어 하원, 상원의원을 여러 차례 지내는 30여 년 동안 공화당이나 민주당에 속하지 않았습니다.

본인은 보수도 진보도 아닌 '민주적 사회주의자(Democratic Socialist)'로 기존 정당의 성향과 맞지 않기 때문이라는 이유에 섭니다.

샌더스는 무소속이자 민주적 사회주의를 고수하는 이유를 자신의 자서전, '더 스피치(The Speech)'에서 밝힌 적이 있습니다.

"무소속 의원이란 극우 공화당과 중도 민주당 사이에서 그 중간쯤 되는 의견을 내는 사람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의 이익을 대변하는 사람이다."라고 말입니다.

■ 부자 증세·보편 의료·무상 교육…'민주적 사회주의'가 만들어낸 공약

샌더스의 필리버스터 생중계 장면샌더스의 필리버스터 생중계 장면

미국 사회에서 버니 샌더스가 전국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계기가 있습니다.

2010년 12월 10일 당시 68살의 샌더스는 부시 행정부의 이른바 '부자 감세법' 연장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장장 8시간 37분 동안 필리버스터(소수당의 의사진행방해)를 감행했습니다.

당시 샌더스 발언의 핵심은 부자들의 세금을 계속해서 깎아줬다가는 국가 재정이 악화하고 빈익빈 부익부가 심해질 것이기 때문에,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걷어 중산층 붕괴와 빈곤층 확산을 막자는 것이었습니다.

샌더스가 오랫동안 고수해온 민주적 사회주의와 일맥상통합니다.

샌더스는 냉전 시대를 겪은 미국 사회에서 사회주의라면 거부감부터 느끼는 대중에게 자신만의 민주적 사회주의가 어떤 의미인지 자주 설명하곤 했습니다.

지난 6월 조지워싱턴대 연설에서는 "세계 역사상 가장 부유한 나라에서 인권은 곧 경제적 권리라며, 그것이 나의 민주적 사회주의의 의미"라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같은 부유한 나라에서 가급적 많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려면 일정 정도의 경제력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크게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본 것입니다.

누구나 열심히 일하는 만큼 돈을 버는 '양질의 일자리'와, 아프면 병원에 갈 수 있는 '양질의 건강 보험', 그리고 좋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양질의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기 때문에 국가가 이를 실현하게 해 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샌더스의 민주적 사회주의란 미국식 민본주의인 셈입니다.

■ 거대 자본 'NO'...풀뿌리 기부 'YES'


버니 샌더스의 홈페이지입니다. 친구들로부터의 기부는 받지만, 억만장자의 기부는 받지 않겠다고 쓰여 있습니다.

그리고 2.75 달러(약 3,250원)부터 천 달러(약 118만 원)까지 소액을 기부할 수 있도록 해 뒀습니다.

민주 공화 양당의 돈줄인 거대 자본의 기부 이른바 '슈퍼팩'을 거부한다는 것이고, 자본에 놀아나는 정치는 하지 않겠다는 그의 철학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풀뿌리 소액 기부의 힘은 어마어마합니다.

지난해 샌더스의 선거 모금액은 7,450만 달러(약 881억 원)로 다른 민주당 대선 후보들보다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달마다 2~30 달러(약 2~3만 원)씩 자동 이체로 들어오는 개인 후원금이라고 합니다.

또 정기적으로 개인 후원을 하는 열혈 지지자 대부분은 학생과 저임금 노동자 그리고 라틴계라고 합니다.

■ 노신사의 이상 정치...미 대선의 관전 포인트

얼핏 봐도 이상적인 샌더스의 정치 철학은 과연 실현 가능성이 있느냐를 두고 늘 공격의 대상이 돼 왔습니다.

2016년 힐러리에게 패배했을 때도 샌더스도 결국 현실 정치를 넘어설 수는 없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경선에서 샌더스가 또다시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것은 그의 이상 정치가 실현되길 바라는 미국민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가 과연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를 지켜보는 것은 미국 대선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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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14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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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트러진 백발에 구식 양복, 낡은 안경테의 79살 노신사가 미국 대통령 선거전에서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습니다.

무소속이자 사회주의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입니다.

정치적으로 보수 대 진보, 공화·민주 양당 체제가 굳어졌고,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의 본산인 미국에서 보기 힘든 정치인이죠.

당내 기반도, 이른바 '슈퍼팩'이라 불리는 거대 자본의 지원도 없는 그가 2016년 민주당 경선에 뛰어들어 힐러리 클린턴을 턱밑까지 위협하더니 이번 민주당 경선에서도 선두권을 달리고 있습니다.

미국의 정치·경제 체제하에서 불가능해 보이는 일이 4년 만에 다시 일어나는 셈인데, 샌더스, 그가 굳건한 지지세를 유지하는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요?

■ "더 많은 사람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무소속 30여 년


샌더스는 미국 내에서 정치 변방으로 불리는 버몬트주에서 시장에 이어 하원, 상원의원을 여러 차례 지내는 30여 년 동안 공화당이나 민주당에 속하지 않았습니다.

본인은 보수도 진보도 아닌 '민주적 사회주의자(Democratic Socialist)'로 기존 정당의 성향과 맞지 않기 때문이라는 이유에 섭니다.

샌더스는 무소속이자 민주적 사회주의를 고수하는 이유를 자신의 자서전, '더 스피치(The Speech)'에서 밝힌 적이 있습니다.

"무소속 의원이란 극우 공화당과 중도 민주당 사이에서 그 중간쯤 되는 의견을 내는 사람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의 이익을 대변하는 사람이다."라고 말입니다.

■ 부자 증세·보편 의료·무상 교육…'민주적 사회주의'가 만들어낸 공약

샌더스의 필리버스터 생중계 장면샌더스의 필리버스터 생중계 장면

미국 사회에서 버니 샌더스가 전국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계기가 있습니다.

2010년 12월 10일 당시 68살의 샌더스는 부시 행정부의 이른바 '부자 감세법' 연장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장장 8시간 37분 동안 필리버스터(소수당의 의사진행방해)를 감행했습니다.

당시 샌더스 발언의 핵심은 부자들의 세금을 계속해서 깎아줬다가는 국가 재정이 악화하고 빈익빈 부익부가 심해질 것이기 때문에,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걷어 중산층 붕괴와 빈곤층 확산을 막자는 것이었습니다.

샌더스가 오랫동안 고수해온 민주적 사회주의와 일맥상통합니다.

샌더스는 냉전 시대를 겪은 미국 사회에서 사회주의라면 거부감부터 느끼는 대중에게 자신만의 민주적 사회주의가 어떤 의미인지 자주 설명하곤 했습니다.

지난 6월 조지워싱턴대 연설에서는 "세계 역사상 가장 부유한 나라에서 인권은 곧 경제적 권리라며, 그것이 나의 민주적 사회주의의 의미"라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같은 부유한 나라에서 가급적 많은 사람이 사람답게 살려면 일정 정도의 경제력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크게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본 것입니다.

누구나 열심히 일하는 만큼 돈을 버는 '양질의 일자리'와, 아프면 병원에 갈 수 있는 '양질의 건강 보험', 그리고 좋은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양질의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기 때문에 국가가 이를 실현하게 해 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샌더스의 민주적 사회주의란 미국식 민본주의인 셈입니다.

■ 거대 자본 'NO'...풀뿌리 기부 'YES'


버니 샌더스의 홈페이지입니다. 친구들로부터의 기부는 받지만, 억만장자의 기부는 받지 않겠다고 쓰여 있습니다.

그리고 2.75 달러(약 3,250원)부터 천 달러(약 118만 원)까지 소액을 기부할 수 있도록 해 뒀습니다.

민주 공화 양당의 돈줄인 거대 자본의 기부 이른바 '슈퍼팩'을 거부한다는 것이고, 자본에 놀아나는 정치는 하지 않겠다는 그의 철학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풀뿌리 소액 기부의 힘은 어마어마합니다.

지난해 샌더스의 선거 모금액은 7,450만 달러(약 881억 원)로 다른 민주당 대선 후보들보다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달마다 2~30 달러(약 2~3만 원)씩 자동 이체로 들어오는 개인 후원금이라고 합니다.

또 정기적으로 개인 후원을 하는 열혈 지지자 대부분은 학생과 저임금 노동자 그리고 라틴계라고 합니다.

■ 노신사의 이상 정치...미 대선의 관전 포인트

얼핏 봐도 이상적인 샌더스의 정치 철학은 과연 실현 가능성이 있느냐를 두고 늘 공격의 대상이 돼 왔습니다.

2016년 힐러리에게 패배했을 때도 샌더스도 결국 현실 정치를 넘어설 수는 없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경선에서 샌더스가 또다시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것은 그의 이상 정치가 실현되길 바라는 미국민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가 과연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를 지켜보는 것은 미국 대선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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