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전초전…정당들은 ‘색깔 전쟁’ 중

입력 2020.02.19 (08:16) 수정 2020.02.19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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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색채연구소 팬톤이 선정한 올해의 색 클래식 블루입니다.

해마다 올해의 색상을 선정하는 팬톤도 아닌데, 온갖 색깔을 놓고 고심에 빠진 곳이 있습니다.

바로 4·15 총선을 앞둔 정치권입니다.

모든 색깔엔 나름의 이름과 상징이 있죠,

저마다 고유한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만큼 대중의 지지가 필요한 정당들로서는 색깔에도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나 전국 곳곳이 각 당의 상징색으로 넘쳐나는 선거철에는 더더욱 그럴텐데요, 지금 보시는 건 더불어민주당 공천 면접장입니다.

초조한 모습으로 대기 중인 후보들 마치 약속이나 한듯 넥타이며 셔츠며 대부분 파란색으로 드레스 코드를 맞췄습니다.

보신대로 민주당의 상징은 파란색입니다.

4년 전과 마찬가지로 이번 총선에서도 파란 물결이 넘실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총선 채비에 들어가며 과감하게 당의 색을 바꾼 진영들도 한 번 볼까요,

신당 창당과 통합 등 정치권 곳곳에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지금 다소 낯선 색상이 등장했는데요,

어제 열린 미래통합당 첫 의원총회장입니다.

남녀 할 것 없이 핑크색 천을 목에 두르고 나타났습니다.

자유한국당과 새보수당이 합친 '미래통합당'의 색상 일명 '해피 핑크',

빨강보다는 부드러운 느낌으로 청년 세대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란 해석이 나왔는데, 원래는 다른 이름의 핑크였다죠?

[박형준/통합신당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어제 : "저희가 지금 상정하고 있는 (신당의) 색은 '밀레니얼 핑크'색을 지금 기본색으로 하자는 데 대해서는 어느 정도 잠정적인 의견이 모아져있는 상태입니다."]

어찌됐건 핑크, 어감도 좋고 색감도 예쁘긴 한데 이게 옷으로 입을 때는 얘기가 좀 다릅니다.

선거 때면 당 색깔에 맞춰 옷을 입어야 하는데, 나이가 좀 있는 남자 의원들, 막상 핑크색 옷 입자니 걱정이 많다는 뒷 얘기도 들립니다.

당 색깔 때문에 고민에 빠진 정당 또 있습니다.

최근에 창당을 선언한 가칭 국민의당입니다.

안철수 창당준비위원장이 입은 원색의 셔츠, 국민의당 색깔은 이렇게 오렌지색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발끈한 당이 있습니다.

이미 3년 전부터 주황색을 써온 민중당입니다.

[이은혜/민중당 대변인 : "우리 어린이들이 보는 동화책에도 '오렌지는 주황색이다'라고 되어있습니다.안철수 대표께 초등학교 미술수업부터 다시 듣고 오라고 해야 하는지 난감합니다."]

가칭 국민의당은 이렇게 맞받았습니다.

[송영진/(가칭)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 홍보실장 : "눈을 조금 크게 뜨고 들여다보면 색깔이 다릅니다. 국민의당은 오렌지색입니다."]

네 눈을 크게 떠봤는데, 글쎄요 여러분들 보시기에는 어떤가요?

논란이 계속되자 안 창당준비위원장이 직접 나섰습니다.

들어보시죠.

[안철수 : "어디서도 어떤 색깔이 정당의 소유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안철수 신당이 당 색깔 문제로 논란을 일으킨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4년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국민의당을 창당하며 당 색깔을 녹색으로 정했는데, 이미 당 이름 자체가 녹색인 녹색당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녹색당 크게 문제 삼지 않고 넘어갔는데, 이번에는 신경전이 어떻게 전개될 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공화당이 상징색을 발표했는데 새마을운동을 상징하는 '초록색'입니다.

정의당은요, 눈에 익으신대로 노란색입니다,

따뜻한 복지를 뜻한다고 하죠,

이번 유세때도 노란색 점퍼 입은 정의당 후보들 보시게 될것같습니다,

정당의 색깔은 역대 대통령의 이미지에 덧입혀졌습니다.

노란색 파란색 빨간색 다시 파란색 저마다의 색깔은 선명했습니다.

하지만, 중간 중간 선거 때마다 수많은 정당이 생겼다 사라지고 상징색도 그때마다 바뀌었죠.

지금이야 보수정당의 상징이 붉은 색이어도 어색하지않지만 2012년 이전까지만 해도 ‘보수=파란색’이라는 공식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결과적으로 당의 상징색과 이념적 지향을 놓고 봤을 때 미국과 닮은꼴이 됐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트럼프와 오바마가 보여주듯 미국에선 보수 공화당은 빨간색, 진보 민주당은 파란색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 의회에선 흰색도 상징성 짙은 색상 중 하납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새해 국정연설 현장에서 눈길을 끈 것은 '흰 옷 물결'이었습니다.

어두운 옷차림의 남성 정치인들 사이에 흰 옷을 입은 여성들 민주당 여성 의원들이었습니다.

반항, 저항의 이미지라고 하는데, 얼마 전 연단에 선 트럼프 뒤에서 그의 연설문을 갈기갈기 찢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흰색 정장을 입었습니다.

각 정당이 이미지 부각을 위해 내세운 색깔들로 인해 총선 앞둔 정치권은 그야말로 형형색색입니다.

하지만 시선만 붙잡고 마음을 얻지 못한다면, 당이 내세우고 있는 색들은 결국 빛이 바랠 수 밖에 없겠죠.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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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선 전초전…정당들은 ‘색깔 전쟁’ 중
    • 입력 2020-02-19 08:20:58
    • 수정2020-02-19 10: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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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색채연구소 팬톤이 선정한 올해의 색 클래식 블루입니다.

해마다 올해의 색상을 선정하는 팬톤도 아닌데, 온갖 색깔을 놓고 고심에 빠진 곳이 있습니다.

바로 4·15 총선을 앞둔 정치권입니다.

모든 색깔엔 나름의 이름과 상징이 있죠,

저마다 고유한 이미지를 연상시키는 만큼 대중의 지지가 필요한 정당들로서는 색깔에도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나 전국 곳곳이 각 당의 상징색으로 넘쳐나는 선거철에는 더더욱 그럴텐데요, 지금 보시는 건 더불어민주당 공천 면접장입니다.

초조한 모습으로 대기 중인 후보들 마치 약속이나 한듯 넥타이며 셔츠며 대부분 파란색으로 드레스 코드를 맞췄습니다.

보신대로 민주당의 상징은 파란색입니다.

4년 전과 마찬가지로 이번 총선에서도 파란 물결이 넘실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총선 채비에 들어가며 과감하게 당의 색을 바꾼 진영들도 한 번 볼까요,

신당 창당과 통합 등 정치권 곳곳에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지금 다소 낯선 색상이 등장했는데요,

어제 열린 미래통합당 첫 의원총회장입니다.

남녀 할 것 없이 핑크색 천을 목에 두르고 나타났습니다.

자유한국당과 새보수당이 합친 '미래통합당'의 색상 일명 '해피 핑크',

빨강보다는 부드러운 느낌으로 청년 세대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란 해석이 나왔는데, 원래는 다른 이름의 핑크였다죠?

[박형준/통합신당준비위원회 공동위원장/어제 : "저희가 지금 상정하고 있는 (신당의) 색은 '밀레니얼 핑크'색을 지금 기본색으로 하자는 데 대해서는 어느 정도 잠정적인 의견이 모아져있는 상태입니다."]

어찌됐건 핑크, 어감도 좋고 색감도 예쁘긴 한데 이게 옷으로 입을 때는 얘기가 좀 다릅니다.

선거 때면 당 색깔에 맞춰 옷을 입어야 하는데, 나이가 좀 있는 남자 의원들, 막상 핑크색 옷 입자니 걱정이 많다는 뒷 얘기도 들립니다.

당 색깔 때문에 고민에 빠진 정당 또 있습니다.

최근에 창당을 선언한 가칭 국민의당입니다.

안철수 창당준비위원장이 입은 원색의 셔츠, 국민의당 색깔은 이렇게 오렌지색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발끈한 당이 있습니다.

이미 3년 전부터 주황색을 써온 민중당입니다.

[이은혜/민중당 대변인 : "우리 어린이들이 보는 동화책에도 '오렌지는 주황색이다'라고 되어있습니다.안철수 대표께 초등학교 미술수업부터 다시 듣고 오라고 해야 하는지 난감합니다."]

가칭 국민의당은 이렇게 맞받았습니다.

[송영진/(가칭)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 홍보실장 : "눈을 조금 크게 뜨고 들여다보면 색깔이 다릅니다. 국민의당은 오렌지색입니다."]

네 눈을 크게 떠봤는데, 글쎄요 여러분들 보시기에는 어떤가요?

논란이 계속되자 안 창당준비위원장이 직접 나섰습니다.

들어보시죠.

[안철수 : "어디서도 어떤 색깔이 정당의 소유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안철수 신당이 당 색깔 문제로 논란을 일으킨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4년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국민의당을 창당하며 당 색깔을 녹색으로 정했는데, 이미 당 이름 자체가 녹색인 녹색당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녹색당 크게 문제 삼지 않고 넘어갔는데, 이번에는 신경전이 어떻게 전개될 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공화당이 상징색을 발표했는데 새마을운동을 상징하는 '초록색'입니다.

정의당은요, 눈에 익으신대로 노란색입니다,

따뜻한 복지를 뜻한다고 하죠,

이번 유세때도 노란색 점퍼 입은 정의당 후보들 보시게 될것같습니다,

정당의 색깔은 역대 대통령의 이미지에 덧입혀졌습니다.

노란색 파란색 빨간색 다시 파란색 저마다의 색깔은 선명했습니다.

하지만, 중간 중간 선거 때마다 수많은 정당이 생겼다 사라지고 상징색도 그때마다 바뀌었죠.

지금이야 보수정당의 상징이 붉은 색이어도 어색하지않지만 2012년 이전까지만 해도 ‘보수=파란색’이라는 공식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결과적으로 당의 상징색과 이념적 지향을 놓고 봤을 때 미국과 닮은꼴이 됐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트럼프와 오바마가 보여주듯 미국에선 보수 공화당은 빨간색, 진보 민주당은 파란색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 의회에선 흰색도 상징성 짙은 색상 중 하납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새해 국정연설 현장에서 눈길을 끈 것은 '흰 옷 물결'이었습니다.

어두운 옷차림의 남성 정치인들 사이에 흰 옷을 입은 여성들 민주당 여성 의원들이었습니다.

반항, 저항의 이미지라고 하는데, 얼마 전 연단에 선 트럼프 뒤에서 그의 연설문을 갈기갈기 찢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흰색 정장을 입었습니다.

각 정당이 이미지 부각을 위해 내세운 색깔들로 인해 총선 앞둔 정치권은 그야말로 형형색색입니다.

하지만 시선만 붙잡고 마음을 얻지 못한다면, 당이 내세우고 있는 색들은 결국 빛이 바랠 수 밖에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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