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구속됐지만…“일요일 집회라도 연다”

입력 2020.02.25 (13:58) 수정 2020.02.2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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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인 동시에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의 총괄대표를 맡고 있는 전광훈 목사가 결국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어젯밤 구속됐습니다.

구속 하루 전날인 지난 일요일(23일) 집회에서도, '다음주 토요일(29일) 3.1절 대회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을 끌어내려야 한다'고 말하던 전 목사는 정작 3.1절 대회에 참석할 수 없게 됐습니다.

"제가 설령 내일 잡혀갔다가 돌아오지 못하더라도 모두 집회에 나와야 한다"라던 전 목사의 말대로, 과연 이번 주 주말과 휴일 예고한 대규모 집회는 열릴 수 있을까요?

종로경찰서 유치장에 들어가기 앞서 3.1절 집회 강행 의사를 밝히고 있는 전광훈 목사종로경찰서 유치장에 들어가기 앞서 3.1절 집회 강행 의사를 밝히고 있는 전광훈 목사

전광훈 측, "일요일 집회라도 연다"

결론부터 말하면 '집회를 열긴 열겠다'라고 합니다. 다만 이번주 토요일인 2월 29일로 예정됐던 '3.1절 국민대회'는 추후 공지하기로 하고, 이번주 일요일 집회는 강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전 목사는 오늘(25일) 오후, 구속 후 유튜브 채널에서 대리인을 통해서는 "토요일 예정되어 있던 3.1절 대회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전문가들과 상의 중이므로 추후에 공지하겠다"며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전 목사는 그간 3.1절 대회에 대해 강한 의지를 드러내왔기에 의외의 반응이었습니다. 어제(24일) 구속영장심사를 마치고 종로경찰서 유치장에 들어갈 때까지도 취재진에게 "3.1절 집회만큼은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주 일요일 집회에 대해서는 "주일 연합예배는 강행하도록 하겠다"라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그러면서 "서울시에서 드리는 (다른) 예배는 전염성이 강한 실내에서 진행되는데, 오히려 야외에서는 (코로나19에) 전염된 사례가 없기 때문에 주일 예배는 광화문에서 드리겠다"라며 기존 주장을 반복했습니다.

범투본 측 역시 KBS와의 통화에서 "전 목사가 아니더라도, 그동안 준비된 사람도 집회를 이어갈 사람도 많다"며 주말 광화문 집회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지난 주말 광화문 집회에서 참가자들에게 돌아갈 것을 권유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지난 주말 광화문 집회에서 참가자들에게 돌아갈 것을 권유하는 박원순 서울시장

서울시, "집회 강행하면 가능한 모든 조치 취해 저지할 것"

범투본은 서울시의 집회 금지 통고에도 불구하고 지난 주말 광화문광장 바로 옆 교보빌딩 앞 도로에서 대규모 집회를 강행했습니다. 주최 측 추산으로 8천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이전 집회보다 참여 인원이 크게 줄긴 했지만, 대규모인 것은 분명합니다.

당시 서울지방경찰청도 "도심 집회를 강행하는 경우 주최자뿐 아니라 집회 참가자에 대해서도 엄중히 사법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범투본은 개의치 않았습니다.

서울시는 지난 주말 집회를 열었던 전 목사 등 범투본 관계자와 집회에 참석한 김문수 자유통일당 대표 등 10명을 감염병 예방법 위반 혐의로 어제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서울시는 주최자들 외에도, 채증이 끝나는 대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일반 참가자들에 대해서도 고발할 예정입니다. 광화문광장을 불법 점유한 데 대해서도 변상금 부과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입니다.

서울시가 이렇게 강경하게 나서고 있는 근거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 예방법) 제49조입니다. 이 법률에 따라 보건복지부 장관과 지방자치단체장 등은 감염병 예방을 위해 집회를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고, 이를 위반할 경우 집회 참가자에 대해 3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범투본 "벌금 3백만 원보다 집회 안 열면 손해가 더 커"

하지만 범투본은 '벌금 3백만 원보다, 집회를 열지 않아서 보는 손해가 훨씬 크다'며 지난 주말 집회를 강행했고, 지금도 최소한 이번주 일요일에는 집회를 강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범투본이 예고한 대로 이번 주말에도 집회를 강행할 경우 집회 시설물 등을 강제 철거할 것"이라며 또다시 강경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범투본은 어떤 방식으로든 이번 주말 집회를 이어가겠단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와 전광훈 목사의 구속 이후 집회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을 거란 관측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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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광훈 구속됐지만…“일요일 집회라도 연다”
    • 입력 2020-02-25 13:58:10
    • 수정2020-02-25 16:29:15
    취재K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인 동시에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의 총괄대표를 맡고 있는 전광훈 목사가 결국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어젯밤 구속됐습니다.

구속 하루 전날인 지난 일요일(23일) 집회에서도, '다음주 토요일(29일) 3.1절 대회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을 끌어내려야 한다'고 말하던 전 목사는 정작 3.1절 대회에 참석할 수 없게 됐습니다.

"제가 설령 내일 잡혀갔다가 돌아오지 못하더라도 모두 집회에 나와야 한다"라던 전 목사의 말대로, 과연 이번 주 주말과 휴일 예고한 대규모 집회는 열릴 수 있을까요?

종로경찰서 유치장에 들어가기 앞서 3.1절 집회 강행 의사를 밝히고 있는 전광훈 목사
전광훈 측, "일요일 집회라도 연다"

결론부터 말하면 '집회를 열긴 열겠다'라고 합니다. 다만 이번주 토요일인 2월 29일로 예정됐던 '3.1절 국민대회'는 추후 공지하기로 하고, 이번주 일요일 집회는 강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전 목사는 오늘(25일) 오후, 구속 후 유튜브 채널에서 대리인을 통해서는 "토요일 예정되어 있던 3.1절 대회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전문가들과 상의 중이므로 추후에 공지하겠다"며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전 목사는 그간 3.1절 대회에 대해 강한 의지를 드러내왔기에 의외의 반응이었습니다. 어제(24일) 구속영장심사를 마치고 종로경찰서 유치장에 들어갈 때까지도 취재진에게 "3.1절 집회만큼은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주 일요일 집회에 대해서는 "주일 연합예배는 강행하도록 하겠다"라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그러면서 "서울시에서 드리는 (다른) 예배는 전염성이 강한 실내에서 진행되는데, 오히려 야외에서는 (코로나19에) 전염된 사례가 없기 때문에 주일 예배는 광화문에서 드리겠다"라며 기존 주장을 반복했습니다.

범투본 측 역시 KBS와의 통화에서 "전 목사가 아니더라도, 그동안 준비된 사람도 집회를 이어갈 사람도 많다"며 주말 광화문 집회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지난 주말 광화문 집회에서 참가자들에게 돌아갈 것을 권유하는 박원순 서울시장
서울시, "집회 강행하면 가능한 모든 조치 취해 저지할 것"

범투본은 서울시의 집회 금지 통고에도 불구하고 지난 주말 광화문광장 바로 옆 교보빌딩 앞 도로에서 대규모 집회를 강행했습니다. 주최 측 추산으로 8천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이전 집회보다 참여 인원이 크게 줄긴 했지만, 대규모인 것은 분명합니다.

당시 서울지방경찰청도 "도심 집회를 강행하는 경우 주최자뿐 아니라 집회 참가자에 대해서도 엄중히 사법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범투본은 개의치 않았습니다.

서울시는 지난 주말 집회를 열었던 전 목사 등 범투본 관계자와 집회에 참석한 김문수 자유통일당 대표 등 10명을 감염병 예방법 위반 혐의로 어제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서울시는 주최자들 외에도, 채증이 끝나는 대로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일반 참가자들에 대해서도 고발할 예정입니다. 광화문광장을 불법 점유한 데 대해서도 변상금 부과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입니다.

서울시가 이렇게 강경하게 나서고 있는 근거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 예방법) 제49조입니다. 이 법률에 따라 보건복지부 장관과 지방자치단체장 등은 감염병 예방을 위해 집회를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고, 이를 위반할 경우 집회 참가자에 대해 3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범투본 "벌금 3백만 원보다 집회 안 열면 손해가 더 커"

하지만 범투본은 '벌금 3백만 원보다, 집회를 열지 않아서 보는 손해가 훨씬 크다'며 지난 주말 집회를 강행했고, 지금도 최소한 이번주 일요일에는 집회를 강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범투본이 예고한 대로 이번 주말에도 집회를 강행할 경우 집회 시설물 등을 강제 철거할 것"이라며 또다시 강경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범투본은 어떤 방식으로든 이번 주말 집회를 이어가겠단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와 전광훈 목사의 구속 이후 집회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을 거란 관측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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