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뭉친 보수…“황교안 없고 미래통합당만 있다”

입력 2020.02.17 (17:41) 수정 2020.02.17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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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출범식

오늘(1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출범식

보수진영이 '미래통합당' 간판을 달고 다시 뭉쳤습니다.

지난 2016년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탄핵에 찬성 표결한 당시 새누리당 의원 가운데 비박계 의원 30여 명이 집단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했습니다. 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으로 이름을 바꿨고, 바른정당은 국민의당과 합쳤다가 새로운보수당으로 다시 떨어져나왔습니다. 대선과 지방선거패배에 이르기까지 통합은 보수 진영의 과제였습니다.

3년여 만에 뭉친 보수… 4·15 총선 판세에 최대 변수로 부상

3년여 만에 황교안 대표가 이끌던 자유한국당, 유승민 의원으로 대표되던 새로운보수당, 이언주 의원의 미래를향한전진4.0 이렇게 3개 원내 정당이 손을 잡았습니다.

여기에 옛 친이(친이명박)계와 옛 안철수계 일부, 그리고 통합의 촉매 역할을 했던 시민·청년단체들도 힘을 보태 오늘 미래통합당이 출범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유승민 의원이 '탄핵의 강'을 건너자며 보수 통합 3원칙을 밝히고, 지난해 11월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통합실무기구 구성을 제안해 석 달 이상의 실무 작업 끝에 이뤄낸 보수 통합입니다.

그동안 각 세력이 통합 노력만 하다가 손에 쥔 것 없이 헤어질 것이라는 의구심이 끊이지 않았고, 원내정당끼리의 통합에는 실패해 총선을 앞둔 선거연대로 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습니다.


출범식 직후 열린 미래통합당 최고위원회의. 황교안 대표와 새로 최고위원에 임명된 김원성·김영환·원희룡·이준석 최고위원. 당 상징색인 ‘밀레니얼 핑크’ 상의 착용출범식 직후 열린 미래통합당 최고위원회의. 황교안 대표와 새로 최고위원에 임명된 김원성·김영환·원희룡·이준석 최고위원. 당 상징색인 ‘밀레니얼 핑크’ 상의 착용

"분열은 필패" 황교안, 유승민 주연 …김형오 조연

3년 만의 통합은 이번 총선에서 분열하면 "질 수밖에 없다", "뭉치지 않고는 답이 없다"는 절박함이 가장 큰 원동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황교안 대표의 '종로 출마'와 유승민 의원의 '불출마'가 결정적인 추진력이 됐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여기에 현역 의원들이 불출마로 답해, 앞으로 실제 인적 쇄신이 얼마나 이뤄질지도 관심입니다.

자유한국당이 지난 12일부터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 면접을 하고 있는데 최근 사흘 동안 현역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잇따랐습니다.

원내대표를 지낸 3선 김성태, 재선 박인숙 의원이 서울에서 한국당 우세 지역으로 여겨지던 강서을, 송파갑을 각각 내려놨고, 오늘은 울산에서 5선을 한 정갑윤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부산에서 4선을 한 유기준 의원도 지금의 지역구에서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당의 쇄신·혁신을 위한 '기득권 내려놓기'에 앞장섰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미래통합당의 공천 심사는 한국당 공관위원장이던 김형오 위원장이 계속 맡습니다.

미래통합당 대표 황교안 "황교안 없고 미래통합당만 있다"

자유한국당 대표에서 미래통합당 대표가 된 황교안 대표는 오늘 출범식에서 "우리가 마음을 모았으니 이제 하나의 목표, 정권심판의 고지를 향해 힘차게 달려가자"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중도와 보수를 포괄하는 자유한국당과 자유민주주의 진영이 국민의 지엄한 명령에 화답해 과거를 딛고 차이를 넘어서 미래를 향해 하나로 결집했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황 대표는 지난해 11월 6일 자신이 보수통합을 제안한 것을 언급하며 "지금 104일이 지났다. 이 100일의 기적, 여러분께서 만들어주신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행사 참석자들이 연설 도중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자 "황교안은 없고, 이제는 미래통합당만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유승민 불참…총선 과정에서 어떤 역할?


오늘 출범식에 유승민 의원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유 의원은 이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유 의원 측 관계자는 "이미 백의종군했고, 합당 전에도 새로운보수당에서 당 지도부 일을 맡고 있던 것은 아니기 때문에 참석 여부는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유 의원은 지금 진행되는 공천 심사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나면 총선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든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도로 새누리당?" "뭐가 달라졌는지 모르겠만 '어쨌든' 축하"

여야는 일제히 '도로 새누리당' 아니냐는 논평을 내놨습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미래통합당의 출범이 국민을 위해 개혁과 민생을 놓고 경쟁하는 좋은 정당의 시작이길 기대한다"면서도 "출범 과정에서 국민에게 많은 의구심과 우려를 안기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불행한 사건의 장본인들임에도, 국민이 요구한 보수 혁신과 개혁을 위한 아무런 노력과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던 무능과 구태가 통합과정에서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보수의 혁신과 개혁을 추구하고 국민에게 감동을 주기 원한다면 오직 총선용으로 급조된 이합집산 정당, 탄핵을 불러온 도로 새누리당으로의 회귀해서는 안 된다"고 논평했습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탄핵 이전과 무엇이 달라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축하한다"며 "어떤 쇄신과 변화가 있었는지 의문이지만 어쨌든 잘하길 기원한다"고 했습니다.

대안신당 김정현 대변인도 "건전한 보수는 바람직하지만 '박근혜 탄핵'의 원죄를 어떻게 씻어낼지에 대해 분명한 답을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도로 새누리당'이라는 오명이 따라다닐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자유한국당이 옷을 갈아입은 것에 불과하다"고 했고, 정의당 강민진 대변인은 "선거를 앞두고 생존을 모색하는 일차원적인 야합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했습니다.

우리공화당 "탄핵 5적 정계은퇴하면 선거연대"

황교안 대표는 우리공화당 등도 보수 통합 대상이라는 점을 여러 차례 밝혔는데, 미래통합당이 태극기 세력에 어떻게 접근할 지도 여전히 관심사입니다.

하지만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는 미래통합당 출범에 대해 "실패"했다고 혹평했습니다.

조 대표는 "탄핵 5적인 유승민, 김무성, 김성태, 권성동 의원과 홍준표 전 대표가 깨끗하게 정계를 은퇴하면" 선거 연대를 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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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17 17:41:01
    • 수정2020-02-17 17:41:45
    취재K

오늘(1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출범식

보수진영이 '미래통합당' 간판을 달고 다시 뭉쳤습니다.

지난 2016년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탄핵에 찬성 표결한 당시 새누리당 의원 가운데 비박계 의원 30여 명이 집단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했습니다. 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으로 이름을 바꿨고, 바른정당은 국민의당과 합쳤다가 새로운보수당으로 다시 떨어져나왔습니다. 대선과 지방선거패배에 이르기까지 통합은 보수 진영의 과제였습니다.

3년여 만에 뭉친 보수… 4·15 총선 판세에 최대 변수로 부상

3년여 만에 황교안 대표가 이끌던 자유한국당, 유승민 의원으로 대표되던 새로운보수당, 이언주 의원의 미래를향한전진4.0 이렇게 3개 원내 정당이 손을 잡았습니다.

여기에 옛 친이(친이명박)계와 옛 안철수계 일부, 그리고 통합의 촉매 역할을 했던 시민·청년단체들도 힘을 보태 오늘 미래통합당이 출범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유승민 의원이 '탄핵의 강'을 건너자며 보수 통합 3원칙을 밝히고, 지난해 11월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통합실무기구 구성을 제안해 석 달 이상의 실무 작업 끝에 이뤄낸 보수 통합입니다.

그동안 각 세력이 통합 노력만 하다가 손에 쥔 것 없이 헤어질 것이라는 의구심이 끊이지 않았고, 원내정당끼리의 통합에는 실패해 총선을 앞둔 선거연대로 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습니다.


출범식 직후 열린 미래통합당 최고위원회의. 황교안 대표와 새로 최고위원에 임명된 김원성·김영환·원희룡·이준석 최고위원. 당 상징색인 ‘밀레니얼 핑크’ 상의 착용
"분열은 필패" 황교안, 유승민 주연 …김형오 조연

3년 만의 통합은 이번 총선에서 분열하면 "질 수밖에 없다", "뭉치지 않고는 답이 없다"는 절박함이 가장 큰 원동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황교안 대표의 '종로 출마'와 유승민 의원의 '불출마'가 결정적인 추진력이 됐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여기에 현역 의원들이 불출마로 답해, 앞으로 실제 인적 쇄신이 얼마나 이뤄질지도 관심입니다.

자유한국당이 지난 12일부터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 면접을 하고 있는데 최근 사흘 동안 현역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잇따랐습니다.

원내대표를 지낸 3선 김성태, 재선 박인숙 의원이 서울에서 한국당 우세 지역으로 여겨지던 강서을, 송파갑을 각각 내려놨고, 오늘은 울산에서 5선을 한 정갑윤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부산에서 4선을 한 유기준 의원도 지금의 지역구에서는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당의 쇄신·혁신을 위한 '기득권 내려놓기'에 앞장섰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미래통합당의 공천 심사는 한국당 공관위원장이던 김형오 위원장이 계속 맡습니다.

미래통합당 대표 황교안 "황교안 없고 미래통합당만 있다"

자유한국당 대표에서 미래통합당 대표가 된 황교안 대표는 오늘 출범식에서 "우리가 마음을 모았으니 이제 하나의 목표, 정권심판의 고지를 향해 힘차게 달려가자"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중도와 보수를 포괄하는 자유한국당과 자유민주주의 진영이 국민의 지엄한 명령에 화답해 과거를 딛고 차이를 넘어서 미래를 향해 하나로 결집했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황 대표는 지난해 11월 6일 자신이 보수통합을 제안한 것을 언급하며 "지금 104일이 지났다. 이 100일의 기적, 여러분께서 만들어주신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행사 참석자들이 연설 도중 자신의 이름을 연호하자 "황교안은 없고, 이제는 미래통합당만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유승민 불참…총선 과정에서 어떤 역할?


오늘 출범식에 유승민 의원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유 의원은 이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유 의원 측 관계자는 "이미 백의종군했고, 합당 전에도 새로운보수당에서 당 지도부 일을 맡고 있던 것은 아니기 때문에 참석 여부는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유 의원은 지금 진행되는 공천 심사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나면 총선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든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도로 새누리당?" "뭐가 달라졌는지 모르겠만 '어쨌든' 축하"

여야는 일제히 '도로 새누리당' 아니냐는 논평을 내놨습니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미래통합당의 출범이 국민을 위해 개혁과 민생을 놓고 경쟁하는 좋은 정당의 시작이길 기대한다"면서도 "출범 과정에서 국민에게 많은 의구심과 우려를 안기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불행한 사건의 장본인들임에도, 국민이 요구한 보수 혁신과 개혁을 위한 아무런 노력과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던 무능과 구태가 통합과정에서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보수의 혁신과 개혁을 추구하고 국민에게 감동을 주기 원한다면 오직 총선용으로 급조된 이합집산 정당, 탄핵을 불러온 도로 새누리당으로의 회귀해서는 안 된다"고 논평했습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탄핵 이전과 무엇이 달라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축하한다"며 "어떤 쇄신과 변화가 있었는지 의문이지만 어쨌든 잘하길 기원한다"고 했습니다.

대안신당 김정현 대변인도 "건전한 보수는 바람직하지만 '박근혜 탄핵'의 원죄를 어떻게 씻어낼지에 대해 분명한 답을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도로 새누리당'이라는 오명이 따라다닐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자유한국당이 옷을 갈아입은 것에 불과하다"고 했고, 정의당 강민진 대변인은 "선거를 앞두고 생존을 모색하는 일차원적인 야합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했습니다.

우리공화당 "탄핵 5적 정계은퇴하면 선거연대"

황교안 대표는 우리공화당 등도 보수 통합 대상이라는 점을 여러 차례 밝혔는데, 미래통합당이 태극기 세력에 어떻게 접근할 지도 여전히 관심사입니다.

하지만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는 미래통합당 출범에 대해 "실패"했다고 혹평했습니다.

조 대표는 "탄핵 5적인 유승민, 김무성, 김성태, 권성동 의원과 홍준표 전 대표가 깨끗하게 정계를 은퇴하면" 선거 연대를 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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