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처럼 데이터 수익 배당’…내가 만든 데이터 권리 찾는다?

입력 2020.02.2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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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데이터 판매 수익 배당하는 '데이터 배당제'
알고리즘 시대에 데이터의 중요성 커져
데이터 통해 창출한 수익 누구에게?

우리의 하루를 돌아보면 참으로 바쁩니다. 출근하고 일하고, 퇴근하고 쉴틈 없이 돌아가는 일상이지만 이와 함께 쉴 틈 없이 돌아가는 또 한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데이터의 흐름입니다. 우리는 쉬지 않고 데이터를 만들어 냅니다. 일어나서 스마트폰을 잡고 뉴스를 보며 남는 검색기록, 출근길 버스나 지하철에서 찍는 이용기록, 밥을 먹고 쇼핑을 하고, 또 컴퓨터를 사용하며 쉴 틈 없이 이용 기록을 남깁니다.

이러한 정보는 우리의 활동으로 생깁니다. 익히 아시다시피 이 정보는 각 결제회사나 플랫폼 사업자, 서비스 제공자(ISP, internet service provider)의 서버에 저장됩니다.

데이터가 돈이 되는 시대

이 데이터는 돈이 됩니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같은 기술 발전과 AI 알고리즘의 등장으로 단순히 데이터에 대한 통계를 내는 것 이상의 일을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데이터는 이제 예측의 기반이 됩니다.

어렵나요? 넷플릭스의 추천서비스, 아마존의 배송 시스템이 그 결과물입니다. 이용자의 시청기록을 분석해 콘텐츠를 추천하고 또 콘텐츠 제작에 반영하기도 합니다. 아마존에서 제품을 구입한 사용자의 기록은 구매 패턴을 예측해 물류창고에 미리 물건을 갖다놓고 배송을 준비하는 등 물류 시스템을 효율화하는 데도 사용됩니다.

카드 형태의 지역화폐카드 형태의 지역화폐

데이터는 내가 만드는데?

돈은 기업이 법니다. 그런데 여기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데이터는 사용자가 만드는데 왜 돈은 기업이 버느냐란 물음입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데이터 주권론(Data ownership)'입니다. 요체는 사용자가 생산한 데이터는 사용자가 권리를 갖는다는 것입니다.

과거에 등장하지 않았던 의문이 최근 등장하는 것은 사용자가 생성하는 데이터가 그만큼 중요해졌고 데이터를 활용해 거대한 부를 축적하는 기업들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데이터 주권론의 실험, 데이터 배당제

하지만 데이터 주권론은 우리니라 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한 개념입니다. 법적 정의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직까지는 외국의 학자를 중심으로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가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지역화폐 데이터로 발생한 수익을 지역화폐 사용자에게 분배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른바 '데이터 배당제'입니다.

경기도는 지역화폐 사용자 36만 명이 사용한 지역화폐 거래 기록을 외부 연구소나 기업에 판매했습니다. 지난해가 첫해였습니다. 5천만 원의 수익이 생겼습니다. 경기도는 이 수익을 36만 명에게 배분했습니다. 120원이라는 상징적 금액입니다. 하지만 추상적 선언에 그쳤던 데이터 주권론을 현실에서 실현한다는 점에서 경기도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임문영 경기도 미래성장정책관은 "기업들도 데이터 생산자들한테 수익을 되돌려 줄 수 있도록 사회 분위기를 만들자는데 의미가 있다"며 이번 데이터 배당제의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경기도 데이터배당 토론회(2020. 2. 20.)경기도 데이터배당 토론회(2020. 2. 20.)

아직은 논쟁적 개념...실험 성공할까?

앞서 언급했듯이 미국에서는 연방법에 개인 건강정보에 대한 소유권을 인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일본에서도 민법상 데이터의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유럽연합에서도 관련 법규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아직은 논쟁적 개념입니다. 또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관리, 분석하는 기업의 노력과 투자, 권리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논의할 지점은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데이터로 인한 수익의 배분이 오히려 사용자의 데이터 생성을 촉진하고 더 가치 있는 데이터의 유입을 장려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또 다른 관점에서는 양면시장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 경제로의 전환 속에서 플랫폼 기업이 축적하는 막대한 데이터의 독점이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경기도의 데이터 배당제 실험은 이러한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촉발한다는 점에서는 그 의미를 평가받을 부분이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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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식처럼 데이터 수익 배당’…내가 만든 데이터 권리 찾는다?
    • 입력 2020-02-21 17:45:02
    취재K
데이터 판매 수익 배당하는 '데이터 배당제' <br />알고리즘 시대에 데이터의 중요성 커져 <br />데이터 통해 창출한 수익 누구에게?
우리의 하루를 돌아보면 참으로 바쁩니다. 출근하고 일하고, 퇴근하고 쉴틈 없이 돌아가는 일상이지만 이와 함께 쉴 틈 없이 돌아가는 또 한 가지가 있습니다. 바로 데이터의 흐름입니다. 우리는 쉬지 않고 데이터를 만들어 냅니다. 일어나서 스마트폰을 잡고 뉴스를 보며 남는 검색기록, 출근길 버스나 지하철에서 찍는 이용기록, 밥을 먹고 쇼핑을 하고, 또 컴퓨터를 사용하며 쉴 틈 없이 이용 기록을 남깁니다.

이러한 정보는 우리의 활동으로 생깁니다. 익히 아시다시피 이 정보는 각 결제회사나 플랫폼 사업자, 서비스 제공자(ISP, internet service provider)의 서버에 저장됩니다.

데이터가 돈이 되는 시대

이 데이터는 돈이 됩니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같은 기술 발전과 AI 알고리즘의 등장으로 단순히 데이터에 대한 통계를 내는 것 이상의 일을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데이터는 이제 예측의 기반이 됩니다.

어렵나요? 넷플릭스의 추천서비스, 아마존의 배송 시스템이 그 결과물입니다. 이용자의 시청기록을 분석해 콘텐츠를 추천하고 또 콘텐츠 제작에 반영하기도 합니다. 아마존에서 제품을 구입한 사용자의 기록은 구매 패턴을 예측해 물류창고에 미리 물건을 갖다놓고 배송을 준비하는 등 물류 시스템을 효율화하는 데도 사용됩니다.

카드 형태의 지역화폐
데이터는 내가 만드는데?

돈은 기업이 법니다. 그런데 여기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데이터는 사용자가 만드는데 왜 돈은 기업이 버느냐란 물음입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데이터 주권론(Data ownership)'입니다. 요체는 사용자가 생산한 데이터는 사용자가 권리를 갖는다는 것입니다.

과거에 등장하지 않았던 의문이 최근 등장하는 것은 사용자가 생성하는 데이터가 그만큼 중요해졌고 데이터를 활용해 거대한 부를 축적하는 기업들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데이터 주권론의 실험, 데이터 배당제

하지만 데이터 주권론은 우리니라 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한 개념입니다. 법적 정의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직까지는 외국의 학자를 중심으로 논의를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이와 관련해 경기도가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지역화폐 데이터로 발생한 수익을 지역화폐 사용자에게 분배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른바 '데이터 배당제'입니다.

경기도는 지역화폐 사용자 36만 명이 사용한 지역화폐 거래 기록을 외부 연구소나 기업에 판매했습니다. 지난해가 첫해였습니다. 5천만 원의 수익이 생겼습니다. 경기도는 이 수익을 36만 명에게 배분했습니다. 120원이라는 상징적 금액입니다. 하지만 추상적 선언에 그쳤던 데이터 주권론을 현실에서 실현한다는 점에서 경기도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임문영 경기도 미래성장정책관은 "기업들도 데이터 생산자들한테 수익을 되돌려 줄 수 있도록 사회 분위기를 만들자는데 의미가 있다"며 이번 데이터 배당제의 의미를 설명했습니다.

경기도 데이터배당 토론회(2020. 2. 20.)
아직은 논쟁적 개념...실험 성공할까?

앞서 언급했듯이 미국에서는 연방법에 개인 건강정보에 대한 소유권을 인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일본에서도 민법상 데이터의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유럽연합에서도 관련 법규가 존재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아직은 논쟁적 개념입니다. 또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관리, 분석하는 기업의 노력과 투자, 권리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논의할 지점은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데이터로 인한 수익의 배분이 오히려 사용자의 데이터 생성을 촉진하고 더 가치 있는 데이터의 유입을 장려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또 다른 관점에서는 양면시장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 경제로의 전환 속에서 플랫폼 기업이 축적하는 막대한 데이터의 독점이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경기도의 데이터 배당제 실험은 이러한 문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촉발한다는 점에서는 그 의미를 평가받을 부분이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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