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평양 중심’ 방역 만전…개학도 일제히 연기

입력 2020.02.27 (17:3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대응의 핵심은 차단이다. 진단 방법과 치료방법이 완전히 확립될 때까지는 이 사업을 계속 지금처럼 진행하려고 한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 인터넷 홈페이지에 오늘(27일) 실린 김형훈 북한 내각 보건성 부상(차관급)의 인터뷰 내용 중 일부입니다.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상황을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는지를 시사하는 한 대목입니다. 실제 북한은 코로나19를 국가 존망과 관련된 문제라며 이른바 총력 대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의료보건 시스템이 취약한 북한으로서는 발병에 대한 위기감이 더 높을 수밖에 없고, 결국 유입 차단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지난달 28일 코로나19와 관련해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선포하고 비상방역지휘부를 전국적으로 조직해 유입 차단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모든 국경을 폐쇄한 지도 어언 한 달 가까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평양 선교구역에서 건물 내 방역을 하는 모습평양 선교구역에서 건물 내 방역을 하는 모습

■ 평양 곳곳 방역 집중...수입 물품도 열흘 동안 격리 후 소독해야

그렇다면 북한의 방역은 어디에 집중될까요? 당연히 수도 평양일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및 내각 기관지인 '민주조선'은 어제(26일) '바늘구멍만 한 틈도 없게'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북한의 방역 작업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신문은 특히 수도인 평양으로 들어오는 모든 통로에서 검사검역 사업을 깐깐히 진행하고 있고, 동시에 검진과 의학적 감시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TV에서도 평양 내 건물, 버스, 기차 등 곳곳을 소독하는 모습이 연일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 보건성 국장인 김경철 중앙비상방역지휘부 치료분과장은 "비상방역의 도수를 더욱 높여나가고 있다"며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조금이라도 탕개(긴장)를 늦추고 해이된다면 돌이킬 수 없는 파국적인 후과(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각심을 촉구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수입 물품에 대해서도 격리, 소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노동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무역항 등을 통해 들어오는 수입 물자들을 먼저 반입지점의 밀폐된 장소에 무조건 열흘 동안 자연상태에서 방치해둬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물자들이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는 매개물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격리기간이 끝난 물자들은 철저히 소독을 해야 하며, 포장용기 뿐만 아니라 포장 용기 안에 있는 물자들의 구석구석까지도 말끔히 소독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 문 손잡이, 계단 손잡이 소독법도 자세히 소개

조선중앙TV 2월 26일 방송 중조선중앙TV 2월 26일 방송 중

요즘 북한 조선중앙TV에는 하루에도 여러 차례 코로나19 관련 소식이 나옵니다. 보통 전날까지 전 세계에서 몇 명의 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했는지와 국가별 대책을 소개합니다. 남한의 확진자와 사망자 수도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그 뒤에는 북한 내에서 방역작업 등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또 주민들은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를 소개합니다.
어제(26일) 방송된 조선중앙TV에선 코로나19 예방법으로 특히 문 손잡이와 계단 손잡이 소독을 강조했습니다. 평양에 있는 모란봉구역 위생방역소 유현철 소장이 직접 인터뷰를 통해 문 손잡이 소독 방법을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문 손잡이 소독인 경우 이산화염소수나 차아염소산나트륨 용액을 그대로 이용해서 손수건이나 가제 천을 푹 적셔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방바닥이나 물체 표면, 위생실, 집기류 등 소독은 이산화염소수를 물과 1:2로 희석하거나 차아염소나트륨용액을 1:10으로 희석한 소독수를 이용해도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종업원들이 소독용액이 담긴 분무기로 문잡이 등을 소독하고, 테이블을 닦는 모습도 소개됐습니다. 다만 북한의 대표적 어린이 전문종합병원인 옥류아동병원의 송애정 과장은 인터뷰에서 염소성분이 들어있는 소독제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물을 오염시킬 수 있다며, 확진자가 없다면 손이 닿는 부위만 소독하고 나머지 부위는 청소를 깨끗이 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 북한, 전국 유치원과 학교 개학도 연기..."치료법 나올 때까지 국경 봉쇄 유지"


정부는 코로나19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면서 학생들 안전을 위해 전국 모든 초·중·고 학교와 유치원 개학을 일주일 연기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한곳에 모이는 것을 막아보고자 하는 조치일 텐데요. 북한도 마찬가지입니다.

북한 라디오 방송인 조선중앙방송은 오늘(27일) 코로나19와 관련해 "감염증이 퍼지는 것을 미리 막기 위해 학생들의 방학을 연장했다"고 전했습니다. 개학 예정일을 밝히진 않았습니다.

방송은 전국 각지의 유치원과 탁아소 등 어린이와 영유아 보육시설에 대해 실내 환기와 소독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야외활동을 자제할 것도 당부했습니다. 또 교사와 학생이 거주하는 기숙사 시설을 철저히 소독하고, 기숙사 학생들에 대한 검진과 의학적 감시를 강화하는 등 위생 방역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확산 세가 이어지면서 북한 당국의 방역 총력전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말 시행된 국경 폐쇄 조치는 한동안 유지될 가능성이 큽니다. 문을 닫은 개성남북공동연락사무소 역시 당분간 가동 중단이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7일 비료공장 시찰 뒤 현지시찰에 나서지 않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 역시 공개활동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남한이나 북한이나 코로나 19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 ‘ 코로나19 확산 우려’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 ‘코로나19 팩트체크’ 제대로 알아야 이긴다 바로가기
http://news.kbs.co.kr/issue/IssueView.do?icd=19589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北 ‘평양 중심’ 방역 만전…개학도 일제히 연기
    • 입력 2020-02-27 17:35:32
    취재K
"코로나19 대응의 핵심은 차단이다. 진단 방법과 치료방법이 완전히 확립될 때까지는 이 사업을 계속 지금처럼 진행하려고 한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 인터넷 홈페이지에 오늘(27일) 실린 김형훈 북한 내각 보건성 부상(차관급)의 인터뷰 내용 중 일부입니다. 북한 당국이 코로나19 상황을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는지를 시사하는 한 대목입니다. 실제 북한은 코로나19를 국가 존망과 관련된 문제라며 이른바 총력 대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의료보건 시스템이 취약한 북한으로서는 발병에 대한 위기감이 더 높을 수밖에 없고, 결국 유입 차단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지난달 28일 코로나19와 관련해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선포하고 비상방역지휘부를 전국적으로 조직해 유입 차단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모든 국경을 폐쇄한 지도 어언 한 달 가까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평양 선교구역에서 건물 내 방역을 하는 모습
■ 평양 곳곳 방역 집중...수입 물품도 열흘 동안 격리 후 소독해야

그렇다면 북한의 방역은 어디에 집중될까요? 당연히 수도 평양일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및 내각 기관지인 '민주조선'은 어제(26일) '바늘구멍만 한 틈도 없게'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북한의 방역 작업 내용을 소개했습니다. 신문은 특히 수도인 평양으로 들어오는 모든 통로에서 검사검역 사업을 깐깐히 진행하고 있고, 동시에 검진과 의학적 감시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TV에서도 평양 내 건물, 버스, 기차 등 곳곳을 소독하는 모습이 연일 나오고 있습니다. 북한 보건성 국장인 김경철 중앙비상방역지휘부 치료분과장은 "비상방역의 도수를 더욱 높여나가고 있다"며 "시간이 흐른다고 해서 조금이라도 탕개(긴장)를 늦추고 해이된다면 돌이킬 수 없는 파국적인 후과(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각심을 촉구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수입 물품에 대해서도 격리, 소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노동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무역항 등을 통해 들어오는 수입 물자들을 먼저 반입지점의 밀폐된 장소에 무조건 열흘 동안 자연상태에서 방치해둬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물자들이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는 매개물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격리기간이 끝난 물자들은 철저히 소독을 해야 하며, 포장용기 뿐만 아니라 포장 용기 안에 있는 물자들의 구석구석까지도 말끔히 소독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 문 손잡이, 계단 손잡이 소독법도 자세히 소개

조선중앙TV 2월 26일 방송 중
요즘 북한 조선중앙TV에는 하루에도 여러 차례 코로나19 관련 소식이 나옵니다. 보통 전날까지 전 세계에서 몇 명의 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했는지와 국가별 대책을 소개합니다. 남한의 확진자와 사망자 수도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그 뒤에는 북한 내에서 방역작업 등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또 주민들은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를 소개합니다.
어제(26일) 방송된 조선중앙TV에선 코로나19 예방법으로 특히 문 손잡이와 계단 손잡이 소독을 강조했습니다. 평양에 있는 모란봉구역 위생방역소 유현철 소장이 직접 인터뷰를 통해 문 손잡이 소독 방법을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문 손잡이 소독인 경우 이산화염소수나 차아염소산나트륨 용액을 그대로 이용해서 손수건이나 가제 천을 푹 적셔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방바닥이나 물체 표면, 위생실, 집기류 등 소독은 이산화염소수를 물과 1:2로 희석하거나 차아염소나트륨용액을 1:10으로 희석한 소독수를 이용해도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종업원들이 소독용액이 담긴 분무기로 문잡이 등을 소독하고, 테이블을 닦는 모습도 소개됐습니다. 다만 북한의 대표적 어린이 전문종합병원인 옥류아동병원의 송애정 과장은 인터뷰에서 염소성분이 들어있는 소독제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물을 오염시킬 수 있다며, 확진자가 없다면 손이 닿는 부위만 소독하고 나머지 부위는 청소를 깨끗이 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 북한, 전국 유치원과 학교 개학도 연기..."치료법 나올 때까지 국경 봉쇄 유지"


정부는 코로나19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면서 학생들 안전을 위해 전국 모든 초·중·고 학교와 유치원 개학을 일주일 연기했습니다. 많은 사람이 한곳에 모이는 것을 막아보고자 하는 조치일 텐데요. 북한도 마찬가지입니다.

북한 라디오 방송인 조선중앙방송은 오늘(27일) 코로나19와 관련해 "감염증이 퍼지는 것을 미리 막기 위해 학생들의 방학을 연장했다"고 전했습니다. 개학 예정일을 밝히진 않았습니다.

방송은 전국 각지의 유치원과 탁아소 등 어린이와 영유아 보육시설에 대해 실내 환기와 소독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야외활동을 자제할 것도 당부했습니다. 또 교사와 학생이 거주하는 기숙사 시설을 철저히 소독하고, 기숙사 학생들에 대한 검진과 의학적 감시를 강화하는 등 위생 방역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확산 세가 이어지면서 북한 당국의 방역 총력전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말 시행된 국경 폐쇄 조치는 한동안 유지될 가능성이 큽니다. 문을 닫은 개성남북공동연락사무소 역시 당분간 가동 중단이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7일 비료공장 시찰 뒤 현지시찰에 나서지 않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 역시 공개활동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남한이나 북한이나 코로나 19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 ‘ 코로나19 확산 우려’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 ‘코로나19 팩트체크’ 제대로 알아야 이긴다 바로가기
http://news.kbs.co.kr/issue/IssueView.do?icd=19589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