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빙 터널서 바짝 붙고 추월까지…위험순간 ‘포착’

입력 2020.02.18 (21:22) 수정 2020.02.19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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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사고와 관련해 도로공사는 사고 30분 전에도 눈을 치웠다며 도로 결빙으로 인한 사고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상을 보면 실제 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고, 사고가 난 차량들은 아니지만 앞서 지나간 차들의 안전 불감증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임종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사고 30분 전인 오전 11시 55분.

제설 차량 두 대가 염화칼슘을 뿌리며 터널 쪽으로 달리다 속도를 줄입니다.

뒤따르던 차들은 비상등을 켜고 줄줄이 속도를 줄입니다.

그런데, 제설차에 앞서가던 승용차는 터널 앞에서 속도를 더 높여 화물차 뒤에 바짝 붙습니다.

터널 안에서는 승용차 한 대가 흰색 실선을 넘어 제설차를 아슬아슬하게 추월까지 합니다.

승합차도 제설차와의 간격을 좁히며 빠르게 쫓아갑니다.

당시 눈보라는 입구에서 백 미터나 떨어진 사고 지점까지 계속 들이쳤고, 제설차가 지나간 지 30분 만에 터널 안 도로 한 쪽은 다시 하얗게 눈으로 덮였습니다.

염화칼슘 때문에 녹아내린 눈은 일부 얼어붙었고, 새로 쌓인 눈과 뒤엉켜 다시 미끄러운 도로를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필수/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 "바닥이 빛이 굉장히 많이 일어나고 있어요. 이거 뭐냐 하면 바닥이 젖어있는데 특히 빛이 많이 생긴다는 거는 물 반 얼음 반일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고 볼 수가 있고요."]

특히 앞선 차량이 멈춰있는 상황에서 덩치가 큰 화물차가 갑자기 멈추기엔 안전거리가 충분치 않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교통안전공단 실험 결과 5톤 화물차가 빙판길을 시속 50㎞로 달렸을 때 제동거리는 마른 길보다 7배 넘게 늘어나 110m나 됐습니다.

무거울수록 제동거리는 더 늘어나는 데, 사고가 난 탱크로리는 24톤급이었습니다.

사고 영상에도 대형 차량의 연쇄 추돌장면이 여러 번 포착돼 평소보다 제동거리를 길게 잡지 않았다면 사고를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KBS 뉴스 임종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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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빙 터널서 바짝 붙고 추월까지…위험순간 ‘포착’
    • 입력 2020-02-18 21:25:24
    • 수정2020-02-19 08:5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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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사고와 관련해 도로공사는 사고 30분 전에도 눈을 치웠다며 도로 결빙으로 인한 사고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상을 보면 실제 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고, 사고가 난 차량들은 아니지만 앞서 지나간 차들의 안전 불감증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임종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사고 30분 전인 오전 11시 55분. 제설 차량 두 대가 염화칼슘을 뿌리며 터널 쪽으로 달리다 속도를 줄입니다. 뒤따르던 차들은 비상등을 켜고 줄줄이 속도를 줄입니다. 그런데, 제설차에 앞서가던 승용차는 터널 앞에서 속도를 더 높여 화물차 뒤에 바짝 붙습니다. 터널 안에서는 승용차 한 대가 흰색 실선을 넘어 제설차를 아슬아슬하게 추월까지 합니다. 승합차도 제설차와의 간격을 좁히며 빠르게 쫓아갑니다. 당시 눈보라는 입구에서 백 미터나 떨어진 사고 지점까지 계속 들이쳤고, 제설차가 지나간 지 30분 만에 터널 안 도로 한 쪽은 다시 하얗게 눈으로 덮였습니다. 염화칼슘 때문에 녹아내린 눈은 일부 얼어붙었고, 새로 쌓인 눈과 뒤엉켜 다시 미끄러운 도로를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필수/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 "바닥이 빛이 굉장히 많이 일어나고 있어요. 이거 뭐냐 하면 바닥이 젖어있는데 특히 빛이 많이 생긴다는 거는 물 반 얼음 반일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고 볼 수가 있고요."] 특히 앞선 차량이 멈춰있는 상황에서 덩치가 큰 화물차가 갑자기 멈추기엔 안전거리가 충분치 않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교통안전공단 실험 결과 5톤 화물차가 빙판길을 시속 50㎞로 달렸을 때 제동거리는 마른 길보다 7배 넘게 늘어나 110m나 됐습니다. 무거울수록 제동거리는 더 늘어나는 데, 사고가 난 탱크로리는 24톤급이었습니다. 사고 영상에도 대형 차량의 연쇄 추돌장면이 여러 번 포착돼 평소보다 제동거리를 길게 잡지 않았다면 사고를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KBS 뉴스 임종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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