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돋보기] “제발 살아주세요”…1유로 집에, 집세 내주는 이탈리아 마을

입력 2020.02.19 (15:39) 수정 2020.02.20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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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cnn.com]

[사진 출처 : cnn.com]

"집을 임차하면 매달 150유로 드려요"

알록달록 동화 속에나 나올 것 같은 이곳은 이탈리아 남부에 있는 '테오라(Teora)'라는 마을입니다.

최근 이 마을이 전 세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해당 지자체가 집세를 내줄 테니 제발 와서 살아달라고 홍보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CNN 보도에 따르면 이곳의 빈집을 2년 동안 임차하면 매달 150유로(약 19만 3천 원)를 지자체로부터 받게 된다는데요. 현재 이곳의 평균 주택 임대료가 월 200유로(약 25만 7천 원)라고 하니, 우리 돈으로 한 달에 약 6만 원만 내면 이탈리아 남부의 마을에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집을 살 때는 5,000유로(약 640만 원)를 받을 수 있게 된다고 하는데, 이곳의 100㎡ 크기의 평균 매매가가 3만 유로(약 3천 860만 원)라고 하니 약 3천 만 원을 들이면 내 집 마련도 가능해집니다.

단, 조건이 있습니다. 구매자들은 최소 3년 동안 이곳에 거주해야 하며, 지원 당시 적어도 한 명의 자녀가 있어야 합니다.

테오라가 이 같은 파격 조건으로 주민 유치에 나서게 된 데는 1980년 대지진 이후 마을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어섭니다.

해마다 평균 2명의 아기가 태어나고 장년층 20명이 사망해, 인구가 1,500명으로 줄면서 이러다 마을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에 집세 제공 책까지 꺼내 들게 된 것입니다.

이탈리아 20여 곳에서 1유로짜리 집 팔아...전용 사이트도 등장

[사진 출처 : cnn.com][사진 출처 : cnn.com]

이탈리아에서 마을 공동화를 우려하는 곳은 테오라 뿐 아닙니다.

장화 모양의 이탈리아반도에서 뒷굽 자리에 위치한 푸글리아 해안의 항구 마을 타란토(Taranto).

타란토는 아름다운 해안가에 있는 데다 15세기에 지어진 요새에, 기원전 6세기 때의 포세이돈 신전도 자리잡아 관광객들에게도 흥미로운 곳입니다.

하지만 이 마을 역시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큰 도시로 떠나게 되면서 마을이 텅 비었습니다.

CNN은 타란토의 지자체가 이달 초 15개의 건물을 1유로에 내놓을 것을 결정했고, 앞으로 더 많은 1유로짜리 주택이 시장에 나올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사진 출처 : cnn.com][사진 출처 : cnn.com]

16세기 르네상스 정취가 그대로 남아있는 남부 시칠리아의 작은 마을 비보나(Bivona)도 지난해 연말 마을의 빈집 12채를 1유로에 내놓았습니다.

집 4곳 중 한 곳이 비어 점점 유령 마을이 돼 가고 있어섭니다.

비보나는 외국인의 주택 매입 제한을 없애고 집을 구하는 사람에게 세금 혜택도 제공합니다. 2,500유로(약 320만원)의 예치금을 내고 4년 안에 집을 보수하면 돈을 다시 돌려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 외에도 시칠리아의 몰리세(Molise)는 건물을 사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최대 2만 7,000달러(약 3천 백만원)를 무상 제공하는 등 이탈리아에서만 20여 곳의 마을이 1유로에 집을 판매하는 등 각종 파격 제안으로 주민 유치에 발 벗고 나섰습니다. 이탈리아에서 1유로짜리 집을 구할 수 있는 전용 사이트(https://www.case1euro.it/) 가 등장했을 정돕니다.

하지만 집을 준다고 해서 선뜻 낯선 곳에 정착하려는 사람이 있을까요?

1유로짜리 집을 사고 났더니...

[사진 출처 : cnn.com][사진 출처 : cnn.com]

프랑스인 모간 기호트는 시칠리아 중심부 무소멜리(Mussomeli)에서 처음으로 1유로에 집을 사들였습니다. 기호트씨는 프랑스의 비싼 집값과 비교했을 때 사실상 공짜로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데 끌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집다운 모습을 갖추는 과정이 마냥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50㎡ 크기의 집을 사 화장실과 바닥을 수리해야 했고, 벽에 다시 페인트칠도 해야 했습니다.

이젠 이탈리아 남부의 날씨를 맘껏 즐길 수 있는 파노라마식 테라스까지 갖춘 멋진 집으로 재탄생했다는데요.

크리스마스와 여름 방학 동안 두 명의 자녀들과 함께 이곳을 휴가용 주택으로 사용할 예정입니다.

CNN은 1유로짜리 집을 사더라도 오랫동안 버려졌던 곳들이 많아 수리하거나 개·보수를 하는 데 최소 수천 달러(약 수백만 원)가 더 들어갈 것이라고 조언합니다. 또 막상 와서 보니 1유로짜리 주택 대신 돈을 더 주고서라도 좀 더 나은 상태의 건물을 사들이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유럽 각지뿐 아니라 은퇴를 준비하는 미국인들과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남미에서도 1유로짜리 집을 보러오는 구매 발길이 이어지면서 유령 마을 같던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들이 조금씩 활기를 띠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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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임차하면 매달 150유로 드려요"

알록달록 동화 속에나 나올 것 같은 이곳은 이탈리아 남부에 있는 '테오라(Teora)'라는 마을입니다.

최근 이 마을이 전 세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해당 지자체가 집세를 내줄 테니 제발 와서 살아달라고 홍보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CNN 보도에 따르면 이곳의 빈집을 2년 동안 임차하면 매달 150유로(약 19만 3천 원)를 지자체로부터 받게 된다는데요. 현재 이곳의 평균 주택 임대료가 월 200유로(약 25만 7천 원)라고 하니, 우리 돈으로 한 달에 약 6만 원만 내면 이탈리아 남부의 마을에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집을 살 때는 5,000유로(약 640만 원)를 받을 수 있게 된다고 하는데, 이곳의 100㎡ 크기의 평균 매매가가 3만 유로(약 3천 860만 원)라고 하니 약 3천 만 원을 들이면 내 집 마련도 가능해집니다.

단, 조건이 있습니다. 구매자들은 최소 3년 동안 이곳에 거주해야 하며, 지원 당시 적어도 한 명의 자녀가 있어야 합니다.

테오라가 이 같은 파격 조건으로 주민 유치에 나서게 된 데는 1980년 대지진 이후 마을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어섭니다.

해마다 평균 2명의 아기가 태어나고 장년층 20명이 사망해, 인구가 1,500명으로 줄면서 이러다 마을이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에 집세 제공 책까지 꺼내 들게 된 것입니다.

이탈리아 20여 곳에서 1유로짜리 집 팔아...전용 사이트도 등장

[사진 출처 : cnn.com]
이탈리아에서 마을 공동화를 우려하는 곳은 테오라 뿐 아닙니다.

장화 모양의 이탈리아반도에서 뒷굽 자리에 위치한 푸글리아 해안의 항구 마을 타란토(Taranto).

타란토는 아름다운 해안가에 있는 데다 15세기에 지어진 요새에, 기원전 6세기 때의 포세이돈 신전도 자리잡아 관광객들에게도 흥미로운 곳입니다.

하지만 이 마을 역시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큰 도시로 떠나게 되면서 마을이 텅 비었습니다.

CNN은 타란토의 지자체가 이달 초 15개의 건물을 1유로에 내놓을 것을 결정했고, 앞으로 더 많은 1유로짜리 주택이 시장에 나올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사진 출처 : cnn.com]
16세기 르네상스 정취가 그대로 남아있는 남부 시칠리아의 작은 마을 비보나(Bivona)도 지난해 연말 마을의 빈집 12채를 1유로에 내놓았습니다.

집 4곳 중 한 곳이 비어 점점 유령 마을이 돼 가고 있어섭니다.

비보나는 외국인의 주택 매입 제한을 없애고 집을 구하는 사람에게 세금 혜택도 제공합니다. 2,500유로(약 320만원)의 예치금을 내고 4년 안에 집을 보수하면 돈을 다시 돌려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 외에도 시칠리아의 몰리세(Molise)는 건물을 사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최대 2만 7,000달러(약 3천 백만원)를 무상 제공하는 등 이탈리아에서만 20여 곳의 마을이 1유로에 집을 판매하는 등 각종 파격 제안으로 주민 유치에 발 벗고 나섰습니다. 이탈리아에서 1유로짜리 집을 구할 수 있는 전용 사이트(https://www.case1euro.it/) 가 등장했을 정돕니다.

하지만 집을 준다고 해서 선뜻 낯선 곳에 정착하려는 사람이 있을까요?

1유로짜리 집을 사고 났더니...

[사진 출처 : cnn.com]
프랑스인 모간 기호트는 시칠리아 중심부 무소멜리(Mussomeli)에서 처음으로 1유로에 집을 사들였습니다. 기호트씨는 프랑스의 비싼 집값과 비교했을 때 사실상 공짜로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데 끌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집다운 모습을 갖추는 과정이 마냥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50㎡ 크기의 집을 사 화장실과 바닥을 수리해야 했고, 벽에 다시 페인트칠도 해야 했습니다.

이젠 이탈리아 남부의 날씨를 맘껏 즐길 수 있는 파노라마식 테라스까지 갖춘 멋진 집으로 재탄생했다는데요.

크리스마스와 여름 방학 동안 두 명의 자녀들과 함께 이곳을 휴가용 주택으로 사용할 예정입니다.

CNN은 1유로짜리 집을 사더라도 오랫동안 버려졌던 곳들이 많아 수리하거나 개·보수를 하는 데 최소 수천 달러(약 수백만 원)가 더 들어갈 것이라고 조언합니다. 또 막상 와서 보니 1유로짜리 주택 대신 돈을 더 주고서라도 좀 더 나은 상태의 건물을 사들이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유럽 각지뿐 아니라 은퇴를 준비하는 미국인들과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남미에서도 1유로짜리 집을 보러오는 구매 발길이 이어지면서 유령 마을 같던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들이 조금씩 활기를 띠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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