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중국서 들어온 한국인이 원인”, 국회 법사위 공방

입력 2020.02.26 (17:12) 수정 2020.02.26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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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오늘(26일) 전체회의를 열고,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류률, 검역법, 의료법 개정안 등 '코로나 3법'을 심의 의결했습니다.

법사위에 오른 법안들은 속전속결로 통과했지만, 법안 의결 직후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한 질의가 이어지면서 여야 간 공방이 시작됐습니다.

미래통합당 "중국인 입국 금지해야"....박능후 "중국서 들어온 한국인이 원인"

미래통합당 소속 의원들은 정부가 중국인 입국 금지를 시행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집중 추궁했습니다.

정점식 의원은 "대한의사협회에서 7차례에 걸쳐 중국인 입금 금지를 요청했는데 왜 정부는 시행하지 않느냐"고 물었고, 이어 "정부의 안이한 태도 때문에 코로나 19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방역 대책은 일부 사람들의 주장이나 요구보다 과학적 근거에 따라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같은 당 정갑윤 의원은 이어진 질의에서 "숙주는 박쥐가 아닌 문재인 정권"이라며 "보건복지부 장관이 (중국인 입국 금지)를 주장하고 관철시켰으면 이런 사태가 왔겠느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박 장관은 "소신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왔다"며 "가장 큰 원인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었다"고 답했습니다.

중국에서 입국한 한국인을 격리 수용했어야 했다는 정 의원의 주장에 대해 박 장관은 "하루 2천 명씩 들어오는 한국인을 어떻게 다 격리 수용을 할 수 있겠느냐"고 답했습니다.

박 장관은 "열도 없고, 기침도 없는 등 검역에서 걸러지지 않은 사람들이 들어오기 때문"이라며 "한국인들이 중국에 갔다가 들어오면서 감염을 가져온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특정 지역을 위험 지역으로 정하고 출입을 막느냐, 안 막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어떤 분위기만 가지고 할 수는 없다"며 "질병의 위험률이나 국내 전파 경로 등을 파악하고 결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인이 원인?...국민 정서와 배치·경거망동"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 코로나 19 확산의 원인이라는 박 장관의 발언 이후 파장은 확산됐습니다.

통합당 장제원 의원은 "장관이 국민 정서와 배치되는 발언을 해 무척 안타깝다"며 "국민은 문재인 정권의 경거망동에 분노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장 의원은 특히 "국무총리는 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고, 민주당 지도부가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승기를 잡고 있다고 말한 뒤 코로나19가 창궐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심재철 원내대표도 오후 통합당 의원총회에서 "국내 중국인 감염자 수가 소수라는 이유로 입국 금지가 실효성 없는 대책이라는 궤변을 늘어놨다"며 "복지부 장관은 코로나19가 국적에 따라 감염시키는 줄 아는 모양"이라고 말했습니다.

심 원내대표는 이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 19가 곧 종식될 거라며 국민을 방심하게 만들었다"며 "근거 없는 낙관 대응에 정부가 사과 한마디 하지 않은 채 지역 사회 감염으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심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정부 여당은 남 탓하기 전에 본인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성찰하고 신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민주 "정치 공방 자제...국민 불안하지 않도록 설명해야"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 더불어민주당도 반박에 나섰습니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정부가 잘한 것도 있고, 잘못한 것도 있지만, 이런 모든 점을 함께 극복하기 위한 국회가 되어야 한다"며 "정치적 공방에 치우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발언을 하자"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은 "코로나 19사태는 정치적 사안이 아닌 안보, 안전과 관련된 문제라며 전 세계 여느 나라와 마찬가지로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의원은 또 "대통령이 머지않아 바이러스가 종식된다고 얘기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며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치유할 수 없는 내상으로 증폭되지 않을까 우려해 발언한 것 아니겠느냐"고 되짚었습니다.

이와 함께 "중국 입국 금지 문제도 정부가 그 이상 방역을 해 바이러스를 봉쇄하고 있고,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는 내용을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며 "이는 지휘관인 장관의 책임"이라고 말했습니다.

같은 당 송기헌 의원도 "중국인 입국 금지에 대해서 큰 효과가 없다고 정부가 합리적인 판단을 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여전히 (입국 금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국민도 있다"며 "설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박 장관을 대상으로 한 질의응답 형식의 공방은 법사위 산회 때까지 1시간 가까이 이어졌고, 박 장관은 산회 이후 업무에 복귀했습니다.

한편 법사위 전체회의에 참여했던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은 페이스북에 "현안질의 순서에 의원들이 장관을 붙잡아 놓고 호통을 치고 있다"면서 "여야를 막론하고 지금은 합심해서 이 난국을 극복해야 한다, 코로나19 가지고 정쟁은 좀 쉬면 좋겠다"라고 썼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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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26 17:12:50
    • 수정2020-02-26 17:45:32
    정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오늘(26일) 전체회의를 열고,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류률, 검역법, 의료법 개정안 등 '코로나 3법'을 심의 의결했습니다.

법사위에 오른 법안들은 속전속결로 통과했지만, 법안 의결 직후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한 질의가 이어지면서 여야 간 공방이 시작됐습니다.

미래통합당 "중국인 입국 금지해야"....박능후 "중국서 들어온 한국인이 원인"

미래통합당 소속 의원들은 정부가 중국인 입국 금지를 시행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집중 추궁했습니다.

정점식 의원은 "대한의사협회에서 7차례에 걸쳐 중국인 입금 금지를 요청했는데 왜 정부는 시행하지 않느냐"고 물었고, 이어 "정부의 안이한 태도 때문에 코로나 19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방역 대책은 일부 사람들의 주장이나 요구보다 과학적 근거에 따라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같은 당 정갑윤 의원은 이어진 질의에서 "숙주는 박쥐가 아닌 문재인 정권"이라며 "보건복지부 장관이 (중국인 입국 금지)를 주장하고 관철시켰으면 이런 사태가 왔겠느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박 장관은 "소신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왔다"며 "가장 큰 원인은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었다"고 답했습니다.

중국에서 입국한 한국인을 격리 수용했어야 했다는 정 의원의 주장에 대해 박 장관은 "하루 2천 명씩 들어오는 한국인을 어떻게 다 격리 수용을 할 수 있겠느냐"고 답했습니다.

박 장관은 "열도 없고, 기침도 없는 등 검역에서 걸러지지 않은 사람들이 들어오기 때문"이라며 "한국인들이 중국에 갔다가 들어오면서 감염을 가져온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특정 지역을 위험 지역으로 정하고 출입을 막느냐, 안 막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어떤 분위기만 가지고 할 수는 없다"며 "질병의 위험률이나 국내 전파 경로 등을 파악하고 결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인이 원인?...국민 정서와 배치·경거망동"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 코로나 19 확산의 원인이라는 박 장관의 발언 이후 파장은 확산됐습니다.

통합당 장제원 의원은 "장관이 국민 정서와 배치되는 발언을 해 무척 안타깝다"며 "국민은 문재인 정권의 경거망동에 분노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장 의원은 특히 "국무총리는 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고, 민주당 지도부가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승기를 잡고 있다고 말한 뒤 코로나19가 창궐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심재철 원내대표도 오후 통합당 의원총회에서 "국내 중국인 감염자 수가 소수라는 이유로 입국 금지가 실효성 없는 대책이라는 궤변을 늘어놨다"며 "복지부 장관은 코로나19가 국적에 따라 감염시키는 줄 아는 모양"이라고 말했습니다.

심 원내대표는 이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 19가 곧 종식될 거라며 국민을 방심하게 만들었다"며 "근거 없는 낙관 대응에 정부가 사과 한마디 하지 않은 채 지역 사회 감염으로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심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정부 여당은 남 탓하기 전에 본인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성찰하고 신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민주 "정치 공방 자제...국민 불안하지 않도록 설명해야"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 더불어민주당도 반박에 나섰습니다.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정부가 잘한 것도 있고, 잘못한 것도 있지만, 이런 모든 점을 함께 극복하기 위한 국회가 되어야 한다"며 "정치적 공방에 치우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발언을 하자"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은 "코로나 19사태는 정치적 사안이 아닌 안보, 안전과 관련된 문제라며 전 세계 여느 나라와 마찬가지로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의원은 또 "대통령이 머지않아 바이러스가 종식된다고 얘기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며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치유할 수 없는 내상으로 증폭되지 않을까 우려해 발언한 것 아니겠느냐"고 되짚었습니다.

이와 함께 "중국 입국 금지 문제도 정부가 그 이상 방역을 해 바이러스를 봉쇄하고 있고,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는 내용을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며 "이는 지휘관인 장관의 책임"이라고 말했습니다.

같은 당 송기헌 의원도 "중국인 입국 금지에 대해서 큰 효과가 없다고 정부가 합리적인 판단을 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여전히 (입국 금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국민도 있다"며 "설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박 장관을 대상으로 한 질의응답 형식의 공방은 법사위 산회 때까지 1시간 가까이 이어졌고, 박 장관은 산회 이후 업무에 복귀했습니다.

한편 법사위 전체회의에 참여했던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은 페이스북에 "현안질의 순서에 의원들이 장관을 붙잡아 놓고 호통을 치고 있다"면서 "여야를 막론하고 지금은 합심해서 이 난국을 극복해야 한다, 코로나19 가지고 정쟁은 좀 쉬면 좋겠다"라고 썼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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